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시장 분석에 AI?머신러닝 도입한 코스메테우스 “빅데이터 회사 많지만, 우리 강점은 한 산업, 한 우물 판다는 것”

지난 18일 사례뉴스와 현장 인터뷰 중인 태원석 코스메테우스 대표. ⓒ사례뉴스

“제가 원래 피부가 건조한 편이에요. 그래서 고등학교 때부터 기능성 화장품을 많이 사용했어요. 남자였지만 그런데 관심이 많았어요. 저희가 창업할 당시에 미미박스 등 여성 화장품 정기배송 서비스는 있었는데 남성은 없어서, 남성 화장품 정기배송 서비스를 해 보면 어떻겠냐고 이야기 해서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

 

온라인 데이터 분석을 통해 화장품과 같은 소비재 기업들의 마케팅을 돕는 스타트업인 ‘코스메테우스’의 태원석 대표는 지난 18일 사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처음 창업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코스메테우스라는 회사 이름은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 주듯이 남자에게 화장품을 가져다 주다는 의미로 창업 당시 지었다.

 

2016년 11월에 처음 팀을 꾸린 코스메테우스는 당시만 해도 공모전 하나 정도만 해 보자는 목표로 모였었다. 그러다가 남성 화장품 정기배송 서비스의 가능성을 보고 태원석 대표는 화장품 관련 인재들과 지인들을 모았다. 하지만 코스메테우스는 첫 사업 아이템은 아쉬운 실패로 끝났다.

태 대표는 코스메테우스의 첫번째 사업 아이템은 실패했다고 말했다. ⓒ사례뉴스

“당시 화이트데이때 실제로 남성 화장품 큐레이션 박스를 200개를 만들어서 140개를 팔았습니다. 그런데 계속 해 보니까 이건 답이 없었어요. 시장에서 반응이 별로 없었고, 그 즈음 남성 올인원 제품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트렌드가 바뀌었고, 여성 정기배송 서비스도 철수하는 분위기였죠.”

 

이 후에도 코스메테우스는 주요사업 아이템을 두번이나 더 바꾸는 부침을 겪었다. 남성 화장품 배송 서비스에 이어 피부과 미용시술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와 맞춤형 화장품 사업을 하려고 했으나 구체화에 실패했다. 결국 현재의 유튜브를 기반으로 한 온라인 데이터 분석으로 뷰티 시장의 트렌드를 예측하고 분석하는 빅데이터 리서치 컨설팅 업체로 변모했다.

 

“주요 사례는 얼마 전 차바이오(Cha Bio)그룹과 제품 론칭 작업을 같이 했어요. 모발이식 전문병원 해외 마케팅 작업도 같이 했습니다. 꼭 화장품 분야에 한정짓기 보다는 좀 더 포괄적인 영역으로 하려고 해요. 기존에 도전했다 실패했던 유통이나 판매쪽은 하지 않고, 우리가 잘하는 것을 하려고 합니다. 조력자 입장에서 시장을 보면서 리서치와 컨설팅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재작년 11월부터 전환 했습니다. 현재 멤버는 총 4명입니다.”

 

8월 더운 자취방에서 한계 경험하며 그만둘까 고민…“입주 평가 계기로 팀 정비하고 영업 뛰던 곳에서 사업 아이템 얻었죠”

태원석 대표(맨 왼쪽)와 코스메테우스 직원들이 함께 토론하는 모습. ⓒ사례뉴스

“저는 사람 문제가 굉장히 힘들었어요. 이전에 매출이 없었던 기간에는 사실 ‘의기투합’ 밖에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 일을 할려면 누군가는 일을 주고, 누군가는 수행해야 하는데 월급을 줄 수가 없으니 업무를 주는 게 미안했어요. 각자 생업을 하면서 해야 했고, 그것 때문에 집중할 수 없었어요. 그러다가 의견 충돌이 생기면 문제가 해소 될 때까지 싸워야 하는데 미안해서 그냥 제가 져주게 되더라구요.”

