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언더백(Under-100)과 스타트업을 위한 CC클래스

제4회 CC클래스가 2018년 9월 20일 신촌역에 위치한 히브루스 까페에서 열렸다. A부 ‘인사이트 토크’에는 ㈜디와이 김용진 대표가 “실패로부터 배운 착한 경영 이야기”라는 주제로 강의하였다.

 

㈜디와이 김용진 대표가 자신의 경영 여정을 통해 인사이트를 전달했다. [사진=가인지캠퍼스]

 

다음은 김용진 대표의 강의를 요약한 내용이다.

김 대표는 1996년 보스턴에서 MIT교수진과 합작법인을 만들어 ‘프리챌’을 창업했다. 당시에는 현재의 네이버 저리가라 할 만큼 파란을 일으켰고 엄청난 폭발적인 성장을 했다. 그러나 그 속도보다 더하게 2년 만에 급격한 몰락을 경험하였다. 김 대표는 2002년도에 프리챌을 매각하고 떠나게 되었다. 재정적으로 어마어마한 손실을 입었고 엄청난 좌절과 고통속에 빠지게 되었다. 특히 가족을 부양할 수 없을 것이라는 수준까지 무너졌다. 남탓하면서 시간을 보내다 신앙으로 극복하였다.

김 대표는 제조업을 선택했다. 제조업은 개발부터 생산, 경영까지 모든 프로세스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경영의 전반적인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후 경영자로 합류한 회사 등에서 여러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였다.

톨스토이는 <안나 카레리나>에서 “모든 행복한 가정은 서로 비슷하나 모든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고 했다. 하지만 조직은 이와 반대다. 모든 행복한 조직은 저마다의 이유로 성공하지만 불행한 조직의 모습은 모두 비슷하다. 실패하는 조직은 사람의 직관과 본능에 의해서 경영하기 때문에 비슷할 수밖에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성공사례보다 실패사례의 연구가 더욱 중요하다.

회사의 업종이나 규모가 다름에도 유사한 문제들이 만성적으로 발생한다. 문제를 알고 있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데도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략에 대한 사례들은 한 기업의 전략을 업종과 규모에 상관없이 비슷하다. 다양한 기업들은 비슷비슷한 문제를 가지고 있고, 비슷비슷한 해결책을 가지고 있다.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의미이다.

 

[사진=가인지캠퍼스]

 

무엇이 위기인가? 경기 침체, 원자재 가격 변동, 환율 급등락, 경쟁 격화, 외교 분쟁과 안보 이슈, 인건비 등 비용의 상승이 진짜 위기인가? 직원들은 ‘언제 그렇지 않았던 적이 있었던가, 경영자들이 고민해야 할 일들 아닌가’ 반문한다. 원래 경영은 이런 환경 속에서 하는 것이다. 위기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규정하지 않으면 정확하게 처방할 수 없다.

 

[사진=가인지캠퍼스]

 

동물원에 있는 백곰은 기온의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동물원 백곰은 매년 동일하게 대응할 수 있다. 북극에 있는 백곰은 기후의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북극 백곰은 대응하는 방식이 다르다. 현재 기업들은 기온의 변화가 아니라 기후의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위기는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과거의 지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전에 있는 성공 공식을 계속 쓰는 것이 위기이다. 기존 성공 공식의 유통기한 만료와 새로운 대안의 부재로 인한 무능함이 위기의 본질이다. 그래서 학습이 중단된 모든 조직은 위기에 빠진다.

이와 같은 경험을 통하여 김용진 대표는 착한 경영 즉 선함을 기반으로 하는 경영의 원리를 정리하였다. 목적과 의도가 선한 것을 ‘Goodness’라고 말한다. 역량과 성과를 낼 때 ‘Exellence’라고 부른다. 인간 본성에 의해서 사업을 하면 할수록 선함과 탁월함에서 멀어진다. 지속 가능한 건강한 조직을 만들어서 선함과 탁월함이 하나가 되도록 만들어 지속 가능한 성과를 만드는 것이 착한 경영이다.

 

[사진=가인지캠퍼스]

 

착한 경쟁의 3대 기둥은 공유 목적, 공헌 의지, 협력 규칙이다. 공유 목적은 사업의 목적에 대한 이해를, 협력 규칙은 일의 체계에 대한 이해를, 공헌 의지는 사람에 대한 이해를 뜻한다. 이 3가지가 착한 경영을 이루어 갈 수 있는 핵심 지식이다.

스톡데일(James Bond Stockdale)은 베트남 전쟁 때 1965년부터 1973년까지 동료들과 포로로 잡혔다. 그와 함께한 포로들의 생존률이 매우 높았다. 연구 결과 긍정적인 사람도 죽었고 부정적인 사람도 죽었다. 집에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는 사람만 살아 남았다. 이를 스톡데일 패러독스라고 부른다. 경영자들도 냉혹한 현실에 직시해야만 기업이 생존할 수 있다.

 

김용진 대표가 강의를 마치고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사진=가인지캠퍼스]

 

다음은 김용진 대표가 참석자들과 주고받은 질문과 대답이다.

질문1) DY를 경영하시면서 최근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으시는데, DY는 어떤 기업이고, 또 매출을 올리기 위해 어떤 노하우를 가지고 있습니까?

