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원근 엔터스코리아 대표 “무명 저자들 기획해 베스트셀러 작가 될 때 가장 큰 보람 느껴”

지난 21일 엔터스코리아 본사에서 인터뷰 중 사진 촬영중인 양원근 대표 ⓒ사례뉴스
지난 21일 엔터스코리아 본사에서 인터뷰 중 사진 촬영중인 양원근 대표 ⓒ사례뉴스

"우리는 업무 자체가 남을 빛나게 해 주는 역할입니다. 보통 스크린에서 뜬 배우?탤런트들을 보면 뒤에 돕는 스탭들이 있듯이, 우리는 책의 작가를 빛내주는 ‘기획자’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 사람을 돕는 역할을 하지요. 그래서 우리 일은 외부에 드러나지 않지만 사람들이 빛나도록 섬기는 일입니다“

 

창업 후 20년간 번역과 출판기획 분야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엔터스코리아의 양원근 대표는 회사의 업무에 대해 이처럼 ‘숨은 섬김’으로 표현했다. 20년 전 직원 1명과 함께 처음 사업을 시작했던 양 대표는 현재 20명이 넘는 직원들과 함께 하고 있다. 사실 사업을 하기전 그는 원래 일본어 인기 스타강사였다.

 

“하루에 1200~1500명 모이는 스타 강사 일을 한 3~4년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나도 언제나 인기가 있으란 법이 없는데, 한때 인기강사였던 나이 든 강사들이 학생들 숫자가 한 반에 20명씩 등 현격히 작아지더라구요. 그걸보고 나의 미래의 모습이 보였고, 진로를 빨리 바꿔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번역 사업을 해야 되겠다’ 생각해서 처음 번역일을 직원 한명 데리고 시작했어요”

 

먼저 번역업 일을 하던 양 대표는 점차 출판업 쪽으로도 뛰어들게 되었다. 그러다가 ‘기획을 하면 좋겠네’ 생각하게 돼 현재 국내저자?국외저자를 모두 포함한 출판기획까지 하고 있다. 그는 “저희 기획을 통해 무명의 사람이 베스트셀러 작가가 돼서 백억씩 돈을 번 사람도 있고 전문분야의 책을 냄으로써 자신의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 업계에서 자리를 확보한 사람도 있다”며 “작가를 발굴하고 세워주는 역할”이라고 회사의 기획 업무를 소개했다.

양원근 엔터스코리아 대표는
양원근 엔터스코리아 대표는 기획을 통해 무명 저자들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서 잘 되는 모습이 볼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사례뉴스

사실 엔터스코리아의 실제 수익은 번역 사업쪽이 더 많다. 하지만 양 대표와 직원들이 더 가치와 보람을 느끼는 쪽은 역시 기획쪽이다. 양 대표는 “우리가 기획해서 낸 책의 무명 저자들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서 잘 되는 모습이 볼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이 때문에 출판사도 돈을 벌게 되어 양쪽을 다 돕게 되는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엔터스코리아가 이렇게 양쪽을 돕는 비즈니스를 잘 할 수 있는 것은 ‘모든 것은 관계속에서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며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양 대표의 철학이 큰 바탕이 된다. 양 대표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끈끈한 인연을 맺으려면 성실함과 인간 됨됨이, 진정성이 필요하다”며 “늘 관계 가운데 서로가 좋은 일들이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도록 노력하다 보니 먼저 연락이 오는 경우가 더 많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엔터스코리아가 관계 중심의 비즈니스만 하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뛰어난 기획력이 바탕이 되기 때문에 이러한 관계가 더 효과적으로 유지되고 확장되었다. 양 대표는 “홍보력과 기획력이 다른 곳들보다 더 뛰어나다”며 “기획력은 개개인의 직원들의 능력이고 홍보는 출판사들을 돕는 부분인데 바이럴마케팅?SNS?오프라인까지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고 덧붙였다.

