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쇼핑 비서·배송 로봇·무인매장…첨단 기술이 침투한 ‘뉴리테일 시대’를 대비하라

[책만나] "바쁜 경영자들이 시간을 아껴 매일 짧은 기사를 통해 쉽게 책을 만날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미지 출처=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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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테일러들은 스마트 물류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상상 속에서나 가능할 법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특허를 진행 중이다. 아마존은 우주를 창고로 활용하는 데스 스타, 물에 가라앉지 않는 수면 위의 컨테이너에 상품을 보관하다가 소비자가 주문하면 해당 상품이 풍선에 담겨 수면 위로 떠오르는 수중 창고, 드론이 벌처럼 날아서 접근하는 벌집 모양 물류창고 등의 특허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경쟁 업체인 월마트도 물에 뜨는 물류창고 특허를 신청했다”

 

현재 ‘리테일 비즈니스’의 최전방 연구자로 불리는 황지영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마케팅 교수의 2019년 저서 ‘리테일의 미래-기술은 어떻게 소비를 바꾸는가’는 위와 같은 글로벌 리테일 업계의 혁신적인 사례들을 소개하며 “소비자와 만나는 최전선의 비즈니스이자 우리의 소비와 관련한 모든 상품과 서비스 산업이라고 봐도 무관할 리테일(Retail, 소매) 비즈니스에 놀라운 속도로 첨단 기술이 침투하고 있다”고 현 시대의 트렌드를 설명한다.

 

책은 현재 ‘뉴리테일 시대’를 열고 있는 주원인으로 백화점·대형마트·편의점·브랜드 스토어를 비롯해 온라인·모바일 쇼핑 플랫폼까지 빠르게 파고든 인공지능(AI), 로봇과 챗봇, 빅데이터, 증강ㆍ가상현실(AR/VR), 블록체인 등의 ‘기술 혁신’에 주목하고 있다. 저자는 “현시대 강력한 소비 세력으로 떠오른 밀레니얼과 Z세대가 이전 세대와는 다른 소비 경험을 원한다는 점도 중요한 원인”이라며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첨예한 경쟁이 기술 전쟁과 맞물린 셈”이라고 분석한다.

[이미지=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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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책은 현재 미국·유럽·아시아 각지에서 유통 혁명을 견인하고 있는 10가지 리테일 기술 키워드인 ‘인공지능 비서, 소비 빅데이터, 언택트(Untact) 리테일, 더 섬세한 옴니채널, 가상 리테일, 캐시리스(cashless) 리테일, 챗봇, 초저가 자체 브랜드(PB), 스마트 물류, 블록체인’을 중심으로 트렌드를 설명한다. 바야흐로 사람과의 상호작용 없이도 소비가 가능해지고, 매장 직원이 아닌 챗봇이 더 나은 상품을 제안하는 시대. 더 나아가 누적된 고객의 소비 빅데이터를 통해 주문을 예측한 아마존이 드론 혹은 로봇 배송으로 이미 현관문 앞에 제품을 가져다놓는 상상 속 현실이 ‘리테일의 미래’로 다가오고 있다.

 

모바일·기술 혁신·소비세대 교체로 일어난 리테일 대전환…인공지능 비서에게 “세탁세제 주문해줘” 말하면 드론이 현관앞에 가져다 놔

 

1989년 인터넷으로 상업적 이메일을 보내는 것이 가능해진 이후, 지난 30년 간 소비자에게 유ㆍ무형의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소비 최접점의 비즈니스인 리테일(Retail)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 왔다. 그러나 2017년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70년 역사를 가진 유아용품 리테일 강자 토이저러스가 2017년 9월 파산을 신청했고, 2018년에는 125년 전통의 미국 백화점 체인인 시어스가 파산을 신청했다. 2017년에만 미국에서 무려 8053개의 리테일 매장이 철수했고, 50여 개 유명 브랜드가 파산 신고를 했다. 책은 이러한 대전환의 원인을 ‘모바일로의 이동, 기술 혁신, 그리고 소비 세대 교체’라는 세 가지 축으로 분석한다.

 

저자는 “여전히 80% 가까운 소비 매출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일어나지만 스마트폰 확산과 편의성, 소비 트렌드 변화로 인해 소비자들은 엄청난 속도로 온라인과 모바일로 이동해가는 중”이라며 “이는 결국 오프라인 리테일 붕괴의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다”고 말한다. 책에 따르면 아마존과 알리바바 같은 혁신적 리테일 기업에 의해 소비-유통 패러다임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 중이다. 아마존이 2018년 1월 선보인 무인매장 ‘아마존 고(Amazon Go)’는 그들의 머신 러닝과 컴퓨터 비전, 인공지능 기술의 결합체다. 알리바바의 신선식품 매장 ‘허마셴셩’은 ‘3킬로미터 이내 30분 배송’을 내세운 유통-소비-물류를 결합한 ‘신유통실험’의 최전선이다.

