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사례를 만나다: 주안대학원대학교

인천에 위치한 주안대학원대학교(www.jiu.ac.kr)는 주안교회의 비전과 출자로 ‘민족 복음화와 세계 선교에 헌신할 전문적인 선교 지도자를 양성’하겠다는 사명으로 2011년 설립되었다.  주안대학원대학교는 ‘맞춤형인재를 양성하는 선교중심의 세계적인 대학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있으며, ‘2020 유비쿼터스 네트워크와 학제간 글로벌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교육’을 전략적인 목표로 한다. 현재 석박사 과정 90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며, 교수 12명과 직원 9명이 재직 중이다.
 

교수들과 학생들이 함께 하는 체육대회 (사진제공=주안대학원대학교)


“우리는 선교하는 사람들이며, 선교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존재합니다.”

“총장님, 주안대학원대학교 총장직을 맡으시기까지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요?” 윤순재 총장은 지금까지의 과정을 하나씩 설명하였다. “저는 한국항공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장로회신학대학원을 졸업한 후 영도, 소망, 영화교회에서 7년 정도 사역하였습니다. 1992년부터 대한예수교 장로회(통합) 총회파송선교사로 몽골에서 20년 가까이 선교하였습니다. 1993년에는 울란바타르한국어학원을 설립하였고, 2년 후에는 울란바타르 대학으로 인가를 받았으며, 2002년에는 종합대학교로 승격하였습니다. 저는 초대, 2대 총장 등 2010년까지 17년 동안 설립자겸 대표를 역임하였습니다. 2007년부터 대학 학생 수가 2,000명을 넘어서면서 경상비 자립을 이루었고, 부속 초, 중고등학교까지 설립할 정도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때 저는 총장직을 내려놓아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몽골 울란바타르 대학교를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과 몽골 학생들의 만남 (사진제공=주안대학원대학교)


“보통 사람들이라면 성공적인 사역자로서 안정적인 위치를 누릴 때 혹은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계획을 세울 때라고 생각하기 쉬울 텐데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셨는지요?” 윤 총장은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그때 저는 ‘이제는 내가 없어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교사는 기본적으로 모든 것을 버리고, 내려놓고, 그만두어야 한다는 생각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저는 이 생각을 처음 몽골에 들어갔을 때부터 나올 때까지 유지했습니다. 빈 손으로 갔다가 빈 손으로 나오는 삶, 저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선교 역사 속에서 선교사들은 항상 그런 인생을 살았습니다. 설립자가 스스로 그만둔다는 것 자체가 선교적 철학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몽골 대학을 설립한 것도 잘 한 일이지만, 그만둔 것은 더욱 잘 한 일이라 자부합니다.”

“그래서 처음 계획한대로 울란바타르 대학교 총장직을 사임하였습니다. 이후 미국 풀러선교대학원에서 방문교수로, 100주년 기념교회를 거쳐 주안대학원대학교에 ‘선교와 선교사를 섬기기 위하여’ 부임하였습니다. 정통 선교사 출신으로 대학을 설립하고 경영한 저의 경력이 선교대학원대학교에서 가장 적합하게 쓰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대학 재단이사회에서 판단하신 것 같습니다. 저는 선교사로 살았고, 앞으로도 선교사로 살 것입니다. 우리 대학은 선교하는 사람들을 섬기기 위하여 존재합니다.”
 

몽골 울란바타르 대학교 윤순재 총장 이임식 (사진제공=주안대학원대학교)


“선교적으로 살고, 선교적으로 행동하고, 선교적으로 가르치라.”

“선교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존재한다는 말씀이 참으로 무겁게 들립니다. 구체적으로 교직원들은 어떻게 실천하고 계신지요?” 윤 총장은 말했다. “저는 모든 교직원들에게 ‘선교적으로 살고, 선교적으로 행동하고, 선교적으로 가르치라’고 항상 강조합니다. 선교가 우리의 가장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선교적’이란 말은 복음 중심으로 살되 섬기는 자세, 배우려는 태도,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삶을 뜻합니다. 편한 길과 힘든 길이 나올 때 좁은 길을 선택하는 것이 선교사입니다. 하나님 나라에 공헌한다면 손해 보는 것처럼 보여도 그 길을 선택해야 합니다.”

“참으로 감동적인 말씀입니다. 총장님께 ‘선교적’ 삶이란 어떤 의미입니까?” 윤 총장은 대답했다. “제가 총장으로 임명되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이 비서의 역할을 조정하는 일이었습니다. 업무에 직접 관련이 있는 일만 하고, 나머지 일은 제가 직접 합니다. 하나님께서 제게 주실 상이 무엇이겠습니까? 바울의 고백처럼 내가 누릴 권리를 다 누리지 않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나님께 상 받을 수 있기에 이 땅에서 다른 보상은 양보할 수 있습니다. 선교사의 삶은 영원하고 절대적 가치를 추구하는 삶입니다. 이 땅에서의 상대적인 가치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영원한 것을 추구하기에 좁은 길을 갈 수 있고, 양보가 가능합니다. 울란바타르대학교 총장직을 내려놓았을 때나 지금이나 동일한 마음입니다.”
 