 

태원석 코스메테우스 대표는 창업자로써 초기에 ‘사람’이 제일 힘들었다고 한다. 자금도 없었고 실행력도 떨어지다 보니 사업에 속도도 잘 안 붙었다. 태 대표는 “중간에 O2O서비스를 하려고 할 때도 앱을 만들어야 하는데 개발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며 “정부지원이나 투자받는 것을 준비하거나 피부과 영업을 다니고 하는데 6개월씩을 허비하기도 했다”고 과거를 돌아봤다. 생활비는 통번역 과외를 해 나가면서 벌었다고 한다. 다른 멤버들도 과외와 주말 알바 등을 해가며 버텼다.

 

“8월 더운 여름에 사무실도 없어서 제 자취방에서 일을 했는데, 이제 한계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그달 까지만 하고 정말 이제 접으려고 했었는데, 판교 창업센터 중 한곳에 입주 서류가 합격이 된거에요. 인터뷰를 갔죠. 면접관들이 앉아 있고, 원래 10분 발표였는데, 50분넘게 저희들을 두고 면접관들끼리 싸우는 거에요. ‘이 팀은 팀 구성이 문제다.’ ‘아니다 아이템이 문제다’ 등등으로요(웃음). 저는 그냥 고개만 끄덕거리고 있었습니다.”

입주 면접에서 자신들 때문에 서로 토론하게 된 면접관들 앞에서 태원석 대표는 그냥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사례뉴스

면접관들은 당시 코스메테우스가 팀 구성과 아이템을 완전히 갈아 엎을 생각이 있으면 입주 프로그램에 들어와도 좋다고 했다. 자취방에 돌아와 팀원들과 이야기를 해 본 후,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고, 일단 입주를 하게 됐다. 또한 그 즈음 O2O 영업을 위해 만나던 피부과 의사 선생님 중 한명이 “이 팀은 데이터 관련 조사 사업을 해 봐라”고 조언을 해 줬다고 한다. 그런 일들이 맞물려서 현재의 그 아이템을 가지고 입주 프로그램에 들어가서 16주간 교육을 받고 현재의 사업 형태로 안정화가 되게 됐다. 태 대표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마치 낭떠러지에서 은인을 만난 것 같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당시에 업종을 정하면서 왜 세상에 우리 회사가 왜 있어야 하는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가? 에 대해 정리를 했습니다. 첫번째로는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판로 개척을 못해서 사장이 되는 제품들이 많은데, 그런 ‘중소기업들이 시장조사가 필요할 것이다’라는 것과 두번째로 K-뷰티가 성장률 둔화가 되면서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데 빠르게 트렌드를 반영해서 흥미있고 재미있는 제품을 내놔서 한국 기업들을 돕고 싶다는 거였어요.”

 

요약하면 코스메테우스는 중소기업이 물건을 잘 만들고, 물건을 잘 팔 수 있게 도와주고 싶기 때문에 존재하는 회사다. 이를 위해 코스메테우스는 AI기술인 머신러닝을 온라인 시장 분석에 도입했다. 태 대표는 “빅데이터 회사가 많지만, 우리의 강점은 한 산업, 한 우물을 판다는 것”이라며 “요즘 온라인으로 화장품 마케팅을 많이 활용하는데 SNS나 유튜브 등에서 정보의 양은 많아졌지만 진짜 고객의 반응과 홍보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우리는 그것을 위해 빅데이터에서 필터링의 전문성을 기술적으로 구현한다”고 설명했다.

