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준 대표 변리사 “재정상태?사업모델?정부지원 등 고려한 ‘맞춤형’ 포트폴리오 고객과 함께 설계하죠”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사례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한 특허법인 영비 소속 3명의 변리사들. 맨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유용혁 공동대표 변리사, 이승준 대표 변리사, 조민재 파트너변리사. ⓒ사례뉴스

“처음에 큰 로펌에서 변리사로 일 했었는데, 대형 특허법인들은 파트너가 주로 대기업 회사에요. 그러다보니 어느 정도 신뢰관계가 생기면 한달에 몇백건 이상을 계속 줍니다. 그럼 대형 로펌들은 반짝이는 아이디어 있는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 건들은 메인 변리사들에게 안 주고 막내 변리사들에게 줍니다. 역설적으로 특허법인들도 처음에는 스타트업이었고, 스타트업들과 같이 커 왔을 텐데 말이죠. 예를들면 지금의 네이버나 카카오도 중소기업 이었을 때 특허법인들과 만나서 현재까지 같이 커온거죠. 현재의 대형 로펌 내에서는 대기업 건에 대한 내부 경쟁밖에 없습니다.”

 

20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사례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한 특허법인 영비의 이승준 대표 변리사는 대형 로펌에서 나와 창업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형로펌의 내부결정에 비전이 없어 보였고, 한국에서도 이제 스타트업 붐이 일어날 때라는 판단이 들어 스타트업?중소기업 고객들과 같이 성장할 기회를 찾아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20일 본사 사무실에서 인터뷰 중인 이승준 영비 대표변리사. 이 대표는 대형로펌에서의 한계를 느끼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창업하게 됐다. ⓒ사례뉴스

‘영비’(Young Bee)라는 특허법인의 이름은 ‘꿀벌처럼 성실하게 일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특허법인 시장에서 보통은 영업담당 변리사가 있고, 그 아래 고용된 변리사 인력들이 받아온 업무를 처리하는 구조가 많다. 특허법인 영비는 기존의 이런 구조와는 다르게 젊은 변리사들이 함께 일하면서 고객과 의사소통도 직접하고, 업무도 직접 상담한 변리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챙기는 방식으로 일하고 있다. 법인 대표인 이승준 변리사 34살,  공동대표 변리사인 유용혁 변리사가 33살, 막내 파트너 변리사 조민재 변리사가 31로, 그야말로 변리사 업계에서는 ‘영비’들이 모였다.

 

물론 나이는 어리지만 실력으로 승부하고 있다. 이승준 대표는 “‘높은 승율과 등록률을 유지하자’라는 미션을 가지고 시작했다”며 “회사 비전은 저희들의 주 고객들인 ‘중소기업들의 아이디어가 높은 가치를 가질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 작성함으로써 우리도 함께 성장하자’로 정했다”고 밝혔다. 대표인 이승준 변리사와 유용혁 변리사는 사실 변리사 합격 같은 기수 출신이다. 유용혁 변리사는 “이승준 변리사와는 같은 기수 같은 분반이었다”며 “늘 같이 붙어 다녀 친하게 지내게 됐다”고 전했다.

인터뷰 도중 변리사 합격 동기시절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이승준 변리사(오른쪽)와 유용혁 변리사(왼쪽). ⓒ사례뉴스

각각 포항공대-카이스트 출신으로 학교 라이벌 행사(해킹대회, 과학문제 배틀)등에서도 자주 만났던 두 변리사는 변리사 합격 후 지난 2014년부터 각자 다른 회사에서 일 하다가 지난 2018년에 함께 개업하게 됐다. 유 변리사는 “같이 개업을 한다는 게 개업 생각이 있더라도 결혼처럼 시기가 맞아야 하는데, 서로의 시기가 맞았다”며“개업 이후 몇 달 뒤에 제 회사 후배였던 조민재 변리사님이 이후에 합류하게 됐다”고 사연을 털어놨다.

 

“창업 후 3~4달간은 고객이 많이 없었어요”…중소기업 기술 박람회?창업 설명회 등 발로 직접 뛰어

 

“중소기업에 최적화된 특허 솔루션을 주도적으로 해 보자는 마음으로 창업했지만 처음부터 중소기업 고객들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3~4달 동안 고객이 많이 없었습니다. 처음엔 중소기업 기술 박람회와 설명회 등에 찾아가서 직접 대표님들께 인사드리고 도와 드릴 부분이 있으면 연락을 달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지금까지 계속 그렇게 하고 있어요.”

