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인지경영을 찾아서①]-진심어린 농사꾼은 열매를 보지 않고 토양에 집중한다.

#편집자주 : 우리나라 전체 기업의 85%를 차지하는 100인 이하의 사업인 ‘언더백(U-100)’ 기업들이 자신만의 이익구조나 조직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개발된 독자적인 경영방법론인 ‘가인지경영’은 지난 18년 동안 약 20개 국가에서 다양한 산업의 1200여개 기업 이상에 적용되어 현재 실행중이다. 가인지경영은 구체적으로 상품이 가진 고객가치와 직원들의 꿈이 담긴 조직가치를 일치시켜서 몰입경영을 해볼 수 있는 ‘가치경영’, 적합한 사람을 채용하고 성장시켜서 함께 일하는 ‘인재경영’, 조직이 가진 기회나 문제를 지식으로 해결해 성과를 내는 ‘지식경영’으로 분류된다. 사례뉴스가 그간 대기업 위주의 경영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전 세계 경영계에 주목을 받으며 확산되고 있는 ‘가인지경영’의 원론적 내용과 기초적 사례를 분석해 시리즈 기사화 한다.

 

가인지경영을 강연과 컨설팅 등을 통해 알리고 있는 김경민 가인지캠퍼스 대표. [사진=가인지TV화면캡쳐]

패션계에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으로 도전장을 내민 플러스 사이즈 전문 숙녀복 브랜드인 ‘빌드(Build)’는 바른 아름다움을 전하는 조직이 되고자 집중한 결과 오프라인 매장의 성공과 로열티 고객 증가라는 결과를 거뒀다. 고객과 직원이 행복해하는 기업이 된다는 가치를 분명히 하고 맛에 집중한 ㈜한만두식품은 지난해 2배의 성장의 기쁨 거뒀다.

언더백(U-100) 기업컨설팅을 통해 가인지경영을 널리 알리고 있는 김경민 가인지캠퍼스 대표는 위 사례들에 대해 “무엇을 할 것인가 보다 어떤 사람들이 될 것인가에 집중한 결과”라며 “어떤 성과를 낼 것인가에 그치지 않고 어떤 조직과 팀이 될 것인가를 스스로 질문해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업의 존재 목적을 ‘이윤추구’라고 생각한다. 국내 중학교 교과서에도 기업의 존재 목적은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나와 있다. 하지만 만약 기업의 존재목적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일하는 직원들은 직업을 갖는 이유가 무엇인가. 같은 맥락이라면 ‘급여를 받기 위해서’가 맞을 것이다.

가인지경영은 바로 이 가장 원론적이고 당연할 것 같은 이론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면서 시작된다. 당연히 기업은 이윤을 남겨야 한다. 그리고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 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윤이 과연 기업의 존재 목적일까. 김경민 가인지캠퍼스 대표는 “이윤은 목적의 결과이지 기업의 목적 자체가 아니다”고 주장한다. 기업의 이윤은 결과로 따라오는 것이고 목적 달성에 대한 ‘증거’ 라고 보는 입장이다.

가인지경영 분류 표. [출처=가인지캠퍼스 네이버 블로그]

예를 들어 똑같은 커피를 팔지만 어떤 매장에서는 천원에 팔리고 어떤 매장에서는 만원에 팔린다. 백만원이 넘는 스마트폰은 오늘날 거의 모든 대한민국 사람들의 손에 들려 있다. 가인지경영 이론에 따르면 이는 모두 ‘팔릴만한 가치’를 만들어 냈기 때문에 따라온 ‘결과’인 셈이다.

그렇다면 기업의 존재 목적은 이윤이 아닌 무엇이 되어야 할까.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인 피터드러커는 1971년 그의 저서 ‘경영의 실제’에서 “기업의 유일한 존재 목적은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김경민 가인지캠퍼스 대표는 “기업이 구성되기 위해서는 철학과 사람, 그리고 상품이 있어야 한다”며 “한정된 자원과 사람드이 모여 시간과 에너지를 사용하는 기업은 반드시 그 외부에 목적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인지경영 기업들의 존재 목적을 “자신들이 스스로 정한 고객에게 가치 있는 무엇인가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해 주는 이윤은 그 결과로 고객이 돌려주는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목적이 이끄는 삶은 이웃 보지 못하게 만들어…목적 중심 아닌 사랑 중심 비즈니스 돼야“

“모든 기업은 고객을 위한 사명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이윤을 남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기업은 사회에 유익을 미칠 때 비로소 정당성을 갖는다”

피터 드러커의 말이다. 실제로 많은 경영자들이 영리를 추구하기도 하지만 제대로 된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사업을 시작하고 영위하는 경우도 많다. 반대로 기부금이나 정부 지원금을 통해 운영되는 비영리 법인 형태를 띠면서도 실제로 자신들의 이익만 추구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기업 존재 형태의 구별은 영리·비영리 개념이 아닌 자립 여부를 가지고 나누어야 하는게 아닐까.

