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기업을 만나다: ㈜턴어라운드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턴어라운드였습니다.”

강민호 대표는 2016년도에 마케팅과 브랜딩 컨설팅 회사인 턴어라운드를 설립하였다. 강 대표에게는 사업에서 실패한 경험이 있었다. 그는 사업의 실패 과정에서 후회가 되는 것이 하나 있다고 말했다. “저는 실패한 것 자체가 후회가 되는 것이 아니라 주변사람들이 말하는 대로 비판없이 따랐던 것이 후회가 됩니다. 사람들이 ‘사업은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고 말하는 대로 휘둘렸던 것이 후회가 됩니다. 저 자신의 철학과 소신이 없었던 거죠. 턴어라운드는 ‘내 마음대로 해 보자, 그래도 실패하면 내가 책임을 진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대로 경영하겠다는 결단으로 시작했습니다.”
 

턴어라운드 강민호 대표 (사진제공=턴어라운드)


강 대표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회사명인 '턴어라운드'였다. “먼저 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턴어라운드였습니다. 제게 삶의 변곡점, 비즈니스의 전환점이 필요한 시기였습니다. 동시에 고객을 위한 컨설팅과 업 자체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사실 고객사는 답을 알고 있습니다. 다만 확신이 없을 뿐입니다. 고객사가 스스로 실행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우어 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고객이 의기소침한 상태에서 용기를 발휘할 수 있도록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합니다. 경영자들은 “내가 맞을까? 혹시 틀린 것은 아닐까?”하는 고민을 털어놓는 대상이 있다는 것으로도 만족이 됩니다. 이런 관점에서 컨설팅업은 고객에게 명확한 솔루션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다면적이고 입체적인 비즈니스라 생각합니다.”

“경영자 한 분을 돕다가 컨설팅을 시작했습니다.”

강 대표는 인생을 압축적으로 살았다. 그는 17세 때 첫 사업을 시작해서 게임소프트웨어 유통 사업, 댄스 동영상들을 제작하고 서비스하는 사업을 거쳤다. 무인 자동차 운영체제를 직접 설계하고 싶었던 그는 자금을 마련하고자 여성 의류 쇼핑몰을 시작했다. 쇼핑몰은 시작한지 6개월이 지나기 전에 미국 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경영이 어려워졌다.

“그때 저는 ‘나에게 문제가 있지 않을까? 나는 왜 안 될까? 나는 왜 실패할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 고민을 하는 과정에서 문학과 철학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고하는 재미와 순수한 호기심을 가지고 문학과 철학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초등학교를 졸업 후 검정 고시를 거쳐 대학 학부에서 독일어를 전공하였다. 독일 사회법을 연구하고 싶어서 선택한 독일어 전공은 어려웠지만, 독일 문학과 철학은 그를 매료시켰다. 이후 진학한 MBA 기간 동안 경영자로서의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반성하고 대안을 찾았다. 여러 차례의 사업 성공과 실패 그리고 독일 철학과 문학은 자신의 베스트셀러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을 저술할 때 결정적으로 영향을 끼쳤다. 강 대표는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을 집필하면서 단순히 마케팅을 잘 하는 방법론만 담는데 만족하지 않고, 마케팅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담았다.
 

강민호 대표가 저술한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저는 컨설팅 회사를 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이전에는 강의를 한 적도 없었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대학도 검정고시를 통해 늦게 들어갔습니다. MBA를 마치고 잠깐 대기업에 몸을 담았다 다시 스타트업을 준비했습니다. 경험과 준비를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다시 사업에 실패하고 33살에 다시 백수가 되었습니다. 이 때는 꽤 많은 빚도 지게 되었습니다.”