 

부도날 상황에서 ‘정면돌파’로 직원들과 함께 이겨내…“직원들 자율적으로 일하고 책임?의무 다 할 수 있도록 환경 만들어 주는 것이 비결”

 

이런 양 대표에게도 사업의 위기 시절이 있었다. 지난 2001년 IMF시절 당시가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그는 “어음을 발행을 했는데 광고 한다고 월 광고비만 3000만원씩 냈다”며 “어느날 경리가 ‘대표님, 이 달 어음을 막아야 되는데요.’ ‘어 그럼 결재하면 되잖아요.’ ‘통장에 2000만원 밖에 없습니다.’ 그러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못 막으면 부도가 나고, 그 달에 직원들 월급도 주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어려운 일도
양 대표는 직원들 월급 주기도 어려웠던 힘든 시절도 겪었다고 털어놨다. ⓒ사례뉴스

양 대표는 이때 특유의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그는 “전 힘들때는 늘 피하지 않고 정면돌파한다”며 “되면 되고 안되면 안되고, 직원들 다 모아놓고 ‘지금 우리 회사가 어려운 상황이다. 어음도 막아야 되고 부도날 수 있고 급여도 못 줄 수 있다’고 이야기 하면서 ‘여기서 포기하느냐, 아니면 여러분과 이를 악물고 회사를 살리느냐 기로에 서 있는데 여러분들이 열심히 한다면 단 하루라도 월급은 밀리지 않겠다. 그 약속 지키겠다’고 이야기 했죠”라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러자 직원들이 정말 같이 열심히 해 줬고, 이 이후 지금까지 한번도 월급을 미룬적이 없고 보너스까지도 다 지급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양 대표는 늘 직원들을 생각해 ‘신명나는 일터’를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선 매주 월요일은 아침에 출근하면 10시까지 1시간 동안 일하지 말고 책을 읽으라고 한다. 또 매월 1일에 출근하면 각자 자기 이름을 써서 통안에 누군가가 쓰여진 이름을 뽑는다. 뽑힌 사람이 그날 하루 휴가를 간다. 이른바 ‘떠들석데이’다. 매달 넷째주 금요일은 ‘블랙데이’로, 맛집을 찾아서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간다. 6개월에 한번씩 금요일은 문화의 날로 정해 출근해서 바로 야외로 가서 점심먹고 영화도 본단다.

[이미지=엔터스코리아 홈페이지 화면캡쳐]
[이미지=엔터스코리아 홈페이지 화면캡쳐]

업무에 있어서도 양 대표는 직원들을 전적으로 맡겨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해 준다. 그는 “특별히 직원 교육 프로그램이 있는 것은 없지만 자율권을 줘서 알아서 하게 한다”며 “사실 자유란 많은 책임감이 붙는다. 자유는 본인이 책임과 의무를 다 했을 때 누릴 수 있다. 본인이 스스로 자율적으로 하고 책임과 의무를 다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준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직원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기 싫어서 매출 얼마 등 단기적인 수치 목표도 따로 정하지 않는다. 직원들에게 무언가를 먼저 요구하기보다 직원들이 뭘 좋아할지를 생각해 먼저 해 주는 편이다. 일례로 근로자의 날에 따로 상여금을 챙겨주기도 한다. 최근엔 새로 채용한 직원이 업무 성과가 생각만큼 나지 않은 것 같아 담당 팀장을 그 직원의 업무 시간별 업무내용을 체크해 보겠다고 하자 양 대표가 “감시하는 것 같다. 아닌 것 같다. 그 직원이 기분 나쁠 수 있다”고 만류하기도 했다.

 

직원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불필요한 회의도 별로 없다. 1년에 몇 번 할까 말까라고 한다. 양 대표는 “팀제로 운영해 각 팀에 예산사용이나 사업에 대해 권한을 많이 준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직원들 입장에서의 인재경영을 하다보니 20년된 회사에서 근속년수가 17~18년이 될 정도로 긴 사람들이 많으며, 기본 3~4년 이상이 대부분이다.

 

[3분 영상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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