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발달로 전문가들만 절대가치 판단하는 시대는 갔다…‘브랜드’ 시대는 가고, ‘제품경험’ 시대가 온다”

챔피언 북 : '자기다움'과 '심플함' 전략으로 각 산업분야를 리드하는 카테고리 챔피언(CC) 기업들을 위한 사례뉴스의 추천도서 리뷰입니다.

[이미지=예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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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스페이스, 에이오엘, 제록스, 팜, 도시바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브랜드에 대해 생각해보라. 도시바는 2002년까지 노트북 분야에서 세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노키아의 사례를 보라. 2009년 4분기에 휴대전화 시장의 40퍼센트를 차지했던 노키아는 가장 인지도 있는 브랜드였다. 그러나 이 책이 출판될 무렵 노키아의 시장점유율은 17.9퍼센트로 떨어졌고 지금도 계속 하락하고 있다. 오늘날의 선도 브랜드인 삼성, 애플, 구글도 예외는 아니다. 몰락은 순식간에 이루어진다.”

 

“상대가치에서 절대가치로의 변화는 인간의 뇌가 아닌 기술의 발달이 소비자의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을 분석하면서 시작됐다. 인간은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본질적으로 똑같다. 소비자들이 마케팅 전략에 영향을 덜 받는 것은 더 똑똑하거나 논리적이어서가 아니다. 검색 엔진의 발전, 다른 사용자들의 평가, 전문가와 지인들에 대한 전례 없는 접근성 등 여러 가지 도구들 때문이다. 이런 도구들이 없었다면 상대적 사고가 여전히 소비자들을 지배했을 것이다.”

 

스탠퍼드대학 마케팅 교수이자 행동의사결정 이론 분야에서 손꼽히는 학자로 30년 동안 수십 편의 논문과 칼럼을 기고해 온 이타마르 시몬슨 교수의 2015년 저서 ‘절대가치’는 위의 내용들처럼 마케팅에 관한 기존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엎으며 새로운 통찰을 제시한다. 저자는 소비자들이 마케터들이 제시하는 ‘상대 가치’가 아닌 ‘절대 가치’에 의존해 선택한다는 중요한 변화를 발견하면서 “기술의 발전에 따라 소비자들은 다른 사람들의 평가, 쉽게 접근 가능한 전문가의 의견, 가격 비교 앱 그리고 다른 기술 등에 근거해 의사결정을 있다”며 “비이성적 소비자에서 합리적인 소비자로 진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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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의사결정 방식’이 변했기 때문에 인지도가 없었던 에이수스도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이미지 제공=가인지캠퍼스]

현대자동차, LG전자, 삼성. 샤오미, 에이수스...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브랜드 인지도가 거의 없는 기업이 세계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는 점이다.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가능하게 된 것일까. 책에 따르면 바로 ‘소비자 의사결정 방식’이 변했기 때문이다. 브랜드 이름, 가격, 과거의 사용 경험 등에 따라 의사결정을 내렸던 소비자들이 지금은 상품의 절대 가치에 따라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아졌다. 저자는 “절대가치란 상품의 보편적 가치가 아니라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할 때 경험하게 되는 품질 또는 가치”라고 설명하며 “절대가치는 미래에 상품을 사용할 경우 실제 경험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소비자의 능력”이라고 말한다.

 

절대가치가 이처럼 부각되게 되는 것은 역시 ‘기술’의 영향이 크다. 오늘날은 리뷰 사이트와 쇼핑 애플리케이션, SNS 등을 활용하면 전문가 의견과 사용자 의견을 금방 찾을 수 있다. 제품에 대한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책은 “기술이 발달하면서 제품에 대한 정보를 거의 완전하게 얻을 수 있는 ‘완벽한 정보의 시대’로 진입하게 되면, 전문가들만 제품의 절대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시대는 끝나고 브랜드의 영향력은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사치의 시대(브랜드)는 가고, 가치의 시대(제품 경험)가 온 것”이라고 조언한다.

 

오늘날 마케팅은 소비자들 트렌드 따라가 원하는 제품 제공하고, 이에 대한 반응 추적하는 일…“새로운 형태 정보원천?영향력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변화 늘 주의깊게 살펴봐야”

 

“소비자들이 정보에 더 의지하는 세상에서 기업들은 이제 소비자들의 선호를 바꾸려는 시도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 당신 회사가 만든 태블릿 PC가 경쟁사의 태블릿 PC보다 더 좋다고 말하는 것은 이제 큰 의미가 없다. 차라리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당신 회사 제품의 디자인이 경쟁사 제품의 디자인보다 더 좋다고 말하는 것이 낫다”

 

