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도 연습이 필요…새로운 '관계 패러다임'을 학습하고 훈련해야"

전문가 칼럼 : 임주리 한국맘코칭센터 대표

경영자와 관계치유 : 바쁜 비지니스 현장 가운데 경영자들이 겪는 관계 갈등과 문제들을 실제 사례들 분석을 통해  '관계치유'적 관점에서 회복시키고 도움을 주고자 하는 전문 칼럼입니다.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상담실을 찾는 직장인들의 고민 중 가장 높은 순서를 매기자면  

“거절은 못하고, 요청은 더 못하는 성격!”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내가 처리해야 할 일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동료나 상사가 부탁을 하면 차마 거절을 못해서 계속적으로 새로운 업무를 떠맡다 보니 내 책상 위에는 늘 일거리들로 가득합니다. 정작 자기는 마감 기한이 촉박한 여러 업무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을 때나, 혹은 너무나 방대해서 혼자 처리하기 힘든 업무를 수행할 때 조차도 다른 사람에게 도와달라고 말하지 못합니다.

 

심지어 나 때문에 상대방이 곤란할까 봐 내 업무는 뒤로 한 채 부탁 받은 일을 먼저 처리하다 보면 야근에 주말까지 일하면서도 성과를 내지 못하는 무능하고 비효율적인 직원으로 낙인 찍혀 연봉협상이나 계약갱신 시에 불이익을 보기도 합니다.

 

아동때 부모 편의성 중요시 여겨 '착한 사람 될 것' 중용하면 왜곡된 관계방식 습득해 '예스맨'이 된다

[이미지 출처=최고씨의 생활리뷰]
영화 예스맨의 한 장면. [이미지 출처=최고씨의 생활리뷰]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아동학대 중에서도 학대로 인식되기는커녕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부모가 자녀에게 행하는 정신적 학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인간의 발달단계에서 자연스럽게 갖게 되는 욕구와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하고, 그 표현이 받아들여지는 경험과 존중 받는 감정을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조건 없는 사랑이지요. 조건이 없는 온전한 사랑을 받아본 사람은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됩니다.

 

그런데 양육 현장에서는 아이의 욕구나 감정을 이해하고 존중하기보다는 부모의 편의성을 더 중요시 여겨 착한 사람이 될 것을 중용합니다. 아이가 무섭다고 하면 안아주고 무서운 이유를 들어주고 함께 용기내볼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이야기를 나누는 대신에 “이런 것을 무서워하면 너는 바보, 겁쟁이야”라고 합니다.

 

아이가 동생을 질투해서 밉다고 하면 그 마음을 공감해주고 동생에게 빼앗긴 줄 알았던 부모의 사랑을 다시 경험할 수 있도록 표현해주는 대신에 “동생을 미워하면 너는 나쁜 사람이야, 동생을 미워하면 안돼!”라고 가르칩니다. “엄마 말 들어, 안 그러면 혼내줄 거야!”, 심지어 “말 안 들으면 너를 버릴 거야!”라고 협박도 합니다.

 

이런 경험들이 쌓여서 자신의 감정이나 욕구는 말해봐야 소용없다는 무기력감을 학습하게 되고, 부모가 시키는 대로 해야만 착한 아이이고 사랑 받을 수 있다는 왜곡된 관계방식을 습득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그 사람에게 인정받는 것만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양 '예스맨'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예스맨'은 당장은 '좋은 사람'이 되지만…우울증·조건부 계약·나쁜 건강과 분노를 돌려받게 된다

[이미지 출처=이미지투데이]
[이미지 출처=이미지투데이]