심각한 대목에서 강 대표는 웃으면서 말했다. “인생이 참 재미있습니다. 당시 주위에 경영자 한 분이 저에게 한 마디 던졌습니다. "그렇게 많은 실패를 했는데, 실패하지 않는 방법을 나에게 알려 달라." 저는 "그냥은 안 되고 점심을 사 주시면 일대일로 하나씩 알려드리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한 달을 만나면서 제 모든 지식과 경험을 알려드리니, 다른 분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한 달에 15시간 강의를 했는데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200만원으로 강사료가 계속 올라갔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크게 도약하는 계기가 왔다고 강 대표는 말했다. “경영자들에게 강의를 해드리다 새로운 제안을 받았습니다. 중견 기업 대표 한 분이 자기 회사의 마케팅 팀을 가르쳐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실무자를 만나보니 니즈가 경영자와 완전히 달랐습니다. 그들에게는 매출을 직접 올려줄 수 있는 방법들이 필요했습니다. 처음 강의장에 들어가니 실무자들이 팔짱을 끼고 나를 노려 보더군요. ‘나이도 어린 것 같은 데, 네가 뭘 가르쳐 줄 수 있겠어?’ 그들이 나를 보며 어떤 생각을 하는지 다 보이더군요. 그들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서 강의 자료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자료를 인터넷에 공유하니 사람들이 열광적으로 반응을 했습니다. 연이어 강의 요청을 받았고 출판도 하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컨설팅 문의가 줄을 이었습니다.”
 

강민호 대표의 북콘서트가 지난 6월 28일 영등포 CGV에서 열렸다. (사진제공=턴어라운드)


“성장이 가장 중요한 가치입니다.”

강 대표는 대표 자신과 직원 개인의 성장이 최고의 가치라고 강조했다. “매출은 개인 성장의 후행 지표입니다. 개인의 성장이 선행되면 자연스럽게 회사의 가치가 올라가고 매출이 늘어납니다. 성과를 내는 것은 직원 개인이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됩니다. 개인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회사가 지속가능한 회사입니다. 기업이 성과를 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성장입니다.”

성장이란 ‘내가 누구인가’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강 대표는 말했다.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해답을 최대한 많이 내놓을 수 있는 인재가 최고의 인재입니다. ‘내가 누구인가’에서 성장해야 합니다. 자신에 대한 호기심이 중요하지요. 일은 이런 성장의 과정에서 나를 표현하는 수단입니다. 단순히 돈벌이의 수단이 아닙니다.”
 

강민호 대표가 직원들과 함께 마케팅 이슈를 다루고 있다. (사진제공=턴어라운드)


“자율적인 업무 환경을 자랑하고 싶습니다.”

강 대표는 ‘자율성’을 자랑하고 싶은 회사의 문화로 꼽았다. “우리 회사에는 업무 지시가 없습니다. 불필요한 회의도 없습니다. 직원은 자기가 할 일을 스스로 찾아서 합니다. 다른 직원이나 대표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전사적으로 지원해 줍니다. 직원들의 자율성을 격려하기 위해 우리는 시행착오를 상식적인 수준보다 더 많이, 더 넓게 허용합니다.”

강 대표는 자율성을 지키기 위해 치러야 하는 반대 급부도 있다고 말했다. “자율적으로 일하는 것은 모두가 꿈꾸는 방식입니다. 본인이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하고 통제하려면 굉장한 프로페셔널이 아니면 할 수 없습니다. 스스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 일주일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자유가 주어지면 그 자유를 불편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더군요. 성장과 자율이 어떤 직원에게는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턴어라운드의 세 가지 핵심 가치 (사진제공=턴어라운드)


“대표의 선생님 같은 사람들을 뽑아서 100% 믿고 맡깁니다.”