> 저는 턴어라운드를 겪으며 다시는 실패하는 경영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제가 아는 성공한 기업인이 한 분 계신데, 세 명의 아들에게 ‘나는 너희들에게 한 푼도 안 준다’라고 했습니다. 그분은 투자도 안하고 집도 굉장히 검소한 분입니다. 이익의 30%를 직원들에게 나눠주고 노조도 3번 생겼다가 자발적으로 없어졌습니다. 그렇게 보기 드물게 착한 경영을 해오셨습니다. 그 회사는 지금 8,500억 매출 규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DY는 유압기, 부품, 세차 기계 부품 등을 납품하는 회사입니다. 매출을 올리기 위해 뭔가를 따로 하지는 않습니다. 매출은 옳은 일을 한 대가입니다. 자동차 부품 사업 같은 경우는 수주 받아도 판매가 2년이 걸립니다. 그렇게 되려면 적지 않은 시간 신뢰를 쌓아야 합니다. 길게는 5년이 걸릴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직원들에게 매출을 올리라고 해본 적이 없습니다.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굴지의 기업에서는 회의 시 절대로 나오지 않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매출’이라는 단어입니다. 매출은 결과입니다. 매출은 불의하게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대신 초점을 ‘Do right thing’을 강조합니다. 어떻게 씨앗을 뿌려서 훗날 열매를 얻을 것인지에 집중한다는 것입니다. 그게 중요합니다.

질문2) 여기에 중소기업 대표님들이 많이 오셨습니다. 이 분들에게 큰 이슈 중 하나가 바로 채용과 인재 이슈인데요, 그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조언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 대기업 임원들의 문제는 그들이 알고 있는 경험과 지식이 중소기업 구성원들보다 월등하다는 우월감을 가지고 행동합니다. 그러나 그러면 커뮤니케이션이 안되고 골이 생겨버립니다. 그리고 대기업 임원들은 잘 갖춰진 곳에서 일하던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중소기업으로 가게 되면 하나하나 다 해야 합니다. 그래서 대기업 임원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답답할 겁니다.

또 오너들의 마인드의 문제도 있습니다. 똑똑하고 좋은 사람을 뽑으려고 하죠. 왜 인재가 필요할까요? 우리가 여태껏 해내지 못하는 것을 해내려고 뽑는 것 아닌가요? 그러나 결국 ‘말 잘 듣는 사람’을 뽑습니다. 똑똑한 사람을 데려다가 받아쓰기를 시켜버리면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 중소, 중견기업은 목표만 있고 전략이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처음 들어왔을 때 스스로 다 찾아가야 합니다. 그러나 대기업에서는 하나하나 정렬이 다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중소기업에 가면 자기 방식이 잘 안 먹힐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기 방식을 버리고 동화되는 것을 선택합니다. 그렇게 되면 성과가 안 납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자기 방식을 고집한다면 어떻게 됩니까? 그러면 사방에 적이 생깁니다. 역시 성과는 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이런 경험을 정말 많이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경영자와 스카우트된 인재는 서로 잘 도와야 합니다.

 

참석한 경영자 한 분이 김용진 대표에게 질문하고 있다. [사진=가인지캠퍼스]

 

질문3) B2B 시장에서는 공급 체인이 긴밀히 엮여 있어서 내가 착하게 해도 항상 손해를 봅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잘 하는게 구체적으로 뭔가요?

> 경영은 역시 어렵습니다. 제가 망해가는 회사를 하나 맡았을 때, 일단 막아내야 할 핵심적인 것을 먼저 막았습니다. 현실에 집중해서 급한 것부터 막았습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 3년을 대비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QCT전략을 만들고 직원들과 학습했습니다. 3년동안 실행했던 과제가 107개입니다. 하나하나 전부 같이 고민하고 리뷰하고 진행했습니다. 한 달에 3일을 빼서 그렇게 투입했습니다. 관리할 문제는 관리하면서 공격적으로 변할 부분은 변했습니다. 냉혹한 현실을 넘어 비전을 향해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것입니다. 공급 체인이 전반적으로 바뀌긴 어렵습니다. 정부 제도와 상황이 다 바뀌어야 됩니다. 제가 한번 자동차 상위 벤더 전무님을 모시고 회사를 다 보여드렸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운영하고도 적자가 나는게 말이 됩니까?’하며 어필했습니다. 전무님은 칭찬했습니다. 다른 경쟁사 중 어떤 곳도 이렇게는 못한다고. 그래서 결국 전례 없이 부품 가격을 한번 올려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착한 경영을 유지하면서 궁극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비전을 준비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질문4) 문제가 생기면 직원부터 해고시키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직원 잘라서 잘 된 회사 본적 없습니다. 인건비로 회사가 망하는 게 아니라 인건비를 주고 그만큼 일을 안해서 성공을 못하는 겁니다. 그러면 일을 할 수 있도록 경영자가 설계해줘야 합니다. 저는 어려운 고비를 겪으며 새로운 사람을 받지도 않았고 있던 맴버를 자르지 않았습니다. 직원들을 자르면 결국 다른 직원들의 마음을 잃게 됩니다. 그 부분을 염두하셔야 합니다.

 

CC클래스에서 김용진 대표를 자문 코치로 위촉하였다. [사진=가인지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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