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개조한 한국스러운 공간과 ‘한식 컨텐츠 전통시장 체험’으로 전통시장의 '자기다움'을 만들어 내다

전문가 칼럼 : 김선호 부천중동시장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단 단장

오미요리 연구소의 한식 컨텐츠 전통시장 체험에 참가한 외국인들과 김민선 대표(위에 줄 왼쪽에서 두번째)의 모습. [사진=오미요리 연구소 제공]

우리 모두는 ‘관성의 법칙’에 지배를 받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늘 하던 것에 익숙하고 변화를 두려워한다. 그러나 시대는 늘 변화를 필요로 한다. 늘 같은 행동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랄 수 있을까? 이제 전통시장도 늘 하던 관성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여기 전통시장 속 ‘한식여행 컨텐츠’로 전통시장 체험과 연결해 창의적인 마케팅으로 주목받고 있는 오미요리 연구소를 소개한다.

 

오미요리 연구소의 김민선 대표는 외식업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요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해외 봉사활동을 많이 하게 되면서 여러 나라를 방문해 그 나라의 음식도 먹어보고 문화를 체험해 보면서 외국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기회가 많았다고 한다. ‘이런 것을 먹어보고 싶다’든지 ‘이런 것을 하고 싶다’든지 하는 그의 경험으로, 관광객이 한국에 오면 한국에서만 느낄 수 있고 체험할 수 있는 음식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오미요리 연구소 프로그램에 참가해 전통시장에서 직접 장을 보며 상인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외국인 참가자들의 모습 [사진=부천중동시장 제공]
오미요리 연구소 프로그램에 참가해 전통시장에서 직접 장을 보며 상인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외국인 참가자들의 모습 [사진=오미요리 연구소 제공]

지난 2014년 한국관광공사의 창조관광 공모전에서 ‘수강생들과 함께 전통시장에서 장을 본 후 그 재료로 한국 요리를 함께 만든다’는 아이디어로 수상을 하게 된 김 대표는 본격적으로 이 사업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전통시장의 장점과 요리라는 문화를 접목시켜 외국인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물하는 오미요리 연구소는 처음부터 그리 순탄하게 잘 된 것은 아니다.

 

2015년 봄 김민선 대표는 약령시장 골목에 작고 아담한 한옥을 빌려 오미요리 연구소를 연다. 처음에는 찾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가게를 오픈하자 마자 당시 ‘메르스 사태’가 터졌기 때문이다. 상황이 좀 진정되자 김 대표는 동대문과 대학로 홍대 앞 게스트하우스를 다니면서 외국인들에게 요리 교실을 홍보하러 다녔다. 그러면서 서서히 입소문을 타고 외국인 뿐만 아리라 한국인도 많이 찾는 프로그램이 됐다.

 

한국전통 느낄 수 있는 유명 시장에서 상인들과 직접 만나는 체험 제공…예약자들과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메뉴조정 및 고객 개별적인 요구도 맞춰줘

오미요리 연구소 쿠킹 클래스 현장 모습. [사진=오미요리 연구소 제공]

오미요리 연구소 쿠킹 클래스는 한국의 전통을 느낄 수 있는 약령시장과 경동시장을 둘러보고 상인 분들과 만나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 또한 제철 식재료도 확인할 수 있는 전통시장 투어도 겸한다. 무엇보다 대학시절 중국에서 어학연수를 한 김 대표가 영어와 중국어를 함께 사용하면서 통역이 필요 없는 수업으로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더욱 좋다.

 

요일별 기본메뉴는 정해져 있고, 예약자들과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메뉴조정 및 고객의 개별적인 요구에 맞추기도 한다. 서울시의 외래 관광객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는 코스는 음식체험과 전통시장 이용 등 한국의 생활문화와 밀접한 관광활동 경험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오미요리 연구소는 그간 판에 박힌 관광코스와 감동을 주지 못했던 프로그램을 전통시장 체험형으로 전환해 성공한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오미요리 연구소의 쿠킹랩 현장 모습. [이미지=오미요리 연구소 제공]
오미요리 연구소의 쿠킹랩 현장 모습. [이미지=오미요리 연구소 제공]

또한 오미요리 연구소는 ‘자기다움’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한옥을 개조한 한국스러운 공간과 ‘한식 컨텐츠 전통시장체험’이라는 요소들을 오미요리 연구소만의 것으로 완벽하게 만들어 냈다. 지금은 한달에 100명 이상의 외국인이 요리 프로그램에 직접 참가하고 있으며, 다양한 방송에도 소개가 되고 있다.

 

오미요리 연구소의 사례처럼 이제 전통시장은 ‘자기다움의 장점’을 잘 활용해야 성공한다. 공급이 적었던 시대의 관성에서 벗어나, 기존의 다른 컨텐츠와 접목한 전통시장만의 ‘새로움’을 창조해야 한다. 이러한 ‘전통시장다움’은 시설에서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더욱더 ‘전통스러움’에서 나온다. 그것은 전통시장만이 가진 고유한 문화이며, 이것을 고객의 니즈에 어떻게 접목 시킬 것인가를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필진 : 김선호 부천중동시장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단 단장
-지식을 통한 인재개발 및 성장으로 전통시장을 활성화 시키고자 힘쓰는 '희망경영자'

"단체나 개인이 성장하는데는 두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지식'이고 다른 하나는 '멘토' 입니다. 
전통시장은 이 두 가지가 취약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도전의 역사'를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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