"조금 느린 패스트푸드, 맥도널드 인기 앞질렀다" 
사업을 잘하기 위해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시스템과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시스템, 서비스, 제조 등 사업 전반에 대한 매뉴얼은 매우 중요하다. 이렇게 매뉴얼로 가장 정리가 잘 되어 있는 사업분야 중 하나가 패스트푸드 사업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들은 고객 응대 및 주문, 조리방법 등 다양한 매뉴얼과 자동화 시스템을 보고 ‘표준화’라 생각해 벤치마킹을 한다. 하지만 이런 접근은 동종 업계에서 새로움의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없다. 

새로움의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없다는 것은 경쟁에서 결코 이길 수 없는 가장 큰 이유이다. 국내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맥도널드와 경쟁 관계에 있는 버거킹, 롯데리아의 차별화가 약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버거의 이름과 크기 차이만 있을 뿐 근본적으로 조리를 하고 고객을 응대하는 서비스는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일본의 모스버거는 고객 생각 속에 ‘편리하지만 건강하지 않은 음식’이란 패스트푸드의 불편함을 해결하여 새로움의 차이를 만들었다. 

“로마에서는 로마법” 
우리들이 현재 즐기고 있는 대부분의 패스트푸드 브랜드는 서양의 문화에서 발달한 식품이다. 모스버거는 이런 서양 문화의 대표음식인 패스트푸드를 동양식 문화로 재해석하였다. 햄버거의 주재료인 양파, 양상추, 빵, 토마토는 신선함과 질을 높여 식감과 맛에서 차별화를 주었다. 

그리고 쌀, 우엉, 생강 등 건강한 재료를 넣어 동양사람들에게 익숙한 맛을 가진 신메뉴 개발했다. 

이를 통해 패스트푸드의 “건강하지 않다” 란 생각을 가진 고객들에게 충분히 햄버거도 건강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음식임을 체험하도록 했다. 

이처럼 모스버거는 원재료의 차별화 및 신메뉴 개발을 통해 패스트푸드가 주는 ‘편리함’에 ‘건강함’을 담은 브랜드로 시장에서 포지셔닝 하게 되었다. 

"다른 관점 다른 기회" 
모스버거는 맥도널드와 비슷한 상품을 만드는 것 같지만 상품으로 경쟁하지 않는다. 맥도널드의 상품을 만드는 방식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대량으로 만들어서 대량으로 판매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짧은 시간 안에 상품을 만들어 팔 수 있는 '패스트푸드'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다. 

우리 나라의 롯데리아도 그런 방식을 취하고 있다. 모스버거는 기존의 패스트푸드와 방식부터가 완전히 다르다. 미리 대량으로 재료를 셋팅하지 않고 상품을 하나하나 주문 받아서 만드는 '오더 메이드(order made)' 방식이다. 

이것은 패스트푸드와 외형이 같은 상품을 판매하지만 본질적으로 다른 철학과 가치를 보여주는 것이다. 모스버거는 빨리 만들 수 없다. 

그러나 '갓 나온 상품'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한번에 오더가 많이 들어올 때 대응 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었지만 이런 단점이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얻는 이유가 되었다. 맥도널드는 단시간에 많은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번화가나 역 주변 같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게를 내고, 점포도 매우 넓다. 

반면에 모스버거는 생산 방식이 오더 메이드이기 때문에 손님이 너무 많이 몰려도 곤란하다. 매장에 하루 300명 정도 손님이 와 주는 게 적정수준이다. 

맥도널드는 그 두 배 정도는 되어야 유지가 가능하다. 그러므로 모스버거는 집객 인원에 크게 구애 받지 않고 번화가가 아닌 곳에도 오픈이 가능하게 되었다. 

매장유지비용이 저렴한 곳에서 오픈 할 수 있다는 강점으로 일본에서는 맥도널드보다 더 많은 매장을 확보하고 있다.

“경쟁자가 다르다.” 
몇 년 전 미국의 한 연구기관에서 나이키의 경쟁자는 아디다스가 아니라 닌텐도라고 이야기를 해 화제가 된 일이 있다. 모스버거 사쿠라다 아쓰시 사장 역시 "모스버거는 맥도날드에서 배울 게 없다. 우리의 라이벌은 단골 고객이 많은 동네가게이다" 라고 이야기한다. 모스버거는 패스트푸드의 이미지와 상품을 판매한다. 

하지만 기존 패스트푸드와 달리 맛에 대한 신뢰가 있고 단골이 많은 동네가게에서 느낄 수 있는 고객과의 친근감 유지와 진심을 담은 서비스 개발에 더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어서 오세요", "감사합니다" 와 같은 기본 인사 외에도 손님에게 한마디 더 건네고 단골고객을 위한 특별 메뉴도 개발한다. “이 손님은 토마토 빼고”, “저 손님은 마요네즈 듬뿍”, “늘 먹던 걸로" 주문하기도 한다. 

모스버거는 패스트푸드의 기계화된 시스템적 서비스에 없는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었다. 직원과 고객간에 정을 쌓고 공감하며 신뢰를 통해 단골고객을 창출하고 있다. 

과학과 기술의 발달로 모든 것이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있는 요즘, 모스버거의 성공은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첫째는 빠르지 않아도 옳은 길을 가는 것이 중요하며, 둘째는 고객과 직원간에 쉼표가 있어 사람 간에 마음의 교류와 공감이 있을 때 가치 있는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모스버거는 말콤 글래드웰의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처럼 싸움의 법칙과 기술을 바꾸고 전쟁터를 바꾼 좋은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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