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문자도(聖經文字圖)’ 저자, 전하리 작가를 만나다

[꿈만나] 꿈을 이루고, 이뤄가는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를 통해 언더백 경영자와 직원들, 그리고 취업준비생들과 청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와 인사이트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전하리 작가가 본인의 문자도 작품 중 하나 앞에 서 있는 모습. ⓒ사례뉴스

“어느 날, 아프리카 선교사로 떠났다던 사촌 오빠를 우연히 지인의 결혼식장에서 하객으로 만났죠. 미전도종족인 아프리카 오지에 주님께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 던진 채 헌신하는 오빠의 선교 이야기는 두 아이를 키우며 살아가는 평범한 나의 일상을 큰 도전을 안겨주고 있었습니다. 그날 식사를 마친 오빠가 아프리카로 떠나는데 그 모습이 저의 눈에는 사지로 끌려가는 어린양의 모습처럼 보였습니다. 마치 십자가를 지시고 골고다 언덕길을 오르신 주님의 모습처럼 오버랩 되어 저의 눈을 스쳤습니다.”

 

성경 말씀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성경문자도’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전하리 기독교 작가는 원래 직접 나가는 선교 현장에 관심이 컸다고 한다. 아프리카 선교지에 나가 있는 사촌 오빠처럼 주님의 나라를 위해 일 하고 싶다고 간절한 기도는 하던 그녀에게 어느날 작은 방에서 주님은 말씀하셨다.

 

“딸아, 내가 너에게 그림 그리는 재능을 주지 않았느냐? 그것을 나를 위해 사용 하려무나.”

 

전 작가는 즉시 ‘아멘’으로 화답했고, 곧장 컴퓨터를 향해 ‘기독교. 만화. 일러스트’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 날 이후, 그녀는 말씀과 그림을 그려내는 기독교 작가가 됐다.

작업실에서 작업중인 전하리 작가. ⓒ사례뉴스
작업실에서 작업중인 전하리 작가. ⓒ사례뉴스

전하리 작가는 한국 만화가 협회와 회원인 동시에 한국 문인협회 회원이다. ‘시와 시학’을 통해 시인으로도 등단했다. 또 한국 기독만화 선교회 회장도 맡고 있다. 현재 월간지 세브란스와 어린이 조선일보에 만화를 연재 중이며 ‘성경 문자도’,‘와룡동의 아이들 시리즈(북하우스)’?‘초록이의 환경여행’,‘예수님께 사랑받는 어린이’, ‘지혜의 말씀’, ‘오직 하나뿐인 너를’, ‘솔로몬의 잠언’ 등의 작품 활동을 해 왔다. 목회자 사모신문과 서울 어린이 경제신문 등에 삽화를 내기도 했다. 이처럼 그녀는 만화와 일러스트 등을 그리는 ‘그림 작가’지만, 아동 문학가로 소설과 동시도 쓰고 있는 ‘글 작가’이기도 하다.

 

초등학교 1학년때 전국 미술대회 대통령상 수상…“ 가정 형편 어려웠지만 꿈을 향해 작은 발 떼었죠”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는 재능이 있었던 것 같았어요. 초등학교 1학년 때 전국 어린이 미술 대회가 있었는데 그때 저의 그림이 대통령상을 받았습니다. 그 상장은 한동안 집안의 가보로 이어져 왔지만 이후 그림의 세계는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살았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고등학교 졸업식을 앞둔 겨울방학. 전 작가는 어려워진 가정 형편에 당장 돈을 벌어야 할 상황이 돼 한 회사 공장 생산직에 들어가게 됐다. 갓 20살, 학업의 꿈도 잃어버린 채 현실을 탓하며 매일 눈물을 삼키며 회사를 다니던 그녀에게 어느 날 뜻 밖의 ‘계기’가 찾아온다. 회사에 벽보 한 장이 붙었는데 ‘사보에 들어갈 삽화를 맡길 컷 삽화가를 사내 직원들 중에서 뽑을 것’이라는 공문이었다. 그 공문은 그녀를 만화가의 길로 이끄는 시금석이 됐다.