유용혁 변리사(사진)은 영비의 창업 후 3~4달 동안 고객이 없었다고 회고한다. ⓒ사례뉴스

이렇게 시작한 영비는 현재 20개 중소기업 정도를 3명의 변리사가 나눠서 담당하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 위주지만 꼭 중소기업만 맡는 것은 아니다. 대기업인 위메프, 공기업인 코레일, 대학교인 포항공대, 카이스트, 숙명여대 국민대 등등의 특허 관련 업무도 도와주고 있다. 분야별로는 4차산업혁명의 주요 트렌드인 인공지능(AI)이나 핀테크(Fin-tech) 관련 IT 기업들이 많다. 도한 한국기초과학지원 연구원과 같은 정부출연연구소를 대상으로도 업무를 진행 중에 있다.

 

“중소기업 분들이 보통 상표관련 자기 제품이나 브랜드 이름을 확보하지 않고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사람이 미리 등록해 둔 것이면 침해권 이슈로 미리 변리사 상담을 받아야 하는데, 이미 마케팅에 돈을 쓰고 난 이후에 다른 회사가 그 이름을 가지고 있단 걸 알면 협상에 들어가야 합니다. 한 국내기업의 경우 외국기업과 맞물려 제가 그 협상을 대리하면서 상표 가격 서신이 오가면서 결국 좋은 거래를 성사시키고 고객이 만족했을 때가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이승준 대표변리사는 한 국내기업의 상표권 관련 이슈에서 외국기업과의 협상을 잘 이끌어 낸후 고객을 만족시켰을때가 창업후 가장 보람된 순간이라고 밝혔다. ⓒ사례뉴스

이승준 대표변리사는 창업후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이 위와 같다고 말했다. 그는 “상표는 한번 정하고 비용을 쓰고 나면 다시 되돌리기 어렵다”며 “처음에 이름을 정할 때 조사부터하고 상표를 출원하는 게 좋다”고 조언을 덧붙였다.

 

TM으로 처음 인연 맺은 기업도 특허유치와 투자까지 도와…“특허분쟁 전적은 현재까지 무패”

 

“창업 후 처음 고객이 없던 시절 TM(텔레마케팅)도 직접 했는데, 전화를 해서 특허나 상표 등에 대해 궁금한 것 무료로 상담 해 주겠다 이야기 하니 한 분이 자기는 큰 로펌에서 해 준다고 하면서 그냥 끊더라구요. 그런데 그 다음날에 그분께 다시 연락이 왔습니다. 대형 로펌에서 우리는 비싸고 시간을 못 지켜주니까 우리쪽을 믿고 한번 해 보라고 답을 줬다고 하는 거에요(웃음) 스타트업 대표님 이었는데 결국 그 분께 ‘어떤 부분의 특허를 내면 되겠다’ 하는 포트폴리오 전략을 짜 드렸습니다”

유용혁 변리사는 직접 겪은 특허 업무 사례들을 소개하며 사람의 인연이 참 신기하다고 말했다. ⓒ사례뉴스

유용혁 변리사는 위 스토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결과적으로 국내특허 1건 등록 성공과 추가적인 투자를 받고 미국 특허도 확보하는 것 까지 도와 드렸다”며 “사람 인연이라는 게 참 신기했고, 좋은 결과를 내게 돼서 감사했다”고 전했다.

 

“현재 클라이언트 중 하나가 제품 출시 확정은 아니었고 여러 가지 상표명을 출원하려고 고민중이었는데 유명한 곳과 겹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시중 특허법인 중 제일 큰 법인과 경쟁 업무가 진행 중입니다. 의도한건 아닌데, 저희가 맡은 기업이 상표명을 먼저 선점해서 큰 법인과 다투게 됐습니다. 현재까지 영비는 이런 특허 분쟁은 다 이기고 있습니다. 익사이팅하죠. 보통 대기업과 대기업 사이 분쟁은 협상으로 끝내는 경우가 많은데, 중소기업 사이의 분쟁은 치열합니다. 심판이나 소송까지 가면 다 이기고 있습니다.”

특허법인 영비 소속 조민재 파트너변리사(사진)는 심판이나 소송까지 가서 아직까지는 다 이기고 있다고 말했다. ⓒ사례뉴스

조민재 변리사는 현재 영비의 현황을 이같이 전하며 “지적재산권 소송에서 이길수 있는 논리를 만드는 것이 변리사의 역할이다. 물론 소송 변론을 진행하는 것은 법학이 전공 베이스인 변호사들이 하지만 기술이 왜 다른지 등을 설득하는 논리는 변리사들이 논의해서 만든다”고 설명했다.

