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 과장, 대리 비위나 맞추자고 제가 도합 16년을 죽어라 공부만 한 줄 아세요?”

전문가 칼럼 : 송은천 해피체인지 대표

밀레니얼 경영 : 1980년대생 ~ 2000년대 초반 출생으로 정보통신기술(IT)의 활용력이 탁월하며 현 시대 직장인 비중이 높은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경영자·직장인들에게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칼럼입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24시간 세상과 연결돼 끊임없이 새로운 정보 업데이트하는 ‘자발적 불면가’…업무 소홀했다면 인사고과로 그냥 알려주라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 뱅크]

최근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는 ‘셀프 불면’이라는 신조어가 생겼습니다. 24시간 세상과 연결되어 끊임없이 새로운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불면에 가까운 수면 패턴을 가진 ‘자발적 불면가’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은 새벽까지 이어지는 채팅과 콘텐츠 소비 사이 짧은 잠을 자는 모습을 보이는데 때론 긴 낮잠으로 부족한 수면을 채우기도 합니다. 낮에는 활동하고 밤에는 잠을 잔다는 시간의 구분이 점점 모호해지고 있습니다. 세상 돌아가는 일이 궁금해 항상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있고 4시간 이상은 잠을 잘 수 없다는 가수 싸이의 고백도 자발적 불면가들의 대표적 성향입니다.

 

문제는 이들이 낮에 직장에서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겠느냐 입니다. 그들에게 직장은 개인의 욕망과 가치 실현을 위한 도구이며 최소한의 필수 활동일 뿐입니다. 인생의 대부분이 직장, 일로 퍼센트가 채워졌던 이전 세대와 다릅니다.

 

자, 깔끔하게 대처하도록 합시다. 퇴근 이후는 그들의 시간이니 무엇을 하든 그들의 자유입니다. 그들이 잠을 자든 안 자든 그건 우리가 관여할 바가 아닙니다. 이러한 특성의 부정적 측면은 접어두고 긍정적 측면을 활용하도록 해 봅시다. 모바일에 친숙한 그들에게 회사의 홍보나 마케팅 방법을 제안하는 장을 열어 줍니다. 많이 오랜 시간 들여다볼수록 잘 보인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보지 못했던, 찾지 못했던 모바일 활용 방법에 대한 다양한 안이 나올 것입니다.

 

혹, 개인 삶에 집중하느라 직장 업무에 소홀했다면 인사고과로 알려주면 됩니다. 중간에 경고 차원으로 알려 주고 더 이상은 왈가왈부하지 않습니다. 그들에게 맞는 방식이고 그들이 이의 제기할 수 없는 방식, 선호하는 방식입니다.

 

“부장, 과장, 대리 비위나 맞추자고 도합 16년을 죽어라 공부만 한 줄 아세요?”…인재만 찾지 말고 인재가 일할 회사가 먼저 되라

MBC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 중 한 장면. [이미지 출처=http://m.humoruniv.com]

]밀레니얼 세대는 내가 속한 조직의 차별성에 주목합니다. 다른 곳이 아닌 반드시 이 조직에 있어야만 하는 이유가 되어 줄 ‘차별성’. 다른 곳과 별반 다르지 않다면 매력을 느끼지 못합니다. 매력을 못 느끼면 더 이상 머무르지 않는 그들입니다. 또 하나 ‘자율성’도 고려합니다. 조직원을 통제하고 감시하는 분위기가 감지되면 그들은 미련 없이 떠납니다. 속박과 억압을 본능적으로 거부하는 세대니까요.

 

한 후배는 어렵게 입사한 회사였지만 어학 지원비를 지원하는 대신 까다로운 성적 관리를 하는 엄격한 규율에 불만을 갖고 퇴사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회사에 대해 본 업무 외에도 사내 동호회나 복리후생제도에 관심이 많습니다. 좋은 제도가 있으나 틀에 박힌 프레임으로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이 또한 조직을 떠날 이유로 충분합니다.

 

복지제도라고 만들어 놓고 도서, 어학 등 깐깐하게 항목을 규제한다든가 결과물을 요구하는 회사가 적지 않습니다. 복지의 기본 취지는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는 데서 시작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운영하는 복지는 이름만 복지일 뿐 투자 대비 이익을 얻겠다는 일종의 업무와 다를 바 없습니다.

