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기업을 만나다 : 앤스페이스
2014년 설립된 앤스페이스는 공간을 소유하지 않아도 소외되지 않는 세상을 꿈꾸며 공간 공유를 통해 새로운 부동산 서비스를 만들어 가는 회사이다. 사용자들에게 최적화 된 공유공간을 기획하여 운영하면서 다양한 공간을 연결하는 플랫폼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마을과 지역, 도시 곳곳에 새로운 활력과 변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정수현 대표는 ‘돈을 많이 버는 부동산 회사가 아니라 제일 재미있는 부동산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앤스페이스는 ‘자기 답게 사는 사람들이 공간 걱정 없는 도시’를 모토로 공실률 제로, 공간 활성화를 위한 플랫폼 서비스 운영, 사용자 니즈에 최적화된 공유 공간을 기획, 도시 재생 및 지역활성화를 통한 행복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비어 있는 공간도 문제였고, 필요한 공간을 찾지 못하는 것도 문제였습니다.”
사업의 시작은 정 대표가 도심지에 비어 있는 공간은 많은데 동시에 공간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 또한 많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였다. 국토부 기준 도심 상가 공실률이 매년 증가하였다. 전국 빈집 또한 100만채를 돌파했다. 정 대표는 재미 없는 도시, 비어가는 도시, 떠나가는 도시. 공간의 자산 가치는 낮아지는데 왜 공유하지 못하는 걸까 고민하였다. 도시는 망가지고, 창업은 줄어들고, 청년들은 좌절하고 있었다.
토지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하면서 정 대표는 자신만의 철학을 세웠다. 이스라엘의 희년은 토지가 하나님의 소유권을 인정하는 제도이다. 토지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이다는 의미이다. 헨리 조지는 ‘진보와 빈곤’에서 ‘사람이 만들지 않은 토지의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토지는 사람이 만들지 않았는데 보유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수익이 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보았다.
정 대표는 네델란드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네델란드는 자본주의가 매우 발전된 국가이며, 상품과 컨텐츠 파워가 있는 나라이다. 암스테르담의 경우 200년간 공공기관이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 사업가들은 건물을 지을 수 있는 권한을 사회적 기여를 조건으로 50년이나 100년 임대하여 건물을 짓는다. 네델란드 사업가들은 장소를 구하는데 에너지를 쓰지 않고, 콘텐츠를 만드는데 힘을 쏟을 수 있다.
네델란드 모델을 기반으로 정 대표는 선한 뜻을 가진 자산가들과 협력하여 공간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앤스페이스는 공간 소유자와 공간 사용자를 잘 연결하고, 공간을 운영하여 공존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창업 후 5년 동안 단계적으로 성장한 앤스페이스
앤스페이스는 사업을 단계적으로 진행하였다. 사업 초기 앤스페이스는 프로젝트 1단계로 안 쓰는 공간들을 쓰게 만들고, 다 같이 함께 쓸 수 있는 공유 공간을 만들었다. 이와 관련하여 무중력지대라는 서울시 프로젝트를 수행하였다. 대방역 근처 유휴부지에 노량진 청년들의 거실을 만들었다. 지역 특성 상 고시 공부하는 청년들이 많았고, 이들에게 필요한 공간은 거실이었다. 거실 컨셉으로 식사, 공부, 활동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을 멤버쉽 가입만 하면 무료로 제공하였다. 공부하는 청년, 일하는 청년 등 다양한 직군의 청년들이 모였다. 이 때부터 앤스페이스는 공간 운영을 잘 하는 기업으로 소문이 났다.
2단계로 앤스페이스는 다양한 공유 공간들을 연결해서 사람들이 쉽게 예약하고 이용해서 활성화되게 도왔다. 서울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앤스페이스는 공간 운영자의 어려움을 잘 알게 되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공간 공유 플랫폼인 스페이스 클라우드를 개발하였고, 현재 40만명 정도의 젊은 층을 회원으로 모집하였다. 주 사용층인 20대 미만 청년들을 위해 모바일로 처리가 되도록 시스템을 만들었다.
스페이스 클라우드를 통해 마을에 이런 공간이 하나 있어야 하는 마음으로 만들어진 댄스플 연습실, 후암주방, 인테리어 회사로 파티룸, 쇼룸 등 렌탈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어플랫 스튜디오, 선유도 인근 파티룸과 창의적인 워크숍 공간으로 인기가 높은 아담파티스튜디오 등을 고객들과 연결하고 있다.
3단계로 앤스페이스는 로컬 브랜더 그룹들이 도심에서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하도록 안심 부동산을 개발하고있다. 매력있게 자기 콘텐츠로 공간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안심하고 콘텐츠 생산과 운영에 집중할 수 있는 부동산 환경을 만들고 있다. 전략적 자산가는 앤스페이스와 같은 로컬 브랜더에게 안정적으로 부동산을 공급하고, 로컬 브랜더는 공간의 가치를 창의적으로 창출한다. 로컬 브랜더는 공간 사용자에게 좋은 공간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로컬 브랜더에게 적정한 가격을 지불하는 모델이다. 정 대표는 자기답게 사는 사람들이 걱정 없는 세상을 만드는 꿈을 이루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