 

“스마트 스피커를 가진 소비자들의 구매량이 그렇지 않은 소비자들보다 많다는 통계도 있다. 2017년 컨슈머 인텔리전스 리서치 파트너스가 미국 소비자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아마존의 일반 소비자들은 연평균 1000달러어치를 구매했고, 프라임 멤버들은 연평균 1300달러를 소비했다. 반면 아마존 에코를 소유한 소비자들은 이들보다 훨씬 많은 1700달러어치를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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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따르면 최근 가장 각광 받는 리테일 테크는 ‘인공지능 쇼핑 비서’를 탑재한 스마트 스피커다. 이미 아마존 고객들은 음성비서 알렉사(alexa)가 탑재된 에코를 통해 ‘제로클릭’ 혹은 목소리(voice)로 쇼핑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사람과의 상호작용 없이도 소비가 가능해지고(무인매장), 가구를 가상(VR)의 집에 미리 설치해볼 수도 있으며, 매장 직원이 아닌 챗봇이 더 나은 상품을 제안하는 시대이다. 알렉사에게 “세탁 세제를 주문해줘”라고 말하면 손쉽게 주문이 되는, 더 나아가 누적된 고객의 소비 빅데이터를 통해 주문을 예측한 아마존이 드론 혹은 로봇 배송으로 이미 현관문 앞에 제품을 가져다 놓게 된다.

 

기술 의존도 높은 Z세대(1997년 이후 세대)가 앞으로 소비 주도할 것…기업들은 ‘브랜드 카테고리’ 장악하고 ‘리테일 리더쉽’ 고양해야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현 23~38세)는 2020년 이후 세계 노동인구의 35퍼센트를 차지하고, 소비력 차원에서도 베이비부머를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의 부상이 리테일 비즈니스 전반에 중요한 까닭은 막강해질 그들의 구매력, 그리고 이전 세대와 구분되는 소비 특성 때문이다. 하지만 책에 따르면 앞으로 밀레니얼보다 더 주목해야 할 소비자 그룹이 ‘Z세대’(1997년 이후에 태어난 세대)다. 그들은 밀레니얼보다 기술 의존도가 훨씬 높고, 사회적 정의와 지속가능성을 더 많이 고려한다. 디지털 기술과 온라인 쇼핑을 선호하긴 하지만, 오프라인 상의 경험을 기피하지도 않는다.

 

저자는 “Z세대는 오히려 첨단 기술이 녹아든 새롭고 놀라운 매장, 즉각적인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디지털 스크린, 셀프 체크아웃, 증강현실 등 다채로운 흥미 요소가 가미된 환경에 ‘열광’한다”며 “미국을 대표하는 백화점 체인인 시어스나 메이시스, 그리고 일반 쇼핑몰 등 기존 리테일 브랜드들이 고전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새로운 세대의 소비 성향과 취향에 어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미지=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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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결론적으로 2020년 기업과 개인이 준비해야할 전략으로 우선 ‘브랜드 카테고리 장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무엇보다 브랜드는 해당 카테고리를 선점하고 소비자에게 ‘1순위’로 인지되는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한다”며 “이제 검색이 아닌 ‘보이스 쇼핑’ 시대가 본격화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들었다. 또한 갈수록 리테일의 모든 필드에서 기술이 사람을 대체해 리테일 고용의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기술이 의도치 않은 윤리적 이슈들을 일으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책은 “기업은 진화한 기술을 민첩하지만 윤리적으로, 섬세하게 다뤄야할 시대적 의무, 이른바 ‘리테일 리더십’을 고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간의 삶을 구성하는 많은 것들이 ‘리테일’이라는 유통업을 통해 공급되고 배양된다. 그러므로 리테일 비즈니스의 미래를 이해하는 것은 결국 우리의 미래를 살펴보는 일일 것이다. 동시에 고용과 생산, 소비와 유통, 커머스와 라이프스타일 전반의 청사진을 만나는 일이기도 하다. 숨 막히게 진화하는 현대의 기술 혁신 속에서, 이 책을 통해 오늘 우리 회사와 직원들이 이런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기민하게 대처해 나가기 위한 전략적 방향을 설정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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