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건영 고미코퍼레이션 대표 “개발도상국들이 SNS 더 많이 써…베트남?태국 이어 필리핀?인도네시아 시장에도 올해 진출할 것”

29일 사례뉴스와의 인터뷰 후 본사 간판 앞에서 사진촬영 중인 장건영 고미코퍼레이션 대표. ⓒ사례뉴스

“한국에서 지난 2017년부터 ‘베트남 붐’이 있었어요. 당시 한국에서 온 현지 주재원분들의 주거지 부동산을 찾아 드리는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화장품 사업을 하시는 한 대표님이 ‘나 사무실이나 창고 같은 것 알아봐줘’ 하시더라구요. 또 다른 분은 ‘나 갑작스럽게 돌아가야 하는데 물건 관리 좀 해줘. 마음대로 팔아도 상관없어’ 이러면서 저에게 물건을 맡기고 갔습니다. 그래서 ‘대표님 상품을 베트남화 할 수 있는 쇼핑몰을 만들어 볼게요’라고 말씀 드리고 베트남인들로만 만들어진 쇼핑몰을 통해 팔아보기 했습니다.”

 

현재 베트남?태국 등 동남아 국가 시장을 중심으로 ‘미디어 커머스 유통 플랫폼’ 사업을 하고 있는 고미코퍼레이션(Gomi corporation)의 장건영 대표이사는 베트남에서 처음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위와 같이 밝혔다. 회사이름의 고미(Gomi)는 우리나라 말로 ‘곰’이라는 뜻이다.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에는 받침이 없어 ‘고미’라고 표기했다고 한다.

 

장 대표는 “우리 사업을 쉽게 요약하자면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상품 관련 영상을 빠르게 만들어 주는 것”이라며 “동남아 마케팅 채널을 통해 유입해서 팔아준다. 일종의 미디어 커머스 사업인데, 국내기준에서는 수출이고, 현지에서는 유통사업이다”고 설명했다. 미디어광고 제작 및 유통을 하고 있는 산업은 식품?화장품 등 다양하다. 한류 열풍을 타고 K-푸드, K-뷰티 등등의 흐름에 따라 동남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을 위주로 돕고 있다. 국내서 유명한 화장품업체 아모레퍼시픽이나 국내 미디어커머스의 선두주자인 블랭크코퍼레이션과도 함께 협업 중이다.

서울시 DDP 글로벌 피칭 부스에서의 고미코퍼레이션의 모습. [사진제공=고미코퍼레이션]

“최근엔 태국 시장이 많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정도로 베트남보다 늦게 진출한 편이지만 인구가 7000만명이고, GDP는 베트남보다 2.5배 더 넓어요. 또 태국은 전 세계 뷰티상품 판매 TOP10에 들어가는 소비력을 가진 국가에요. SNS 사용율도 전 세계 6위구요, 7등이 베트남, 1등은 또 필리핀인데, 1등부터~7등까지가 모두 동남아 국가입니다. 사실 개발도상국들이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더 많이 씁니다. 태국에서의 전략은 베트남과 같구요. 올해는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구체적인 수치를 근거로 밝은 미래 전망을 밝히는 장건영 대표의 얼굴에서 희망이 넘쳐 올랐다. 현재 고미코퍼레이션은 한국 본사에 20명, 베트남 지사 25명, 태국 지사 10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사업은 점점 더 확장되고 있는 추세다. 장 대표는 “베트남 현지에서 창업한 만큼 주 매출처는 현재 베트남”이라며 “지사는 모두 현지인 직원들로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지사 설립 파견 가서 현지직원 100명 직접 뽑아보며 경험 쌓아…현지 부동산 중개 플랫폼 사업하다 동남아 미디어커머스 시장에 눈 떠

 

“2015년도에 국내 한 코스닥 상장사 경영지원부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베트남 지사를 만들게 되어 파견 직원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영어를 좀 하는 직원이 저 밖에 없었어요.(베트남에서 영어를 많이 씀) 당시 저도 ‘제가 한번 가보겠습니다’하고 과감하게 지원 했는데 그때 베트남을 가서 지금까지 베트남 관련 사업을 하고 있네요.(웃음) 사실 그 회사는 진출 1년 만에 상장폐지가 되고 부주력이었던 베트남 사업은 철수를 하게 돼 저도 한국으로 돌아와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사업을 시작해 본 경험으로 함께 일하던 현지 개발자 베트남 직원과 창업을 하게 된 거죠.”

29일 본사 회의실에서 진행된 사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창업시절 이야기를 하고 있는 장건영 대표. ⓒ사례뉴스

장건영 대표가 영어를 잘 한 것은 영국에서 대학을 다녔기 때문이다. 영국의 현지 건축대학에 진학했다가 적성에 맞지 않아 중도포기 하고 영국 제품을 한국에 직접 팔아봤다고 한다. 장 대표는 “당시 23~24살 때였는데 재미가 있었다”며 “한국에 있던 중?고등학교 친구들 중 연예인 하는 친구들도 모델로 함께 협업했었는데 결국 옷이 잘 안 팔려서 돈 없어 취업을 하게 됐다”고 웃었다. 베트남에서 창업할 때도 사실 자금은 많이 없었다고 한다.

