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8.10.23 화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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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의 생명을 지키는 어플, 홀딩파이브
기업, 사례를 만나다: 홀딩파이브

홀딩파이브(스마트폰 어플)는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들어와서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하고, 댓글을 통해서 다양한 연령대의 수많은 분들로부터 위로와 격려의 말을 들을 수 있고, 더 나아가 꿈과 희망을 노래할 수 있는 공간이다. 홀딩파이브를 운영하는 김성빈 대표(서울여자대학교 기독교학과 재학 중, 안양월드휴먼브리지 간사)는 이 어플이 아이들의 마음을 안아주는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홀딩 파이브(Holding 5)라는 이름은 어머니가 자녀를 안아주어 심리적으로 안정을 주는 '안아주기 효과(Holding Effect)'와 위기의 순간에 조치를 취해야 하는 '골든 타임(5분)'의 숫자를 결합해 나왔습니다. 위기에 있는 아이들을 5분 동안만이라도 어머니의 마음으로 안아주고 관심을 기울이고 위로의 댓글을 달아준다면 아이들의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습니다.”

 

김성빈 대표는 홀딩파이브를 운영하면서 10대들의 고민을 담은 이야기를 책으로 펴냈다. (출처=홀딩파이브)

 

“내 편에서 나를 믿어주는 단 한 명의 친구가 나를 살립니다.”

 

김성빈 대표는 고1때 왕따를 심하게 당한 경험이 있었다. 그녀가 경험한 것은 누구 하나 죽지 않으면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잔인한 게임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 정도가 심해갈 땐 한없이 낮아지는 자존감과 나 같은 사람은 살 가치가 없는 것 같다는 무기력감에 빠지곤 했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자살은 특별한 사람들만 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자살은 상황만 되면 누구나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순간 제게 가장 절실했던 것은 내 편에서 나를 믿어주는 단 한 명의 친구였습니다. 내 곁에 단 한 명의 친구만 있어도 목숨을 끊지 않을 이유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때 결심했습니다. 내가 만약 이 어려움을 극복하게 된다면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친구들에게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말이죠. 막연한 생각이었지만 그 의미 있는 일이란 것은 내가 그렇게 절실하게 원했던 그 한 명의 친구가 되어 주는 것이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저는 그 어려움을 부모님과 신앙의 도움으로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김 대표는 이어서 말했다. “그러나 제가 어려움을 극복했을 뿐 여전히 낮아진 자존감과 트라우마로 남을 돕는다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그때 마침 항상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에서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사실 스마트폰은 학교현장에서 학교폭력의 도구로도 활용되고 있었습니다. 낮에는 학교현장에서 그리고 밤에는 스마트폰에서. 학교폭력을 24시간 확장해 준 것이 어쩌면 스마트 폰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스마트폰에서 희망을 봤습니다. 스마트폰에는 역기능만 있는 것이 아니라 순기능도 있으니까요. 스마트폰은 즉각적인 응답성이 있기 때문에 급한 10대들에겐 이보다 좋을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생각을 했습니다.”

 

청소년들이 고민을 털어놓고 위로 받을 수 있는 홀딩파이브 어플

 

“스마트폰은 아이들이 목숨을 끊는 마지막 순간까지 가지고 있는 물건입니다.”

 

김 대표가 스마트폰 어플을 만들고자 했을 때가 고2때였다. 스마트폰은 아이들이 목숨을 끊는 마지막 순간까지 가지고 있는 물건이기에 마지막 순간에 아이들을 살릴 수도 있을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많은 어플을 사용해봤던 그녀도 어플의 제작 과정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었다. 역설적으로 어쩌면 몰랐기에 그녀가 용기를 낼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작하자 마자 개발 비용으로 인해 난관에 부딪히고 중단이 되었다.

“결국 2학년 때는 돈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3학년이었던 2014년 4월16일에 세월호 사건이 터지고 저도 친구들도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혼자서 잠을 자지 못하는 친구도 많았습니다. '만약 지금 홀딩파이브가 있었다면 힘들어하는 청소년들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될 수 있을텐데...' 그 때 제가 부모님께 말씀을 드렸어요. ‘어른들은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하시지만 정작 우리가 손을 내밀 때는 외면하시지 않나요?’ ‘작년에 어플을 만들었다면 지금쯤 우리 청소년들에게 참 많은 위로가 되었을 텐데요.’ 그 말이 울림이 있었나 봅니다. 아빠가 ‘미안하구나 다시 한번 그 기획을 가져와 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개발 요구 사항을 최소화해서 다시 개발 회사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기적처럼 저의 뜻을 이해해주시고 재능기부를 해주시겠다는 회사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안드로이드버전 홀딩파이브가 만들어졌습니다. 지금은 가입한 회원이 약 3만 4천명입니다.”

