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칭찬 표현의 ‘최고의 수단’ 감칭카드…“쓰면서 서로 감사와 진심 생기고 되새겨지는 효과적 소통채널”

사례체험 : “바른 경영을 하고 있는 기업?단체들의 모범적인 사례를 기자가 직접 체험?실행해 봄을 통해 경영자·독자들에게 구체적 실행절차와 효과성 등을 전해줍니다"

6일 디지인스킨 본사에서 진행한 감칭카드 사례체험과 인터뷰에 함께 해준 사람들의 모습. ⓒ사례뉴스

“사람이 항상 마음속에 감사한 것도 있고 칭찬하고 싶은 것도 있는 표현을 잘 못하잖아요. 그런데 이 카드는 그걸 표현하는데 최고의 수단이 됩니다.”

 

지난해 디자인스킨에서 가장 많은 감칭카드를 작성해 감칭카드 우수직원으로 선정된 주시은 주임은 “고마운 일이 있어도 부끄러워서 표현하는게 쉽지 않았고, 일하면서 도움을 받아도 간단하게 감사를 표현하기에는 아쉬움 점이 있었는데 감칭카드를 통해 감사와 칭찬의 상황을 자세하게 전달할 수 있어서 좋다”며 “감칭카드를 통해 한번 더 그 사람이 해 주셨던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묵상하게 되어 기억에 남는다”고 소감을 전했다.

 

기업의 문화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또한 어느 정도 문화가 정착되면 그것을 바꾸기도 쉽지 않다. 그렇기에 기업 성장 초기에 좋은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은 향후 기업의 결정적인 성패를 가를 수 있는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특히 직원 규모가 100인 이하인 중소기업인 ‘언더백’ 기업의 경영에 있어 좋은 문화 만들기는 필수적인 요소다.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디자인스킨 본사 입구 간판. ⓒ사례뉴스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유명한 고급 휴대폰 케이스 제조?유통 기업 ‘디자인스킨’은 좋은 문화를 많이 가지고 있는 ‘언더백’기업 중 하나다. 특히 이 회사의 여러 좋은 문화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감칭카드’ 문화다. ‘감칭카드’란 감사와 칭찬카드의 줄임말로, 각 직원이 감사하거나 칭찬하고 동료에게 엽서형식의 카드에 직접 메시지를 써서 전달하는 카드를 말한다.

 

디자인스킨이 감칭카드 문화를 도입한 후 1년반 정도 지난 현재 시점에서 디자인스킨 감칭카드 담당자 정연태 주임은 “가끔씩 일하다가 힘들 때 지금까지 받았던 감칭카드를 읽어볼 때 ‘이런 감사와 칭찬을 받았구나’ 하면서 기분이 좋아진다”며 “회사 동료들 중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으면 감칭카드를 통해 표현하기도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해 10월 ‘2018년 대한민국 디자인대상’ 디자인경영 부문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받기도 했던 혁신기업 디자인스킨의 숨은 일등공신, ‘감칭카드’ 문화를 6일 기자가 직접 찾아가 체험해 봤다.

 

감사와 칭찬을 담아 ‘받는이’에게 그냥 적으면 되는 감칭카드…“쓰면서 감사 생기고 진심 되새겨져요”

 

디자인 스킨에서 자체 제작한 감칭카드.

디자인스킨이 자체 디자인으로 직접 제작한 감칭카드 앞면에는 감(감사와) 칭(칭찬을) 카(카드에 담아) 드(드립니다) 라고 적혀 있다. 햐얀색 여백의 심플한 디자인이지만 웬지 뒷면이 궁금하고 쓰고 싶게 만드는 디자인이다. 앞면 왼쪽 상단 모서리엔 ‘감칭달란트’라는 빨간색 표시가 있는데, 연말에 ‘달란트 시장(일종의 바자회)’때 감칭카드 쓴 개수만큼 교환화폐로 사용할 수 있는 혜택을 준다.

 

감칭카드 뒷면에 먼저 받는이와 보내는 이의 이름을 적는다. 기본형식은 편지글과 같다.

이제 감칭카드를 직접 써보자. 감칭카드 뒷면에 먼저 일반 편지처럼 ‘받는이’와 ‘보내는이’란이 있는데, 말 그대로 내가 감사와 칭찬의 메시지를 전할 사람의 이름을 적으면 된다. 보내는이는 물론 적는 사람의 이름을 적는다.

