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욱 이랜드그룹 전무 “고객을 ‘내가 그 사람이었을 때 대접받고 싶은대로’ 대접하면, 반드시 성공했었다”

지난 10일 종로 위워크에서 열린 제2회 CC컨퍼런스 마지막 시간 강사로 열띤 강의중인 최형욱 이랜드 마케팅총괄 전무 [사진제공=가인지캠퍼스]
지난 10일 종로 위워크에서 열린 제2회 CC컨퍼런스 마지막 시간 강사로 열띤 강의중인 최형욱 이랜드 마케팅총괄 전무 [사진제공=가인지캠퍼스]

“이랜드 입사 초창기 때부터 1000번도 넘게 들었던 이야기는 우리 회사의 절약은 ‘황금률’(마 7:12,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200개가 넘는 브랜드를 직접 만들고 재성장도 시켜봤는데 변하지 하는 한가지 원리가 역시 ‘황금률’입니다. 다른 기업들은 남이 아니라 자기가 생각한 대로 남을 대접하더라고요. 시간의 문제지 그런 기업들은 반드시 망했어요”

 

지난 10일 ‘자기다움’과 ‘심플함’이라는 주제로 종로 위워크에서 열린 제2회 CC컨퍼런스 마지막 시간 강사로 나선 최형욱 이랜드그룹 마케팅 총괄 전무는 이같은 말하며 기독교 기업 이랜드의 ‘자기다움’인 ‘황금률’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CC컨퍼런스는 특정기업에서 사랑받는 중소기업인 ‘카테고리 챔피언(Category Champion)’ 경영자들의 전국단위 연간 모임이다.

 

최형욱 전무는 이 자리에서 “예수님의 제자들에게 말씀 하신 이 구절의 영어에서 ‘in everything’이 나오는데 이것은 ‘모든 것에 통하는 거야’란 의미다”며 “우리의 고객을 내가 그 사람이었을 때 대접받고 싶은대로 대접하면, 반드시 성공했다”고 경험을 근거로 제시했다.

 

최 전무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의 모든 ‘성공 히스토리’에는 황금률의 예외가 없었다고 한다. 일례로 약 2년전 최 전무는 이랜드의 제일 골칫덩어리 브랜드로 불리는 ‘스파오’를 살려내란 명을 받았다. 초창기 스파오는 슈퍼주니어와 소녀시대를 모델로 사용하며 단방에 브랜드가 유명해져 7년만에 매출 1100억 정도로 성장했지만, 7년동안 한번도 이익을 낸 적이 없었다. 사내 핵심 인재들에게 익명 설문 하면 접어야 될 브랜드 1위로 항상 스파오가 나왔다.

 

“제가 그때 투입돼서 아침 10시에 판매사원들과 함께 셔터문을 열고, 주말에도 계속 나오면서 2주 반만에 놀라운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건 초등학생에게 30초만 말해도 알 수 있는 거였는데, ‘고객과 안 맞았다’, ‘고객이 원하는 옷이 아니었다’라는 거였어요.”

 

최형욱 전무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먼저 하루종일 매장에 오는 고객들의 착장(옷을 입은 모습)사진 찍기와 ‘동행쇼핑’을 했다. 동행쇼핑이란 고객들이 매장에서 어디를 머물고, 어디서 버리고, 실제로 바구니에 담기는 상품은 뭐고, 왜 했는지를 따라다니면서 보고 나중에 ‘복기’해 트렌드를 분석하는 것이다. 최 전무는 이걸 20명이상 했다.

 

“그 다음에 한 일은 안 사고 나가는 고객을 따라가서 경쟁사에서 산 사람에게 왜 우리걸 안 사고 이걸 샀냐고 물어봤어요, 안사는 분들을 섭외해서 그들의 옷장을 열어 봤습니다. 옷을 꺼내놓고 아이템 별로, 히스토리 별로 나눴습니다. 피를 토할 정도로 엄청나게 노력했습니다.”