김경민 가인지캠퍼스 대표는 “만약 우리가 기업을 통한 이웃사랑인 ‘고객가치’에 충실하고 그것을 지식을 통해 충족시키면서도 이윤을 남겨 또 다시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다면 그것은 자립하는 조직이 되면서 동시에 내부자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고객과 사회의 유익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가인지경영 CBMC(기독실업인회) 경영자 강연 모습 [사진=가인지캠퍼스]

‘소비의 시대’인 오늘날 수많은 비즈니스는 “당신은 소중하다. 당신이 원하는 것을 가져라. 당신이 가진 것이 바로 당신이다”고 부추기고 있다. 옷·집·차 등 수많은 비즈니스가 “당신이 욕구를 채워라”고 말하고 있다. 릭 워렌 목사의 책 ‘목적이 이끄는 삶’은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한때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된 책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목적이 이끄는 삶은 우리 이웃을 보지 못하게 만든다. 목적은 단순한 삶의 고차원적인 의미를 찾게 도움을 주지만 동시에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사랑의 필요에 둔감하게 만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김경민 대표는 “우리는 목적이 이끄는 삶을 사는 경영자가 아니라 사랑이 이끄는 삶을 사는 경영자들”이라며 “목적 중심의 조직·비즈니스가 아니라 사랑 중심의 조직·비즈니스가 되어야 한다”며 가인지 경영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가인지 경영은 궁극적으로 목적중심의 사회가 아니라 사랑 중심의 사회를 지향하고 있다. 김 대표는 “기업과 비즈니스 세계에 사랑이 넘치고 그 물결이 다른 영역으로 확산되게 하는 것이 경영자가 할 일”이라고 주장한다.

김경민 대표는 “물질적인 가치가 우리에게 행복을 주지 못한다는 것은 삶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고민해 본 사람이라면 동의할 것”이라며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물질적 가치를 추구하고 보다 많은 돈·명예·권력을 갖고 싶어 하는 것은 인생 전체를 놓고 보지 않고 한해의 목표인 매출·수익·직원 수·거래처 수등 지표들에만 집중하기 때문이다”고 지적한다.

아마추어 농사꾼은 열매를 보며 일하고, 진심어린 농사꾼은 뿌리와 토양에 집중한다

결국 가인지 경영의 시작점은 ‘정작 우리가 왜 이런 목표를 가지고 달려가야 하는지 본질적인 가치를 잃어버렸다’는 문제 의식에서 시작한다. 예를들어 스승이 지극히 ‘좋은 스승이 되는 것’을 추구하면 좋은 제자를 배출하는 것처럼, 경영자가 ‘바른 경영자가 되는 것’을 추구하면 당연히 ‘좋은 열매를 맺게 될 것’이라는 게 가인지 경영의 기본 전제다.

[출처=가인지캠퍼스]

김경민 대표는 “비즈니스에서 좋은 열매란 간단히 말하면 고객가치가 증가하고 직원이 성장하며 회사의 수익이 증가하는 것”이라며 “이 세가지의 열매가 선순환을 이룰 때 바른 경영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아마추어 농사꾼은 열매를 보며 일하지만, 진심어린 농사꾼은 열매를 보지 않고 뿌리와 토양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시선은 본능적으로 숫자와 결과에 관심을 두지만, 거기로부터 시선을 돌려 바른 일에 하고 있는가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김경민 대표는 “조직 내의 모든 부서와 구성원들이 자신의 일에 책임자로서 바른 사람이 된다면 바른 열매는 반드시 열리게 돼 있다”며 “무엇을 이룰 것인가에 목적을 두고 일하는 사람보다 자신의 사명과 존재목적을 분명히 하고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에 맞춘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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