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물건’을 팔지 않아요. ‘감동’을 팔아요. 그리고 항상 겸손함을 잃지 말아야 해요."
전문가 칼럼 : 김선호 부천중동시장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단 단장

수유재래시장 속옷가게 '평화상회' 사장님의 모습. ⓒ사례뉴스

필자는 수유재래시장의 속옷가게인‘ 평화상회’에 가면 늘 기분이 좋아진다. 상품을 사기도 하지만 늘 훈훈한 마음을 얻고 오기 때문이다. 악착같이 열심히 팔아야 될 것 같은 전통시장에서 평화상회는 넉넉한 마음으로 값도 깎아주고 선물도 준다. 무엇보다 따뜻한 마음의 위로를 받고 온다. 평화상회는 연말에 어려운 상인들을 위해 기부도 하고 있다.

 

평화상회 매장에 들리면 이 가게의 단골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처음엔 다른 가게와 별로 보이지 않는 평범한 속옷 가게지만 매번 단골고객으로 북적이는 이 가게를 유심히 볼 수밖에 없었다. 현재 아무도 모르게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이 가게의 대표님도 힘든 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그 힘든 시절에 시작하게 된 속옷가게 였지만 그때도 늘 나눔을 실천하셨다.

 

대표님의 매장운영 철학은 ‘정직’이다. 고객에게 정직하면 문제될 게 없다는 것이다. 혹여 조금 안 좋은 제품도 정직하게 이런 부분이 문제가 있으니 참고해서 구매하시라고 한단다. 일례로 1988년 서울 올림픽때 외국 손님이 많이 찾아 왔을 때, 상품에 대해 조금만 과장하면 많은 물건을 팔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그 ‘정직’ 덕분에 단골 고객이 늘 매장에 끊이지 않는다.

 

이 가게 속옷 중에서 브랜드 있는 제품도 있고 중소기업 제품도 있다. 대기업 제품은 별 설명없이 판매가 되지만 중소기업 제품은 신상품이 나올 때 판매가 쉽지 않다. 그때 대표님은 과감하게 이 중소기업 제품의 장점을 설명해주고 한번 입어 보라고 단골고객에게 샘플로 준다. 그럼 나중에 그 고객은 70%가 그 중소기업 제품을 구매한다고 한다. 이런 액션에도 밑바탕에는 결국 ‘정직’이 깔려있다.

수유재래시장에 위치한 평화상회 매장 ⓒ사례뉴스

대표님에게 물었다.어떻게 이렇게 많은 단골을 보유한 매장이 되었나요?”

 

“매장 초기부터 정말로 고객에게 성심성의를 다했어요. 저는 단순히 ‘물건’을 팔지 않아요. ‘감동’을 팔아요. 그리고 항상 겸손함을 잃지 말아야 해요. 고객보다 목소리도 크지 않게 조심해요.”

 

“속옷 특성상 계절이 바뀔 때는 장사가 잘 되지만 비수기가 있을 텐데 그럴땐 어떻게 마케팅을 하시나요?”

 

“고객이 없을 때 오히려 단골고객과 소통하기에 아주 좋아요. 조금 한가하기 때문에 고객 한분 한분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도 있어서 좋지요.”

 

필자가 이 가게 매장에 있을 때 단골고객님 중에는 가격을 깎아 달라고 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었다. 그럴 때 대표님은 인상하나 안 찌푸리고, 그래요. 그럼 이 금액만 줘 이가격도 저렴 한 건데 깎아줄게. 그리고 딸 있지? 양말하나 줄게 학생들이 요즘에 좋아하는 양말이야.” 라고 하셨다. 대표님은 매장 초기에 노숙자 분들에게 상품을 나누어 주기도 했었고 현재까지 많은 단체에 늘 꾸준히 나눔을 실천하고 계신다.

 

현재 전통시장은 많은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다양한 홍보?마케팅 방법과 체험 프로그램 등도 넘쳐난다. 물론 전통시장을 찾는 고객은 저렴한 가격과 많은 양을 원할수도 있다. 그러나 고객은 궁극적으로 나를 배려해주고 공감해주는 매장을 원한다. 지금은 상품의 품질의 차이는 사실 많지 않은 시대다. 전통시장에서 느끼는 ‘정’을 다른말로 표현하면 ‘공감’이 아닐까 한다. 평화상회처럼, 더 이상 가격과 양으로 고객을 대하기보다 고객과의 ‘공감능력’ (EQ)을 높여 보면 어떨까.

 

 

필진 : 김선호 부천중동시장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단 단장
-지식을 통한 인재개발 및 성장으로 전통시장을 활성화 시키고자 힘쓰는 '희망경영자'

"단체나 개인이 성장하는데는 두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지식'이고 다른 하나는 '멘토' 입니다. 
전통시장은 이 두 가지가 취약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도전의 역사'를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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