거절하지 않고 상대의 부탁을 받아들이는 그 순간은 내가 좋은 사람으로 비춰지는 것 같고, 마치 내가 다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처럼 느껴질 수도 있고, 거절을 해야 하는 마음의 불편함도 피하고 관계가 불편해지는 위험성도 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보면 상대방이 나를 나쁜 사람으로 취급하게 될까 봐 두렵고, 능력 없는 사람으로 볼까 봐 두렵고, 거절하는 불편함과 관계가 깨질 수도 있는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거절을 못하고 계속 “예쓰맨”으로 살다 보면 당신은 착한 사람인 척 살아온 대가로 우울증을 선물로 받게 될 것이고, 동료의 부탁을 들어준 대가로 당신의 동료는 연말에 더 높은 연봉으로 승진하게 될 것이고, 당신은 무능력한 직원으로 조건부 계약을 하게 될 것입니다.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일에 치여 건강도 나빠질 것이고, 인생을 즐기지 못해 내적 분노가 쌓여 밖에서는 착한 사람인 척 하지만 귀가해서 가족들에게 그 분노를 터트릴 수도 있겠군요.

 

성인이 된 나'가 선택해야 할 문제…'착하다'는 말에 속지말고 '새로운 관계 패러다임' 학습하고 훈련하자

[이미지 출처=이미지투데이]
[이미지 출처=이미지투데이]

그렇다고 어린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어린 시절로 돌아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지금까지 나의 패턴은 부모나 중요한 타인과의 관계에서 사랑 받기 위해 선택한 어린아이의 생존방식이었음을 알아차리고, 이제는 성인이 된 내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착하다는 말에 그만 속을 때가 되었으니 새로운 관계 패러다임을 학습하고 훈련하면 됩니다. 혼자서도 잘 해낼 수 있지만 전문 상담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훨씬 효과적이고 빠른 시일 내에 행복한 소통 아름다운 관계를 갖게 될 것입니다.

 

실제로 이런 상담을 통해 치유와 훈련을 마친 내담자들의 피드백은  

"거절을 하는데도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니, 너무나 신기합니다!!" 

"나의 업무생산성과 효율이 높아져서 상사로부터 많이 달라졌다며 칭찬을 듣고 더 높은 연봉으로 재계약을 했어요."

"거절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고, 나중에 여력이 되서 도와주겠다고 하면 예전보다 훨씬 더 고마워해요. 고맙다는 말을 훨씬 더 많이 듣게 되었어요."

"내가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것은 상대방이 나를 도와줄 기회를 제가 주지 않는 것이었어요. 도와주는 사람 하나 없이 힘든 세상에 살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나를 고립시키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차렸어요."

"야근이나 주말 출근이 현저히 줄어들었으며, 취미생활을 즐기게 되었어요. 더 이상 우울증이나 원인 모를 짜증에 휩싸이지 않게 되었어요."

등등 이었습니다. 

 

결국, 거절도 '연습'이 필요하다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거절을 잘 하려면 먼저 거절의 개념에 대해 잘 알아야 합니다. 거절은 나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보다 조화롭게 만들기 위해 건강한 경계를 만드는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그의 요청을 거절하는 것이지 그 사람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합니다.  명확하게 거절하고, 거절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짧고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다른 대안은 없는 지 상대에게 물어주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당신은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당신은 때때로 미움을 받아도 괜찮습니다."

"당신은 당신을 위해서 이기적일 때도 필요합니다."

 

 

필진 : 임주리 한국맘코칭센터 대표

한국가족상담협회 정회원 / 한국코치협회 전문코치 /한국자살예방센터 경인지부장

국민건강보험관리공단 인재교육원 가족심리/부모교육 강연

이랜드·LG유플러스 등 다수 기업 강연 / 인천 YWCA NEW START 메인 MC
중앙대학교 여대생커리어계발센터 리더십/동기부여/멘토링 강의
전국 지역도서관, 교육청, 초중고 500회 이상 강연 

<방송> EBS 교육이 미래다 / MBC 팔방미인 / SBS 100인의 영재들 / KBS 아침뉴스타임 출연

<팟케스트> 팟빵-임주리의 행복레시피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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