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많은 데이터를 만들어내도 ‘딥러닝’이 발전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자율주행 자동차 모습. [이미지 출처=삼성 글로벌 뉴스룸]
자율주행 자동차 모습. [이미지 출처=삼성 글로벌 뉴스룸]

“자율주행 자동차는 곧 수백만에 달하는 트럭 및 택시 운전사들의 생계를 파괴할 전망이다. 결국 도시에서는 승용차를 소유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언제든 자율주행 자동차가 1분 안에 나타나 목적지에 안전하게 모셔다줄 테니까 말이다. 직접 주차할 필요도 없으니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현재 일반적인 승용차의 주행 시간은 4퍼센트에 불과하다. 이는 곧 차의 생애 중 96퍼센트의 시간 동안에는 어딘가에 주차해둬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시대가 오면 현재 도시에서 주차장으로 쓰이는 방대한 면적이 보다 생산적인 목적으로 재활용될 것이다.”

 

“금융 서비스는 이른바 ‘핀테크(fintech)’라는 금융 기술의 기치 아래 보다 광범위한 변혁을 겪고 있다. 금융 거래에서 금융 중개자를 대체하는 안전한 인터넷 원장인 블록체인과 같은 정보기술은 아직까지는 소규모로 테스트되고 있지만 조만간 수십 억 달러 규모의 금융 시장을 파괴할 수도 있다. 머신러닝은 현재 대출 관련 신용 평가를 개선하고 비즈니스 및 재무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소셜 미디어에서 신호를 수집해 시장 동향을 예측하고 금융 거래에 생체 인식 보안을 제공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테런스 J. 세즈노스키 쇼크생물학연구소 석좌교수. [사진출처=교보문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브레인 이니셔티브’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인공지능 분야 최고 학회인 ‘NeurIPS’의 의장인 테런스 J. 세즈노스키 쇼크생물학연구소 석좌교수는 그의 책 [딥러닝 레볼루션]을 통해 ‘딥러닝’이 우리 생활에 가져올 변화들을 위와같은 예들을 들어 설명하고 있다. ‘딥러닝’은 수학과 컴퓨터공학, 신경과학에 뿌리를 두고 있는 머신러닝의 한 분야다. 딥러닝 네트워크는 마치 아기들이 자신을 둘러싼 세상을 배워나가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데이터를 통해 학습하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을 통한 의료 진단, 딥러닝 시스템을 통한 법률 상담, 자동 거래를 통한 막대한 이익 등은 딥러닝 혁명이 만들어낸 변화들이다. 의료계의 경우 머신러닝이 발전하고 빅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여러 문제에 적용됨으로써 변혁을 겪게 될 전망이다. ‘의료 진단’이 대표적인 예다. 테런스 교수는 “환자 수백만 명의 기록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더욱 정확해질 것”이라며 “암 진단에서 딥러닝의 예측과 전문의의 판단이 결합된 경우 0.995라는 거의 완벽한 정확도가 나왔다”고 밝히고 있다.

의료현장의 딥러닝 적용 모습. [이미지 출처=테크홀릭]

이와 같은 놀라운 변화는 수많은 데이터를 해석하고 응용하게 됨으로써 가능해졌다. 그리고 여기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머신러닝과 딥러닝이다. 테런스 교수 “데이터를 가공해 정보로 만들어내는 정제소 역할을 하는 것이 머신러닝(딥러닝)”이라며 “아무리 많은 데이터를 만들어내도 머신러닝(딥러닝)이 발전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오즈의 마법사 ‘허수아비’처럼 새로운 눈으로 출발해 처음 접하는 환경에 필요한 기술 습득해 나가는 것이 ‘딥러닝’…“딥러닝 네트워크 연구 통해 상상조차 어려운 혜택이 주어질 것”

 

“1939년도에 상영된 고전 뮤지컬 영화 <오즈의 마법사>에서는 허수아비가 <내게 뇌만 있다면(If I Only Had a Brain)>이라는 노래를 부른다. 허수아비가 몰랐던 것은 그가 이미 뇌를 갖추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뇌가 없었다면 노래는 커녕 말도 한마디 못했을 것이다. 다만 그의 뇌는 생긴 지 고작 이틀밖에 안 된 상태였고, 따라서 그의 진정한 문제는 뇌가 아니라 경험의 부재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는 세상에 대해 배워나가고 결국은 오즈의 모든 인물 가운데 가장 현명한 존재로 인정받는다. 그는 자신의 한계를 알 정도로 현명했다.”