 

이름을 적은 후엔 감사와 칭찬의 내용을 자유롭게 적으면 된다. 혹시 다른 사람들이 의식된다면 혼자만의 공간이나 집에서 적어도 무방하다. 사진은 감칭카드를 직접 적고 있는 기자(왼쪽 아래)와 다자인스킨 감칭카드 모범 직원들(오른쪽 아래) [사진=전영은 기자]

이름들을 적었으면 이제 감사할 내용과 칭찬할 내용들을 자유롭게 적으면 된다. 정해진 룰은 없으며 본인의 마음을 솔직하고 진실되게 적어 내려가면 될 것 같다. 꼭 감사하고 칭찬할 내용뿐 아니라 업무 과정 중 미안했던 일이나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었거나,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던 내용이 있으면 같이 적어도 좋다. 중요한 것은 내용에서 전달되는 ‘진심’이 아닐까 한다. 쓰면서 차분하게 정리되고 되새겨지는 상대방에 대한 감사의 마음은 감칭카드가 주는 또 하나의 유익이다.

 

마음을 다해 감칭카드를 완성했다면, 회사의 우체통에 그대로 넣으면 된다. 넣어진 감칭카드는 우체부 역할을 하는 담당자를 통해 금요일에 받는이에게 각각 전달된다. 아직 감칭카드 문화가 없다면 직접 전달하거나 책상위에 놓아 두어도 무방하다. 사진은 기자가 감칭카드 직접 작성 완료 후 우체통에 넣고 담당자에 의해 직접 전달되는 과정을 시현해 본 모습 [사진=전영은 기자]

마음을 다해 감동적인 감칭카드 작성을 완료했다면, 회사의 공용 우체통에 넣으면 된다. 매주 우체통에 넣어진 감칭카드는 금요일 감칭카드 담당자의 ‘배달’에 의해 ‘받는이’들에게 직접 전달된다. 간단하게 작성부터 전달까지가 이렇게 진행된다. 혹시 아직 회사에 감칭카드 문화가 없어서 우체통이 없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상대방의 책상에 놓아두거나 직접 전달해도 무방할 것이다. 물론 아직 회사에 감칭카드 문화가 없다면 처음엔 조금 어색하긴 할 것이다.

 

“감칭카드 받으면 옆사람들이 부러워 해요…한명이 쓰면 마중물 돼서 계속 감사 전하는 좋은 흐름이 생겨요”

 

“쓰는 시간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작성하면 우체통에 그냥 넣으면 됩니다. 매주 금요일마다 취합해서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최대한 많이 쓰는 것을 권장하고 있고, 연말 종무식때 감칭카드 쓴 개수를 달란트(바자회 화폐)로 인정해서 사용할 수 있는 혜택도 줍니다.”

 

디자인스킨에서 감칭카드 문화를 담당하고 있는 정연태 주임은 이같이 설명하며 “금요일마다 감칭카드를 받는이들에게 전달하면 옆에 있는 사람들이 부러워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내가 쓰면 받을 수도 있고, 누구에게 편지를 받는 다는게 기분이 좋다”며 “한분이 일단 쓰면 그게 마중물이 되어 회사에 좋은 물결이 계속 흐르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디자인스킨에서 감칭카드 문화를 담당하고 있는 정연태 주임은 “금요일마다 감칭카드를 받는이들에게 전달하면 옆에 있는 사람들이 부러워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사진=전영은 기자]

정연태 주임은 무엇보다 감칭카드를 하면서 상대방을 칭찬하고 장점을 보게 되는 눈이 생기게 돼서 감사하다고 했다. 이런 관점이 습관이 되면서 회사 외부 사람들에게도 카톡이라도 한번 더 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이제 평소 감칭카드에 받는이들의 이름을 미리 작성해 둔다음, 그때 그때 그 사람에게 칭찬하고 감사할 내용이 생각날 때마다 적는 것이 습관이 됐다고 한다.

 

본인이 받은 감칭카드 중 가장 기억이 남는 감칭카드를 소개해 달라는 질문에 정 주임은 “내용이 길지는 않은데, 평소에 잘 안쓰시던 분이 처음으로 ‘주임님 감사합니다. 이유는 감사하기 때문입니다. 건강하십시오.’라는 간단한 메시지로 써 주신게 기억이 남아요”라며 “그 분이 감칭카드를 준 것만으로도 많이 감사했어요”라고 감동의 순간을 전했다.

