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의 질문, 사례로 답하다 : “경영자는 책임과 권한의 이슈를 ‘과업과 역할’로 바꾸어야…장기적으로 함께 ‘조직동일체’가 되도록 방향성을 가져야 합니다”

경질사답 - '경영자의 질문, 사례로 답하다' : 경영자가 실제 경영현장에서 고민하는 문제들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사례 중심으로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합니다.

[이미지 출처 = 신승규의 인문학 이야기]
[이미지 출처 = 신승규의 인문학 이야기]

 

[질문] 각 부서에서 부팀장들을 팀장으로 승진시키고 그들에게 팀원 평가를 맡기기로 결정됐습니다. 그런데 몇몇 팀장(전 부팀장)들이 자신들은 ‘책임만 지고 권한이 없다’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회사에서 책임이 증가하면서 권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 직원들에게 어떤 식으로 설명해야 하나요?

 

[답변] 예를들어 대표가 본부장에게 교육시간 결정 권한을 이미 주었는데 어느날 평직원을 시켜서 “핵심역량 교육 1시간이던데 30분으로 줄이라고 해”라고 한다면, 평직원에게 ‘직권남용죄’가 성립이 될까요? 저는 그건 직권남용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본부장 입장에서는 ‘핵심역량 강의를 1시간 짰어.난 이렇게 할거야.’ 그런데 평직원이 어느날 오더니 ‘대표님 의견이 이렇더라’ 했다고 해서 직권남용은 아닙니다. 본부장 입장에서 ‘권한이 침해 되었다’고 생각이 들었다 해도 직권남용이 아닙니다. ‘검사동일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명의 검사가 어느 사건에서 판결을 내면 다른 어느 검사가 그 사건을 맡더라도 다르게 가지 않고 같은 방향으로 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과 같이 ‘조직동일체’라는 말이 있습니다. 회사 안에서 제 아무리 권한을 분산하더라도 조직의 맨 위 책임자는 언제든지 위임된 권한에 대해서 수정하라고 요청할 수 있는 의미입니다.존 로크는 ‘정부론’에서 이미 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조직동일체는 중요한 조직철학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회사 내에서 이미 “내 권한이 어디까지 입니까? 책임이 어디까지 입니까?”라는 이야기가 나왔다면 먼저 ‘조직동일체’의 개념이 없는 것입니다.

 

조직의 패러다임이 ‘협상모드’나 ‘기브앤테이크’ 등이 일상화 돼 있다면, 원인은 결국 조직동일체, 즉 ‘한마음 정신’이 매우 약하다고 진단할 수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보일 때 경영자가 집단으로 이 주제를 다루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반드시 개별적으로 다루어야 합니다. 권한은 대부분 다음 세가지 입니다. ‘일, 사람, 돈’에 대한 의사결정 권한을 의미합니다. 직원들이 이 영역에서 “어디까지가 나의 권한이냐”라는 반응을 보일 때 경영자 입장에서는 마치 내가 앞으로 이 영역을 건드릴 수 없을 것만 같은 부담이 생기게 됩니다.

 

경영자는 책임과 권한의 이슈를 ‘과업과 역할’로 바꾸는 것이 유리합니다. “당신의 과업이 무엇입니까? 당신의 역할은 어떠해야 합니까?” 이렇게 가는 것이 좋습니다. 단기적으로 회사에서 책임과 권한을 정할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함께 ‘조직동일체’가 되도록 방향성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대표이사가 아무리 책임과 권한을 다 맡겼다고 하더라도 잘못되면, 결국 소송상대는 대표이사가 되고 책임을 지게 되는 것입니다. 다만 경영자가 최종 책임을 지더라도 잘못된 것을 직원에게 보상을 청구하는 것을 구상권이라고 합니다. 예를들면 대표이사는 감옥에 가 있고 직원에게는 민사소송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경영자는 그야말로 모든 권한을 주는 것이 아니라 ‘위임’하는 것이고 그것을 언제든지 상황에 따라 거둬 드릴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럼 경영자는 어떤 상황에서 “알아서 하세요.” 이렇게 위임하게 될까요? 핵심은 직원이 경영자에게 목표를 제시하면 됩니다. 과업의 결과가 성과이고, 역할의 결과가 지식입니다. 과업과 역할을 정하면 자연스럽게 성과와 지식이 정리되는 것입니다. 결국 경영자 입장에서 책임과 권한을 다 주고 싶은 경우는 ‘그가 제시한 목표가 경영자의 마음에 들고 실제로 그가 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이 들 때입니다. 반대로 임명을 했는데 제시해준 목표가 마음에 안 들거나 불안하다고 여겨지면 어쩔 수 없이 하나 하나 개입하게 되는 원리입니다.

 

또한 중간관리자를 세워두고 경영자가 중간관리자를 거치지 않고 팀원에게 직접 지시하고 중간관리자가 모르고 있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때는 경영자의 책임이 좀 더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영자가 중간관리자를 거치지 않고 팀원에게 바로 지시했다면, 중간관리자들에게도 이 부분을 소통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경영자는 때때로 특정상황에서 효율성을 위해 업무체계와 상관없이 직접 소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고 필요하다면 중간관리자들이 이해할 수 있게 미리 이야기를 해놓아야 합니다.

 

 

 

답변 : 김경민 가인지캠퍼스 대표 / (사)바른경영실천연합 이사장

전) CBMC 중앙회 사무국 / 지도교수
전) 이랜드 그룹 경영자 연합회 사무국장
전) 이랜드 그룹 지식 경영 관리자

저서
가인지경영 <2018, 가인지북스>
성공의 숨겨진 비밀, 피드백 <2012, 뷰티풀휴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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