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책을 만나다: 가인지경영

비즈니스를 바라보는 치명적 오해, 기업의 존재 목적은 무엇입니까?

강연에 초대받았을 때, 나는 종종 청중에게 질문을 한다.
"여러분! 기업은 무엇을 위해서 존재합니까?"
 

기업은 무엇을 위해 존재합니까? (그림=픽사베이)


대부분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답한다. 대학, 관공서, 기업, 심지어 경영자 모임에서도 대답은 비슷하다. 약속이나 한 듯이 답이 비슷하다. 대한민국 중학교 교과서에는 조직의 존재 목적에 관한 주제를 다루면서 기업이나 정당의 존재 목적을 설명하고 있다. 기업의 존재 목적은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고 정당의 존재 목적은 정권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만약 기업의 존재목적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그 안에서 일하는 직원들 입장에서 직업을 갖는 이유가 무엇일까? 같은 이유에서 '급여를 받기 위해서'라고 답하는 것이 옳다.

기업은 더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해서 일하고 직원은 더 많은 급여를 받기 위해 일하는 것이 존재 목적이라면 어쩌면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이익을 얻어내는 사람이야 말로 승자가 될 것이다. 기업이라면 가능한 적은 비용과 노력을 들여서 고객에게는 비싸게 팔아야 할 것이고, 직원이라면 가능한 적은 시간과 노력으로 많은 보상을 받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결론이다. 이것이 진실인가.
 

어떤 커피는 천원에, 어떤 커피는 만원에 팔린다. 고객은 가치에 대해 값을 지불한다. (그림=픽사베이)


기업은 이윤을 남겨야 한다. 그리고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 내야 한다. 하지만 이윤은 목적의 결과이지 목적 자체가 아니다. 기업의 존재 목적은 고객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윤은 그 결과로 따라오는 것이다. 목적이 아니라 결과이자 목적 달성에 대한 증거인 셈이다. 비즈니스는 기본적으로 고객이 값을 지불하고 구매해 줄 만한 무엇인가를 제공하는 것이다. 똑같은 커피를 팔지만 어떤 매장에서는 천원에 팔리고 어떤 매장에서는 만원에 팔린다. 백만원이 넘는 스마트폰은 오늘날 거의 모든 대한민국 사람들의 손에 들려 있다. 팔릴 만한 가치를 만들어 낸 것이다 정당도 정권을 창출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만의 철학을 국민들과 소통해야 한다. 하지만 정권 창출은 결과이지 목적 자체가 아니다. 정당의 존재 목적은 국민 주권을 실현하는 것이다. 정권을 창출하는 것은 그 결과로 따라오는 것이다. 목적이 아니라 결과이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1971년에 출간된 그의 대표적인 저작인 <경영의 실제>에서 "기업의 유일한 존재 목적은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기업이 구성되기 위해서는 철학과 사람, 그리고 상품이 있어야 한다. 한정된 지구 자원을 사용하고, 또한 한정된 사람들이 모여서 시간과 에너지를 사용하는 기업은 반드시 그 외부에 목적을 두어야 하며 그 목적은 자신들이 스스로 정한 고객에게 가치 있는 무엇인가를 제공하는 것이다.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해 주는 이윤은 그 결과로 고객이 돌려주는 것이다.
 

'이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당신이 손해입니다!'라는 눈빛으로 고객을 대할 수 있습니까? (그림=픽사베이)


내 주변에는 사업을 시작했다고 초대장을 보내는 지인이 많다. 식당, 패션 매장, 혹은 컨설팅이나 출판업을 시작한 사람도 있다. 지인들을 초대하고 자신이 준비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안하는 경영자들에게는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이것은 당신을 위해 준비한 것입니다. 이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당신이 손해입니다'라고 말하는 눈빛이다. 이런 목적성이 기업의 정당성을 보장한다. 이런 목적성이 없이 사업하는 경영자에게서는 그런 눈빛을 보기 어렵다. 잘되는 식당에 가서 물어보라. 장사가 잘 되는 비결이 뭐냐고. 허리가 구부정한 할머니가 운영하는 매장이든 잘생긴 청년들이 하는 매장이든 열이면 열 사람 모두 '그거야 손님한테 잘 해 주는 거지!'라고 말한다. 기업의 존재 목적은 고객 가치를 창출하기 위함이고 이윤은 그 결과로 주어지는 것이다.

 

글. 김경민 (가인지캠퍼스 대표)
*이 글은 『가인지경영』 (가인지북스 출판, 김경민 저)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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