드라마 '미생'에서 헤드헌터의 문자를 보며 이직을 고민하는 장백기 [출처: tvN 미생 캡쳐]

밀레니얼 세대는 이직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무능력해서 자주 회사를 옮겼겠지.’라고 여겼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하이 퍼포머(high performer)의 이직이 잦아졌다고 헤드헌터들은 입 모아 말합니다.

 

드라마 ‘오피스’에서 신입사원이 회사 임원에게 소리치며 말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부장, 과장, 대리 비위나 맞추자고 제가 도합 16년을 죽어라 공부만 한 줄 아세요?”라고 발끈하자 임원이 혀를 차며 “나라가 어찌 되려고 이러나…….” 합니다. 이때 신입사원이 다시 말합니다. “그래서 지금 뭐 나라꼴은 괜찮은 겁니까? 인재만 찾지 마시고 인재가 일할 회사부터 되세요!”

 

어느 조직이나 능력 있는 사람을 원합니다. 그렇다면 그들이 마음껏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차별성과 자율성을 갖추고 맞이해야 합니다. 혹 하이 퍼포머가 여러분의 회사에 들어왔어도 꽉 막힌 틀에 맞추려 한다면 둘 중 하나겠죠. 그가 뻔한 틀에 맞춰 날개 잃은 새처럼 무능력해지거나 조직을 떠나거나.

 

잊지 마십시오. 밀레니얼 세대는 세계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합니다. 그들에 맞춰 조직이 달라져야 합니다. 그들의 요구를 외면하는 순간 여러분의 조직에서 일할 밀레니얼 세대도 여러분의 제품을 소비해 줄 밀레니얼 세대도 여러분을 외면합니다.

 

“팀장님. 저는 직장생활을 딱 10년만 할 생각입니다.”…주중엔 회사 다니고 주말에만 문을 여는 디저트 가게 오픈하는 '행동력' 가진 밀레니얼 세대

[이미지 출처=이미지 투데이]
[이미지 출처=이미지 투데이]

어느 날 후배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팀장님. 저는 직장생활을 딱 10년만 할 생각입니다.” 이유가 뭔지 되물었더니 이렇게 답하더군요. “조직에서 10년은 배울 게 있는 거 같은데 그 다음은 배우기보다 버티는 것 같아요.”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뭐야?”라고 묻자 “지금 팀장님 모습도 그렇고 다른 리더분들도 성장하는 모습보다 버티는 모습이 있는 것 같아서요.” 딱히 반박할 말도 떠오르지 않고 한동안 머리가 띵했습니다.

 

그저 회사에 붙어 있는 것만으로 의미 있다고 생각한 윗세대와 달리 의미 없는 직장생활은 그만 두는 것이 밀레니얼 세대입니다. 그 곳에서 계속 있을만한 가치가 있어야 할 텐데 ‘그냥 다닌다?’ 이건 그들 사전엔 없는 말입니다.

 

혹, 높은 금전적 보상을 해 주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것도 그 안에 충분히 인정할 만한 가치가 있을 때 의미 있는 것이지 높은 직급과 연봉이 그들을 만족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그 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나 의미에 주목하는 그들에게 과거와 같은 기준을 들이대면 안 됩니다. 나만의 일, 의미 있는 일, 내 마음이 흡족한 일에 집중하는 그들은 우리가 보기엔 비효율적이어도 의미가 있다면 실행합니다.

 

디저트 가게를 하고 싶지만 당장의 여건이 안 되니 포기한다? 아니오. 그들은 주중엔 회사에 다니고 주말에만 문을 여는 디저트 가게를 오픈하는 행동력을 보이는 세대입니다. 의미 찾기, 가치 추구를 위해서라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 해내는 그 모습은 조직도 배워야 할 자세입니다.

 

 

[필진 : 송은천 해피체인지 대표]
"공감능력,집요함,간절함으로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인정받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정화조청소원에서 전문경영인’까지 

전)에스티오  인재개발팀장  
전)LG패션  인재개발팀 파트장 

집필 & 활동 
저서 -송프로의  유쾌한 코칭일기 1탄 –밀레니얼  네 맘 다 알아
'쏭프로 TV' 유트브 운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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