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컨설턴트로써 국내 직원 10인 미만 언더백 기업에서 실제 OKR을 적용해 본 과정에서 얻은 교훈들

현장수첩 : 사례뉴스의 기자가 기업 현장 컨설팅을 하면서 '경영현장'에서 직접 체험하고, 보고 느끼고 배운 내용들을 통해 독자들에게 인사이트를 나누는 기사입니다.  

구글의 일하는 방식, 'OKR'에 대한 설명 구조도.[이미지 출처=라바이오 테크]

최근 A기자(가명)가 직접 컨설팅에 참여한 'A' 회사는 직원이 10인 미만이며, 아직 프레임 워크를 가지고 일하는 문화가 형성되지 않은 중소기업 이었다. 사업규모가 커져가는 상황에서 시스템적인 목표관리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시니어 컨설턴트가 이 회사에 구글의 일하는 방식인 'OKR' 도입을 추천했다. A기자는 이 글을 통해 OKR을 이 조직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문제점과 해결과정, 그리고 몇 가지 교훈을 제시하고자 한다.

 

언더백 A 기업이 OKR 적용시 발생한 문제 4가지는? 

[이미지 출처=이미지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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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담당자가 OKR을 작성했지만, 습관적이고 운영적인 일을 우선으로 업무를 한다

마케팅 담당의 B팀장은 OKR의 취지와 교육은 받았고, 새 프로젝트에 OKR을 설정했지만, 습관적이고, 반복적이던 기존의 업무 싸이클을 그대로 따르는 것을 거스르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KR을 우선순위에 올려놓고 일한다는 것의 인식이 점차 사라져 갔으며, OKR 양식에 기록된 세부일정들은 명목상의 일정들로 변하고 말았다. 

 

2. OKR 피드백 회의가 '축하와 격려'의 자리가 아닌, '평가와 충고의' 자리가 됐다

판매시스템 담당의 C팀장은 OKR 피드백 회의에서 곤혹을 치렀다. 안그래도 어려운 과제였는데, 각 팀장들이 지금까지 진척이 안된 부분에 대해 이유를 계속 물었고, 그것을 답변하는데만 OKR 발표시간을 다 쏟아냈다. 사무실 책상에 앉아 고개를 푹 숙이고 한숨을 내쉬는 C팀장은 OKR 도입으로 인해 더 괴로워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이미지 출처=이미지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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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전사적 OKR이 없었고, 경영자가 각 프로젝트의 OKR 내용도 모르고 있었다

경영자가 전체 OKR 프로젝트의 주제만 알고 있었지, 각각의 OKR (당시 3개)의 O와 KR에 대해 알지 못했다. 그래서 OKR이 셋팅되고 2~3주 뒤에 경영자가 다시 KR이 적절치 못하다고 피드백한 사례가 발생했다. 

 

4. 최초 KR 설정시 O와 상관관계가 없었으며, 1개월도 안돼 달성이 가능한 쉬운 목표로 설정했다

온라인 마케팅을 담당하던 D팀장은 최초 OKR 설정시 KR을 잘못 설정했다. KR이 모두 성취된다해도, O가 달성되는 관계를 가지게 설정하지 않았던 것이다. 몇 주면 달성 가능한 KR을 설정했다.

예를 들면 '온라인 채널이 활성화 되고, 고객과 즐겁게 소통한다'가 O였는데 KR은 ①까페개설, ②블로그개설 ③뉴스레터 발행 이었다. ①,②은 개설만 하면 되는 것이기에 하루도 채 안걸리는 것이었으며(비도전적), 이 개설 자체가 '즐겁게 소통한다'와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지 않았던 것이다.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A 기업은 OKR 적용시 문제들을 어떤 방법으로 해결했나?

첫번째로 OKR을 출력해, 자주 볼 수 있도록 벽에 붙였다. 무엇보다 담당자들이 OKR을 실제 업무 우선순위에 두지 않는 것이 문제였다. OKR 도입의 인식 공유 수준이 낮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모든 OKR을 출력해, 모두가 지나다니는 벽에 부착했다. 이로써 모두가 OKR을 자주 인지하게 했다. 또한 경영자가 직접 참여하는 OKR 피드백 미팅을 통해 회의 매니저가 아닌, OKR 담당자를 정해 KR 진척에 대해 직접 구성원에게 보고하게 했다. 이로써 경영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했다. 압박을 줄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했지만, 회의 진행방식에서 변화(격려와 칭찬)를 준다면 압박감은 어느정도의 기대감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두번째로 OKR 피드백 회의시 구성원들의 충고가 길어지지 않도록, 일어서서 OKR이 부착된 게시판을 보며 회의를 진행했다. 또한 먹을거리(과자, 커피)를 준비해 자연스럽게 담소를 나누는 분위기를 형성했다. 담당자가 KR을 발표할 때 달성한 부분에 박수를 치게끔 하고, KR 진행 중 어려운 부분을 나누게 하는 룰도 셋팅했다. 이로써 기존의 회의 경험(충고, 평가, 압박)을 전환하고자 노력했고,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OKR회의 자체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주는데 일조했다. 또한 짧은 회의 시간(서서하기 때문)에 핵심적인 논의와 아이디어가 진행되는데 도움이 됐다. 

