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사실을 바탕으로 세상을 정확하게 바라보고, 미래의 위기와 기회에 대처하라“
[책만나] "바쁜 경영자들이 시간을 아껴 매일 짧은 기사를 통해 쉽게 책을 만날수 있도록 돕습니다" |
“우리는 2017년에 14개국 약 1만 2000명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 결과, 마지막 13번을 뺀 열두 문제 중 정답을 맞힌 문제는 평균 2개였다. 만점은 한 명도 없었고, 무려 15%가 빵점이었다. 나는 전 세계 각계각층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의대생, 교사, 대학 강사, 저명한 과학자, 투자은행 종사자, 다국적기업 경영인, 언론인, 활동가, 심지어 정치권의 고위 의사 결정자도 있었다. 다들 교육 수준이 높고 세상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다. 하지만 이들도 ‘절대다수’가 오답을 내놓았다. 요컨대 지식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모두가 세계를 심각하게 오해하고 있었다. 이런 오해는 심각할 뿐 아니라 ‘체계적’이기까지 했다.”
통계학 분야 세계적 석학이자 의사이며 테드(TED) 최고의 스타강사인 한스 로슬링이 강력한 사실을 바탕으로 세상을 정확하게 바라보는 방법을 담아 2019년에 저술한 책 ‘팩트풀니스’는 세상에 대한 사람들의 지식을 테스트하기 위해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13가지 문제’를 만들어 풀어보게 한 결과, 평균 정답률은 16%에 불과했다고 위처럼 밝히고 있다. 충격적인 것은 이 16%라는 수치는 침팬지가 정답을 무작위로 고를 때의 33%보다도 훨씬 낮은 수치라는 점이다. 저자는 “더욱 놀라운 점은 똑똑하고 현명한 사람일수록 실상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책은 ‘느낌’을 ‘사실’로 인식하는 인간의 비합리적 본능을 밝히며 우리의 착각과 달리 세상이 나날이 진보하고 있음을 명확한 데이터와 통계로 증명하고 있다. 저자는 이를 바탕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고 미래의 위기와 기회에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 나오는 데이터는 독자가 결코 본 적 없는 마음을 치유하고 정신적 평화를 얻는 데이터다. 책은 “‘사실 충실성’은 건강한 식이요법이나 규칙적 운동처럼 일상이 될 수 있으며,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게 될 때 우리는 더 나은 결정을 내리고, 진짜 위험성과 여러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되 엉터리 정보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언론은 우리의 주목 필터를 통과하지 못할 이야기에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다. 주목 필터를 통과할 것 같지 않아 편집장의 승낙을 얻지 못한 기사 제목을 2개만 살펴보자. “말라리아 지속적으로 감소.” “오늘 런던 날씨가 포근하겠다던 기상청의 예측 적중.” 반면 우리의 필터를 쉽게 통과하는 주제를 나열해보자. 지진, 전쟁, 난민, 질병, 화재, 홍수, 상어 공격, 테러. 이런 드문 사건은 일상적 사건보다 뉴스로서 더 가치가 있다. 그리고 언론에서 꾸준히 봐온 드문 이야기가 우리 머릿속에 큰 그림을 그린다. 그래서 아주 조심하지 않으면 그 드문 일을 흔한 일이라고, 세상은 그렇게 돌아간다고 믿는 수가 있다.“
책은 전 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는 ‘탈진실(post-truth)’의 시대에, 막연한 두려움과 편견을 이기는 팩트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그러면서 빈곤, 교육, 환경, 에너지, 인구 등 다양한 영역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세계와 실제 세계의 간극을 좁히고 선입견을 깨는 통찰을 제시하고 있다. 빌 게이츠가 사회로 진출하는 청춘에게 이 책을 선물하면서 “‘세상은 나아지고 있다’는 긍정의 시각을 심어주는 동시에 자기 신념이 사실과 부합하는지 돌아보라” 충고했다고 한다.
비합리적 본능으로 세계관 오류 발생하면 틀린 답만 나와…사소하고 느린 변화라도 조금씩 쌓이며 ‘큰 변화’ 이룬다
“크기 본능의 두 가지 측면은 부정 본능과 더불어 세상의 발전을 체계적으로 과소평가하게 만든다. 세계 인구와 관련한 여러 비율 중에 기본 욕구를 충족하며 사는 사람의 비율을 물으면, 대부분 일관되게 약 20%라는 답을 내놓는다. 하지만 정답은 80%, 나아가 90%에 가깝다. 예방접종을 받는 아이의 비율은 88%, 전기를 공급받는 비율은 85%다. 초등학교를 나온 여자아이의 비율은 90%다. 그러나 자선단체와 언론이 자극적으로 보이는 숫자를 고통 받는 개인의 모습과 함께 끊임없이 보여주다 보니 사람들은 왜곡된 시각으로 세계를 인식하고, 다른 모든 비율과 발전을 체계적으로 과소평가한다.”
“국가별 총배출량을 문제 삼는 주장은 나라마다 인구가 크게 다르다는 점을 생각하면 말도 안 된다. 이 논리대로라면 전체 인구가 500만 명인 노르웨이는 1인당 이산화탄소를 아무리 많이 배출해도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이런 경우는 국가별 총배출량이라는 큰 수치를 해당 국가의 인구로 나눠야 의미가 있고, 비교 가능한 수치가 된다. HIV, 국내총생산(GDP), 휴대전화 판매량, 인터넷 사용자 수, 이산화탄소 배출량 등을 측정할 때는 항상 1인당 수치를 계산해야 더 의미 있는 값을 얻을 수 있다.”
의사이자 공중 보건 전문가, 그리고 통계학자라는 독특한 배경을 가진 저자는 위와 같은 ‘오해’의 사례들을 제시하며 전 세계인이 처해 있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해 준다. 저자는 “비합리적 본능으로 세계관에 오류가 발생하면 구조적으로 틀린 답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팩트풀니스’를 숙지하면 과도하게 극적인 세계관을 사실에 근거한 세계관으로 대체할 수 있으며, 더 나은 결정을 내리고, 진짜 위험성과 여러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되 엉터리 정보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결국 책은 ‘팩트풀니스’가 오해를 없애고 긍정적이 되며 새로운 희망을 품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운명 본능은 타고난 특성이 사람, 국가, 종교, 문화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무언가가 지금의 그 상태인 것은 피할 수도, 빠져나올 수도 없는 이유 때문이며, 그래서 그것은 늘 그 상태로 존재했고, 앞으로도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긴다. 이 대륙은, 저 문화는, 그 국가는 전통적인 불변의 ‘가치’가 있어서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또는 변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은 모두 겉모습만 다를 뿐 근본은 같다. 그럴듯한 분석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본능이 우리를 속인 것일 때가 많다. 고상하게 들려도 사실로 위장한 느낌일 뿐이다.”
책은 결론적으로 “나쁜 소식이 우리에게 전달될 확률이 훨씬 높다. 그래서 주변 세계에 대해 지나치게 부정적 인상을 받기 쉽다.”는 점을 전제하라고 알려준다. 통계학적으로 전 세계를 보면 오존층을 파괴하는 물질은 1970년대와 비교하면 100분의 1, 재해 사망률은 10분의 1로 줄었고, 전 세계 문맹률은 10%에 불과하며, 전기를 공급받는 비율은 85%, 휴대전화 사용자 비율은 65%다. 이처럼 우리는 국가, 문화 등 많은 것이 변화가 느린 탓에 늘 똑같이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사소하고 느린 변화라도 조금씩 쌓이면 큰 변화가 된다는 진실에 주목해 날마다 긍정적인 경영을 해 나가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