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 대표 “각 고객에게 가장 멋있고 예쁜 수트 만들어 주는 것이 클로디어의 핵심 가치”
스타트업☆스타 : 성장해 가는 유망 스타트업 기업들의 창업부터 지금까지의 스토리를 생생한 현장 취재를 통해 독자들에게 흥미롭운 기사로 전달합니다.
“‘맞춤 수트의 대중화’가 저희 회사의 궁극적 목표입니다. 현재 고가(高價)인 맞춤 정장상품을 AI기술을 통해 편리하게 빠르게 대중화하고 싶어요. 그동안 오프라인 매장에서 수제작업을 통해 쌓은 실력을 바탕으로 온라인 맞춤 정장 플랫폼을 만들려고 합니다. 3D 바디스캐너로 고객들 치수를 스캔한 자료로 컴퓨터로 제작하는 방식이죠. 버츄얼 피팅부터 재단?가공까지 모든 과정을 자동으로 연결해 최종 봉지 소싱만 해서 배송하려고 합니다. 작년까지 2년 정도 베타테스트를 오프라인 매장에서 해 왔고, 올해 본격적인 론칭을 시작 했습니다.”
김경희 대표가 창업한 ‘클로디어(CLOTHIER)’는 영어 명사로는 의류점, 혹은 직접 출장을 가는 양복 재단사를 일컫는 용어다. 지난 2014년 커스텀 H라는 오프라인 맞춤 정장 브랜드를 인수해 온라인의 AI 맞춤형 정장, 클로디어를 기반을 닦아온 김 대표를 지난 17일 오후 강남 본사 매장에서 사례뉴스가 직접 찾았다.
“여기 오프라인 본 매장은 국회의원?사업가들?기획사 대표들 등 VIP 고객 위주로 100만원~200만원 정도의 고가 맞춤형 정장을 많이 만들고 있어요. 현재 연매출은 3억 정도가 오프라인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업계에서 유명한 교수님 한분과 다른 프리랜서 재단사 분들과 함께 작업하고 외주공장을 활용해서 일하는 로드샵 형태에요.”
김경희 대표는 어렸을 때 부터 옷을 좋아해 20살 때 쇼핑몰을 시작 하려고 했다. 먼저 인도네시아에서 미용분야 제조업 사업을 하시는 어머니 일을 1년 정도 돕던 김 대표는 한양여대 패션디자인 학과에 입학해 1년 정도를 다니다가 동대문에서 여성복 일을 먼저 시작했다. 2008년 ~2010년까지 동대문 한 가게에서 옷 재료를 직접 사와서 디자인까지 해 가며 기본기를 닦았다.
그렇게 경력을 쌓던 김 대표는 어느날 살던 동네에서 한 남성복 정장 브랜드가 매물로 나온 것을 보게 됐다. ‘커스텀 H’라는 브랜드였다. 원래는 다른 의미였지만 김경희 대표의 이름인 ‘경희가 만든다’는 의미로 바꾸기로 하고 가게 이름을 안 바꾸고 그대로 인수했다. 그간 동대문에서 실력을 닦으면서 남성복에 디자인 수요가 많다는 것을 보게 된 것이다.
“기존 방식이 ‘사서 입어라’였다면, 저희는 ‘당신이 원하는 걸 만들어 줄게요’인 거죠.”
“정말 그 고객에게 가장 멋있고 예쁜 수트를 만들어 주는 주자는 것이 클로디어의 핵심 가치에요. 어떤 테일러보다도 더 최고의 수트를 만들어 그 고객을 가장 멋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죠. 클로디어 AI 시스템에서는 대두분 기계가 만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사람이 디자인을 하고 그 사람에게 맞는 디지털한 방식으로 만듭니다. 한 마디로 기존의 방식이 ‘사서 입어라’였다면, 저희는 ‘당신이 원하는 걸 만들어 줄게요’인 거죠.”