 

참여한 제품 고객들 만족 주는 것 볼 때 ‘이제 밥값 했구나’ 생각 들어…“‘경쟁’ 아닌 ‘협업’ 통해 시장에서 좋은 회사로 성장해 나갈 수 있다는 것 보여주고 싶어”

태원석 코스메테우스 대표(맨 오른쪽)과 직원들의 단체사진 촬영 모습. ⓒ사례뉴스 

“우리가 참여한 제품이 시장에서 팔리고 사람들이 만족하는 것을 봤을 때요. ‘드디어 밥값을 했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웃음). ‘그동안 우리가 제대로 만들었나 보자’ 했는데 반응이 나오고 팔리고 하면 뿌듯합니다. 아이디어를 주더라도 실제하는 건 만들기 쉬운일이 아닌데, 분석한 결과가 잘 맞아 떨어지면 보람이 있어요. 주로 기획과 마케팅 단계에서 고객 불만 같은 것을 많이 감안해 해결하려고 하거든요.”

 

태원석 대표는 창업 후 현재까지 언제가 가장 보람 있냐는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태 대표는 현재까지 코스메테우스를 경영해 오면서 도와주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아이디어를 주고 피드백을 주는 등 명확한 도움을 준 분들도 있지만, 밥한끼 사주고 이런저런 조언을 해 준 분도 많고,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좋은 지식과 정보를 알려주는 분들도 있었다고 한다. 대 대표는 무엇보다 이런 한분 한분이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불쌍해 보여서 도와 준 것 같다. 감사함을 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은 카톡 한번 없는데 우리들은 고마워 하더라라며 알아 주시더라. 이런 것이 태도에 묻어 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태원석 대표와 코스메테우스를 인터뷰 하며 느낀 것은 무엇보다 ‘인성’이 좋은 회사라는 점이다. 태 대표는 “보통 사람들은 사업을 하려면, 무자비 해야 하고 목표 지향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며 “우리가 갖진 역량으로 협업을 통해 우리가 모든 것을 다하지 않아도, 시장에서 좋은 회사로 성장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물론 쉽지 않은 걸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가치를 추구하고 시장에서 잘 살아남아 그 가치를 입증하고 싶다”고 전했다.

회의 중인 프로메테우스 직원들의 모습. 프로메테우스의 문제해결 능력은 팀원들이 토론하면서 각각의 다양한 생각과 접근을 해 보는데서 나온다고 한다. ⓒ사례뉴스

“저희는 기술개발 과정에서 나름대로 특이하게 접근했어요. ‘중간 단계에서 팔 수 있는 걸 다 팔아보자’라는 거였죠. 저희는 알고리즘 제공 서비스 회사인데, 수집한 데이터 테스트를 해 봐야 하는데 이걸 시장에서 팔아보면서 테스트를 하는 거죠. 시범을 해 보면서 현실성 있는 개발을 하는 거죠. 즉 처음부터 뜬 구름 잡는 개발이 아니라 고객이 필요한 것을 중심으로 개발을 진행했어요. 실용적인 접근을 한 거죠.”

 

이런 자세로 임하다보니 고객들이 공통적으로 코스메테우스를 칭찬하는 부분이 ‘속도’와 ‘문제해결’이다. 앞서 언급했던 차바이오 관련 프로젝트의 경우도 9월에 제품기획을 시작해서 두달만인 11월에 론칭했었다. 태 대표는 “프로젝트가 주어지면 열정적으로 한다”며 “속도도 속도고, 문제해결 능력은 팀원들이 토론하면서 각각의 다양한 생각과 접근을 해 보는데서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비즈니스 현장의 중소기업 경영자와 직원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하자 태 대표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일반적으로 창업 후 95%가 망한다고 합니다. 한국사회에서 폐업은 엄청난 충격이죠. 그런데 그걸 두려워해서 창업을 안 하거나 하고자 하는 걸 못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뚝심있게 가는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이래도 괜찮나?’ 싶을 때 도와주는 분들도 생기고 기회도 만들어 지더라구요. 물론 한 번에 잘 되는 것은 없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힘든 거겠죠. 그래도 불행하면 안 되지 않겠습니까. 목표가 있어서 시간을 쏟아 넣고 부업까지 하면서 먹고 사는 게 힘들어도,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면 불행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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