[이미지 출처=이미지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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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로 정기적인 OKR 피드백 미팅을 셋팅했다. 아직 OKR 방식이 익숙하지 않은 구성원과 경영자는 피드백 미팅을 통해 OKR의 진척내용을 확인하게 했다. 기존에는 각자 나름대로의 목표관리와 OKR이 혼재돼 있었기 때문에, 정기적인 회의 셋팅으로 인한 KR진행 정보공유는 매우 큰 의미가 있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이 이루져 병목 현상이 해소될되기도 했다. 매주 금요일마다 OKR 피드백을 진행함으로써 경영자를 비롯한 모든 구성원이 OKR에 관심을 갖게 됐다. 

 

마지막으로 몇몇 OKR은 셋팅 자체부터 잘못 돼 있었기 때문에 O와 상관관계가 있는, 수치화할 수 있는 도전적인 KR을 재설정하게 했다. 예를들어 O가 '온라인 채널이 활성화 되고, 고객과 즐겁게 소통한다' 였다면 KR을 '①까페개설 → 등업자 수 00명 이상, ②블로그개설 → 이웃추가계정 00개 이상, ③뉴스레터 발행 → 뉴스레터 00회 발행' 이런 식으로 측정할 수 있고, O의 달성 정도를 확인 할 수 있는 직접적인 관계의 KR을 재설정했다. 

 

A 기업에 실제 적용하지 못했지만 도입 했으면 좋았을 것은?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자신감 점수' 항목을 KR 옆에 써 넣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모든 KR은 업무달성 자신감 수치를 5에서 시작하는 것으로 구성원에게 교육하고, 이보다 낮은 숫자면 자신감이 떨어지고 있고, 높으면 업무달성이 가능하다는 신호를 구성원들과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벽에 부착된 OKR을 보는 사람이 다른 팀장의 자신감 점수를 보고 그 사람에게 도움이 필요함을 인지할 수 있게 했다면, 피드백 시간의 정보의 공유와 조언의 차원이 높아졌을 것이다. 

 

OKR을 언더백 기업에 적용하며 현장 컨설턴트로써 느낀것들

언더백 기업에서 OKR을 통한 일하는 문화를 정착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음을 깨달았다. 3개월 안에 집중해야 하는 것을 설정하고 3가지만이라도 달성해보자는 취지의 OKR은 닥치는 업무에 치여 생각할 겨를이 없는 조직원들에게는 오히려 스트레스로 다가간다는 것 또한 절실히 깨닫게 됐다.

[이미지 출처=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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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경영자가 참여하는 주기적인 OKR 회의를 통해 구성원들에게 경영자가 OKR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정기적으로 인식시키는 것 만으로도, OKR을 통한 일하는 방식을 직원들이 적용하고자 애쓰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또한 평가와 충고의 회의가 아닌, 각자가 지식 경영자로써 주도적으로 OKR을 달성하기 위해 어려움을 조언받고, 달성한 것에 대해 축하받는 문화가 형성되면 OKR 때문에 발생하는 스트레스보다 일하는 방식의 한 '프레임'으로써 받아들이는 정도가 크다는 것을 경험했다.

 

OKR을 조직에 도입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경영자가 각 팀의 OKR 내용에 관심이 있어야 하며, 평가의 자리가 아닌 그들을 돕는 문화여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직원들에게 'OKR이란 방법으로 피를 쏙 빨아먹을려고 하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OKR은 스스로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방향이 돼야 성과가 나기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이미지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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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것들을 처리해야 하는 언더백 기업의 각 팀장들은 또한 OKR을 통해 집중해야 할 것에 집중함으로써, 스스로에게 성과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 넣어 주기도 한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속에서 어떤 사람이든 모든 일을 다 처리할 순 없다. 그 중에 선별한 문제에 집중하고 결과를 내는 것이 직무 만족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 또한 이번 컨설팅을 통해 경험할 수 있엇다.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OKR을 보며 뿌듯해 하기도 하며, 다시 도전적인 KR을 세우려는 사람을 보고 매구 기뻤다.

 

물론 OKR이 만능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직무가 명확히 나눠지지 않은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오히려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경험했다. 일을 벌여놓고 매듭짓지 못해서 한숨을 계속 쉬는 것보다 집중할 것에 집중해서 결과를 내고, 격려와 축하, 조언을 받는 문화가 더 사람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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