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 한건수 감사연구소 소장

감사경영 : "경영의 보이지는 않는 가치인 '감사(Gratitude)'로 개인과 조직의 보이는 변화를 이루어 낼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미지 출처=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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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사세요?”

 

한 번 정도 받아봤을 만한 흔한 질문이다. 그런데 이 질문을 함께 오랜 시간 근무한 회사 동료에게서 수차례 받았다면 어떤 느낌일까? 필자는 워크숍에 참여했던 한 참가자가 동료에게 진부하게 자주 던졌던 질문이었다며 씁쓸해하는 모습을 본 경험이 있다. 우리는 같은 조직에서 근무하는 동료와 얼마나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친밀함은 조직의 성과를 만들어내는 신뢰와 큰 관련이 있다. The Trusted Advisor의 저자인 데이비드 마이스터와 그의 동료들은 관리자로 일을 하며, 신뢰 방정식(trust equation)을 완성했다. 신뢰를 높여주는 요소로 개인의 능력과 일관성을 꼽았다. 상대방이 능력이 있고, 일관성 있는 성품의 소유자라면 상대를 신뢰하기 수월할 것이다. 그럼에도 왠지 정이 안 가는 사람도 있다. 그 이유는 그 사람과 개인적인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신뢰 방정식. [이미지 출처=정책 오아시스]
신뢰 방정식. [이미지 출처=정책 오아시스]

이 관계를 표현하는 단어가 ‘친밀함’이다. 친밀함이 높아지면, 조직원의 조직에 대한 몰입도가 높아지고, 이것은 조직의 높은 성과와 연결된다는 다양한 연구결과가 있다. 친밀함이 높은 조직은 어떤 조직일까?

 

서로의 말에 적극적으로 공감하며 경청하는 강한 문화를 가진 조직이다.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기 위해 기다려본 경험이 있는가? 평균 1시간은 기본이고, 2시간 이상을 기다려본 경험도 있을 정도로 기다림의 연속일 때가 많다. 그리고 의사와 나눈 대화를 생각해보면 참 허무할 때가 있다. 의사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궁금한 걸 제대로 질문할 만큼 눈을 마주 보고 대화를 나눈 의사를 만나본 경험이 별로 없었던 걸 보면, 경청 받은 경험이 많지 않은 걸 쉽게 알 수 있다.

 

환자의 입장에서 경청하는 의사와 경청하지 않는 의사 중 어떤 의사를 더 신뢰하겠는가? 당연히 경청하는 의사일 것이다. 환자가 의사를 신뢰하게 되면, 무슨 일이 환자에게 일어날까? 의사의 처방전을 더 열심히 따르게 된다. 조직에서도 서로의 말에 경청을 하게 되면, 상대방의 말을 더 신뢰하고, 그와의 약속을 더 지키려는 성향을 보이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경청에 실패할까?

 

여유가 없고, 신뢰하지 않고, 대화하는 스타일일 달라 실패하는 '경청'… 결과만 내기 위해 자주하는 축구시합은 늘 결과가 좋지 않아

[이미지 출처=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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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조직의 차, 부장급을 대상으로 한 워크숍에서 참가자들이 경청에 실패한 원인으로 꼽은 것은 첫째로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리더의 입장에서 차분하게 조직원의 이야기를 들어줄 만한 여유가 없다. 대부분의 리더들은 스스로 필드의 선수가 되어 처리해야 일부터 관리자로서 맡은 목표를 조직원을 통해 달성해야 하는 코치의 영역까지 조직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크다.

 

둘째로 상대방의 능력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다. 상대방에게서 좋은 의견이 나올 것이 없다는 판단이 들면, 그가 하는 이야기 자체를 귀담아듣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대화하는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결론을 먼저 듣기 원하는데 과정을 중요시하는 사람은 서론부터 이야기하기 때문에 듣고자 하는 사람과 말하는 사람의 접근 방식에 따른 차이에서 오는 경청의 실패가 있다.

[이미지 출처=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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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이 공감적 경청이 안되는 상태로 환자의 목숨과 같은 중요한 이슈를 다루고 있다고 생각해보라. 축구 선수에 비유하면, 결과를 내기 위해 축구 시합은 자주 하나 결과는 늘 좋지 않게 된다. 그리고 이것이 지속적인 경험으로 축적되게 되면, 선수들의 다음 축구 시합에 대한 기대감마저 무너지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어 조직 전체의 경쟁적은 사라지게 된다.

 

감사하는 조직은 서로에 대한 신뢰가 높은 조직이다. 그리고 그런 조직은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작은 성공 경험을 통해 친밀함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높은 몰입도를 통한 좋은 성과라는 성적표를 만들어내는 조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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