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하게 할 말은 하되, 이성과 합리로 하라
모르는 것을 인정 하되, 공부해서 대안을 내 놓아라
직원과 선을 분명하게 긋되, 그들의 마음을 사라
멈추지 말고 조직을 개혁하되, 먼저 솔선수범 하라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 장면들. 왼쪽 남성이 주인공인 백단장 역할. [출처=SBS]

SBS 금?토 드라마 ‘스토브리그’의 전국 시청률이 지난 1월 17일 기준 최고 시청률 17.0%에 이르렀다. 야구단 경영진의 뒷 이야기를 담은 이 드라마는 ‘야알못’(야구를 알지 못한다)들도 한 번 보면 빠져들 수밖에 없다는데. 야구단 최고경영자인 ‘단장’이 주인공인 이 드라마가 대중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우선 ‘스토브리그’는 야구가 소재지만 경기가 아닌 비(非)시즌 ‘스토브 리그’에서 꼴찌 프로야구단을 재건해가는 야구단 경영 과정에 초점을 맞춘 스토리로 전개된다. 비리 혐의가 적발된 스태프를 방출시키고, 붙박이 4번 타자 역시 팀 분위기를 저해하고 팀 성적 기여도가 높지 않다는 이유로 과감히 트레이드 해 버린다. 파벌 싸움이 심각한 코치진을 정돈하고, 30% 삭감된 연봉 총액에 맞춰서 선수들과 협상을 진행하기도 하는 등의 과정은 매회 흥미진진하다.

 

이와 같은 스토리는 재미있을 뿐 아니라 마치 위기상황의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자의 상황과도 유사하다. ‘스토브리그’는 한마디로 고정관념과 싸우는 이야기다. 젊은 경영인 백승수 단장은 야구계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꼴찌팀 ‘드림즈’를 뒤흔든다. 고비마다 그는 비아냥과 맞닥뜨린다. “당신이 야구를 해봤어?” “네가 야구를 얼마나 알아?” 이는 현장 경험이 부족한 경영자들이 직원들로부터도 들을 수 있는 ‘원성’과도 비슷하다.

“당신이 야구를 해봤어?” 드림스에 온 신임 백단장은 선수단과 여러 갈등에 부딪힌다. [출처=SBS]

또한 드라마에서 나오는 캐릭터들인 기고만장하면서 이기적인 스타, 구단에서 월급을 받으며 사익을 추구하는 직원,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들도 중소기업 현장에서도 결코 낯설지 않다. 실제로 드라마는 경영자의 시점으로 야구를 보고 있다. 시청자의 눈에 야구단 직원과 선수단, 코칭스태프는 부도덕과 비효율 덩어리다.

 

결국 비효율적인 중소기업 현장에도 백승수 단장같은 영웅적 CEO가 등장해 기업을 혁신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이처럼 중소기업 현장 상황과 유사한 배경을 가진 드라마 ‘스토리 리그‘를 통해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배울 수 있는 중요한 점들은 과연 어떤 것들일까.

 

당당하게 할 말은 하되, 이성과 합리로 하라

 

주인공 백승수 단장의 자리는 사실 드라마 내내 위태롭다. 위에서 쪼고, 아래에서 치받는다. 하지만 그는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할 말은 다 하며, 이성과 합리로 답한다. 부당한 일을 시키는 구단주 대행이자 모기업 회장의 조카인 권경민 상무에게 백 단장은 “어떤 사람은 3루에서 태어나 놓고 자기가 3루타를 친 줄 압니다. 뭐 그럴 필요는 없지만 자랑스러워하는 꼴은 보기 좀 민망하죠”라고 비꼬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3루에서 태어나 놓고 자기가 3루타를 친 줄 압니다." 드라마 속 백 단장은 '할 말은 하는' 경영자다. [출처=SBS]

모르는 것을 인정 하되, 공부해서 대안을 내 놓아라

 

오랜 기간 야구단을 지킨 드림스 멤버들은 백 단장을 향해 “야구를 모른다”고 타박한다. 그는 솔직하게 이를 인정하면서도 열심히 공부해서 야구를 알아간다.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WPA(승리확률기여도) 등 정교한 통계수치를 통해 야구를 분석하는 세이버매트릭스를 바탕으로 팀에 대한 통찰력 있는 대안을 내놓는 백 단장을 보며 직원들은 혀를 내두른다.

 

직원과 선을 분명하게 긋되, 그들의 마음을 사라

 

이세영 운영팀장은 백 단장의 든든한 조력자다. 가끔은 백 단장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지만, 운영팀장으로서 반기를 들기보다는 곁을 지키며 백 단장에게 힘들 실어준다. 백 단장은 “누가 누굴 돕습니까?”라며 자신의 역할에만 충실할 것을 당부한다.

 

또한 “저를 못 믿으세요?”라는 이 팀장의 질문에는 “믿음으로 일하는 거 아닙니다”라고 선을 긋는다. 하지만 힘든 일을 잘 해결한 뒤 백 단장은 “제가 표현이 인색한 편인가요?”라고 묻곤 “믿어줘서 고맙습니다”라고 답례해 이 팀장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드라마속 백승수 단장(오른쪽)의 이세영 팀장(왼쪽)에 대한 어색한 칭찬 장면. [출처=SBS]

멈추지 말고 조직을 개혁하되, 먼저 솔선수범 하라

 

숱한 걸림돌 앞에서도 백 단장은 좀처럼 멈추지 않는다. 게다가 항상 험로를 택한다. 드림즈의 스타 선수 출신으로 후배들의 지지를 얻던 스카우트팀장의 비리를 밝혀내고, 과감하게 선수단을 정리한다. 그를 지켜보던 감독이 “임동규도 그렇고, 단장님은 가장 단단하게 박힌 돌만 건드리네요”라고 말하자, 백 단장은 “박힌 돌이 이끼가 더 많을 겁니다”라고 답한다.

 

이 외에도 백 단장은 “소 잃고 외양간 고쳐야죠. 안 고치면 다시는 소 못 키웁니다”, “핑계 대기 시작하면 똑같은 상황에서 또 지게 됩니다” 등 촌철살인 멘트로 시청자들을 감동시킨다. 자기 몸과 자리를 지키는 데 연연하지 않고 솔선수범해 조직을 바꿔나가려는 경영자의 모범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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