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 최에스더 미러리스트 대표

소개책 : 논어(공자)/홍익출판사

독서를 시작하는 가장 좋은 방법 스타트독서법, 간단하게 'S.T.A.R.T 독서법' : S는 Subject(주제읽기-핵심), T는 Thinking(생각쓰기) A는 Action(읽고서 삶과 업무에 적용) R은 Rereading(재독하기) T는Text(창작하기)을 의미합니다. START는 시작이란 의미로, 독서를 시작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한발을 땔 수 있도록 구체화 해 주는 실용적인 독서법 입니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식탁 위에 매콤새콤하게 무친 무채무침이 올라왔다. 아삭아삭 씹히는 맛과 적당한 매콤함이 어우러져 무채무침 하나만으로도 밥 한 그릇이 뚝딱이었다. 매년 먹는 엄마의 무채무침이지만 매번 맛이 다르다. “엄마 지난번 무채무침보다 맛있어요, 똑같은 반찬인데 왜 맛이 달라요?”

 

레시피도 요리사도 같은데 단 하나, 다른 것이 있었다. 바로 반찬의 재료인 ‘무’의 맛이 달랐다. 양념을 첨가하지 않아도 무 자체가 맛있었던 것이다. 이렇듯 같은 요리사가 같은 음식을 만들어도 재료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기본은 신선한 재료를 쓰는 것이다. 신선한 재료가 준비되었다면 이제 남은 것은 요리사의 솜씨에 달렸다.

 

맛있는 음식처럼 맛있는 삶을 살고 싶다면 무엇이 필요할까? 음식에 비유해서 생각해 본다면 신선한 재료가 필요할 것이다. 음식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는 마트에 가면 있지만 인생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는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 내가 만나는 사람, 내가 속한 직장, 우연히 일어나는 여러 경험들까지 모두 삶의 재료지만 늘 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 나는 마치 마트에서 음식 재료를 구하듯이 책속에서 '문장'을 본다.

 

책 속에는 여러 문장이 있다. 문장 하나하나가 생각의 재료다. 마트에 여러 물건이 진열되어 있어도 내가 구매하지 않으면 내 것이 아닌 것처럼 책 속의 문장도 그 문장을 통해 내가 생각하지 않으면 내 것이 아니다. 어릴 때 받았던 주입식교육 탓인지 많은 사람이 책을 읽는 가장 큰 이유는 지식을 쌓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학교를 졸업하면 더 이상 시험을 볼 일이 없다. 그럼에도 책을 읽는 이유는 생각하기 위해서다. 책을 읽다가 마음에 드는 구절을 발견하면 줄을 친다. 나에게 필요한 생각 재료를 구한 것이다. 문장을 이해하는 순간부터 요리가 시작된다. 눈으로 읽고 머리로 생각하고 손으로 줄을 치는 과정을 통해 문장은 다시 내 안에서 다듬어진다.

 

밥을 오래오래 꼭꼭 씹어 먹으면 밥맛이 달라지듯이 문장도 오래 씹어 먹으면 문장의 맛이 달라진다. 나는 이것을 사색 독서라 말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책을 읽다가 좋은 문장을 발견하면 마치 갓 지은 밥을 덜어 내듯이 노트나 포스트잇에 문장을 옮겨 적은 뒤 책을 덮고 적은 문장을 반복해서 읽는다. 책 속에서 읽었던 문장과 옮겨 적은 문장은 맛이 다르다. 특히 맛이 좋은 문장일수록 자주 볼 수 있도록 책상 앞이나 다이어리에 붙여 놓는다. 반복해서 읽고 또 읽으면 문장에서 얻은 생각과 감정 그리고 깨달음의 깊이가 달라진다.

 

지금은 프리랜서 생활을 하고 있지만 직장을 다니던 시절 새벽에 읽는 책 맛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온전히 나 자신이 되는 느낌이었다. 책 속에서 얻은 구절을 옮겨 적고 반복해서 읽는 독서법은 직장인 시절 새벽 시간을 활용하여 터득한 방법이다. 그때 만났던 문장이 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지위가 없음을 걱정하지 말고 그 자리에 설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를 걱정해야 하며,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남이 알아줄 만하게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논어 ‘제4편 리인’ 발췌

https://bit.ly/2LdfHE5[이미지 출처=교보문고]

이 문장은 나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 되어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게 해주었다.

 

새벽 독서를 하면 마치 작가와 대화를 나누는 것 같은 경험을 종종 하게 된다. 이른 새벽 공자님과의 대화가 시작되었다. 공자님이 나에게 질문했다. 얘야, 너는 지위가 없음을 걱정하더구나, 그런데 너는 그에 걸맞은 능력이 있느냐? 나는 내가 노력하는 것에 비해 대우 받지 못한다고 생각해서 원망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내 기준일 뿐 다른 사람들이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은 아니었다. 질문을 받은 사람은 머뭇거릴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진실과 마주하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용기를 내어 스스로를 되돌아보았다.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했을 때는 원망을 했지만 나 스스로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자 어디론가 숨고 싶었다.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문장을 만나면 두 가지 길이 열린다. 바로 자책과 피드백이다. 두 가지 모두 자신을 되돌아보는 과정이지만 결과가 다르다. 자신을 성찰한 뒤 기분이 나빠지고 의기소침해진다면 자책을 한 것이다. 반대로 지금의 상황을 인정하고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한다면 자책이 아닌 피드백을 한 것이다. 나는 강의 중에 이런 말을 종종 한다.

 

자책하지 말고 피드백하세요.” 자기계발을 위해 공부하다 보면 스스로가 작아지는 순간을 경험할 때가 있다.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껴질 때마다 이 문장을 기억하면 생각을 전환하여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처음 공자의 문장을 만났을 때 나는 스스로를 자책했다. 나의 부족함이 커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장을 반복해서 읽다 보니 처음과 다른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나는 왜 걱정과 원망만 하고 상황을 바꿔 보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는가? 그 원인을 찾기 시작했다. 원인은 나 자신이었다. 내가 최종적으로 깨달은 것은 이렇다. ““걱정이란 나를 제대로 알지 못할 때 생기고 노력이란 나를 제대로 알 때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자 내가 원하고 잘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기보다 상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일했던 나 자신을 똑바로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때부터 책을 거울삼아 나를 바라보는 거울 독서를 시작했다. 책은 외부로 향했던 내 관심이 나 자신을 향하도록 방향을 바꿔 주었다.

 

 

나를 돌아보는 것이 배움의 첫 단추

나를 말하는 것이 소통의 첫 단추

나를 밝히는 것이 소망의 첫 단추

나를 아는 것이 논리의 첫 단추

나를 읽는 것이 독서의 첫 단추

 

-조선 지식인의 독서노트 발췌-

 

지식을 쌓는 독서보다 한 수 위의 독서는 지식의 빛으로 자신을 밝히는 것이다. 지식이 내 안에서 소화되면 지혜가 된다. 소화는 시간이 필요하다. 욕심내지 않고 천천히 그리고 깊이 읽다 보면 누구나 터득할 수 있다. 먹을 수 있는 양만큼 밥을 덜어 내듯 나에게 필요한 양만큼의 문장을 담아 꼭꼭 씹어 먹는 것이 나에게 있어 가장 효율적이고 유익한 독서다.

 

 

 

필진 : 최에스더 미러리스트 대표

-START 독서법 개발

-기업독서경영 100회 이상 진행

-다수의 베스트셀러 작가 강연 기획 및 강의 제작

-출판기획전문 (주)엔터스코리아 콜라보 책 쓰기 강의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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