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 이익 내고 있는 회사들이 이제부터라도 윤리적 경영 해 나가야 지속발전 가능한 기업이 될 수 있다"

전문가칼럼 : 이준근 전문위원 (CIA,CISA,ISO37001)

워렌 버핏 회장. [출처=브런치]

세계 최고의 투자가인 워렌 버핏 회장은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물이 빠지면 누가 발가벗고 수영을 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다.” 라는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경제가 호황기를 지날 때에는 모든 기업이 성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불황기 때에 가서야 비로소 진정한 경쟁력 있는 기업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남미 볼리비아의 모랄레스 대통령이 대선 개표 조작 논란으로 대통령직에 사임하였습니다.

 

남미 국가들은 풍부한 지하자원을 수출하여 성장한 국가들이었고 정치인들은 국민들에게 달콤한 복지 혜택을 공약으로 정권을 잡았으나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는 2010년에 들어서며 경제 불안에 시달렸고 복지 포퓰리즘의 후유증을 심각하게 앓고 있습니다.

볼리비아의 모랄레스 대통령. [사진=VOA]

그러나 볼리비아의 모랄레스 대통령은 다른 남미 국가들과는 다르게 비교적 안정적인 연 4~5%대의 경제성장을 일구며 장기 집권해왔으나, 이번 선거 개표 조작 의혹으로 군과 경찰까지 등을 돌리면서 결국에는 대통령 직에서 사퇴하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오늘날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발달되어 있어서 지도자의 부적절한 행위나 사소한 정책적 불만까지도 사회적 분노로 빠르게 확산되기에 제대로 잘하지 않으면 큰 위기에 빠진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기업 경영에도 똑 같은 원리가 작동되고 있습니다.

50년간 라이벌로 치열한 경쟁을 하던 두 회사의 매출과 시가총액이 역전 되었습니다.

[자료출처=한국경제신문]

이 두 기업의 실적이 역전된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사건의 발단은 2013년에 벌어진 ‘ 대리점에 대한 갑 질’ 사건 이었다고 합니다. 매출 실적을 올리려고 대리점에 일방적으로 제품 ‘밀어내기’가 반복되고 이에 문제를 삼는 대리점 점주들에게 직원들이 욕설과 생존권을 위협하는 반말이 알려져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졌습니다. 불매운동을 대응하느라 직원들은 사기를 잃었고, 신사업을 추진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기업의 실적은 계속 떨어져 왔던 것입니다.

 

기업 성장은 제대로 된 실력과 역량을 갖추어야 지속 성장이 가능합니다. 비 윤리적이고 또는 갑 질을 해가며 사업을 해나가는 회사는 그 한계가 있으며 바닷가 모래성처럼 한 순간의 작은 파도에도 쉽게 무너질 수 밖에 없습니다.

 

어느 회사 백화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백화점 매장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매일 매일이 매출 실적과의 싸움입니다. 각 층을 책임지는 층 장들은 주간 매출을 달성 못하면 지점장에게 불려가 원인과 매출을 달성할 대안을 보고해야 하는데, 매출을 하루 아침에 좋아지도록 하는 것이 쉽지 않고, 또 백화점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우리 매장의 매출을 목표에 맞추어 달성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서울시내 한 백화점의 모습. [사진출처=경향신문]
서울시내 한 백화점의 모습. [사진출처=경향신문]

그래서 어떤 층장 들은 매장에 입점해 있는 브랜드 매니저들을 불러 매출 목표를 알리며 ‘수단 방법 가리지 말고 매출 달성하라’고 압박하고, 그 브랜드 매니저들은 오늘 하달(?)된 매출 목표를 채우려고 POS에 본인이나 가족들의 신용카드를 동원하여 허위의 매출을 등록합니다. 점차 다른 층 장들도 이러한 악습을 매니저들에게 강요하게 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그러나 백화점의 경영자는 이러한 사실을 아는 지 모르는지 그렇게 매출을 달성한 지점장을 칭찬하게 되고 이어서 다른 지점장들도 이러한 악습을 자기 매장에도 시행하게 됩니다. 표면적으로 보면 매출은 달성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 백화점의 역량이 커지는 것은 아니기에 매년 매출 목표가 커지면 그 만큼 더 비 윤리적 행위들이 더 심해 질 뿐입니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감사실장은. 이러한 부적절한 관행을 못하도록 막아야 되는지 아니면 영업 현실상 어찌할 수 없는 일이니 내버려 두어야 할지 윤리적 딜레마 상황에서 고민이 깊어 갑니다. 어느 날 감사실장은 이러한 허위 매출이 있을 수 있음을 사장님께 보고 하고, 이어서 허위의 매출 등록을 금지하며 적발될 경우 회사 규정에 따라 징계하겠다고 공지합니다.