“마케팅 담당자들은 맹목적으로 트렌드를 따라가기보다는 현실에 맞는 전략을 채택해야 한다. 특정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의사결정을 내리는 방식에 마케팅 활동을 맞추면 된다. 그러나 특정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의사결정을 내리는 방식도 언제든 변할 수 있다. 마케팅 담당자들은 새로운 형태의 정보 원천과 영향력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 변화를 늘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영향력의 연속선에서 고객들의 위치는 고정돼 있지 않다”

 

책은 이처럼 오늘날의 마케팅은 소비자들이 어떤 정보를 이용하는지 파악하고 트렌드를 따라가며,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제공하고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추적하는 일과 관련이 있음을 주장한다. 저자는 “이제 마케팅 담당자들의 역할은 소비자들의 구매 행동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다”며 “소비자들을 추적하는 것이 이들의 역할이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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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발달로 정보의 개방화가 이루어진 현대 기업환경에서 마케팅은 이제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제공하고,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추적하는 일이 되어간다. [이지미제공=가인지캠퍼스]

그러면서 책은 우리가 마케팅에 대해 기존에 가지고 있던 5가지 ‘고정관념들’도 제시한다. 이는 아래와 같다

 

1. 오늘날 기업의 브랜드는 과거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다. X : 다양한 의사소통을 통해 제품의 품질을 완벽히 파악하게 된 소비자는 자신에게 진짜 가치가 높은 제품을 구입하게 되었다. 그 결과 브랜드의 영향력은 급락했다.

 

2. 브랜드에 대한 고객충성도 향상은 마케팅의 최대 관심사이자 최우선 과제다. X :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상황에서 과거 경험은 선택 행위에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 이는 소비자들이 같은 브랜드의 다른 상품에 대한 좋은 경험이 있다 하더라도 새로운 구매 결정은 상품의 실제 성능을 기준으로 매번 다르게 내린다는 의미다.

 

3. 모든 고객은 비합리적이다. X : 소비자들은 새로운 정보 환경 덕분에 절대가치에 의존해 더 현명한 선택을 한다. 비합리적인 소비자에서 이성적인 소비자로 진화 중이다.

 

4. 고객은 선택할 것이 너무 많으면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 잘 모른다. X : 소비자들은 다양한 정보 검색 도구를 사용하면서 활용 가능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취사선택 할 수 있다.

 

5. 포지셔닝은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하다. X : 소비자들이 마케팅 담당자가 제공하는 정보에 훨씬 더 많은 영향을 받았던 과거에는 한 가지 특성에 의존해 제품을 비교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러나 세부적이고 다양한 정보를 이용하는 오늘날의 소비자들에게는 먹히지 않는다. 이들이 한 가지 특징에만 집중하고 다른 요인들을 무시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더 이상 브랜드를 구축을 이유로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붓지마라”…“상품에 따라 시장 세분화?전략 달리하는 플루언스 믹스(Influence Mix)를 활용하라”

 

결국 현대사회의 기업들은 더 이상 브랜드를 구축한다는 이유로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부을 필요가 없다는 것의 이 책의 요지다. 오로지 소비자가 스스로 지갑을 열게 만드는 ‘가치 창조’에 더욱 전력해야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기술의 발달이 마케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브랜드에 대한 기존의 마케팅 방식을 바꿔야 한다. 특히 소비자들이 의존하는 영향력 있는 변수들을 조합해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려면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사고의 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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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마케팅 사고 분석의 틀, ‘인플루언스 믹스(Influence Mix)’ [이미지=가인지캠퍼스]

책은 이러한 새로운 사고 분석의 틀을 ‘인플루언스 믹스(Influence Mix)’라고 부른다. 마케팅은 개인의 구매 의사결정은 개인의 이전 선호, 믿음 그리고 경험(P), 다른 사람들과의 정보 서비스(O), 마케팅 담당자(M)의 조합에 의해 영향을 받는데, 어떤 결정이든 한 가지 요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다른 요소에 대한 필요성은 그만큼 줄어준다는 이론이다.

 

이에 따르면 완벽한 정보의 시대에는 O의 영향력이 증가하고 M의 영향력이 감소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개인의 선호가 반영되는 상품에는 O나 M보다는 P의 영향력이 더 크다. 예를 들어 치약 등 일상 생활용품은 P의 영향이 강하고 O의 영향이 약한 대신에 PC나 카메라 같은 경우는 사용자 후기나 평점 등에 더욱 민감하다. 즉 O의 영향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각 상품이 무엇이냐에 따라 시장 세분화나 마케팅 전략이 달라져야 한다.

 

정보화 기술의 발전이 세계적으로 빠른 한국에서는 이미 일부 상품을 중심으로 상대가치에서 절대가치로의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책에서 제시되는 ‘인플루언스 믹스’는 카테고리 챔피언 경영자들과 마케팅 담당자들에게도 이런한 시대의 변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각각의 변화에 적합한 마케팅 전략을 적용하는데 효과적인 무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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