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열 볼트앤너트(BOLT&NUT) 대표 “회사 미션은 신뢰할 수 있는 제조사?개발사 데이터베이스와 수주?발주가 일어날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 구축하는 것”

지난 10일 고려대 경영대학 스타트업 연구원 내 회의실에서 사례뉴스와 인터뷰 중인 윤기열 볼트앤너트 대표. ⓒ사례뉴스

“원래는 반려용품을 만드는 창업팀 소속 2명과 전동 퀵보드 서비스 플랫폼 창업팀 1명, 그리고 청소기를 제조 창업팀이었던 저까지 세팀이 제조 과정상에서 실패를 맛보면서 함께 재창업 하게 됐습니다. 정부지원금도 따내고 했지만 예산이 턱없이 모자랐습니다. 공통적으로 스타트업이 현재 제조업에 선뜻 뛰어들기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돈을 벌기에 굉장히 어렵죠.”

 

제품 제조?전문가 매칭 플랫폼 스타트업인 본트앤너트(BOLT&NUT)의 윤기열 대표는 지난 10일 사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본트앤너트를 창업하게 된 계기를 이같이 밝혔다. 그는 “예를 들어 삼성에서 노트북, 휴대폰을 대량 생산하니까 싸게 내놓을 수 있지만, 스타트업에서는 시제품 하나만 만들더라도 적게는 수백에서 많게는 1억까지 깨질 수 있다”며 “스타트업이 그렇게 비싼 비용을 들여 시제품을 만들더라도 공장들이 초도 물량 1000개도 잘 안 해준다. 게다가 비싸게 받는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스타트업이 일반적으로 직접 제조 과정을 거쳐 판매까지 이르기가 쉽지 않다. 관건은 제조원가를 낮춰주는 역량을 가진 생산업체를 만나는 것이다. 볼트앤너트는 이러한 취지로 스타트업과 생산업체를 연결해주는 플랫폼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4명의 초기 공동창업자 멤버들도 제조업 창업 과정에서 양산과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고 빚도 져 가면서 스타트업 제조업 현장의 어려움을 몸소 체험했다. 볼트앤너트라는 이름은 뭔가를 만드는 제조업의 상징과 함께 개발사와 수주사가 만나서 연결되는 느낌도 같이 있어 지었다고 한다.

볼트앤터트 홈페이지.[이미지 화맨캡쳐]

“2018년 말쯤에 서로 각자 고생 고생 하다가 2019년 3월쯤에 4명이서 처음으로 팀을 꾸리게 됐어요. 각자 이전에 창업했던 스타트업 정리는 못한 상태에서 준비했구요, 사업자는 7월에 냈습니다. 회사의 미션 스테이트먼트는 두가지로, ‘신뢰할 수 있는 제조사 및 개발사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와 ‘수주와 발주가 일어날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 구축하기’입니다.”

 

창업후 지금까지 약 1년 동안 볼트앤너트는 비즈니스의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왔다. 현재는 파트너사가 의뢰했을 때 처리해 줄 수 있는 300여개의 생산업체를 확보했다. 1년간 컨설팅만 100건 정도를 진행했고, 그 중 60건 정도 최종 계약까지 진행됐다. 윤 대표는 “아직까지 일단 컨설팅은 무료로 해 주는 경우도 많다”며 “저희가 원래 제조 스타트업들을 위해 만든 플랫폼이지만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중소기업에서도 의뢰가 들어왔다. 이들도 대량 양산을 하다 보특화된 설비나 공정 라인이 구축돼 있는데, 신설 제품 생산을 위해 의뢰하더라”고 밝혔다.

 

볼트앤너트의 현재 직원수는 7명이다. 4명의 공동 창업자에 최근 6개월간 디자이너 1명과 영업직1명, 사무직 1명을 추가로 채용한 상태다. 공동 창업자들은 최근 하루에 2~3군데의 업체를 돌아다니면서 플랫폼을 확장하기 영업에 노력 중이다. 작년 총 매출은 1000만원 정도였지만 올해는 월매출 1억 만들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볼트앤너트 플랫폼 통해 누군가 돈 벌고 이익 얻게 됐을 때가 가장 행복해…스타트업?중소기업들에게 속 시원하게 알려주고 가려운 곳 긁어주는 역할”

ⓒ사례뉴스

“가장 보람을 느꼈을 때는 양산 과정에서 견적을 30%까지 줄여준 곳이 있었는데 저희에게 감사 인사를 직접 와 주셨어요. 또 파트너사 중에는 좋은 일감을 소개해 주셨다면서 명절에 곶감을 보내 주시기도 하셨어요. 이렇게 볼트앤너트 플랫폼을 통해 누군가 돈을 벌고 이익을 얻게 되고 했을 때가 참 행복합니다.”

 

윤 대표는 이처럼 볼트앤너트가 계속 ‘상생’을 추구하기를 바란다. 그는 “상생을 하지 못하면 미래엔 더욱더 사업을 하기 아려울 것”이라며 “사람들의 인식과 기대치는 계속 올라가고 볼트앤너트도 거기에 맞춰 ‘여기에 오면 돈을 번다’라고 느끼는 플랫폼이 되면 좋겠다”고 바램을 전했다.