만화 '오즈의 마법사' 중 허수아비의 모습 화면캡쳐.
만화 '오즈의 마법사' 중 허수아비의 모습 화면캡쳐.

오즈의 마법사 스토리처럼 인공지능 개발 초기에는 많은 연구자이 ‘로직’을 통해 인공지능을 구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테런스 교수는 “인공지능을 현실화시키기 위해서는 인간이 학습하고 응용하는 방식을 이해해야 하는데, 인간은 로직을 통해서 학습하지 않는다”며 로직 대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방식의 AI의 새로운 버전을 개발했다. 이런 딥러닝은 아기가 세상을 경험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데이터를 통해 학습한다. 그렇게 새로운 눈으로 출발하여 처음 접하는 환경을 다루는 데 필요한 기술을 하나씩 습득해나가는 것이다.

 

지난 2016년 봄 ‘알파고’의 사례를 통해 전 세계는 딥러닝이 세상의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인공지능 혁명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을 이미 경험했다.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꺾은 직후, ‘인공지능은 과연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인가? 머신러닝과 딥러닝은 어떤 미래를 가져다 줄 것인가?’ 등의 의문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테런스 교수는 “분명한 건 인공지능의 발전은 인간의 지능에 대한 이해와 따로 떼놓고 얘기할 수 없다”며 “인간에 대한 이해가 곧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지난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대결 분석. [자료 출처=예스 블로그]

“우리 인간은 가장 뛰어난 학습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다른 어떤 생물 종보다 광범위한 주제에 대해 보다 빨리 학습할 수 있고 보다 많은 것을 기억하며 수세대를 거치며 더 많은 지식을 축적할 수 있다. 우리는 ‘교육’이라 불리는 기술을 창조해 평생 동안 학습할 수 있는 양을 증대시켰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성장 기간 동안 교실에 앉아 살아가면서 결코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을 학습할 수 있게 되었다. 비교적 최근에 인간이 발명한 읽기와 쓰기의 기술은 완전히 터득하기까지 수년간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이들 발명품 덕분에 우리는 구전에 의한 것보다 더 많은 축적된 지식을 다음 세대로 전수할 수 있다.”

 

테런스 교수처럼 이같은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현재 딥러닝과 인공지능을 놓고 한편에서는 이상적인 시나리오를, 다른 한편에서는 종말론적 시나리오를 펼쳐놓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그것들의 궁극적인 영향은 예측할 수 없다. 물론 한 가지는 확실하다. 인공지능과 관련한 모든 기술은 가공할 만큼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인간 사회의 모든 영역에 걸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 테런스 교수는 “기술의 발전 속도와 영향의 정도는 날로 높아지고 있는데, 안전벨트에 몸을 맡긴 채 움츠리는 것은 올바른 반응이 아닐 것”이라고 조언한다.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우리는 여전히 고차원적 형태의 지능에 대한 비밀을 누설해줄 핵심 개념을 찾고 있다. 지금까지 몇몇 핵심 원리를 파악하기는 했지만 DNA가 생명의 본성을 구현하는 것만큼 고상한 방식으로 우리의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설명할 수 있는 개념적 틀은 갖추지 못하고 있다. 학습 알고리즘은 통합적 개념을 찾을 수 있는 훌륭한 장소다. 테런스 교수는 “딥러닝 네트워크가 특정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법에 관한 연구를 통해 이뤄낸 진전으로 보다 많은 단서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며 “만약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한다면 상상조차 어려운 혜택이 주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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