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매순 원장 “누군가가 누군가를 위해 연주할 때 오케스트라가 가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프라이머스 뮤직 오케스트라 단원들 [사진제공=프라이머스 뮤직]
프라이머스 뮤직 오케스트라 단원들 [사진제공=프라이머스 뮤직]

 

“사람들은 '아름다운 음악을 통해 스트레스를 푼다' 이런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사실 배울 때는 스트레스를 받지 풀어지지는 않아요.(웃음) 근데 배워서 병원 같은 곳에서 연주할 때, 내가 배운 걸 남을 위해서 연주를 해 줄 때 사람들이 희열을 느낀다. 저 사신도 오케스트라를 아예 모르는 사람들한테 가르쳐 줄 때 즐거움을 느끼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거 배워서 나 혼자 즐길거면 배우지 말라고 합니다. 누군가가 누군가를 위해서 연주 하니까 오케스트라가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수지와 경기광주에서 바이올린?첼로?플롯 등을 가르치며 오케스트라를 운영중인 프라이머스뮤직의 주매순 원장은 ‘이 일의 하는 가치’에 대해 위와 같이 말하며 “우리 모두는 결국 늙어가고 나중에 병원에 입원하거나 힘든 순간이 올 수 있는데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한다”며 “오케스트라도 한 사람 한 사람은 참 연약한 사람들이지만 같이 오케스트라로 모이면 강한 힘이 발휘된다”고 설명했다.

 

주매순 원장 (가운데 오른쪽)과 프라이머스 단원들의 연습 모습. [사진제공=프라이머스 뮤직]
주매순 원장 (가운데 오른쪽)과 프라이머스 단원들의 연습 모습. [사진제공=프라이머스 뮤직]

 

원래 1대1 개인 레슨만 하던 주매순 원장이 처음에 오케스트라를 하게 된 계기는 그룹으로 레슨을 진행해야 오는 사람들도 비용 부담이 적고, 어차피 다 전문적인 솔로를 할게 아니고 같이 연주 할 거라면, 같이 배워서 같이 연주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주 원장은 “물론 아주 실력이 높은 분들은 나중에 개인 레슨처럼 하지만 처음에 배울 때는 다 똑같다”며 “처음에는 1명당 만원 정도로 시작했는데 10명이 모이면 10만원이 돼 같은 시간에 어차피 개인레슨을 하나 그룹으로 하나 시간당 수입은 똑같았고, 초보자들이 같이 연습하고 연주하다 보니 재미도 있고 동질감도 있고 서로 약간의 경쟁심도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동질감
주매순 원장(왼쪽 검은색 복장)은 같이 수준이 비슷한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함때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사진=프라이머스 뮤직 제공]

 

크리스천인 주 원장이 그렇게 그룹 오케스트라 트레이닝을 하다보니 교회에서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많이 들어왔다. 주 원장은 “교회 목사님들이 우리 교회에도 오케스트라를 하나 만들어 달라 요청 주시면 저는 ‘그럼 사람을 모으세요’라고 한 뒤 찾아간다. 그렇게 2~3년만 되면 그 교회에 작은 오케스트라가 생긴다”며 “그걸 지금까지 30년 넘게 했다”고 말했다. 물론 모든 요청을 다 맡아주지는 못한다. 보통 한팀을 맡으면 어느정도 그 교회에서 자립 할 때까지 2~3년은 충실하게 세워준다.

 

“사명감까지 거창한 맘을 가지고 하는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이왕 하는 거, 우리가 누군가에게 자기가 배운 것을 선물해 줄 때 받을 때보다 기분이 더 좋잖아요. 그런 기쁨을 느끼기 때문에 지금까지 하는 것에요. 그리고 특히 병원에 공연 가면 환자분들이 너무 좋아하세요. 특히 암환자 병동 같은곳을 가면 오케스트라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눈물 바다가 됩니다. 어떻게 보면 인생의 마지막까지 생각하시는 분들인데 인생을 돌아보는 감동적인 시간이 되시는 것 같아요”

 

프라이머스 뮤직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공연을 듣고 있는 병원 환자분들의 모습. [사진=프라이머스 뮤직 제공]
프라이머스 뮤직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공연을 듣고 있는 병원 환자분들의 모습. [사진=프라이머스 뮤직 제공]

 