조선일보에 연재 중인 전하리 작가의 '땡글이' 4컷 만화 모습. [이미지=화면캡쳐]

“입사 때 저의 면접관이셨던 상무님께서 생산직 일을 하다가 한 달에 한 번씩 사보에 실을 삽화를 들고 편집실을 들락거리는 저를 보시면 언제나 저를 불러 세우셨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자꾸 내 안에서 꿈틀거리는 나의 ‘꿈’을 상기시키셨습니다. 가정 형편이 어렵다고 꿈을 포기하는 것이 맞느냐는 말씀이셨죠. 상무님은 공장을 그만두고 나가서 몇 시간짜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라도 미술 공부를 해서 자신의 가지고 있는 꿈을 이루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결국 그녀는 상무님의 권유를 이기지 못하고 퇴사하게 되었고, 꿈을 이루기 위해 세상 속으로 작은 발을 떼어 놓기 시작했다.

 

오염된 세상 위한 ‘환경 책’ 내며 많이 아파하고 힘든 시간 보내다…‘더 중요한 일’ 발견 해

지금으로부터 약 15년 전, 전하리 작가는 어린이 학습 만화인 ‘초록이의 환경 만화’를 출간했다. 당시 환경부에서도 관심을 갖고 바라본 환경 만화책이었다. 전 작가는 그 당시 한옥을 작업실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작업실 옆집인 한옥을 허물고 그 자리에 빌라를 지으면서 담벼락에 있던 담쟁이들이 시멘트 독 때문에 모두 죽어버린 걸 보게 됐다고 한다.

 

“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는 담쟁이가 이렇게 죽어버린다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지구 환경을 생각하니 앞으로 살아갈 아이들의 미래가 걱정이 되어 눈앞이 캄캄해지고 숨이 막혀 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인류의 죄 값으로 사람들의 이기심으로, 지구는 신음하고 사람뿐 아니라 동식물들 역시 지구 온난화 등으로 갈수록 살아가기 힘든 환경으로 변해버린 것이 현실이기에, 저는 환경 책을 내는 동안 많이 아파하고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전하리 작가가 그린 예수님 문자도 그림. ⓒ사례뉴스

당시 전 작가는 태초에 천지 만물을 창조하시고 보시기에 좋았다던 하나님의 탄식이 매일 밤 그녀의 귓가에 들려오는 듯 했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플라스틱, 일회용품,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을까. 멸종되어 가는 생명들을 구할 수 있을까. 환경오염 문제의 해결책을 무엇일까. 날마다 고민하던 그녀는 어느 날 다시 간절하게 하나님께 기도드렸다고 한다. 어린아이처럼 지구를 맑게 지켜 달라고 하나님께 애원하던 그녀의 마음에 주님의 음성이 들려왔다.

 

“환경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사람의 영혼을 살리는 일이 더 중요하다.”

 

선명한 주님의 말씀이었다. 그날 이후 그녀는 사람의 영혼을 살리는 복음 만화, 성경 말씀이 깃든 작품들에 주력하고 있다. 당시 온누리 TV에 ‘예수님이 좋아요’라는 어린이 프로그램에 일러스트를 그리고 목회자 사모신문에 4단 만화를 연재했다. 세브란스 병원 월간지에 기독만평 연재를 했고, 성경 말씀에 그림을 함께 그려 넣어 생활 속에서 늘 접 할 수 있도록 만든 ‘탁상용 말씀 다이어리’도 만들었다. 벌써 10년 전 일이지만 당시 잠언 말씀 365개를 뽑아 일러스트와 함께 그려 만든 탁상용 말씀 다이어리는 큰 인기를 누렸다. 이어 시편 말씀 365개를 뽑아 그려서 만든 ‘다윗의 노래’ 역시 많은 기독교인들에게 큰 인기를 누렸다.

전하리 작가의 작품 전시전에서
전하리 작가의 작품 전시 부스에서 감상중인 사람들의 모습. ⓒ사례뉴스

“당시 교보문고 기독교 코너에 가면 직원들이 저를 반가워 할 정도였습니다. 많은 이들이 저의 작품을 보고 주님과 더 깊은 교제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은, 그들에게 작게나마 힘이 된다는 것은 작가로서 너무 기쁘고 보람 있는 일입니다.”