 

“당시 베트남 지사 담당자로 모은 돈이 2500만원 정도였어요. 이 돈으로 한국에 오려니까 할 수 있는게 없을거 같더라구요. 그런데 당시 지사 담장자로 베트남 처음와서 현지 법인 설립부터 직원채용과 사업화 등 모든 과정을 혼자서 1년 동안 다 해본 게 있었거든요. 본사에서도 20억이라는 거액을 투자해 줬었고, 현지직원도 100명을 뽑아서 운영을 해 봤습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첫 창업을 한지 벌써 5년차가 됐다. 빠른 성장세와 거래량?거래액 증가로 기업가치평가도 높게 평가 받아 벤처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또한 팁스(TIPS, 민간투자주형 기술창업 지원)를 통해서도 투자를 받았다. 지금은 이렇게 다양하게 투자를 받을만큼 업계에서 인정받고 있지만, 사실 첫 창업때는 쉽지 않았다. 장 대표는 “처음에는 베트남 현지의 직방, 다방과 같은 부동산 앱 사업으로 한국에서 주재원 파견된 분들의 거주할 부동산을 찾아주는 서비스를 했다”며 “그런데 어느순간 현타가 왔다. 내가 부동산 중개업자인데, 플랫폼업자인지 햇갈렸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장건영 대표는 베트남에서 한국 파견 주재원들의 부동산을 찾아주는 플랫폼 서비스를 하다 자신이 부동산 중개업자인데, 플랫폼업자인지 햇갈리는 '현타'가 왔다고 회상했다. ⓒ사례뉴스

그러다가 미디어 커머스 유통 플랫폼인 현재의 고미코퍼레이션를 2017년 9월부터 준비했다. 장 대표는 “코트라(대한무역진흥투자공사)와 같이 박람회를 개최해 먼저 국내 브랜드사들을 모으기 시작했다”며 “‘베트남에 수출하고 싶은 게 있으십니까? 우리가 영상을 만들어서 베트남에 판매를 해 보려 합니다. 베트남의 페스이북, 인스타, 유튜브와 베트남의 인플루언서들도 많습니다.’라고 홍보했다.”고 설명했다.

 

임원?팀장?사원급들 전부 면접 함께 들어가 ‘만장일치’로 뽑는 톡특한 채용방식 고수…“경영자로서 가장 큰 장점은 현지 사업 셋업과 쉽게 신뢰 얻는 것”

 

“채용을 할 때는 적어도 3년~5년 정도는 같이 갈 수 있는 친구들을 뽑아요. 무엇보다 우리 회사에 융합이 잘 될지를 봅니다. 특별한 것은 임원?팀장?사원급들이 전부 면접을 같이 들어갑니다. 질답식이 아니라 토론 형식으로 1시간 정도 면접을 진행해요. 실력보다 우리랑 맞는 사람인지를 봅니다. 예를 들면 팀장급을 뽑는데도 해당팀 사원들도 다 들어옵니다. 그리고 한명이라도 반대하면 탈락입니다. 그래서 보통 10명 정도가 면접을 보면 1~2명만 뽑혀요. 그래야 오래 일 하더라구요.”

 

채용시 조금은 특별한 ‘만장일치형’ 면접을 시행하고 있는 고미코퍼레이션이 원하는 인재상은 사실 단순하다. 바로 ‘잘 웃는 사람’. 장 대표는 “활발한 사람이죠. ‘꽁’해서 주눅 드는 사람보다 훌훌 털어내는 사람들을 좋아한다”며 “내가 면접에 들어갈 때는 일부러 장난을 친 다음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본다. 대표와도 주먹을 마주치며 하이파이브를 자연스럽게 잘 할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고미코퍼레이션 임직원들의 모습. 맨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첫번째 베트남 임직원 새해 단체사진, 두번째는 베트남 임직원들이 고미 스토어에서 찍은 단체사진, 세번째는 한국 임직원들 단체사진, 네번째는 태국 임직원들의 방콕 사무실에서 찍은 단체 사진. ⓒ사례뉴스

CEO인 장건영 대표부터 올해 30살인 젊은 회사이다 보니 고미코퍼레이션의 현재 직원들 평균 연력은 28세 정도로 젊다. 회사 내에서는 대표부터 사원까지 ‘○○님’으로 부르는 수평적 문화다. 장 대표는 “베트남 지사에서도 영어를 사용하다보니 나한테 그냥 데이빗(장건영 대표의 영어이름)이라고 부른다”며 “태국지사도 영어를 사용해서 마찬가지 분위기”라고 전했다. 밀레니얼 세대 직원들의 분위기에 맞춰 출근해 9시~10시 사이 출근해 6시~7시 사이에 퇴근하면 된다. 장 대표는 “야근을 절대 하지 말라고 이야기 하는데 열정 넘치는 직원들은 가끔 한다”고 미소 지었다.

 

“경영자로써 비전을 끊임없이 직원들에게 주려고 노력합니다. 뒤늦게 들어온 직원이라도 ‘스톡옵션’을 부여하고 기업가치 상승시 연봉의 최대 얼마만큼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게 해 주려고 합니다. 당연히 연봉과 성과급도 올려 주고요. 외부적으로는 고객들에게 ‘신뢰’를 주기위해 노력하구요. 그런 관점에서 저희는 입점사들이 물건을 맡겨놓고 팔린만큼만 정산을 받는 구조로 만들어 놨어요.”

 

이렇게 내·외부 고객들의 마음을 얻기위해 끊임없이 노력중인 고미코퍼레이션은 올해 더 높은 기업가치 평가를 받아 추가 투자를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건영 대표는 “올해 새롭게 진출할 필리핀·인도네시아에는 네트워크가 있다”며 “그곳들에 투자사 기관의 거점이 있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진출을 추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경영자로서 저의 가장 큰 장점은 처음 사업을 셋업하고 해당 국가의 쉽게 신뢰를 얻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이 강점으로 사업을 하는데 큰 덕을 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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