이런 마음으로 오케스트라를 통해 ‘위로 공연’을 하고 있는 주 원장과 프라이머스뮤직은 병원공연때 무겁고 어려운 클래식 오케스트라가 아닌 쉬운 가요나 복음성가 등을 적정한 비율로 구성해 환자도 같이 따라 할 수 있고, 최대한 환자가 좋아할 만한 곡으로 연습해 간다. 주 원장은 “보통 한 3개월에 한번씩, 1년에 3~4번은 은 연습해서 병원 공연을 가고 있다”며 “물론 정기 연주회는 스토리가 있는 연극 형식으로 전문 배우들과 함께 직접 창작해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작년 공연의 경우 '하모니'라는 제목으로 오케스트라 각자의 악기를 의인화 한 스토리로 서로가 자격지심도 있고 우쭐함도 있고, 처음에는 잘난 체하고 싸우고 다투다가 나중에 하나가 되서 하모니를 이루었을 때는 원래 ‘창조하신 분’의 뜻이 ‘이런게 맞구나’라고 깨닫는 다는 내용이다. 또 다른 작품인 '나무를 사랑하는 아이'의 경우, 어떤 아이가 나무를 너무 좋아하는데 나무가 죽어가고 있어서 좋은 물 좋은 흙을 줬는데도 나무가 안 살아나서, 밑을 파보니까 나무 밑에 쓰레기가 많이 들어있었다는 내용으로 겉의 것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속을 청소해야 나무가 잘 자란다는 식의 비유적 의미를 담았다.

 

비유적인 스토리텔링 형식의 프라이머스 뮤직 오케스트라의 정기공연 포스터들. [이미지제공=프라이머스 뮤직]
비유적인 스토리텔링 형식의 프라이머스 뮤직 오케스트라의 정기공연 포스터들. [이미지제공=프라이머스 뮤직]

 

어려운 멜로디는 경력자가, 쉬운 화음은 초보자가 연습하게 해 조화시켜…“감사가 나의 힘, 하나부터 열까지 하나님의 은혜 아니면 올 수 없었다”

 

주 원장은 '피날레'라는 컴퓨터 악보 프로그램으로 각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수준에 맞게 편곡을 한다. 예를 들어 어떤 노래 연주를 하면, 멜로디 부분은 경력자나 잘하는 사람들을 시키고, 배운지 얼마 안 된 사람들은 쉬운 화음을 넣게 하는 것이다. 전체 음 중에 초보자들은 자기들의 연습할 파트만 프로그램으로 간단하게 따서 주는 식이다.

 

주 원장은 “각자 자신이 연습한 부분만 맞춰 버리면, 그래서 1년 정도만 하면 자리는 어느 정도 다 알게 된다”며 “그렇게 자기 파트만 연습해서 오케스트라 들어오면 어느 정도 조화가 된다”고 비결을 전했다.

 

조화
주 원장이 말하는 프라이머스 뮤직 오케스트라 조화의 비결은 '자신의 수준에 맞게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게 하는 것'이다. [사진=프라이머스 뮤직 오케스트라]

 

“어차피 모든 파트가 오케스트에는 다 필요해요. 처음에 배우는 사람들은 기초적인 것을 배워서 오케스트라에 편하게 들어올 수 있게 하는 거죠. 그렇게 하면 연주하는 사람도 편하고, 전체 소리내는 사람도 많아져서 오케스트라가 굉장히 풍성하게 들립니다.”

 

이렇게 비전공자들과 취미생활로 하는 단원들이 대부분인 프라이머스뮤직은 어려운 클래식 곡을 소화하는 것 보다 일단 배워서 ‘배운 것을 다른 사람한테 주는 기쁨’을 추구하고 있다.

 

오케스트라만 약 30년을 운영해온 주 원장은 “하다 보니까 수준 높은 사람도 있고, 수준이 낮은 사람도 있는데 처음엔 쉬운 파트를 하다가 2~3년 정도 배워서 실력이 좋아지면 멜로디나 어려운 파트를 하는 식으로 수준을 높여 간다”며 “지금 같이 하는 사람들 중에서 처음에 악보도 볼 줄 몰랐는데 지금은 상당한 실력자가 된 사람들이 전체 구성원(25명) 중 절반 정도 된다”고 전했다. 그 가운데는 처음에 초보로 시작해서 20년 간 같이 해온 단원도 있다.

 

20년 동역자
프라이머스 뮤직 오케스트라에는 처음에는 악보도 볼 줄 몰랐지만 20년간 함께 해오며 실력을 갖춘 단원들도 있다. [사진=프라이머뮤직 제공]

 

그러다보니 처음 오는 단원들도 90% 이상이 기존 단원들이나 지인들의 소개로 온 사람들이다. 현재 학원 운영은 주 원장이 경기광주에서 본점을, 수지에서 아들과 며느리가 똑같은 시스템으로 학원을 하나 더 운영 중이라고 한다. 규모보다 가치와 내실을 추구하는 주 원장이 꾸준히 이 일을 해 나갈 수 있는 비결은 ‘감사’에 있다.

 

"특별히 잘 살아온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매사가 감사합니다. 무조건 감사합니다. 감사가 나의 힘입니다. 지금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따지고 보면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고는 여기까지 올 수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냥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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