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만약 경영자라면 “우리 직원들이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할 텐데, 저렇게 하면 안된다고 했는데 또 저렇게 행동 하네?”, “왜 우리 직원들은 나처럼 생각하고 행동하지 못하는 걸까?”, “정말 나 같은 사람이 한 명이라도 더 있다면 좋을 텐데.”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해왔을 것이다. 지난 날을 한번 돌아보라. 아마도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가져야한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경영자의 목은 날로 쉬어 가는데 직원들의 행동은 바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왜 직원들은 경영자의 생각처럼 행동하지 않는 것일까?
 

어느 경영자의 생각: "나처럼 생각하는 직원 어디 없을까?" [사진=가인지캠퍼스]


여기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첫번째 '성과에 대한 개념이 서로 명확하지 않은 것'에 있다. 무엇을 성과라고 규정할 것인가? 성과에 대한 그림이 경영자와 직원 모두가 일치해야 한다. 성과에 대한 그림이 서로 달라 생기는 에너지 낭비가 있어서는 결코 안된다. 심지어 성과에 대한 개념이 없이 그냥 일을 하는 경우는 더더욱 안된다. 두번째 직원 스스로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특별한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것에 있다. ‘늘상 하던 일인데 뭐.’라는 직원의 생각은 결국 일을 그르치고 만다. 과업에 대한 재정의를 통해 일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해주어야 한다. 세번째 성과와 일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며 부서가 서로 돕는 바람직한 경험이 없다는 것에 있다. “이건 이래서 안되고, 저건 저래서 안된다.”, “그게 왜 우리 부서의 일인가, 그 쪽에서 해결해야 하지 않나.” 부서간 서로 다투는 모습이 더 익숙하다면, 부서가 협력하는 조직문화를 갖추도록 힘써야 한다.

 

우리 일의 결과는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모두가 알고 있는가? (사진출처=Pixabay)


그렇다면 성과란 무엇인가? 우선 성과는 글자 그대로 ‘이루어낸 결과’다. 여기서 핵심은 ‘수행’이 아니라 ‘결과’라는 것에 있다. ‘진행 중’이 아닌 ‘마침표’다. 영화로 치면 엔딩크레딧이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얻고자 하는 결과를 명확하게 그리고 시작하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Peter Druker)는 그의 저서 『매니지먼트』에서 성과란 ‘고객과 관련된 것으로 고객이 가치있게 여기는 결과물이다.’라고 정의했다. 이처럼 비즈니스 현장에서 성과는 반드시 고객과 연결하여 생각하고 규정해야 한다. 경영자는 이러한 성과의 개념을 가지고 직원과 소통해야 한다. 고객을 중심에 놓고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가치 있게 생각하는지를 직원과 나눠야 한다. 성과에 대한 그림을 맞추는 것이 먼저다. 본질을 외면하고 매출만을 강조하게 된다면, 전혀 의도하지 않은 엉뚱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매출은 성과를 충실히 달성하고자 하는 노력 끝에 고객으로부터 얻어지는 값진 선물임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제공하는 사람들이다. (자료출처=가인지캠퍼스)


‘성과’를 명확히 규정하는 일은 ‘책임’을 명확히 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 우리는 흔히 일을 하면서 역할(Role)과 책임(Responsibility)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이 때 ‘책임’이 의미하는 바가 바로 ‘내가 하는 일을 통해 내놓아야 할 결과물’을 말한다. 여기서 결과물은 당연히 ‘고객이 원하는 것’, ‘고객이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역할은 무엇일까? ‘역할’은 ‘내가 해야 할 일’로서 ‘고객의 요청에 대한 나의 응답’을 의미한다. 역할이 수행이라면, 책임은 결과다. 다시 말해 ‘고객이 원하는 것(책임)’을 ‘고객이 원하는 방식(역할)’으로 수행하는 것이다. 이는 마케팅의 정의와 일맥상통한다. 마케팅이란 지극히 고객관점으로 출발해 ‘고객이 원하는 것을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고객가치에 나만이 기여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하며 일하는 사람의 결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사진출처=Pixabay)


