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배달의 민족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호텔에서 '제2회 배민 치믈리에 자격시험'을 열었다. '치믈리에'라는 말 자체를 만들어 내면서 사람들을 의아하게 했던 때가 작년이다. 올해는 온라인 모의고사 응시자 58만명 중 만점자 2만7000명을 추렸고, 그 중에서 추첨을 통해 500명에게만 응시 자격이 주어졌다. 게다가 올해는 동물보호활동가들이 피켓 시위까지 했으니, 이제는 사회적으로 이슈를 주목시키는데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배민 치믈리에 자격시험이 22일에 열렸다. (그림=배민 SNS)


배달의 민족은 배달플랫폼이다. 음식점으로부터는 수수료를 받고, 고객으로부터는 배달료를 받는 매우 단순한 비즈니스 모델로 시작했다. 하지만 배달의 민족은 '배달은 우리에게 맡기세요' 식의 광고를 하지 않는다. ‘다 때가 있다’ ‘치킨은 살 안쪄요, 살은 내가 쪄요’ 라는 식의 'B급' 개그와 함께 ‘식사는 하셨습니까’ 나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싶은 곳에서’ 처럼 자신의 상품을 멋스럽게 광고한다. 물론 ‘배달의 민족’이라는 브랜드명 자체도 엄청난 브랜딩이다.
 
요즘은 이처럼 자신의 상품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브랜드들이 늘어나고 있다. 선글라스 브랜드로 시작한 젠틀몬스터도 자신의 제품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젠틀몬스터의 이름이 ‘젠틀글라스’, 혹은 ‘젠틀웨어’ 였다면 지금처럼 세련되었을까. 온라인 패션몰로 시작한 ‘스타일난다’나 숙박 공유 어플인 ‘야놀자’ 등도 대열에 든다. 이 세계에서 ‘쿠팡’은 조상급에 해당한다. 이들 브랜드의 공통적인 특징은 자신의 상품을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고, 그들이 추구하는 감성적 측면에 포커스 하는 것이다.
 

'다 때가 있다' 같은 카피는 배민신춘문예에서 수상한 작품이다. (그림=배민 SNS)


배달의 민족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재미 요소'에 집중하고 있다. 배달 음식이 주는 편의성과 즐거움을 브랜드의 핵심 정서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배달의 민족은 '배민 치믈리에 자격시험', '배민 신춘문예'와 같은 요소를 계속 개발 할 것이다. '배민 참치쇼'나 '배민 족발 먹기 대회'가 안 생기라는 법이 없다.
 
배민 치믈리에 자격시험처럼 당신의 브랜드와 관련된 자격시험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과거에 기능 중심의 브랜드명이 많았다면, 이제는 감성, 브랜드의 지향점, 고객의 행동 관점에서의 브랜드명들이 생겨나고 있다. 비즈니스의 확장을 고려하는 브랜드라면 이 부분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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