김경희 대표는 현재 클로디어의 시작은 남성복 맞춤정장 이지만 나중에는 ‘AI 커스텀’ 방식으로 앞으로 여성복과 청바지 등 기성복까지 확대가 가능한 ‘큐레이션 맞춤복’을 고객 개개인에게 제안하고 싶다고 한다. 김 대표는 “AI 커스텀 방식으로 쌓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모든 옷을 맞춰줄 수 있고 만들어 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런 그가 AI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제작 시스템을 꿈꾼 것은 오프라인 맞춤 정장 산업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였다.
“2014년부터 오프라인 사업을 해보니까 공정 과정에서 불합리 한 것이 많았습니다. 우선 각 과정에서 개입하는 사람이 너무 많은데, 커뮤니케이션이 지나치게 많아져서 제품 불량이 많았어요. 또 생각보다 산업이 오래되서 수기방식과 말로만 이야기 하는 등 시스템이 안 갖춰져 있어서 이런 부분을 개선해야 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 걸 개선하면 가격도 낮출 수 있고 고객에게도 좋을 것이라 생각했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김 대표가 직접 제조 공장에 가서 싸워야 될 때가 있었다. 무엇보다 공장과 소통이 잘 안 됐고, 책임 소재도 불문명했다. 그야말로 70~80년도의 산업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는 것이 김 대표의 평가다. 그녀는 “주문 양식부터 정형화 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또 기술자 세대가 윗세대 밖에 안 남고 전수자들이 없어 언젠가 지식들이 다 없어지기 전에 자동화를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스타트업 아카데미?기술 개발사 등 끈질기게 쫓아다니며 ‘셔츠 AI 커스텀 플랫폼’ 먼저 만들어
취지는 좋았지만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우선 디자이너 출신인 김 대표에게 기술적인 부분들에 대한 베이스가 없었다. 그래서 주요 대학 스타트업 아카데미 등 여러 곳을 쫓아 다녔다. 또 기술 개발사에도 직접 물어보는 등이 노력을 계속하던 끝에 먼저 ‘셔츠’를 AI 커스텀으로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처음이라 개발사와의 소통등에 있어 어려움이 있어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지만, 김 대표에겐 AI 커스텀 사업의 기반을 닦을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또한 2014년부터 오프라인 매장의 데이터들도 잘 정리해왔다. 고객들의 치수, 구매 패턴 등으로, 예를들면 어떤 나이대는 어떤 옷을 구매하고 어떤 디자인을 좋아하는지 등의 일종의 경험치 데이터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수기로 기록해 놓은 것들을 업체에 맡겨 인공지능 큐레이션 시스템으로 만들었다.
이런 경험들과 준비를 바탕으로 현재의 클로디어 시스템 절차를 차근차근 만들어 왔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 관련 전문가분들은 현재 저희 비즈니스 모델만 가지고 특허도 낼 수 있다고 말하신다“며 ”세계적인 기성복 메이커도 샘플을 하나 한달 정도가 걸리는데, 저희는 기성복보다 훨씬 까다로운 맞춤형 수트임에도 불구하고 AI 커스텀을 활용해 더 빠른 제작이 가능하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김 대표는 창업가, 경영자로써 추진력과 끈기가 있었다. 그리고 목표 지향적이다. 그녀는 “사실 오프라인 매장만 돈 많이 벌려고 했으면 적당히 하다 결혼했을 것 같다”며 “거리를 지나가다 보면 정장을 입으신 분들 중 몸에 안 맞고, 기장이 짧고 그런 모습들을 자주 보면서 저분들이 비용 지출하고 시간적 여유가 없으니까 그런 것 같았다. 흔히 남자는 ‘수트 빨’이라고 하는데, 안타까웠다.”고 깊은 속내를 드러냈다.