성과에 대한 규정을 명확히 했다면, 과업에 대한 정의로 넘어가야 한다. 과업이란 무엇인가? 과업의 사전적 정의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영업사원이라면 견적서를 작성하는 것, 고객을 만나는 것, 계약하는 것 등이 과업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과업 역시 성과와 연결하여 새롭게 정의할 필요가 있다. 즉 과업을 ‘고객의 가치를 창조하는 일’이라고 정의하고 나의 일을 새롭게 정의해보는 것이다. 생산팀이라면 ‘요청 받은 상품을 생산하는 것’이라는 과업을 ‘고객이 느끼는 품질을 좋게 해주는 것’이라고 재정의 해볼 수 있다. 디자인팀이라면 ‘상품을 디자인하는 것’이라는 과업을 ‘옷을 통해 고객의 이미지를 연출해 주는 것’이라고 재정의 해볼 수 있는 것이다. 직원 스스로가 자신이 하는 일, 즉 자신의 과업을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가에 따라 이루어 내는 결과의 차이는 확연히 다를 수 밖에 없다. 성과를 창출하는 직원들을 만나보면 한결같이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가치부여가 남다르다. ‘고객가치에 무엇을 기여할 수 있을까’를 염두하고 일하는 사람은 다르다. 경영자는 직원이 ‘고객가치에 나만이 기여할 수 있는 일이란 무엇일까'를 고민할 수 있도록 과업의 중요성을 이야기할 당위성을 갖는다. 직원이 책임을 지고 있는 만큼 권한도 부여해서 고객중심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할 것이다.
 

성과가 내려면 조직문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사진출처=Pixabay)


끝으로 내부 고객관점에서 부서도 고객이라는 관점으로 서로의 필요를 파악하고 먼저 도울 수 있는 조직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조직문화 전문가 로저 코너스(Roger Connors)에 따르면 조직문화란 ‘구성원들이 경험을 통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의 경험, 생각, 행동은 조직문화를 구성하는 주요한 세 가지 요소이다. 왜냐하면 문화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사람들이 행동하는 것’의 조화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규정한 성과라는 결과를 창출하기 위해 우리 구성원들은 성과로 이어지는 바람직한 행동을 하고 있는가? 만약 그렇지 않다면 무엇이 문제인지 경영자는 생각해보아야 한다. ‘어떠한 결과’라는 것은 ‘행동의 집합’이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믿는 것을 행동으로 옮긴다. 만약 의도한 결과와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면 그러한 결과를 만든 행동이 있었기 때문이고, 그것은 처음부터 성과와 거리가 먼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직원이 그렇게 행동했을 때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신념 때문에 그렇게 행동한 것이다.
 

가장 슬픈 일은 목적에 맞지 않는 일을 정말로 열심히 하는 것! (사진출처=Pixabay)


문제는 그 신념이 바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에 있다. 그러한 신념은 도대체 어디서 온 것인가? 반드시 돌아보아야 할 부분이 한 가지 있다면 바로 ‘조직경험’이다. 즉 우리 ‘조직의 일하는 방식’을 돌아보아야 한다. 사람은 자신이 경험한 범위 안에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경험이 올바른 신념을 창조한다. 그리고 올바른 신념이 성과로 이어지는 행동을 이끌며 마침내 그 행동은 성과를 창출한다. 따라서 경영자는 우리 구성원들이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계속해서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달성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모든 조직은 가치사슬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서로 돕지않고서 최종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은 어디에도 없다. 서로 협력해서 최선을 다할 때 최선의 결과로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혼자 일하지 않고 조직으로 일하는 이유이다. 정리하면 내부 고객관점으로 볼 때 각 부서는 서로의 고객이 된다. 따라서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필요를 해결해 주는 것처럼 부서가 부서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고 해당 부서의 문제를 서로 해결해주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그 경험은 반드시 조직 구성원들에게 올바른 신념을 갖게 하는 긍정적 계기가 될 것이다. 따라서 경영자는 조직 구성원들과 함께 성과의 개념을 명확히 하고, 일의 의미를 일깨워주며, 조직문화라는 환경을 지속적으로 정비하여 구성원들이 긍정적인 성취경험을 조직에서 갖도록 해야 할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일은 목적에 맞지 않는 일을 아주 높은 생산성으로 정말로 열심히 하는 것임을 잊지 말자. 그런 일이 우리 조직에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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