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호 부천중동시장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단 단장 “전통시장에도 도움 받은 만큼 퍼트려 나가는 ‘바른 경영자’ 나오도록 돕고싶어”

지난 24일 사례뉴스와 인터뷰 중 부천중동시장 한 가운데서 사진 촬영중인 김선호 부천중동시장 문화관광형 육성사업단장. ⓒ사례뉴스
지난 24일 사례뉴스와 인터뷰 중 부천중동시장 한 가운데서 사진 촬영중인 김선호 부천중동시장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단 단장. ⓒ사례뉴스

“저에게 ‘전통시장’은 ‘희망’이에요. 소상공인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고, 저는 희망을 줄 수 있는 공간이에요. 이곳의 많은 분들이 어려워 하지만 희망을 가질 수 있고 그 분들이 또 다른 희망을 줄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전통시장에도 도움 받은 만큼 퍼트려 나가는 ‘바른 경영자’가 나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23일 부천중동시장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단 김선호 단장은 사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본인에게 ‘전통시장’은 이런 의미라며 “저도 소외 받던 삶을 산 적이 많아서 그런 사회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사회의 부는 누군가의 희생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건데 독점하지 않고 어려운 곳도 같이 살아 나가는 따뜻한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일을 통해 이루고 싶은 본인의 바램을 전했다.

 

김선호 단장이 꿈꾸는 사회는 CCTV가 없어도 서로가 믿을 수 있고, 사람과 사람이 서로 행복한 사회다. 그런 그의 현재 사명은 ‘전통시장을 활성화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전통시장에서 하고 싶은 것 하나가 10명의 경영자를 세우는 것이다. 김 단장은 “결국은 사람을 키우는 게 필요하고 경영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있어야 전통시장도 성공한다”며 “지식성장연구소를 만들어 지식을 통해 성장을 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4월 부천중동시장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단 단장으로 오게 된 김선호 단장은 그간 주로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을 위해 꾸준히 일해 왔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청에서 교육이수도 받았으며 서류 심사를 거쳐 자격을 통과했다.

ㅇㅇ
부천중동시장 연합회 사무실에서 인터뷰 중인 김선호 단장 ⓒ사례뉴스

사실 김 단장이 처음부터 전통시장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개인적인 일로 정보통신회사를 다니다가 돈을 벌어야 겠다 생각해서 장사를 시작하게 됐다. 이랜드 ‘브랜따노’ 물류부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던 그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주가 됐다. 당시에 업황이 좋아 장사가 잘 되었으나 실제적으로 경기가 안 좋아지기 시작하면서 가게를 팔고 나가기도 어려운 상황이 오게 되었다. 그는 “나름대로 장사를 잘 한다고 생각 했는데 주어진 루트 안에서만 하다 보니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다가 전통시장 쪽에서 가맹점을 하던 지인으로부터 ‘전통시장쪽에 창업기회가 있을 수 있으니, 시장일을 도와주면서 장사할 자리를 알아보라'는 제안을 받았다. 그런데 시장에 가서 일을 하다보니 실제적으로 가게를 볼 시간이 없고 너무 할 일이 많았다. 서류?회계 등 현대화 시스템이 되지 않은 게 많았기 때문이다. 그는 “시장에 그런 걸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며 “그래서 이 길을 가게 됐다”고 고백했다.

 

"전통시장에는 '시장 매니저' 제도가 있는데 전에는 퇴직한 공무원 분들을 활용해서 시장의 행정쪽일을 도와주기 시작한 일이 마케팅,공모사업등 다양해지면서 제가 시장매니져를 2009년 수유재래시장에서 시작하였습니다. 제가 근무한 기간동안 5년연속 공동마케팅 우수시장으로 선정되었고 중간에 대통령 단체 표창도 받았습니다."

 

김 단장이 이때부터 전통시장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이전에 유통업 쪽에서 종사 하다보니 마케팅쪽도 잘 알았고, 판매 등 장사를 직접 해보았기 때문에 장사하는 분들과 노점하시는 분들과 공감?소통을 잘 했기 때문이다. 김 단장은 “이랜드에서 훈련 받았던게 고객을 잘 섬기는 거였다”며 “지금까지 전통시장일 하면서 한번도 싸운일이 없다. 말다툼 한번 한적없다. 잔머리 쓰지 않고, 고객을 대하는 서비스 하나는 제대로 훈련을 받았다”고 말했다.

 

생계위해 시작했던 전통시장 돕는일에 ‘지식경영’ 도입하며 보람느껴…“성과 보다 시장 전체와 상인?청년들에 도움 되고자 하는 마음 커”

 

김 단장은 처음에는 환경을 알아보고 생계를 위해 이 일을 시작했지만 점점 더 보람을 많이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이랜드의 영향을 많이 받은 그는 이랜드의 트레이드 마크인 ‘지식경영’을 전통시장에 많이 적용하려고 노력했다. 일례로 지금은 유명해진 수유재래시장에 ‘수유마을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 상인 분들에게 지식을 통해서 경쟁력 있는 시장상인이 되게 도왔다. 그는 “상인 자녀들이 책 한권을 보고 자기 길을 찾을 수도 있고, 이런 것들이 시장의 미래를 밝게 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ㅇㅇ
부천중동시장은 최근에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사진은 부천중동시장 입구쪽. ⓒ사례뉴스

바쁜 전통시장 상인들의 자녀들을 위해 상인 아이들이 다른 문화와 외국어 교육을 접할 수 있는 기회도 열어 줬다. 준다. 그는 “선진국 대학 학생들이 한달정도 와서 자기가 공부했던 것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이라며 “여름방학때는 미국이나 유럽, 겨울은 아시아쪽에서 온다. 지금까지 참여한 학생들이 200명이 넘고, 선생님 10명에 아이들 15명 정도의 초밀착 교육으로 글로벌 리더십 캠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시장을 알리고 꿈을 알리는 캠프”라며 눈을 빛냈다.