 

“돈 벌려고 하는 일이지만 먼저 마음 얻으려고 하죠”…현재는 특허 안 될것 같아도 최대한 도움 주려고 해

 

“영비의 핵심가치는 결국 ‘진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허법인은 결국 특허와 상표를 수임해야 돈을 버는데, 일반적인 법인들은 일단 건을 수임해야 매출이 생기니까 무조건 ‘등록 가능성이 높다’라고 기업들에게 이야기 하고 수임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물론 우리도 돈을 벌려고 사업을 하지만 그보다는 마음을 얻으려고 합니다. 현재 상태로는 특허가 안 될 것 같다 하더라도 ‘이런 것을 추가 연구하면 보완이 될 것 같다. 더 가능성이 있는데 현재로 사용하셔도 괜찮겠냐’ 이런 식으로 최대한 도움이 되는 말씀을 드려요.”

특허법인 영비 유용혁 변리사(오른쪽)의 강남구 한의사회 자문변리사 위촉 장면. ⓒ사례뉴스

유용혁 변리사는 이처럼 영비의 핵심가치를 ‘진정성’으로 강조하며 “이렇게 일하다 보면 해당 기업에 남은 좋은 인상이 또 다른 비즈니스를 만들어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당장 돈을 못 벌어도 다른 변리사가 필요한 사람도 연결시켜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허를 시작해서 심사 결과가 나오고 등록까지 사건의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해줍니다. 저희는 고객의 상황에 맞게 서비스를 제공해 주고 싶어요. 특허법인 중에는 모든 회사에게 일괄된 하나의 매뉴얼만 제공하는 사무실이 많습니다. 저희 같은 경우는 힘들더라도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재정 상태나 추구하는 사업모델, 정부지원을 어떻게 받는지 등도 고려해 ‘맞춤형’으로 특허출원과 상표출원을 제안하며 포트폴리오 함께 설계합니다. 고객들이 그냥 왔다가는 ‘손님’이 아니라, ‘동반성장하는 파트너’라고 생각해요”

특허법인 영비의 이승준 대표변리사가 경북 스타트업 기업 대상 실전 창업특강을 하고 있는 모습. ⓒ사례뉴스

이승준 대표변리사는 이런 ‘동반성장 파트너’관점에서 함께 일하는 것을 영비의 핵심가치로 생각한다. 이 대표는 “특히 중소기업들은 한건 한건이 기업에 정말 중요한 특허출원이라 어떻게든 좋은 결과를 위해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라며 “심사관들을 대할때도 보통은 문서상으로만 커뮤니케이션 하지만 저희는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어서 직접 대면으로 심사관과 의견을 나누는 등 고객에게 최대한 유리한 결과를 내는 프로세스로 진행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매출 없어도 좋은 결과나 신뢰관계 만들면 회사내부 정성적 평가 해줘…“중소기업들은 변리사 빨리 만날수록 비용 아끼는 것”

 

"보통의 큰 특허법인들은 변리사들의 업무평가를 매출 단위로만 평가하기 마련인데, 저희는 내부적인 차원에서 평가할 때 당장 매출이 적거나 없어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고 클라이언트와도 신뢰관계가 생기게 했다는 공감대가 있으면 숫자 이외의 정성적 평가를 해 줍니다."

특허법인 영비의 조민재 파트너변리사가 블록체인 법학회에서 블록체인 동향에 대해 발표하는 모습 ⓒ사례뉴스

조민재 변리사는 영비의 평가 시스템이 회사의 핵심가치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조 변리사는 “이런 부분들은 마음만 가지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고 도달한 결론에 대해서도 회사 내부 시스템이 합리적으로 갖춰져야 한다”며 “무엇보다 실적을 수치화로만 평가하다 보면 수치를 올리려고 서비스를 소홀하게 되는데, 영비는 그렇게 되지 않도록 평가시스템을 정성적인 부분과 정량적인 부분으로 균형있게 설계를 했다”고 강조했다.

 

특허법인 영비는 미국 로펌과도 파트너십 맺어 국내 중소기업들의 해외 특허출원도 전략적으로 높일 계획이다. 또한 현재 중소기업들이 선호하는 IP담보대출(특허권 가치평가를 통해 기업이 공공기관등에 대출을 받는 것)활성화에 기여할 예정이다.

 

이승준 대표변리사는 마지막으로 “중소기업들이 변리사들에게 문의할 때 가정 먼저 비용을 걱정하는데, 사실 빨리 만날수록 일을 쉽게 해결할 수 있다”며 “‘이 아이디어가 정말 좋다. 정말 시장에 먹힐 것 같다.’는 판단이 든다면 마케팅에 돈을 쏟아붇기 전에 변리사에게 상담부터 하라. 전문가에게 빨리 상담할수록 솔루션이 쉽게 나온다.”고 조언했다.

20일 인터뷰후 사무실 업무 공간에서 단체 사진촬영 중인 특허법인 영비 전체 직원들의 모습. ⓒ사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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