“이 옷 입고 ‘취업이 잘 됐다‘, ‘계약이 잘 됐다’, ‘소개팅이 잘 됐다’…고객들 기뻐할 때 힘 나죠”
“이 사업을 하면서 가장 보람이 있을 때는 고객들이 일단 옷을 너무 너무 맘에 들어 할 때에요. 그 사람이 맞춤형 수트로 인해 스스로가 완전히 달라진 느낌을 받았을 때죠. 어떤 고객분은 면접용으로 옷을 맞췄는데 취업이 됐다고 기뻐하셨고, 어떤 분들은 ‘이 정장을 입고 계약하러 갔는데 계약이 잘 됐다’, ‘소개팅이 잘 됐다. 결혼식을 잘 하게 됐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 고객들의 긍정적 피드백을 받을 때가 제일 힘이 납니다.(웃음)”
이렇게 고객만족을 시키는 비결을 물어보니 김 대표는 ‘AS 무상 책임제’를 먼저 설명한다. 클로디어에서 옷을 맞춘 고객들은 언제든지 무상으로 AS를 받을 수 있다. 횟수나 기간 제한없이 무상이다. 그만큼 클로디어는 책임을 가지고 만든다. 김 대표는 “고객들은 주로 소개로 많이 온다”며 “핏이나 다지인을 맘에 들어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또한 클로디어는 다른 맞춤정장 매장과 달리 대표가 직접 모든 고객들을 상담하고 직접 제작에 관여한다. 그래서 고객들이 더 믿음직스러워 한다.
사실 김 대표는 클로디어에서 본인의 ‘스승님’과 함께 일한다. 수제 양복에 대해 더 배우고 싶어서 수제 작업장을 운영하고 계시던 한 ‘고수’ 선생님께 강습료를 주며 직접 배우게 되었는데, 은퇴하시려고 하시던 그 선생님을 김 대표가 직접 클로디어로 스카웃 했다. 대학 패션디자인 학과에서도 교수로도 재직 중이고 패션학원 최초의 ‘명장’ 선생님 출신의 실력자 분이다.
“고객의 옷을 내 옷으로 생각하는 ‘수트 매니아’, ‘디자이너 마인드’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싶어“
“무엇보다 수트를 좋아하는 사람, 수트 매니아 였으면 좋겠습니다. 수트란 곳은 역사도 있고 전통도 있고 매너도 있는 옷이거든요. 그래서 수트를 좋아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정말 고객에게 친절한 사람이 필요해요. 고객을 ‘내 옷을 입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사람, 그런 ‘디자이너 마인드’가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클로디어가 활용하는 3D 커스텀 프로그램을 다루는 건 기본이구요.”
김 대표에게 앞으로 어떤 인재들을 뽑고 싶냐고 묻자 그녀는 이렇게 답했다. 그러면서 “클로디어에 일단 입사를 하게 되면 수트에 대한 것은 직접 만들어 보는 것부터 배워봐야 한다”며 “정장의 기본부터 고객이 원하는 것까지 전부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회사문화의 장점에 대해 묻자 그녀는 “절대 야근이 없다”며 “기본 10시 출근 7시 퇴근이지만 일을 빨리 마치면 조기퇴근해도 된다. 또 회식은 술 없이 한다.”고 어필했다.
김 대표는 클로디어의 본격적인 ‘원년’인 올해 단기 목표로 우선 서울 오프라인 매장에서 ‘3D 바디스캐너’를 설치해 6개월간 집중 진행할 계획이다. 그 이후엔 지방에 ‘3D 무인 피팅룸’을 8곳 정도 론칭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중국과 동남아 등 이미 지점 계약이 돼 있는 나라들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하려고 한다. 원년인 올해가 더욱 기대되고 중요한 이유다. 마지막으로 창업자들에게 조언을 부탁하자 김 대표는 ‘도전 정신’을 강조했다.
“길이 없다고 생각할 때, 길이 생깁니다. 저는 항상 그랬어요. 막힐 때마다 조금만 버티면, 그리고 찾으면 길이 생기더라구요. 사실 한국은 창업지원 환경이 잘 되어 있는 편입니다. 그런것도 잘 활용하면 결국 길이 열릴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