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저축·투자·보험·은퇴준비 등 자산관리 전반의 돈을 바라보는 의식을 틀을 재조정하라!”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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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돈 문제에 관해 전문가의 손을 빌릴 필요는 없다. 다음의 3가지 조건에 부합하는 경우에는 별도의 재무 계획은 세우지 않아도 된다. 첫째, 카드 빚, 학자금 대출, 자동차 대출 같은 소비자 부채가 있다. 둘째, 은퇴 자금이 전혀 없다. 셋째, 6개월(최대 1년) 생활비를 충당할 비상금이 없다. 앞의 빅 3는 생계와 직결되는 문제인 데다, 혼자서도 얼마든지 쉽게 처리할 수 있다.”

 

30년 경력의 베테랑 이코노미스트이자 수천 투자자들의 자산관리를 책임진 투자자문가 이기도 한 미국 CBS 뉴스의 간판 애널리스트 질 슐레진저는 그의 저서 <부자의 프레임>을 통해 ‘돈’에 대해서 이같이 설명하며 “빅 3를 해결하지 못한 이들에게 필요한 건 소비를 조절하는 방법이지, 돈을 불릴 투자 포트폴리오가 아니다”고 조언한다. 그는 “카드 빚이 1만 8000달러나 되는데 2만 달러짜리 약혼반지를 맞춰도 괜찮은지를 남들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을까? 정신 차리자!”고 일갈한다.

책 <부자의 프레임>의 저자 질 슐레진저. [이미지=내셔널 지오그라피 동영상 화면 캡쳐]

지난 2017년, 대한민국에는 비트코인 광풍이 불었던 적이 있다. 비트코인으로 하룻밤에 억 단위의 수익을 냈다는 소문이 돌자, 너 나 할 것 없이 암호 화폐 시장에 뛰어들었다. 비트코인 가격은 2017년 11월 처음 1000만원을 돌파해 이듬해 1월 2800만원대까지 올랐지만, 이후 악재를 거듭하다 2018년말 300만원대까지 폭락했다. 당시 전세금·퇴직금 등을 써서 투자했던 사람들은 천문학적인 손실을 떠안았고, ‘비트코인 우울증’이라는 말이 회자될 만큼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고통에 시달렸다.

 

당시 여러 언론과 전문가들은 불안정한 시장에 전 재산을 쏟아부은 투자자들의 무지와 경솔함을 탓했지만, 충격적이게도 피해자 대부분이 정치인·변호사·교수·의사·대기업 간부 등 전문직 엘리트들이었다. 무엇보다 이러한 비극은 2000년대 초 ‘닷컴 버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부터 반복되고 있다. 아는 것도, 배운 것도 많은 이들은 왜 돈 앞에만 서면 속절없이 ‘마이너스의 손’으로 돌변하는 걸까.

2017년 비트코인 투자 실패자들 대부분이 전문직 엘리트들이었다. [이미지 출처=이미지투데이] 

“학창 시절 만년 꼴찌였던 친구가 600만 달러자리 집을 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당시에는 창업 초기라 수입이 거의 없었는데, 그리 대단치도 않은 사람에게 뒤처졌다는 생각에 자존심이 몹시 상했다. 만일 그때 그런 감정에 따라 돈을 벌려고 했다면 어땠을까? 분명 쓰디쓴 실패를 맛봤을 것이다. 질투심이나 열등감에 사로잡혀 돈을 바라보는 순간, 위험의 수준은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수익만을 좇는 무리수를 두게 된다.”

 

질 슐레진저는 책에서 위와 같은 예를 들며 “투자할 때에는 외부 요인들을 최대한 무시하고 배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친한 친구가 비트코인으로 10만 달러를 벌었다거나, 잘 알지도 못하는 생명공학 관련 주식이 상승세라고 해서, 그게 당신에게도 좋은 투자처라는 의미는 아니다”며 “현명한 투자는 자신을 잘 알고 있는 상태에서 자기만의 게임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금은 생각보다 안전하지 않아…단기 움직임을 예측하려다 실패한 투자자들도 너무 많다!”

금은 더이상 '안전자산'이 아니라는 견해가 있다. [이미지 출처=http://revistaamasar.com]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경제 전문가인 질 슐레진저는, 똑똑하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금전적 실수를 저지르는 모습을 무수히 목격해왔다. 그는 수천 건의 상담 사례와 연구 자료를 분석한 끝에, “부를 이루는 요인이 지능이나 학벌, 사회적 지위가 아닌 돈을 바라보는 관점, 즉 ‘프레임’에 있다”고 밝힌다.

 

“금은 생각보다 안전하지 않다. 지난 두 세기만 살펴봐도, 금에 대한 투자가 현명하지 않다고 판명된 기간이 5~10년 정도 있었다. 2012~17년 주식시장이 침체하자 미국 정보는 가계 부채 상한선을 올려 서민들을 재난으로 몰고 갔고, 그리스 정부의 재정 위기 때문에 유로존이 거의 붕괴할 뻔했으며,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탈퇴하는 이른바 브렉시트가 벌어졌다. 이러한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이 시기 동안 S&P500지수는 82% 오른 반면 금값은 47% 떨어졌다.”

 

슐레진저는 금에 대한 편견과 같은 기존의 돈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엎으며 “우리의 시야를 흐리는 인지적 편향과 불안, 두려움 같은 감정을 걷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지난 2017년 말 비트코인 열풍의 피해가 치명적이었던 요인 역시, 앞으로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최신 편향), “설마 시장가격이 폭락하겠어?” 하는 낙관(낙관주의 편향), 나만 잘하면 문제없을 거라는 믿음(통제 편향) 등에 있다고 분석한다.