 

김단장은 수유재래시장 매니저로 7년간 일하고 문화관광형 사업으로 봉평전통시장에서 일한후 동해시 청년창업지원, 수유시장 청년창업지원 사업을 했다. 그리고 동해시의 청년창업지원 사업단장을 할 때 컨셉을 통한 '싱싱스'라는 브랜드도 만들었다. 그는 "당시 10명이 창업했고 계속이어지진 않았지만 실패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그 친구들이 그 자리에서는 안하지만 현재 계속 사업을 하고있고,간혹 연락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단장은 특히 이 일을 통해 성과를 내기보다는 전통시장 전체와 상인과 청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더 크다.

ㅇㅇ
부천중동시장 상인들과 정겹게 대화중인 김선호 단장. 김단장은 항상 도움이 되려는 마음으로 소통을 시도한다고 한다. ⓒ사례뉴스

“저도 한때 사업이 되게 안 됐었는데, 전통시장에 오 보니까 20%가 노점이고, 생계를 위해서 온 분들이 많더라구요. 10~20%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좌판이라도 펼 수 있는 곳이 시장이라서 온 분들입니다. 전통시장을 자세히 보면 그런 공간이 참 소중하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저는 ‘그 마음’을 이해하겠더라고요. 그런 분들이 계속 일하는 공간이 필요하고 정말 소중한 곳입니다. 어느 누가 막다른 곳을 선택하기보다 다시 시작하는 것을 도와주고 싶어요. 저도 물론 생계를 위해서도 일을 하지만, 가장 보람을 느끼는 부분은 이것입니다.”

 

이렇게 전통시장 상인들을 ‘사랑하는’ 김 단장은 상인들을 위해 ‘문화생활’을 추진하기도 했다. 일례로 그가 기획했던 ‘흥정클래식콘서트’는 ‘흥겹고 정겹다’의 약자와 흥정을 한다는 뜻을 담은 행사로, 평생 클래식을 접할 수 없는 시장 상인분들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런 분들이 보면 너무 좋겠다 싶어 시작했다. 그는 “상인 분들에게 장사를 하고 있지만 다른 문화도 경험시켜 주고 삶의 기쁨을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며 “제가 직장 다닐 때 내가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즐거운 일터가 되면 좋겠다 싶었는데 그런 전통시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4월15일부터 중동시장에서 ‘단장’으로 일하고 있는 김 단장은 “이곳 상인분들이 너무 좋다”며 “다른 시장에 비해 적극적이시고 활동을 본인들 스스로 찾아서 한다. 제가 오히려 많은걸 배우고 있다”고 말한다. 부천중동시장의 문화관광 사업단장으로써 그가 현재 추진중인 컨셉은 “24시간 바쁜 당신의 시간을 되돌려 드립니다"이다. 이를 위해 ‘다이어트에 좋은 하루과일’ 등 간편식 개발과 인터넷 배달 등도 추진 중이다. 그는 ”부천 중동시장만의 특색을 잘 살리고 싶다“며 ”유일하게 되기 위해서는 먼저 시작을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기초작업인 깨끗한 환경 만들기와 고객서비스 개선에 노력중이다“고 말했다.

ㅇㅇ
김 단장의 장점은 '진실성'에 있다. ⓒ사례뉴스

이를 위해 김 단장의 장점인 ‘진실성’을 적극적으로 발휘하고 있다. 그는 “내가 말하는 것이 ‘진정’이면 힘이 생기고 상대방의 가슴을 움직이더라”며 “나를 위한 건데 말만 번지르르 하면 잘 안 되지만 실패를 해도 내 진정성이 정확하고 최선을 다했다면 당당하다. 대부분은 이 정도 말씀 드리면 다 소통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상인들에게 이 일을 하는 이유도 본인의 경험을 진솔하게 털어 놓으며 이야기 한다.

 

“저는 시장에 있는게 참 잘 맞는 것 같아요. 아까 말씀드렸던 작은 도서관 개관과 클래식 콘서트를 처음 했을 때, 그리고 상인분들의 아이들에게 다른 교육을 하고 다른 시각을 전해줬을때 스스로 감동이 컸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김 단장은 멀리 전통시장에서 일하느라 가족들은 떨어져 살며 주말부부 생활을 하기도 했다. 때문에 자녀 케어를 잘 못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결국은 아빠가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지 않나고 생각한다고 한다. 그는 “열심히 살고 ‘바른가치’로 사는 모습을 볼 때 그게 아이들한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 사례뉴스는 비즈니스의 다양한 사례를 공유합니다. 출처를 표기한 다양한 인용과 재배포를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