 

최 전무는 스파오 직원들에게도 똑 같은 노력을 요구했다. 하지만 직원들 중 30%만 진심으로 하고 40%는 대강하고, 30%는 안 했다고 한다. 최 전무는 “성경은 모두가 죄인이라고 이야기 하는데 성경의 죄의 핵심은 ‘자기 중심성’이에요. 우리는 가만히 있으면 나 중심이 되거든요”라며 “그래서 하겠다는 사람들만 하게 된거죠”라고 말했다.

 

‘물건 많아야 잘 팔린다’라는 ‘자기 중심적 생각’ 버렸더니 결품률 줄고 매출 크게 늘어…“많은 경영자들이 고객에게 먼저 안 물어본다”

 

이처럼 스파오는 고객 니즈를 파악해 ‘리폼’을 계속해 나갔다. 최 전무는 “이런 ‘깎는’과정은 고통스럽다”라며 “이걸 어려운 말로 표현하자면 ‘프로젝트’다. ‘고객이 원하는 대로 우리를 리폼하는 것이다. 그리고 안 팔리는 물건을 뺐다. 이 간단한 것을 했다”고 말했다. ’안 팔리는 물건 좀 빼달라‘며 자기들한테 권한을 달라고 한 직원들에게 물어보니 현장에 한번도 안 나와본 높은 고위직 사람들이 물건을 넣었다는 것이다.

최형욱 전무는
최형욱 전무는 많은 기업들이 '자기 중심적인 생각' 때문에 문제를 겪게 된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가인지캠퍼스] 

“‘물건이 많아야 잘 팔린다’라는 ‘자기 중심적인 생각’이었죠. 안 팔리는 물건은 많고, 잘 팔리는 물건이 어딨는지 모르는 현상을 개선했더니 결품률이 줄었습니다. 이것을 해결하니까 매출이 30%가 올랐어요. 그러자 현장 직원들이 ‘진열도 우리 맘대로 하면 안 되냐’고 묻더군요.지금까지 전국 50개 지점에 똑같은 진열방법을 내려줬단 겁니다. 이런 일이 우리나라 패션 1위 기업에서 일어난 거죠.”

 

그래서 진열에 대한 주도권까지 줬더니 직원들이 너무 신나 했다고 한다. 고객 중심으로 편하게 쇼핑하고 만족을 얻게 할 수 있도록 진열을 했다. 직원들은 또 핵심 마네킹과 진열 물건에 대한 권한까지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날마다 마네킹을 바꾸더란다. 다른 쇼핑몰가서 주간 베스트 월간 베스트 보고 비슷하게 핵심 상품만 바꿨더니 매출이 무려 60% 올랐다고 한다.

 

최 전무는 “이전에는 스파오 광고 선전비를 무려 70억 가까이 썼었다”며 “회사의 심플함이 없어지면 그런 일이 벌어진다”고 돌아봤다. 그는 “많은 경영자들이 고객에게 안 물어본다”며 “다 ‘자기생각’이 많다”고 꼬집었다. 최 전무는 결국 ‘스파오’의 해결사로 들어가서 7년째 적자였던 브랜드를 투입 1년차에 영업이익 550억을 내는 브랜드로 만들었다.

 

“사실 모든 창업한 기업들이 초창기에 이런식의 ‘심플함’ 때문에 성공하고 성장합니다. 그런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고객중심의 ‘심플함’을 잃어 버렸기 때문이에요. ‘고객이 원하는 그대로 대접하라’는 황금률을 잊게 되는 것이죠”

 

그러면서 최 전무는 한가지 예를 더 들었다. 작년에 스파오에서 만화 캐틱터 콜라보레이션을 추진할때 처음에 직원들이 ‘드래곤볼’을 하겠다고 해서 징계하려고 했다고 한다. 왜 패션 브랜드인 스파오에 드래곤볼이냐는 것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드래곤볼이 스파오의 주 고객층인 20대 후반~30대 후반까지의 ‘인생만화’라는 것에 주목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아들이나 딸, 아빠가 같이 입는 캐릭터 상품이 됐다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에 40~50대 회사 임원들이 이 사업을 못하게 했다면, 이랜드는 결국 엄청난 고객을 놓쳤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제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결국 ‘창업자 정신’입니다. 오늘 주제인 ‘자기다움’과 ‘심플함’을 유식하게 이야기 하자면, 창업자 정신, 즉 ‘파운더 멘탈리티’입니다. ‘반역적 사명’에 대한 것입니다. ‘반군정신’, 즉 정규군 이 할 수 없는 게릴라전, 그게 창업정신입니다. 영어로 표현하자면 ‘인피니티 미션’입니다. 궁극적인 미션, 최고를 반값에, 이걸 이해 못하는 직원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회사는 구호로만 살아있고, 어떤 회사는 ‘진짜로’ 살아있습니다”