 

성경문자도는 성경66권 제목에 주제?줄거리 한컷씩 이해 쉽게 그림으로 담아 낸 작품…“부족한 면 많지만 말씀에서 지식 얻어 결국 좋은 평가 받아”

전하리 작가는 올해 지난 몇 년 동안 작업해오던 ‘성경 문자도’를 드디어 완성했다. 그녀가 작품을 완성 하자마자 한 기독교TV 에서 전시 요청을 해와 감사함으로 최근 두달 간의 전시를 잘 마쳤다고 한다. 또 일 년에 한번 기독 실업인 협회(CBMC)에서 주최하는 지난 8월 한국대회에서도 성경 문자도 66권을 전시해 널리 작품을 알리는 기회를 가졌다.

 

“성경문자도(聖經文字圖)는 글자의 의미와 관계있는 내용을 글자 획이나 공간에 그려 넣어 글자의 의미를 한 눈에 알고 배우도록 하는 민화의 한 종류입니다. 성경66권의 제목에 성경의 내용을 가장 잘 이해하도록 성경의 주제와 줄거리를 한 컷 한 컷 그림으로 담아 넣은 문자도 형태의 작품이죠. 예를 들어 창세기의 경우 ‘창세기’ 글자에 천지창조, 에덴동산, 노아의 홍수, 아브라함과 이삭의 그림을 그려 넣어 문자도 그림 하나로 창세기 한 권 전체를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성경문자도 전시 부스에서 설명중인 전하리 작가의 모습. ⓒ사례뉴스

전 작가는 이런 성경문자도 작품을 통해 성경 말씀이 누구에게나 직관적이고 빠르게 이해되기를 바라고 있다. 독생자 예수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시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신 하나님의 크신 사랑을 땅 끝까지 전하는데 쓰임받기를 간절히 바라는 사명감으로 이 작품들을 완성했다고 한다. 그녀는 “신학자도, 목회자도 아닌 평신도인 제가 성경문자도를 완성 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하나님의 은혜이기에 가능했다”고 고백했다.

 

전 작가는 올해 완성된 성경문자도 작품을 잘 다듬어 책으로 출간할 계획이다. 영문 등을 추가로 삽입해 전 세계 누구나 성경을 이해하기 쉽도록 하는 책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성경문자도 전시와 강연도 계속해 성경과 하나님의 사랑을 널리 전할 예정이다.

성경66권 성경문자도가 전시 진열된 모습. ⓒ사례뉴스
성경66권 성경문자도가 전시 진열된 모습. ⓒ사례뉴스

현재 전 작가는 어린이 조선일보에 4단 만화인 ‘땡글이’도 연재하고 있다. 캐릭터인 땡글이는 어릴 적 전 작가를 모티브로 잡아서 만든 캐릭터라고 한다. 그녀는 “어릴 적 저로 돌아가서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며 “어린이가 되어 어린 친구들과 노는 것이다. 함께 놀고 함께 공부하고 함께 고민한다.”고 답했다.

 

그녀에게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한 비결을 묻자 “그림을 좋아하고 모든 자연 만물과 환경을 사랑하면 잘 그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속적으로 그림을 잘 그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보다 그림에 대한 애정, 사랑이 답”이라고 밝혔다. 이런 원동력은 결국 그녀의 굳건한 기독교 신앙에서 나온다.

창세기 성경문자도를 설명중인 전하리 작가. ⓒ사례뉴스

“저는 주로 성경, 하나님 말씀을 근거로 작품을 만듭니다. 그러기에 우선 말씀을 깊이 묵상하고 자주 읽고 암송을 합니다. 물론 기도도 병행해야하는 것은 당연하구요. 하나님께서 사람이 되어 사람의 옷을 입고 ‘예수’로 오셨습니다. 하나님이 인간을 더 깊이 이해하시려고 오신 것이지요. 저는 너무 부족한 면이 많은 사람이라서 말씀에 기준을 삼고 말씀에서 지식을 얻습니다. 그것이 결국 좋은 평가가 되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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