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상황이 바뀔 때마다 새 신호를 방출하면서 우리가 앞길을 항해하도록 도와준다”

[책만나] "바쁜 경영자들이 시간을 아껴 매일 짧은 기사를 통해 쉽게 책을 만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미지 출처=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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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그 의미를 주시하지 않던 신호가 일순간 큰 혼란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2016년 말, 삼각형 모양으로 유명한 초콜릿 바를 만드는 토블론(Toblerone)에서 원가 절감을 위해 삼각형 사이를 넓힌다는 결정을 내렸을 때 소비자 분노가 치솟았던 것을 생각해보자. 삼각형 사이를 넓히면 당연히 원재료가 적게 들어간다. 회사는 원가를 줄였지만 대신에 소비자의 분노라는 폭풍우를 맞이했다. 이른바 토블론게이트(Tobleronegate)였다. 토블론의 투입비 상승이 생활비 전반의 상승 가능성을 암시한다고 받아들인 사람은 거의 없었다.”

 

W.부시 대통령의 경제정책 특별보좌관 출신이자 드론 회사인 H.로보틱스(H. Robotics)와 컨설팅 회사인 DRPM의 공동 창업자이며,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 회원인 피파 맘그렘은 그의 올해 5월 저서 ‘시그널-일상의 신호가 알려주는 격변의 세계 경제 항해법’를 통해 ‘일상의 작은 신호’를 포착해 다가올 세계 경제의 미래를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지, 사건이 일어나 시장이 대가를 치르고 대서특필되는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 어떻게 해야 미리 예견하고 대응 방안을 강구할 수 있는지를 밝히고 있다.

 

저자는 “경제는 상황이 바뀔 때마다 새 신호를 방출하면서 우리가 앞길을 항해하도록 도와준다”며 “그 신호를 포착하고 해석하는 능력부터 길러야만 격변의 세계 경제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정보의 특권을 가진 금융시장 전문가들 같은 사람들 보다 오히려 특권과는 상관없는 예술가나 의류 소매회사, 패션 잡지의 편집자 같은 사람이야말로 이런 ‘신호’를 간파하고 해석하고 만들고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완벽하게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기민한 태도와 관찰력, 인격과 상식만 있다면 우리 모두가 그 신호를 읽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이미지 출처=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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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담당자가 해고당하고 여신 담당자가 회의에서 배제됐다는 것은 사람보다 알고리즘을 더 믿는다는 뜻이다(이것은 중요한 신호였다.). 게다가 이 신호는 질문이 많아지는 것이 걸림돌이 되는 거래량과 거래 속도야말로 은행 주가를 끌어올리는 주요 견인차가 되었다는 사실도 보여준다. 나는 경기 호황에 자주 등장하는 한 가지 신호만 보면 아주 예민해진다. 만약 거래의 질보다 거래량이 주가 상승을 견인하는 요인이 된다면 무언가가 크게 잘못된 것이다.”

 

“유럽 이민 문제는 재정 취약성에 일부 원인이 있다. 2015년 4월 그리스는 불법 이민자 억류 센터를 개방했다. 경비를 고용할 돈이 없다는 한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 런던 배터시 파크를 산책하다 보면 절반은 프랑스어로 말하는 사람들이다. 높아진 세금과 고실업률, 저성장의 위협에 진취적인 프랑스인들 상당수가 런던으로 이주하고 있다. (…) 영국 국립학교들도 발 빠르게 프랑스어 수업을 도입했고, 초·중등 국공립 교과 과정을 영어와 프랑스어로 진행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지방정부의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고, 나아가 세수 증대 효과도 있다. 또한 지방의 부동산 가격 상승에도 도움이 된다.”

 

저자는 이처럼 구체적인 현실 사례들을 통해 일상의 ‘신호’들을 포착하고 해석하는 방법들을 알려주며 신호에 주의를 집중하는 목적이 정보와 지식에 기반한 ‘세계관’을 얻기 위해서라는 관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현재의 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앞으로의 경제 방향에 대해서도 아무 관점이 없는 사람은 불확실성의 바다를 표류해야 한다”며 “한 개인이 세계 경제에 대한 관점을 기르기 위해서는 경제학 학위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기민한 태도를 유지하고, 관찰력을 발휘하고, 상식과 인격을 기르면 된다.”고 말한다.

희소 자원 얻으려는 분쟁과 다툼, 경쟁 보여주는 신호 세계 여기저기서 나타나…수학적 계량화 불가능한 스토리?일화?서사?전체상황 등의 신호를 살펴야

 

“10억 중국 노동자들과 신흥시장 노동자들에게 이런 소식이 전해진다면 세계에도 중국에도 아주 심각한 사회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정말 유감입니다만, 세계 경제에서 당신은 더는 경쟁력이 없습니다. 그러니 농장으로 돌아가서 기대치를 줄이고 살기 바랍니다. 값싼 노동력만으로는 승부를 겨룰 수 없는 이 세상에서 당신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명했다는 소식을 듣게 될 날을 고대하고 있겠습니다.’ 의욕은 넘쳐 흐르지만, 돈은 없는 중국 노동자가 잠자코 집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 간단히 말해 미국은 대중국 문제의 최상을 희망하고, 최악을 준비한다. 중국 역시 대미 문제의 최상을 희망하되, 최악을 준비한다.”

[이미지 출처=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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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이 같은 세계 경제의 현재 상황을 분석하고 예측하며, 그 근거가 되는 ‘신호’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미래에 대한 신뢰와 희망의 상실은 희소 자원을 얻으려는 분쟁과 다툼, 경쟁을 더욱 부추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가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며 “그세계 경제가 평화 배당 기조에서 분쟁 프리미엄 기조로 변신하고 있다는 신호가 이미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신호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또 한 가지 예로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들 수 있다. 당시 여론 조사에서는 힐러리 클린턴의 승리를 낙관했다. 하지만 클린턴의 유세장 사진을 보면 자리가 듬성듬성한 반면, 트럼프의 유세장 사진에는 빈자리 없이 사람들이 입장하려고 줄까지 길게 서 있었다. 최종 승자가 누구인지는 이제 다 안다.

 

“어느 날 아침, 이웃집 개가 짖지 않았다. 이웃집은 집 한쪽에 차고를 지으려고 건축회사에 일을 맡겼는데, 건축 인부들이 오지 않은 것이다. 건축회사는 부도가 났고, 인부들은 그 뒤로도 계속 오지 않았다. 부동산과 주택담보대출, 건물에 투자가 과잉으로 몰리면서 일어난 일이었다. 이웃은 상당수 건축회사가 우수수 무너질 것이라는 사실을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이미지 출처=네이버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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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자신이 직접 목격한 이같은 신호들도 언급하며 “많은 사람이 지평 전체를 돌아보면서 스토리, 일화, 서사, 전체 상황 등 수학적 계량화가 불가능한 신호는 살피려 하지 않는다”고 꼬집는다. 관연 우리가 생활 속에서 주목하는 신호는 무엇이고, 놓치는 신호는 무엇일까.

 

결국 미래는 어떤 행동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달라지고, 행동은 신호를 받아들이는 관점과 생각에 따라 달라진다. 책의 내용처럼 더 많은 사람이 신호가 보내는 의미를 알아챌 수 있다면, 더 많은 사람이 변화를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일의 경제를 건설하는 데 필요한 계산된 위험감수 능력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기업과 경영자들도 두려움에 움츠려 있지 않고, 계산된 위험감수 능력을 기른다면 예측불가능의 시대에 살아남는 자들의 생존 전략인 ‘세계 경제가 보내는 신호’를 직접 포착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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