 

“감칭카드 통해 동료와 화해가 되기도 해요…평소에도 감사와 칭찬을 표현하는게 쉬워졌어요”

 

“감칭카드를 통해 동료와 화해가 되기도 해요. 순간의 감정에 화를 내거나 업무적으로 딱딱하게 이야기를 했어도 돌아서면 후회하는데, 감칭카드에 미안했던 점도 적고 속 마음을 표현하게 돼서 좋았어요”

감칭카드를 통해 감사와 창찬뿐 아니라 화해도 경험한다는 디자인스킨의 감칭카드 우수사원 주시은 주임의 좋은 감칭카드 작성 노하우는 바로 집에서 적는 것이다. [사진=전영은 기자]

감칭카드를 통해 감사와 칭찬뿐 아니라 화해도 경험한다는 디자인스킨의 감칭카드 우수사원 주시은 주임의 좋은 감칭카드 작성 노하우는 바로 집에서 적는 것이다. 주 주임은 “집에서 마음이 제일 편안한 상태에서 찬찬히 적고 그런 것을 좋아해요”라며 “좋은 환경에서 쓰면 마음의 정리가 잘되고 글씨도 잘써져서 그렇게 적고, 회사에 가져와 우체통에 넣습니다”라고 비결을 전했다.

 

주 주임은 또 감칭카드를 계속 적다보니 가족들이나 친구들에게 생일 카드 등을 적을 때도 익숙해져 도움이 많이 됐다고 한다. 그녀는 “평소에 글을 통해 감사와 칭찬을 표현하는게 쉬워졌다”며 “이벤트 데이 때 친구와 친구의 가족들에도 선물과 함께 카드를 써 줬는데, 친구의 가족분이 손편지 써줘서 너무 고맙다고 피드백을 해줬다”고 말했다.

 

감칭카드는 단순한 기업문화를 넘은 효과적인 ‘소통채널’…“경영자들 먼저 모범 보여야 정착됩니다”

 

디자인스킨에서 감칭카드는 단순한 문화를 넘어 이미 하나의 ‘소통채널’로 발전했다. 서로 사적인 깊은 대화를 나누기 어려운 일하는 조직인 직장에서 감칭카드를 통해 서로를 더 생각하고 배려하게 하는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감칭카드는 사랑의 표현 곱하기 100배의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가 일을 하면서 고맙고,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을 말로 표현할 때보다 100배의 가치가 있습니다. 생일이라든지 선물을 받았을 때도 글이 함께 표현이 되면 선물가치가 100배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게 활성화 되면 좋을 것 같아 시작했습니다”

박찬홍 디자인스킨 대표 (가운데)는 감칭카드 문화가 회사에 정착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리더인 경영진들의 모범이 먼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박 대표는 감칭카드 도입 첫해 회사에서 가장 많은 100통 정도의 감칭카드를 직접 썼다. 사진은 디자인스킨 본사 회의실에서 인터뷰를 마치고 함께한 주시은 주임(왼쪽), 박찬홍 대표(가운데), 정연태 주임(오른쪽). [사진=전영은 기자]

박찬홍 디자인스킨 대표는 감칭카드를 처음 시작한 취지를 이렇게 설명하며 “올해 햇수로는 3년째인데 확신이 많이 되고, 문화가 많이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요즘은 감칭카드 문화가 더 발전해 월요일 회의때 공개적으로 모범적인 감칭카드를 읽으면서 공개적인 칭찬 시간을 갖기도 한다. 박 대표는 “감칭 라디오DJ 라고 해서 사연도 감사내용 뿐 아니라 회사 소식과 사연도 읽어 주는 등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고 전했다.

 

경영자들이 처음 회사에 감칭카드를 도입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스스로 모범을 보이는 점이다. 아무리 좋은 문화라 하더라도 리더가 먼저 나서서 모범을 보이지 않으면 직원 전체에게 확산되기 어렵다. 박찬홍 대표는 “감칭카드 첫해에 제가 직원들에게 100통 정도 쓰고 50통 정도를 받았다”며 “경영진 등 리더들이 먼저 액션이 가야 직원들이 같이 한다. 지금은 직원들이 더 활발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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