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뉴스 2019 신년 기획특집] 인터넷뉴스, ‘人, 터놓고 말해본다’ (下-방향성 제시)

비판?분석 등 기자 고유능력 강조되는 시대 도래…“윤리성?책임감 등 언론인 자질 더 높여야”

#편집자주 : 온라인 저널리즘(Online journalism)은 인터넷을 통해 신문이나 방송 등의 정기간행물을 전달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흔히 ‘인터넷뉴스’라고 하는 것들이다. 온라인저널리즘은 기본적으로 인터넷을 ‘많은 사람들이 여러 경로를 통해 정보에 접근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하며, 시간과 공간을 동등하게 공유하며 참여가 가능한 플랫폼'이라고 보는 시각에 기반을 두고 있다. 1990년대 후반 국내에 처음 등장한 인터넷뉴스들은 그동안 독점적이고 획일적이었던 언론환경을 독자와 ’소통하고 공유하는‘ 방식으로 바꿔놨다. 또한 실시간에 빠른 속도로 정보를 널리 퍼트릴 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개방적으로 접근 가능하게 해 정보의 격차해소와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반면 인터넷뉴스의 지나친 확대로 ’가짜뉴스‘의 범람과 기업들에게 ’깡패짓‘을 하는 ’유사언론행위‘ 등의 문제점도 꾸준히 지적돼 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간 인터넷뉴스 시대의 명암(明暗)을 조명해 현재 화두가 되고 있는 로봇저널리즘·데이터 저널리즘과 기자의 고유한 능력을 접목한 해석주의 패러다임 등을 통해 앞으로 인터넷뉴스가 나아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사례뉴스가 변화무쌍한 인터넷뉴스 시대의 현황과 방향에 대해 상·중·하 세편에 걸쳐 기획 취재해 보도한다.

로봇기자들의 등장은 인터넷뉴스의 미래를 더 급속하게 발전시킬 것으로 보인다. [사진출처=KBO 퓨처스리스 로봇기자 설명회]

[기획취재팀=곽성규 기자] 동전의 양면처럼 긍정적?부정적 면을 함께 가지고 끊임없이 진화 중인 인터넷뉴스의 미래는 다가올 4차산업혁명의 주요 이슈인 로봇?빅데이터 등과 함께 맞물려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기사를 작성하는 로봇저널리즘과 방대한 빅데이터에서 중요 정보를 편집해 기사화하는 데이터저널리즘 등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고도화된 인터넷 저널리즘 시대로 갈수록 오히려 인간 기자 고유의 능력인 비판?분석?해석 등이 강조되는 ‘해석주의 패러다임’과 함께 윤리성?책임감 등의 가치적 영역인 ‘기자정신’이 더 중요해 지게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결국 인터넷뉴스의 미래는 개별 기자들이 각 분야를 심도있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전문가가 될 뿐만 아니라 올바른 기자정신을 함양한 저널리스트가 되어야만 할 것을 요구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스포츠?재난?금융 등 맹활약 중인 ‘로봇기자’들…정확성·신뢰성 유지하면서도 빠르게 기사 써내

 

‘휴니드테크놀러지스, 삼성에스디에스주식회사와 143.9억원 규모 계약 체결’. 지난 1일 MK NEWS(매일경제신문) 인터넷뉴스에 ‘아이넷 AI 로봇 기자’가 작성한 기사의 제목이다. 매일경제신문은 금융 AI 전문기업 씽크풀과 공동 개발한 기사 자동생성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로봇 아이넷 기자가 금융 관련 기사를 매일 작성하고 있다.

‘로봇 저널리즘’이란 인공지능 컴퓨터를 뜻하는 ‘로봇’과 뉴스 보도를 의미하는 ‘저널리즘’의 합성어로, 컴퓨터 알고리즘을 이용해 자동으로 기사를 작성하는 행위를 말한다. 지난 2010년 이후 스포츠?재난?금융분야에 있어 기존 언론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유지하면서도 언론인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함에 따라 새로운 용어로 탄생했다. ‘로봇이 기사를 쓴다’는 것이 낯설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지만, 이미 국내외에서 적지 않은 로봇기자가 활약하고 있다.

국내 로봇 저널리즘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는 인터넷뉴스는 연합뉴스다. 연합뉴스는 지난 2017년 8월 프리미어리그 담당기자 ‘사커봇’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담당기자 ‘올림픽봇’으로 본격적인 로봇기자를 선보였다. ‘사커봇’은 연합뉴스가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프리미어리그 축구 전 경기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자체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경기 결과를 기사로 생산하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프리미어리그 시즌 동안 약 380건의 기사를 작성했다.

AP통신·LA타임스·가디언 등 해외 주요 언론사들도 이미 기자의 역할 일부를 로봇이 해내고 있다. 지전 관련 속보를 전달하는 ‘퀘이크봇’이 대표적이다. 뿐만 아니라 증권·주식, 스포츠 관련 통계 기사 등도 로봇 기자들이 점점 자체적으로 작성하고 있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이처럼 로봇 저널리즘은 기존 언론의 정확성·신뢰성 등을 유지하면서 보다 신속하게 기사를 작성한다는 점에서 미래 언론으로 각광받고 있다.