 

‘모두가 누리는 세상’이란 가치로 젊은이들 일하게 한 ‘작은 회사’ 이랜드…“우리 회사가 왜 존재느냐를 잘 설명하는 것이 그 기업의 힘”

 

최 전무는 이날 자신의 이랜드 입사 후 스토리도 들려줬다. 그가 처음 입사했을 때 월급은 55만원 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엔 대졸자들이 취업난이 있을 때도 아니었고, 원만한 대기업에 원서를 내면 합격 확률이 낮지 않은 때였다. 그럼에도 그는 당시 ‘작은 회사’였던 이랜드에 원서를 냈다. 그는 “당시 이 회사가 일하는 자기다움, 도대체 이 회사는 어떤 가치를 주는 회사냐에 대해 창업자가 너무 쉽게 설명했다”며 “그건 ‘모두가 누리는 세상’ 이었다”고 말했다.

최형욱 전무는
지난 10일 제2회 CC컨퍼런스에서 이랜드의 자기다움인 '누구나 누리는 세상'에 대해 설명중인 최형욱 전무 [사진제공=가인지캠퍼스]

“그때나 지금이나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은 왜 ‘모두가 다 누리지 못하는가’ 인 것 같아요. 우리가 시작할 당시 전 인구의 1/5 이하만이 소위 A급 브랜드, 메이커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요즘 식으로 하면 ‘금수저’만 최고를 누릴 수 있는 세상이었던 거죠. 지금도 사실 마친가지고요. 이랜드의 창업자는 왜 우리의 이웃들은 똑같이 누리지 못하는가에 대해 너무나 명백하게 설명하면서 우리는 왜 존재하느냐에 대한 표현을 잘 했습니다. 저는 그것이 이랜드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바로 ‘모두가 누리는 세상’입니다”

 

최 전무는 그러면서 결국 이랜드라는 ‘작은 회사’가 그 어떤 정치세력도 할 수 없던 일을 했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그 스스로도 처음엔 속으로 의심했다고 한다. ‘어떻게 공급자들의 가격을 1/2로 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 의문이 그를 강력하게 끌어 당겼다. 그는 처음 입사 후 신규 브랜드로 자원해서 가서 배달도 직접했다고 한다.

 

“놀라웠던 건 당시 제 동료들의 50%는 자기는 단순히 ‘배달원’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진짜 A급의 1/2을 만든다는 사명감으로 우리는 뭐든 직접 다 했습니다. 창업 멤버들도 초창기 6년까지 정말 모든 걸 다 직접했다고 들었어요. 결국 이런 각고의 노력을 통해 1/2의 가격의 원가를 만들어 낸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당시엔 회사에 개인책상도 없었다고 한다. 경리과만 있었고, 이것도 다 중고품을 썼다고 한다. 최전무는 “입사하고 12년 동안 에어컨이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며 “그런데 멤버들이 그것에 대해 기꺼이 감내했다 왜냐하면 우리 이웃들이 좋은 것을 1/2로 누리 수 있도록 하는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하루는 경리과에서 다툼이 있었어요. 저보다 1년 선배와 경리과 여직원이 말싸움을 벌였는데 저희가 그 당시 식대가 2500원이 기준인데, 선배가 3000원짜리 밥을 먹은 것이죠. 그래서 ‘정산 해달라.’ ‘안된다.’ 이거 가지고 진지하게 싸운 것이죠. 저는 그때 ‘이게 무슨 궁상이냐’ 이런 생각도 들면서 돌아서서 컴퓨터의 전표를 치타가 갑자기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무엇이 회사 직원들이 그걸 이렇게 만들었지?’라는 것이었습니다. 그건 누가 강요해서 되는 일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A급을 1/2로 제공하는 일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정신력으로 저희는 당시 ‘싸움’에서 져 본적이 없습니다. 저희가 전투를 벌였던 현장은 피가 철철 흘렸습니다. 저희보다 등치가 큰 중견 기업과 대기업들이 들어와서 진흙탕 싸움을 벌이던 때였습니다. 그런데 한번도 ‘진다’고 생각해 본적이 없습니다. 그냥 옷 좀 팔아서 월급 타겠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자기 공동체의 ‘자기다움’이 ‘모두가 누리는 세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질 수가 있겠는습니까”