[이미지 출처=블록미디어]

“시장의 단기 움직임을 예측하려다 실패한 투자자들을 너무나 많이 봤다. 특정 시점이 되면 팔 생각으로 집을 샀지만 부동산 시장이 계속 침체하거나, 소위 ‘유망주’를 대량으로 사들여 보유하다가 주가가 폭락하는 바람에 큰돈을 잃는 식이다. 시장보다 똑똑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절호의 타이밍을 노리는 사람들은 대개 ‘촉’이나 ‘육감’ 같은 감각에 근거해 투자를 경정하는데, 그 내막을 살펴보면 온갖 편견과 맹점으로 얼룩져 있다. 사소한 변덕에 휘둘려 몇 번이고 계속 손해를 보는 경우도 허다하다.”

 

슐레진저는 사람들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는 단기투자에 대해서도 이같이 부정적인 관점을 내 비치며 “투자에서 성공하려면 요행으로 치고 빠지려는 시도는 그만두자. 그보다는 위험 분산에 신경 쓰는 게 현명하다”고 말한다. 미국의 6대 지상파 뉴스 중 하나인 CBS 뉴스의 간판 애널리스트로 자리매김할 정도로 세계 금융 시장의 흐름과 실전 투자에 해박한 슐레진저는 지난 5~10년 동안의 경제 지표와 관련 사례 연구를 바탕으로 시세 차익을 노리는 단타 투자가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낱낱이 밝히고 있다.

 

“아무리 큰돈 벌어도 소비?저축 습관에 문제 있다면 푼돈만 손에 쥘 뿐”… 자산관리 ‘의식의 틀’ 재조정하는 13가지 지침을 시행하라

[이미지 출처=아이클릭아트]
[이미지 출처=아이클릭아트]

슐레진저는 “아무리 큰돈을 벌어들여도 소비나 저축 습관에 문제가 있다면 푼돈만 손에 쥘 뿐”이라며 “모아둔 재산이 많다 해도 자녀들의 교육이나 남은 가족의 부양, 하다못해 은퇴 이후의 삶에 들어가는 비용을 간과한다면 예상치 못한 금전적 출혈에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릴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결국 소비와 저축, 투자, 내 집 마련, 보험, 은퇴 준비 등 자산 관리 전반에서 돈을 바라보는 의식을 틀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책 <부자의 프레임>에서는 다음 13가지 지침을 제시한다.

 

▲소비 패턴을 읽어라 ▲돈에 관한 감정을 파악한다 ▲남에게 설명할 수 있는 계약서만 서명한다 ▲시장의 변화에 일희일비 않는 ‘게으른’ 투자를 한다 ▲나만의 투자 오답 노트를 만든다 ▲투자 종목별 무게중심을 잡는다 ▲집에 살아야 할 때와 집을 살 때를 칼같이 구분한다 ▲자녀 교육비와 은퇴 자금은 병행 준비 ▲3년에 한 번씩 보험을 리모델링한다 ▲부모의 노년을 위한 컨트롤 타워를 세운다 ▲자체적인 세무 감사를 실시한다 ▲비밀번호와 신용 등급은 철통처럼 ▲마지막 순간, 무엇을 남기고 넘겨야 할지 준비한다

 

은퇴 이후 모아둔 돈으로 생활하려면 매년 얼마를 뽑아 쓸 수 있을까. 슐레진저는 “1년에 노후 자금의 3~3.5% 정도로 보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한다. 물가 인상까지 고려하면 전망은 한층 더 나빠진다. 재무 상담사들은 은퇴 후의 지출이 은퇴 전과 거의 비슷할 거라고 말한다. 지금처럼 주거비에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 연금을 붓지 않더라고, 건강관리에 드는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기 때문이다. 이제는 얼마간의 돈으로도 생활하는 데 충분하다고 함부로 가정할 수가 없다.

노후 보장을 위한 자금의 예측이 미래 사회로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미지 출처=이미지투데이]

흔히 노후보장 대책으로 이야기하는 보험도 마찬가지다. 슐레진저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종신보험은 큰 효용이 없다”며 “특히 아직 젊고 건강에 문제가 없거나 출산 예정이거나 어린아이를 키우고 있다면 정기보험을 선택하자”고 권한다. 그는 “다만 50세 이후에는 건강 악화 등의 위험이 높아져 보험료가 인상되어 정기보험의 필요성이 눈에 띄게 낮아진다”며 “이 또한 아이들이 장성하여 양육비나 교육비가 들지 않고, 노후 자금과 비상금 용도로 목돈을 모아두었다는 전제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결국, 나이가 아직 어릴 때에는 정기보험을, 은퇴를 앞두고 있는 50~60대에는 종신보험을 택하는 것이 낫다. 세금을 줄일 방법을 찾고 있거나, 사후에 남은 가족들의 생계유지를 위한 돈이 필요할 때에는 종신보험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자녀 교육과 내 집 마련, 은퇴 준비는 살면서 필연적으로 마주하는 소비며 들고나는 돈의 규모가 크다. 특히 정년이 멀지 않은 40~50대나 해당 연배의 부모를 둔 성인 자녀들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백만장자까지는 아니더라도, ‘돈 걱정 없는 삶을 꿈꾸는 현대인’들에게 경제적 자유를 얻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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