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기업을 만나다: 샘크래프트

명동에 위치한 샘크래프트는 ‘성분으로 말하는 말하는 유리병 화장품’이라는 슬로건으로 친환경 천연 화장품, 비누, 세제, 입욕제 등 600여 종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중의사, 국제 아로마 테라피스트 자격을 가진 이샘 대표는 식물 원료와 자연 원료를 사용하여 제조하고 ODM, 자체 브랜드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천연 재료로 만든 골드바 비누 [사진=샘크래프트]


“취미로 하던 천연 비누 만들기가 직업이 되었습니다.”

이 대표는 대학에서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했다. 디자인하려고 회사를 갔는데 IMF 사태로 영업을 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이 대표는 뭔가 만드는 사업을 하고 싶다 생각으로 취미로 하던 천연 비누를 아이템으로 선택했다. 천연 비누를 접하게 된 계기는 서점에서 구입한 5만원짜리 외국 공예책이었다. 두꺼운 책에서 단 3페이지에 소개된 천연 비누에 이 대표는 마음을 빼았겼다. 수소문한 끝에 아로마 오일과 천연 비누 베이스를 구입해서 만들기 시작했다.

2004년에 이 대표는 천호동에서 천연 비누, 천연 화장품으로 창업을 했다. 시중에는 천연 제품에 대한 인식이 없었기에 월 매출이 2만원도 채 나오지 않았다. 결국 사무실을 비우고 남아있는 약간의 돈으로 컴퓨터를 한 대 사서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이 대표는 온라인 판매를 통해 비누를 하루에 200개씩 판매하면서 사업의 기틀을 다지게 되었다.

사업이 자리를 잡고 천연 제품에 대한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사람들로부터 교육을 요청하는 문의가 줄이어 들어와서 이 대표는 서초동에 교육장을 냈다. 사람들을 교육하고 그들을 모아 협회를 구성했다. 협회 운영과 지부개설, 강사 교육과 자격증 사업을 병행했다. 새로운 제조법을 강의하고, 교육 목적으로 원자재를 수입해서 소분 판매도 했다. 사업이 순풍에 돛 단 듯이 순항하였다.
 

이샘 대표가 강원지역 에스테틱샵 대표들에게 강의를 하고 있다. [사진=샘크래프트]


“저는 3가지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 대표는 젊은 나이에 큰 실패도 경험하였고, 큰 돈도 벌어 보았다. 이런 경험을 통해 이 대표는 돈하고 타협하지 않겠다는 소신을 가지게 되었다고 밝혔다. “저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화장품 생산자로서 상품의 품질입니다. 그 다음이 환경입니다. 생산 과정에서 부산물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마지막이 수익입니다. 돈을 많이 벌 기회가 가끔씩 오더군요. 대신 하기 싫은 것을 해야 하고, 상황에 맞지 않는 무리수를 두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딱 두 번 넘어갔습니다. A부터 Z까지 해 본 일은 예측이 됩니다. 원가, 재료의 특성, 투입해야 하는 에너지, 거래처 관리 등을 알기에 무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욕심을 부리는 경우에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리스크가 생기더군요. 결과도 좋지 않구요. 그래서 지금은 기준과 가치에 맞지 않으면 하지 않겠다는 소신을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천연 재료로 만든 화장품, 에센스 BB [사진=샘크래프트]


이 대표는 천연 재료를 쓰면서 점차 환경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저는 ‘인류와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소신이 있습니다. 천연 재료를 사용하는 이유는 재료의 기능성 뿐만 아니라 환경 보호의 의미도 있습니다.”

천연 화장품의 유통기한은 화학 화장품에 비해 유통기한이 짧다. 오픈하고 나서는 사용기간이 6개월 정도이다. 샘크래프트는 비천연 재료에 비해서 천연 방부제가 10배나 비싸지만 벤조인 나무 수지, 로즈마리 추출물, 목련나무, 황금나무에서 나오는 재료를 사용하여 유통기한을 최대화하고 있다.
 

천연 재료로 만든 화장품 [사진=샘크래프트]


“다품종 소량생산 시스템으로 최소구매수량 200개가 강력한 경쟁력입니다.”

샘크래프트는 천연 원료로 다품종 소량생산을 가능케하는 생산 시스템을 갖추었다. 샘크래프트는 고객사에 상품의 제조법, 효능, 마케팅 포인트까지 제공하는 ODM 제조에 특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고객사에서 화장품 컨셉을 제안하면 고객사의 컨셉에 맞는 천연 재료, 디자인, 용기를 맞춤 제안한다. 제품 기술서에 어떤 이유로 재료를 조합했고, 어떤 효능과 기능이 있으니 마케팅에 활용하라는 정보를 상세하게 제안한다.

화장품의 경우 MOQ(Minimum Order Quantity, 최소구매수량)가 200개이다. 단 1년 이내 품목당 3,000개 이상을 주문하지 못하면 그 제품은 단종되는 조건이다. 이는 고객사가 최소한의 비용으로 제품의 시장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샘크래프트는 제조 기술서, 성분 표기법, 제품 코드관리, 제품 기술서, 제품 포장 계획서 등의 자료를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지식의 종류를 나누어 담당자가 작성하여 클라우드를 통해 공유한다. 수백가지의 원재표와 600여 가지 제품, 그리고 수 많은 제조방법을 즉시 확인하여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
 

천연 재료로 만든 쵸콜렛 비누 [사진=샘크래프트]


“개인 맞춤 화장품을 양산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습니다.”

이 대표는 단기 계획으로 현재의 업무를 세분화, 분업화하여 효율성을 끌어 올릴 예정이다. 이미 개발한 600가지 제품을 활용하고, 자체 브랜드를 출시하여 B2C 매출을 늘려 가고 있다. 현재 건축 중인 송파 사옥을 기반으로 개인 맞춤 화장품을 양산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언젠가는 ‘호랑이 연고’와 같은 롱런하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기대했다.

장기 계획으로 대기업이 천연 제품에 대한 지배력을 늘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소규모 업체들은 제조업에 갇히거나 폐업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천연 원료로 비누 화장품을 만드는 사람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협회를 운영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캐리 클레이 비누, 주물럭 비누 [사진=샘크래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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