“청소년들은 자신의 어려움을 쉽사리 털어 놓지 못하는데 홀딩파이브에서는 그 어떤 이야기도 부담없이 털어 놓을 수 있기에 진지한 이야기들이 많이 올라옵니다. 그리고 마음 속에 담아둔 자신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힐링을 받을 수 있어요. 사람들이 진지하게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의 댓글을 달아주기 때문에 나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과 위로를 선물 받습니다. 심지어는 자신의 이야기보다 더 힘들고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보면서 ‘내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위로 받는다는 이야기도 있구요. 또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아픔을 겪는 친구의 이야기에는 공감과 위로를 서로 나누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청소년들에게 차츰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홀딩파이브는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출처=홀딩파이브)

 

“홀딩파이브는 저의 상처 위에 핀 예쁜 꽃입니다.”

 

김 대표는 홀딩파이브를 만들어 운영하면서 고난과 시련도 많이 왔지만 이 시대에 선한 사마리아인의 역할을 감당할 것이라는 사명으로 이겨냈다고 밝혔다. “홀딩파이브는 저의 상처 위에 핀 예쁜 꽃입니다. 왕따는 당하지 않으면 모를 고통인데 이를 직접 겪고 보니 '상처 입은 치유자'라는 말처럼 같은 상처를 받은 아이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게 되었고 그들을 안아주고 치유해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와 같이 힘들어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합니다. 누군가의 작은 이야기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생명의 줄이 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저는 값진 경험과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죽음을 생각한 아이들이 새로운 꿈을 꾸게 되고 새 생명을 얻는 기적이 일어날 때마다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를 돕는 과정에서 제 상처도 치유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홀딩파이브를 만들고 성장시켰지만 이제는 홀딩파이브가 저를 만들고 성장시키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청소년들의 고민을 익명으로 털어놓고 익명으로 위로를 줄 수 있다. (출처=홀딩파이브)

 

“홀딩파이브는 익명성을 보장하는 편안한 공간입니다.”

 

홀딩파이브는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이중으로 익명을 철저히 보장한다. 고민을 털어놓는 어플이기에 익명을 확실하게 보장해야 마음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들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닉네임을 사용하게 하고 있지만 그것조차 부담스러운 경우를 대비해 꽃이름 100개를 랜덤으로 정해서 익명을 보장하고 있고 익명으로 글을 쓸 때마다 꽃이름은 계속 바뀌기 때문에 마음 편히 털어놓을 수 있다. 둘째, 홀딩파이브는 마음 편히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공간이다.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들어와서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고 위로 받고 또 다른 친구들의 고민도 들어주면서 서로 위로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이 아니더라도 청소년들을 위한 마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입하여 위로하고 격려할 수 있는 공간이다. 셋째, 회원 중에는 해피인과 드림인이 있다. 해피인은 행복을 주는 사람 즉 멘토이고, 드림인은 꿈을 꾸는 사람 즉 멘티이다. 해피인과 드림인이 서로 소통하며 홀딩파이브를 소중하게 가꾸어 가고 있다. 

김 대표는 드림인과 해피인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하였다. "지금 훌륭하신 분들은 나중에 위인이 되실 분들인데 왜 동시대에 살아가면서 그 분들과 소통을 하지 못할까라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우리의 문제는 우리 스스로 해결할 수 있지만 꿈과 희망이 자라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훌륭하신 분들과 청소년들이 소통을 하면 꿈과 희망이 자라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래도 바쁘신 분들이시다보니 매일 앱에 들어가서 고민을 들어주지 못하시기때문에 그 분들의 메시지를 저장한 다음, 자동으로 아이들에게 전달될 수 있게 해놨습니다. 아무래도 내가 평상시에 존경하던 분이, 좋아하는 분이 나를 위해 힘을 주신다면 훨씬 자존감도 올라가고 행복하고 꿈과 희망이 생길 것이기때문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기능이 작동하고 있지 않습니다."
“매년 자살하는 청소년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들에게 따뜻한 말 한 마디를 전해준다면 그들은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많이 힘들었겠구나. 내가 네 편이 되어 줄께. 자 힘 내자. 나한테 다 털어놔. 내가 들어 줄께.’ 지금도 아이들이 스스로 삶을 포기하고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자신의 고통을 털어 놓을 수 있는 공간, 자기 말을 들어주는 한 사람이 간절히 필요합니다.”

 

고민을 털어놓은 아이들이 위로 받고 희망을 얻고 감사를 표현했다. (출처=홀딩파이브)

 

청소년들이 꿈과 희망을 노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하여 김 대표는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지켜주고 싶다고 말했다. “상처받는 청소년들이 위기를 넘어서 회복되고, 나아가 꿈과 희망을 노래하게 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온라인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으로 청소년 힐링캠프, 청소년 팟캐스트 등 다양한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청소년들의 끼와 재능을 맘껏 펼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을 통해 청소년들이 위기를 넘어 꿈과 희망을 노래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공간, 자기 말을 들어주는 한 사람,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이 간절히 필요합니다.”

비영리로 운영되는 홀딩파이브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 현재 재정 문제로 멈추어 있는 서버 안정화 작업, 작동하지 않는 기능 복구 작업, 새로운 기능 업데이트 작업 등을 해야 한다. 그리고 상담, 의료, 법률 등 각계 각층 전문가들로부터 청소년들이 전국 어디에서나 무료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iOS 버전의 개발 또한 시급한 과제이다. 김 대표는 홀딩파이브와 청소년들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후원을 부탁했다.

 

 

 

강하룡  case@cas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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