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도 본래 우리와 같은 사람”…‘관점·가치 고민하며 ’스트리트 컴퍼니’ 세워
“중요한 것은 직원 양성의 관점에서 그에게 얼만큼의 진지한 시간을 사용했는지를 돌아보는 것”
위키백과의 ‘가인지경영’에 따르면 인재경영이란 ‘사람을 성장시켜 그와 함께 일하는 것’이다. 가인지경영 기업 컨설팅을 하고 있는 가인지캠퍼스의 김경민 대표는 역사상 최초의 인재경영을 기독교의 예수 그리스도로 보고 있다. 그는 “3년이라는 시간동안 12명의 제자를 남겨 놓음으로써 현재까지도 국가를 초월하고 세대를 아우르는 불멸의 가치를 전수해가고 있다”며 “경영자는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 양육 방법을 살펴보면서 깊이 있는 영감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인재경영은 영리단체인 기업 뿐 아니라 비영리단체(NGO)에도 많이 적용되고 있다. 지난 2009년 미국 랭캐스터 지역에서 노숙자들을 돕는 NGO단체인 ‘스트리트컴퍼니(Street company)’를 세워 현재까지 운영중인 이용석(31)·이원섭(27)씨는 설립 취지에 대해 “처음엔 노숙자를 돕는 모임이라기보다는 ‘노숙자들만의 모임’을 만들어 보자는 뜻으로 뭉쳤다”며 “매주 노숙자를 위해 아침 식사를 제공해주는 현장에서 노래를 부르며 노숙자들과 가까워지고 그들의 사연을 듣고 노랫말로 옮겨 곡도 쓰기 시작했다”고 그들의 시작을 설명했다.
그들은 단순히 노숙자들을 수직적으로 바라본 것이 아니라 ‘나와 같은 사람’으로 인식하고 그들의 삶에 들어가 함께 하는 ‘인재경영’을 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보통 기업 현장에서는 경영자가 직원들을 수직적으로 바라보며 ‘일으시키고 돈을 줘 고용하는’ 관점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은데, NGO단체의 경우 일반 기업보다는 이런 관점이 덜하지만 용석·원섭씨의 경우 어느 조직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경영자와 직원들의 관계의 분리·괴리를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처럼 이들과 삶을 함께 함께 하는 방식으로 없앤 사례다.
김경민 가인지캠퍼스 대표는 “예수는 24시간을 함께 하면서 제자들에게 본을 보였다”며 “경영자나 관리자, 혹은 팀장은 일을 하는 과정 자체를 통해 직원에게 ‘보여주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수의 제자훈련은 철저하게 현장 중심”이라고 설명했다. 예수는 교실안에 사람을 넣지 않았다. 제자들을 삶의 현장으로 불러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주었다. 그들은 예수가 병을 고치고 그들을 보살피는 모습에서, 함께하는 모습에서 배웠다. 용석·원섭씨의 ‘스트리트 컴퍼니도’ 같은 방식으로 노숙자들을 대했다.
스트리트 컴퍼니는 이런 식으로 랭캐스터 지역 노숙자들에게 카피 바르스타 교육을 시켜 재활을 돕고 있다. 이들의 첫 제자들인 ‘파운딩 4’는 바리스타 교육을 받은 첫 후보생 그룹이다. 마음을 담은 인재경영 덕분인지 최근엔 커피 교육과 모임을 위한 작은 사무실도 얻었다. 원섭씨는 “노숙자들의 직업을 창출하는 역할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그들이 커뮤니티를 다시 섬길 수 있도록 만드는 매개체가 됐으면 좋겠다”며 “보잘 것 없는 모임일지 모르지만 이러한 시도가 시민들의 노숙자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고 삶에서 보다 중요한 가치를 고민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스트리트 컴퍼니의 '노숙자 바리스타'들은 지난해 8월 LA에서 열린 커피 전시회 '커피 페스트(Coffee Fest)'에도 참가해 유명 바리스타들과 직접 교류하면서 경험도 쌓았다고 한다. 이들은 아직 길거리가 '집'이지만 매번 정기적으로 모여 커피를 배우고 연구할 만큼 열정이 뜨거운 분위기다. 스트리트 컴퍼니 경영자들은 노숙자(직원)를 '나(경영자)와 다른 존재'가 아닌 '나와 같은 사람'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섭씨는 "사실 우리가 노숙자를 바라볼 때 당신보다 나은 삶을 사니까 옷도 주고 돈도 준다는 인식"이라며 "하지만 그들이 본래 '나와 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해본다면 이전과 다른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스트리트 컴퍼니의 사례는 현시대 너무나 업무에 바빠 직원들과의 ‘스킨쉽’이 적은 경영자들에게 시사점을 던져 준다. ‘인재경영’이란 결국 직원들과 같은 눈높이가 되어 함께 한 시간만큼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 아닐까. 김경민 대표는 그의 저서 ‘가인지경영’에서 “사람은 영적인 존재이기에 ‘함께하는 시간’과 사랑을 비례해 인식한다”며 “중요한 것은 직원 양성의 관점에서 그에게 얼만큼의 진지한 시간을 사용했는지를 돌아보는 것”이라고 시사점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