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하나의 산업에 속한 것이 아닌 다양한 산업 걸친 비즈니스 생태계 속에 존재하는 객체"

야후재팬은 네이버 독보적 정보기술(IT)력 수혈…라인은 든든한 우군 확보로 신사업 추진 활발하게 진행
카카오·SKT 파트너십은 5G·모바일 플랫폼 분야 힘 합쳐 대한민국 ICT 생태계 경쟁력 강화하는 출발점 될 듯

경영에도 '생태계'가 존재한다. [이미지=줌 학습백과]

'생태계'라는 용어가 경영학에 처음 도입된 것은 1993년 제임스 무어가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기고한 논문에서다. 무어는 "기업은 하나의 산업에 속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 걸친 비즈니스 생태계 속에 존재하는 객체"라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처럼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를 협력을 통해 창출하고 그 속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상호작용을 통해 함께 상생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13일 일본 닛케이 신문은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라인(LINE)과 일본 소프트뱅크 손자회사로 검색포털 업체인 야후가 경영통합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에서 `국민 메신저`로 불리고 있는 라인은 이용자를 약 8000만명이나 확보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일본 최대 검색엔진으로 불리는 야후는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가 지분 40%가량을 지닌 Z홀딩스가 최대주주다. 

 

네이버는 현재 한국 검색시장 1위 업체이자 일본을 비롯한 동남아 시장에서 1위 메신저 앱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 내 압도적인 메신저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최근 핀테크 등 다양한 분야로도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야후는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인 비전펀드를 운영하는 소프트뱅크그룹을 모회사로 일본 시장 내에서 검색엔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SBS뉴스]
[이미지 출처=SBS뉴스]

닛케이에 따르면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통합 모델에 상당 부분 합의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가 각각 50%씩 출자해 신규 법인을 세우고, 이 법인이 Z홀딩스 최대주주가 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때 Z홀딩스가 100% 자회사로 야후와 라인을 보유하는 식의 통합 모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는 이달 내 통합에 대한 기본 합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경영통합이 실현되면 일본 내 검색시장과 메신저 시장 최대 업체 간 결합이 이뤄지는 셈이다. 한일 양국의 최대 정보통신(IT) 업체 간 통합이라는 점에서 사상 초유의 사례다. 특히 야후재팬과 라인이 통합되면 글로벌 IT공룡과 대적할 만한 약 1억명의 `규모의 경제`가 만들어진다. 아시아 시장에서는 구글 등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네이버는 최근 한국·일본·프랑스·베트남 등을 연결하는 인공지능(AI) 기술연구 네트워크인 `글로벌 AI 연구벨트`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미국과 중국이 양분하고 있는 AI 기술 패권 경쟁에 맞선다는 구상이다. 네이버와 함께 `서치앤클로바` 조직을 만들어 한일 양국에서 1000명이 넘는 AI 기술 인력을 투입해 구글·아마존처럼 번역, 비전·이미지 인식 등 AI 원천기술부터 다 만들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양사의 통합을 통해 그동안 기술력과 혁신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던 야후재팬은 네이버의 독보적인 정보기술(IT)력을 수혈할 수 있고, 8000만명이라는 라인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라인 입장에서는 `소프트뱅크`라는 든든한 우군을 확보해 신사업 추진을 활발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라인은 최근 내년 인터넷은행 `라인뱅크`를 설립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야후재팬이 보유한 데이터와 검색역량에 라인이 지닌 기술이 더해지면 검색과 메신저를 모두 갖춘 통합 모바일 서비스가 가능해 질 것으로 분석된다. 

 

치열한 경쟁 해 오던 라이벌 기업들도 직접 '피 섞어'가며 협력 추진…"산업·고객 모두에게 도움되고 기술·서비스 수준 한 단계 높이는 기회로 만들 것"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이러한 글로벌 기업들의 생태계 협력 추세는 그간 한 시장안에서 치열하게 경쟁을 해 오던 라이벌 기업들이 직접 '피를 섞는' 지분교환 방식 등 좀 더 적극적으로 하나가 되는 방식으로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 10월 카카오와 SK텔레콤은 미래 ICT분야 사업 협력을 위해 상호 주식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협약을 통해 카카오와 SK텔레콤은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과 플랫폼, 서비스 역량을 결합해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ICT 산업 발전에 기여하여 국민 생활 편의를 증대한다는 취지였다. 

 

먼저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과 5G 선도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서비스 역량을 결합해 이동통신 서비스 전반에 걸친 고객 경험을 혁신할 계획이다. 카카오의 플랫폼에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 및 혜택의 결합으로 강력한 서비스 혁신과 고객의 편익 극대화를 이룬다는 계획이다. 

[이미지 출처=인공지능신문]
[이미지 출처=인공지능신문]

이와 함께 양사가 보유한 인공지능(AI), 5G 등 미래 기술 협력, 양사의 콘텐츠와 플랫폼 협업을 통한 디지털 콘텐츠 분야 경쟁력 강화, 커머스 분야에서의 시너지 창출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다. 양사는 또한 원활한 협력을 위해 시너지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할 예정이다. 카카오 여민수 공동대표와 SK텔레콤 유영상 사업부장이 시너지 협의체의 대표 역할을 수행하고, 정기 미팅을 통해 상호 협력 사항에 대한 의사 결정을 해 나가는 방식이다. 

 

구체적으로 카카오와 SK텔레콤은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기 위해 약 3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상호 교환한다. 카카오는 SK텔레콤에게 신주를 발행하고, SK텔레콤은 자사주를 카카오에 매각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카카오는 SK텔레콤 지분1.6%,  SK텔레콤은 카카오 지분 2.5%를 보유한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국내 ICT 대표기업인 양사가 글로벌 업체와 견줄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한민국 ICT 생태계 혁신을 가져올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전략담당 부사장도 “단순한 사업 협력 계약과 달리 상호 주식 교환이 수반 돼 강력하고 전방위적인 파트너십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업부장은 “카카오와의 이번 파트너십은 미래 ICT의 핵심이 될 5G, 모바일 플랫폼 분야의 대표 기업이 힘을 합쳐 대한민국 ICT 생태계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국내 ICT 산업 전반과 고객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국내 ICT 기술과 서비스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기회로 만들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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