강 대표는 직장인과 직업인을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는 직장인과 직업인을 구분합니다. 직장인은 직장이라는 장소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고, 직업인은 회사가 필요로 하는 사람입니다. 직업인은 업으로서의 사명감, 소명의식이 있어야 하구요. 저는 직업인 즉 장소가 아닌 업에 맞추어진 인재를 뽑습니다. 저는 ‘개인의 성장’이라는 회사 철학이 분명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직업인을 뽑는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강 대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대표의 선생님 같은 직원을 뽑는다고 밝혔다. “이런 확고한 철학을 보고 지원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대기업에 다니다가 우리 회사에 절반의 연봉으로 들어온 케이스도 있습니다. 자율성의 비결은 대표의 선생님 같은 직원을 뽑아서 100% 믿고 맡기는 것입니다. 저는 왜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주는데 집중합니다. 왜 우리랑 일을 해야 하는지, 자신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지, 어떤 가능성이 있는지 찾도록 돕습니다. 이 회사에서라면 내가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을 지속적으로 주고 있습니다.”

강 대표는 '직업인'을 찾기 위해 채용 인터뷰에서 반드시 두 가지 질문을 한다. “첫째는 자신의 꿈이 무엇인가를 꼭 질문합니다. 이 질문에 대답하는 것을 보면 그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 지, 왜 사는지, 왜 일하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최근에 어떤 책을 읽었는지,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를 꼭 물어봅니다. 우리 회사의 개인 독서량은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저는 매일 한 권 이상, 직원들은 일주일에 2권 이상을 읽습니다. 컨설팅업은 컨설턴트의 지식과 경험을 뛰어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성과를 내기위해서는 압도적인 인풋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강 대표가 삼고초려 끝에 영입한 정호정 컨설턴트 (사진제공=턴어라운드)


“우리 고객들은 100% 우리의 철학을 보고 찾아옵니다.”

강 대표는 고객이 턴어라운드를 찾는 이유를 100% '철학'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객들은 일단 우리를 만나 보고 싶다고 전화합니다. 광고를 통한 계약보다 철학에 호기심을 갖는 고객과 주로 계약이 이루어집니다. 제가 컨설턴트 출신이 아닌 컨설턴트 이기에 강점이 생겼습니다. 우리가 가진 방법론을 해결책이라고 일방적으로 제안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모든 기업들은 자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기업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기반으로, 기업이 자체적으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해결책을 제안합니다. 기업의 가용 리소스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직접 체험합니다. 피자 회사를 컨설팅할 때는 피자도 직접 만들어 보았습니다. 팀장들을 만나 업무 프로세스를 모두 파악합니다. 기업이 가진 자원으로 기업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결책을 제안하니 결과적으로 성과로 이어지게 됩니다.”

“앞으로의 계획도 개인의 성장과 도전!”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개인의 성장과 도전이라고 강 대표는 밝혔다. “대표로서 저의 역할은 다양합니다. 글을 쓰고 책을 꾸준히 내야 합니다. 회사를 운영하는 경영자, 자문을 해줘야 하는 사외 이사, 강연을 하는 강사의 역할이 있습니다. 전에는 계획을 많이 세웠는데 요즘은 최소한의 계획만 세우고, 오늘 하루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계획대로 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더군요. 하지만 방향은 명확합니다. 내가 누구인지 발견하고, 스스로 성장하면서 새롭게 도전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내가 계획한대로 되지는 않지만 내가 알지 못하는 질서가 있기 때문입니다.”
 

턴어라운드는 진정성이라는 원칙을 소중히 여긴다. (사진제공=턴어라운드)


강 대표는 “비즈니스는 자기의 진정성을 증명하는 자리입니다. 경영자가 사회적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려는 진정성을 가지고 있는가를 자문자답해야 합니다. 진정성이 없는 기업도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존재 목적과 의도에 진정성이 있는 경영자들에게 힘을 내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모든 기업들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경영자로서의 초심과 용기를 잃지 마시길 바랍니다" 라고 말하며, 비즈니스 현장의 경영자들에게 응원을 전했다.

강 대표는 8월 CC클래스에서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지속가능성을 위한 가치, 차별화를 위한 전략'이라는 주제로 마케팅의 사례와 노하우를 나눌 예정이다. 8월 CC클래스는 8월 16일(목) 저녁 7시 30분, 신촌 카페 히브루스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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