주안대학원대학교에서 진행한 다양한 선교 교육 및 대외 협력 활동 (사진제공=주안대학원대학교)


“저는 세 분의 멘토를 통해 선교적인 삶을 배웠습니다.”

“총장님께서 내려놓은 삶, 선교적인 삶을 지금까지 살고 계신 비결은 무엇인지요?” 윤 총장은 겸손하게 대답했다. “제게는 세 분의 멘토가 계십니다. 첫번째 멘토가 저의 장인이신 이영춘 박사님입니다. 장인께서는 전북 옥구군 개정면에서 45년간 가난한 농민을 위해서 사셨습니다. 그분은 종합병원, 간호대학, 정신병원, 영아원, 농촌위생원, 교회를 세웠고, 돌아가시면서는 모든 것을 재단에 이양하셨고, 심지어는 살던 집마저도 바치고 깨끗하게 물러나셨습니다. 그분을 통해서 깨끗하게 마무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점을 크게 배웠습니다.”

“두 번째 멘토는 한경직 목사님이십니다. 한 목사님을 뵐 때마다 저에게 젊은 날에 오산학교 교장이셨던 남강 이승훈선생님의 모범을 강조하셨습니다. 세 번째 멘토는 장신대 서정운총장님이십니다. 그분 역시 선교사 출신으로 평생 검소하게 사셨습니다. 장신대가 리모델링을 하면서 수백억을 모금해야 됐을 때 자기 집을 먼저 팔고 나서야 모금을 시작하셨습니다. 세 분의 삶과 가르침을 통해 깨끗하게 물러나는 삶을 배웠고, 저도 그분들을 본받아 실천하고 싶습니다.”
 

윤순재 총장의 장인이자 한국의 슈바이처로 존경 받는 쌍천 이영춘 박사 (자료출처=MBC 전북의 자존심 제2편)


“뼛속까지 선교 정신으로 무장된 진짜 선교사를 키웁니다.”

“학생들을 어떤 선교사로 키우고 계신지요?” 윤 총장은 자랑스럽게 대답하였다. “우리 대학은 학생들을 뼛속까지 선교 정신으로 무장된 진짜 선교사로 양성하려 합니다. 우리는 소수에게 집중하여 선교지도자로 양성하는 대학입니다.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일당 천, 일당 만을 감당할 수 있는 선교사를 세웁니다.”

윤 총장은 이어서 말했다. “참된 선교사는 복음을 위하여 살고, 복음을 위하여 죽되 선교적인 삶을 사는 지도자입니다. 선교사 중심이 아니라 현지인 중심으로 일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양을 전제로 선교를 시작하고, 사역이 잘 되면 떠날 줄 알아야 합니다. 사역이 잘 되면 기존 사역지는 젊은 선교사에게 물려주고, 선임 선교사는 더욱 어려운 지역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선교적 지도자의 삶은 실제적인 희생과 헌신을 전제로 합니다.”

주안대학원대학교에서는 교수와 직원들이 선교적 삶에서 먼저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였다. 짧게는 수년, 길게는 20년 선교 경력의 교수들은 모두 선교 사역의 현장을 갖고 가르친다. 방학 때에는 교수들이 자신이 현재 사역하고 있는 선교 현장에서 머물 수 있도록 학교는 지원한다. 자연스럽게 전직 선교사 혹은 선교 후보생인 학생들이 해외 선교 현장 혹은 국내의 다양한 선교 현장으로 ‘Field Research Trip(현장연구여행)’을 계속 갈 수 있어, 학문과 현장을 일치시킬 수 있게 되었다.
 

교수와 학생들이 함께 하는 종강 콘서트 (사진제공=주안대학원대학교)


“우리 나라 역시 선교지입니다.”