 

사실 제조 플랫폼 기업은 볼트앤너트 말고도 국내에 몇 군데가 더 있다. 하지만 현재의 볼트앤너트만큼 제대로 상용화된 수준은 없다. 볼트앤너트는 다른 곳들과 달리 플랫폼 안의 모든 회사 정보가 오픈돼 있는 완전 개방형 플랫폼이다. 윤 대표는 “이 방식을 택한 것은 모든 사람들이 본인이 먼저 직접 찾아볼 수 있도록 하고 싶어서”라며 “어떤 업체를 통해 또 한번 거쳐서 의뢰하는 것은 못 미덥다. 그래서 제조사 데이터베이스를 최대한 많이 공개하고, 거래처들이 직접 편하게 찾아볼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윤기열 볼트앤너트 대표의 교육 진행 모습. ⓒ사례뉴스

“현재는 건당 소개하는 것에대해 커미션을 받지만, 나중에는 이 커미션도 안 받고 싶어요. 알리바바 스타일로 가고 싶습니다. 정보의 개방을 통해 바로 바로 원하는 업체를 찾아서 발주할 수 있도록 하는 오픈 플랫폼이 되고 싶어요. 현재는 한 기업에서 새로운 거래처를 찾는데 1년까지도 걸리는게 현실이거든요.”

 

인터뷰를 하며 기자가 느낀 것은 볼트앤너트의 사업모델이 제대로 구축되기만 하면 사회적인 비용을 대폭 줄여 줄 수 있겠다는 것이었다. 대학내에서 시작되고 직원 전원이 20대인 젊은 기업인만큼 사회적으로 공헌하려는 사업 의도가 순수하고 좋은 느낌이었다. 윤 대표는 “제조하시는 분들과 용역일감 받으시는 분들 양쪽의 입장에서 많이 생각하고 있다”며 “수수료를 최대한 낮춰 미팅권 등을 통해 더 조율할 수 있다. 상생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려고 한다”고 전했다.

 

고객들이 볼트앤너트를 이용하고 있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윤 대표는 “볼트앤너트는 ‘정말 아무것도 몰라서 맡겨도 다 해주더라’라고 이야기 하시는 분들도 있고, 업체를 찾다 찾다 지치신 분들도 많다”며 “볼트앤너트가 이런 분들의 기본 수고를 줄여준다. 솔직하게 아는건 안다고 하고, 모르는 건 모른다고 한다. 싸게 만드는걸 원하면 싼곳을 연결, 전문적인 것을 원하시면 니즈를 빠르게 파악해서 좀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게 해 드린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볼트앤너트는 속시원하게 알려준다. 가려운 곳을 긁어준다.

 

“제조업 큐레이션이라 기본레퍼토리 등 계속 공부해야만 성장 가능해…파트너사 1000개까지 확보하는 것이 올해 목표”

윤기열 대표의 교육진행 모습. ⓒ사례뉴스

“무엇보다 영업을 직접 뛰어야 되는데, 이전에 4번의 창업 경험이 있었지만 영업은 안 뛰어 봤었거든요. 제 스스로가 먼저 볼트앤너트의 성장에 요구되는 기대치에 맞게 변화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필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잘 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공부를 했죠. 저희업이 제조업의 큐레이션이라는 측면에서도 자세하게 알아야 했었거든요. 기본 레퍼토리를 알아야 해요. 적어도 파트너사에 그 제품에 대해 프리젠테이션 하려면 업체별 특성도 알아야 하고요.”

 

이처럼 윤 대표는 현재까지 볼트앤너트 경영을 하며 어려웠던 점을 공부를 통해 돌파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예를 들면 한 중소기업에서 유량계(물 측장하는 기계) 전자회로를 생산하려고 하는데, 제품 제조에 대한 방법론은 알지만 구체적으로 모터가 안에 들어가서 물을 측정하는 방식이나 블루투스 데이터 전달하는 것 등을 공부할 수 밖에 없었다. 일종의 기술영업과도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이 일을 하며 배우는게 굉장히 많다”며 “영업갈 때마다 20대인 저희들에게 공장 사장님들이 많은 이야기를 해 주시는데 공손하게 듣고 그러다 보면 계약도 잘 되곤 한다”고 말했다. 올해 목표는 파트너사를 1000개까지 확보하는 것이다. 우선 1000개를 확보해 그것을 바탕으로 스타트업들을 연결해 주려는 계획이다. 윤 대표는 “선정 기준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신뢰도”라며 “몇 년 경력의 엔지니어가 몇 개를 만들었는가. 장비 수준과 작업의 범위. 소통능력과 협력니즈도 본다”고 덧붙였다.

볼트앤너트 직원들의 일하는 모습. ⓒ사례뉴스

“올해 추가 채용은 1~2명을 더 할 예정입니다. 사람이 늘어나는 만큼 회사의 룰들도 변경이 필요할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역시 제일 어려운 게 인재채용과 기업문화라고 보는데요. 일단 저희는 볼트앤너트에 오면 나중에 본인의 창업을 하려고 할 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합니다. 초기창업시 자본금 없이 창업하는 방법이나 팀빌딩시 주의점, 어떤 아이템이 빠르게 검증되느냐 등을 배울 수 있죠. 또 인맥도 나름 많이 쌓아놔서 도움을 드릴수 있어요.”

 

이렇게 이야기 하면 창업할 사람들이 단기간 있다가 다 가버리면 어떻게 할거냐는 되물음에 윤 대표는 “길게 가고 싶은 사람은 길게 하고, 미래 스타트업하고 싶은 분들이 와서 배우고 언제든 나가도 된다”면서 “사실 창업에 관심은 많지만 100명중에 1명 정도가 시도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비즈니스 현장의 경영자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하자 윤 대표는 “중소기업 사장님들, 제조공장 찾기 힘드신 거 알고 있고 거래하고 있는 거래처도 못 미더워 견적 받아보고 싶은 거 저희를 이용해 주시면 좋겠다”며 “대한민국 제조업계가 힘든 상황인데, 함께 잘 버틸 수 있는 환경이 되도록 힘써 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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