 

그날부터 감사실 직원들은 전 매장에서 일어나는 허위 매출 징후들을 추적해 나가게 되고 6개월 동안 약 20 여명의 직원들을 징계하게 됩니다. 그 동안 매장의 지점장들은 감사 실장을 보면서 ‘좀 살살 해 달라… 우리도 힘든 것을 알지 않느냐…’ 하고 읍소 하기도 하고 속으로는 영업 현실을 모르는 감사 실장이라고 비난도 많이 했을 것입니다. 감사 실장하고 좀 친한 매장 층 장들은 ‘ 우리 좀 살려 달라… 우리 상황을 실장님도 잘 아시지 않느냐…’ 하고 호소하곤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 이렇게 해야 너희 들이 지점장의 압박으로부터 보호 받을 수 있을 거야… 딴 생각 하지 말고 정상적으로 매출 올릴 방안을 찾도록 해보라’ 고 달래곤 하였습니다.

[출처=이미지투데이]

그러던 어느 날, 한 지점장이 감사실장에게 "실장님, 직원들이 드디어 머리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하고 말했습니다. 그 말 뜻을 물어보니 매출 달성 방안을 가져오라면 별 대안도 없이 대충 때우고 넘어가다 결국에는 매니저들에게 허위 매출을 등록하도록 강요하던 직원들이었는데, 이제는 허위 매출을 등록하다가 감사실에 걸리면 징계 받기에 어떻게 매출을 달성할 것인지 고민하기 시작했고 이번 주 혹은 이번 달 매출 달성을 고민해서는 해결책이 없기에 이제는 2달 뒤 혹은 3달뒤 매출 달성을 위해 지금부터 무엇을 챙기고 준비하고 전략을 세워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합니다.

 

강압적으로 또 비 정상적 방법으로 매출 목표를 달성해 가는 방법이 습관화 된 회사와 전략과 마케팅을 고민하고 또 실행의 성과를 평가하고 새로운 전략을 세워 도전해 가는 기업의 결말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윤리경영이 기업의 경쟁력이 된다는 것은 이러한 원리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정한 방법으로 또 꼼수를 이용하는 방법이 체질화 된 회사는 더 성장해 갈 수도 없고 또 많은 위기가 기업을 뒤 따라 올 것입니다. 지금은 어렵더라도 아니 이제는 어느 정도 이익도 내고 있는 회사들이 이제부터라도 윤리적 경영을 해나가야 지속발전 가능한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물이 빠지면 누가 발가벗고 수영을 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다." 

워렌 버핏 회장의 이 말은 윤리경영에서도 귀한 통찰력을 주고 있습니다.

 

 

필진 : 이준근 전문위원(CIA/CISA/ISO37001/경영컨설턴트)

(현) 서현회계법인 전문위원

(전) 패션그룹형지 경영진단 본부장, 경영혁신 본부장

(전) 이랜드 그룹 계열사 윤리경영실장

-CIA (CERTIFIED INTERNAL AUDITOR, 국제공인 내부감사사 자격)

-CISA (CERTIFIED INFORMATION SYSTEMS AUDITOR, 국제공인 전산감사사 자격)

-ISO37001심사원 (ANTI BRIBERY MANAGEMENT SYSTEM, 부패방지경영시스템)
-감사 혁신 강사 (한국감사협회, 한국상장사협회, 서강대 경영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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