[이미지=이랜드 홈페이지 캡쳐]
[이미지=이랜드 홈페이지 캡쳐]

최 전무는 이렇게 이랜드가 ‘자기다움’을 바탕으로 성장한 스토리를 들려주며 “대한민국은 절대 창업해서 성공할 수 없고, 중소기업이 중견기업, 대기업이 될 수 있다는 편견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게 가능하다”고 희망을 던졌다.

 

그는 “그런데 회사의 직원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가능하기도 하고 불가능하기도 하다”며 “그 원동력을 결국 ‘자기다움’ 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최고를 반값에 한다’는 생각을 가졌기 때문에 할 수 있었다. 자기다움이 아주 강할 때 성공했고, 대기업을 쫓아 했을 때 고전을 면치 못했다”고 설명했다.

 

최 전무는 그러면서 이날 참석한 경영자들에게 “여러분들이 파시는 상품과 서비스가 저희처럼 A급을 1/2로 판다고 느껴지면, 상상할 수 없는 성장을 맛볼 것”이라며 “결국 우리의 ‘심플함’, 전략은 바로 비즈니스 ‘황금률’”이라고 결론내렸다.

 

최 전무는 마지막으로 “결국 경영자들이 스스로의 ‘자기다움’과 ‘심풀함’을 ‘진짜로’ 찾아내고, 그것에 동의하는 사람들을 ‘버스’에 태운다면 반드시 성공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나만의 자기다움, 심플함 두 가지로 ‘카테고리 챔피언’이 되기를 바란다”며 강의를 마쳤다.

 

아래는 제2회 CC컨퍼런스 최형욱 전무 강의 시간 후 청중과의 Q&A 시간 주요 내용들이다.

[사진제공=가인지캠퍼스]
[사진제공=가인지캠퍼스]

 

Q. 열정이 느껴지는데, 전무님만의 열정 충전 방법이 있으신지.

A. 저희 회사 경영자들이 아침 6시에 나와서 30분기도하고 30분 큐티한다. 이런 심플함, 베이직 이게 제 열정을 불태우는 가장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듯이’ 좋은 사람들과 함께 계속 교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BP(베스트 프랙티스, 모범 사례)를 꾸준히 보는 것이 중요하다. 계속해서 베이직을 지키고, 자기다움과 심플함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쉐어링을 하고, BP를 보고 오는 것을 반복할 때, 이런 열정이 다시 일어났다. 절대 사무실이나 PPT속에서 열정이 일어나지 않는다.

 

Q. 요즘 세대인 밀레니얼, Z세대 등에게 회사의 사명적인 인식을 ‘이랜드 스럽게’ 공유하는 방법이 있는가. 요즘 젊은이들이 자기세계가 너무 쎈데, 이랜드는 어떤 방식으로 하는가.

A. 대졸자들에게 가서 직접 물어봤다. ‘뭘 원하냐?’ 그랬더니 놀라운 대답을 해줬는데, “저 빨리 성장하고 싶어요.”였다. “그래. 그럼 내가 빨리 성장시켜 줄 테니까 값지불할래?” “예스.” 이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물론 전체 구직자의 10~20%밖에 안 된다 하지만 있다. 스티브 잡스가 처음 애플 만들 때 실리콘 벨리에 가서, 거대 기업만이 누리는 것을 바꿔서 세상을 바꾸자, 그러니까 실리콘 밸리의 수많은 천재들이 반응했다. 정말 심플하게 진정성을 가지고 사명적으로 거기에 동조할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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