 

AP?가디언 등 세계언론들 적극 활용중인 ‘데이터 저널리즘’…인터넷뉴스 발전 ‘촉진제’ 역할

 

“데이터 분석이 저널리즘의 미래다” 웹 창시자인 팀 버너스 리는 지난 2010년 영국 공공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축하하면서 이같이 말하며 “기자들은 데이터 더미에서 이야기를 찾아야만 한다”고 조언했다. ‘데이터 저널리즘’은 단순히 통계 수치를 활용하는 것을 넘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새로운 사실을 찾아내서 보도하는 행위를 뜻한다. 데이터 저널리즘은 특히 인터넷뉴스 시대에 독자들의 구독력을 높일 수 있는 전략으로 꾸준히 언급되어 왔다.

미국 대표 통신사인 AP는 지난 2017년 스타일북에 ‘데이터 저널리즘’ 항목을 추가했다. AP는“정부기관?기업을 비롯한 많은 기관들이 데이터나 통계 형태로 자료를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취재 기자들은 데이터나 통계에 능통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저널리즘 분야에서 세계 최고라고 인정받고 있는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데이터 저널리즘 전용 뉴스룸을 설치해 독자들과 정보를 나누고 있다. 이들은 데이터블로그까지 활용해 독자 뿐 아니라 타 언론사에 데이터 활용법 등도 제시하고 있다.

국내 인터넷뉴스들도 데이터 저널리즘을 더 공격적으로 활용해 기사 콘텐츠로 생산하고 있다. 사진은 뉴스젤리에서 지난 2014년 정치 이슈와 연예계 스캔들의 상관관계를 빅데이터 분석한 그래픽 자료 [출쳐=뉴스젤리]

국내 인터넷뉴스들도 점점 더 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취재·보도로 뉴스 콘텐츠의 질을 높여 가고 있는 추세다. 연합뉴스는 지난 2014년 통계청의 시도별 자장면 평균 가격 데이터를 인포그래픽 맵을 통해 전달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지역명?가격 등을 독자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사용된 로우 데이터를 공개해 누구나 볼 수 있게 했다. 지난 2014년 창간된 인터넷뉴스 ‘뉴스젤리’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매주 새로운 주제의 인포그래픽과 스토리가 들어간 기사를 제공하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 궁금했던 정치 이슈와 연예계 스캔들의 상관관계 등을 데이터 분석을 통해 독자들에게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 저널리즘은 인터넷언론사 각각 고유의 분석 능력에 따라 콘텐츠의 퀄리티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향후 인터넷 언론 환경의 발전에 기여도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희 성균관대학교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 교수는 “앞으로는 방대한 빅데이터에서 중요 정보를 선택·편집하는 과정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각 언론사들은 정보의 공유·개방·협업 등 소통 플랫폼을 창출하는 노력을 해야만 생존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에 데이터 저널리즘을 통해 인터넷 언론 환경은 자연스레 진일보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개별 기자 전문성?기자정신 함양이 미래 인터넷뉴스 승부처…“재교육 등 법?제도적 지원 필요”

 

이처럼 미래 인터넷뉴스가 로봇?데이터 저널리즘 등의 ‘수단’들을 활용해 발전하는 양상으로 가더라도 저널리스트의 고유 능력이라 할 수 있는 비판?분석?해석 등의 기능과 언론인의 윤리의식 등 가치적 영역은 개별 기자들의 자질에 더욱 의존적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견들이 많다. 향후 인터넷뉴스의 미래는 결국 개별 기자들의 ‘전문성’과 ‘기자정신’에서 승부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뉴스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결국 기자정신이다. [사진출쳐=양정철 닷컴]

류춘열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앞으로는 인터넷뉴스 기사의 사실성·정확성·객관성 등이 중시되는 객관주의 패러다임을 넘어 기자의 고유한 시각·해석·비판 등이 담긴 ‘해석주의 패러다임’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진순 건국대 언론대학원 겸임교수는 “로봇 저널리즘 등이 도입돼도 권력에 대한 비판 등 기자의 직업적 소명은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더욱 중시될 것”이라며 “윤리적 책임은 알고리즘으로 이뤄진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가치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정확한 사실 확인을 포함한 언론사들의 책임의식과 언론인으로써의 자질 배양 등은 미래 인터넷뉴스 시대에도 여전히 중요한 핵심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천현진 건국대 신방과 교수는 “인터넷 언론이 저널리즘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언론으로서의 본질적인 기능에 집중해야 한다”며 “언론사 자체적인 사실 확인을 통해 보도를 하는 등 뉴스를 제공하는데 더 깊은 책임감을 지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언론인의 윤리의 확보와 전문성 확보를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며 “언론인 전문 인력양성 및 재교육 등의 법?제도적 지원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영섭 한국외대 교수도 “정부와 각 언론사 등이 언론인으로서 자질을 배양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인터넷 언론은 디지털 매체 환경이 발전하는 만큼 로봇?데이터 저널리즘과의 접목 등을 고민하며 저널리즘(기자정신)을 발전 시켜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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