우리 나라 역시 선교지라고 윤 총장은 강조하였다. “해외 선교사만 선교사가 아닙니다. 국내에도 중요한 선교의 현장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 나라 역시 선교지입니다. 우리 나라가 혹시 기독교 국가라고 생각하신다면 이는 오해입니다. 전 국민의 70% 이상이 비기독교인(non-Christian)입니다. 그들은 섬김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타 종교인, 무종교인 사람들에게 무례한 행동을 해서는 안됩니다. 기독교인이 아닌 분들이 살고 있는 현장이 기업이고, 공직 세계이며, 교육 현장입니다. 그래서 북한 선교, 다문화 선교, 비즈니스 선교, 장애인 선교, 학원 선교 등 수많은 선교 현장에서 선교사를 필요로 합니다. 선교는 타문화권 선교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주안대학원대학교는 ‘민족 복음화와 세계 선교’라는 비전을 따라 타 문화권 선교와 더불어 국내 선교에 많은 관심을 갖는다. 선교를 목적으로 창업하고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 국내 이주민 사역, 다문화 가정을 위한 사역, 다음 세대들을 위한 사역 등이 모두 선교의 범주 안에 포함된다. 주안대학원대학교는 다양한 영역에서 뜨거운 열정을 가진 학생들을 모집하여 철저하게 준비하도록 교육한다.

윤 총장은 “선교사는 구원의 은혜를 뼈저리게 체험한 사람만이 영적인 야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열정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치열하고 냉정하게 준비해서 일할 수 있는 자격을 구비해야 합니다. 공부, 학위, 훈련을 모두 받아야 합니다. 검증된 사람, 준비된 사람이 하나님께 헌신하여 쓰임 받을 때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열매를 맺을 수가 있습니다.”
 

주안대학원대학교는 다양한 국내외 선교 지도자를 양성하고 있다. (사진제공=주안대학원대학교)


“모든 교수진이 선교사 출신이라는 강점을 통해 ‘선교 클러스터’, ‘선교사 아카이브’를 구축하려 합니다.”

“모든 교수진이 짧게는 수년에서 길게는 20년까지 선교사 출신인 점이 큰 강점 같습니다. 이런 강점이 있는 학교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일이 있을까요?” 윤 총장은 밝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모든 교수진이 선교사 출신인 점이 우리의 강점이며 자랑입니다. 우리는 이런 강점을 통해 ‘선교 클러스터’를 구축하려 합니다. ‘선교 클러스터’는 한국 선교의 지식, 교육, 선교사의 경험들이 모여 있는 공간을 의미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 대학교와 함께 다양한 선교단체, 선교 훈련센터, 선교사 안식관, 선교 정보 네트워크, 선교사 상담 치유기관 등을 연계하여 한국 교회에 기여하려 합니다. 우리 학교가 소재한 인천 주안지역이 인천국제공항에서 가깝다는 점, 수도권 어디든 전철로 연결된다는 점, 선교의 대상이 되는 다문화 가정들이 가장 많은 지역이라는 점 등이 선교 클러스터를 만드는데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입니다.”

윤 총장은 이어서 말했다. “또한 우리에게는 한국 선교사들이 선교 현장에서 겪었던 스토리가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선교사들의 애환, 눈물, 아픔, 가족, 사역, 성과 등의 이야기를 기초로 자료로 만들고 책으로 엮어 ‘한국 선교사 아카이브’를 만들고 있습니다.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선교 편지, 기초 유품 등 1차 사료들을 모으고 있습니다. 선교사적으로 귀한 책들을 계속 출간할 계획입니다.”
 

주안대학원대학교 출판부에서 출간된 서적과 박사학위논문집들 (사진제공=주안대학원대학교)


“한국인의 관점에서 선교 신학을 발전시키겠습니다.”

“주안대학원대학교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계획입니까?” 윤 총장은 답변했다. “한국 교회는 지난 30년간 십만 명 이상의 선교사를 해외로 보냈습니다. 과거 선교학은 서구의 이론을 가져다가 가르치는 것이 주요한 관심이었다면, 이제는 한국적 선교 신학이 필요한 때입니다. 한국인 특유의 열심과 헌신이 선교 사역 가운데에서도 독특한 열매를 맺었습니다. ‘한국인 선교사은 어떤 사람들인가? 그들은 어떻게 사역하고 있는가? 그들은 앞으로 어떻게 선교해야 하는가?’ 이런 내용들이 정리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적인 관점에서 한국 선교사들의 신학과 사역을 정리하고 한국적 선교 신학으로 정리하는 일이 중요한 목표입니다.”

제자들에게 ‘뼛속까지 선교사’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윤순재 총장에게 ‘선교란 내 인생의 모든 것’이며, ‘주안대학원대학교는 내 인생 후반기에 선교사로서 궁극적 공헌을 하도록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필드’라고 고백한다. 그가 학교에서 만나는 학생들은 ‘하나님께서 맺어주신 동역자이며, 선교의 길을 함께 걷는 소중한 동지’이다. 그는 오늘도 학생들을 ‘뼛속까지 선교사’로 훈련시켜 국내외 선교지로 파송하는 일에 헌신하고 있다.
 

2017 모바일과 클라우드 컴퓨팅의 선교정보 네트워크를 위한 스마트 미션 워크샵 (사진제공=주안대학원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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