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발벗고 나서…온라인컨텐츠·가정간편식·위생건강↑ 영화관?외식·뷰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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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인 전염병으로 확산되며 국내에 급속도로 확진자수가 늘어나고 있는 코로나19(우한 폐렴)로 인한 국가적 위기 상황에 재계에서도 대기업, 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각자의 방식으로 시국 극복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착한 기업’들이 많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국내 산업별 지형도에서는 온라인교육?배달앱 등 ‘언택트’ 업종이 상승한 반면, 외식업?까페 등 오프라인 공간 위주의 비즈니스들은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자 감수하고 업그레이드 하는 진단키트·생산원가만 반영해 유통하는 마스크·‘반의 반값’으로 판매하는 손 소독제 등등

 

코로나19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진단키트가 중요하다. 유전자 진단시약 기업 씨젠은 전 직원이 코로나19 진단시약에만 올인하고 있다. 다른 시약 개발을 하면 당장 돈이 될 수 있지만 정부 승인 코로나19 진단키트는 씨젠과 몇 개 업체만 있어서다. 현재까지 진단키트의 절반 이상을 씨젠이 담당해왔다. 회사 관계자는 “다른 진단시약이 매출의 80% 이상이지만 코로나 사태 해결까지 적자를 감수하고라도 지금 진단키트를 더 업그레이드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생산원가만 반영해 시장에 유통하는 착한 마스크 기업도 있다. 레몬, 상공양행, 아에르샵, 웰킵스, 닥터퓨리, 에티카, 파워풀엑스, 컨비니언스, 라오메뜨 등이다. 마스크로 폭리를 취하는 세태와 달리 이들 업체는 안정적인 마스크 수급에 앞장서고 있다. 레몬 모회사 톱텍은 3만명의 봉화군민을 위해 1인당 3매씩 돌아가도록 마스크 10만장을 기부하기도 했다. 이같은 착한 마스크 기업은 국내 전체 제조공장 140개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43개 업체나 된다. 정부도 이들에게 각종 지원책을 시행할 예정이다.

파워풀엑스는 가격이 급등한 손 소독제를 ‘반의 반값’에 파는 데다 3개를 사면 하나는 기부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착한 기업’으로 떠올랐다. [이미지 출처=파워풀엑스]

마스크와 더불어 코로나 시국에서 반드시 필요한 손 소독제 분야에서도 착한 기업이 있다. 파워풀엑스는 가격이 급등한 손 소독제를 ‘반의 반값’에 파는 데다 3개를 사면 하나는 기부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착한 기업’으로 떠올랐다. 또한 기부자가 기부한 손 소독제 수만큼 회사가 추가 기부하는 ‘매칭그랜트’도 진행 중이다.

 

의료기기업체 힐세리온은 가천대 길병원과 함께 휴대용 무선초음파기 10대와 태블릿PC 등 1억원 상당의 의료기기를 대구지역 의료기관에 기증했다. 이들이 기증한 휴대용 무선초음파기는 의료진이 직접 귀에 착용해야 하는 청진기와 달리 방호복을 입은 상태에서도 환자의 폐렴 등 여부를 쉽게 파악할 수 있어 효과적이다.

 

코로나 소외계층 위한 가정간편식·봉사 의료진 위한 의류·주류 업체가 희석한 방역 소독용 알코올 등 현물지원도 다양

 

의료 용품은 아니지만 코로나 소회계층을 돕기 위한 현물 지원 기업들도 많다. 먹방 콘텐츠 ‘오늘 뭐 먹지?’로 유명한 쿠캣은 최근 코로나19로 격리된 사회소외계층을 위해 가정간편식(HMR) 제품을 기부했다. 해피콜도 소외계층·자가격리 가정이 매일 요리를 해야 하는 상황을 감안해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대구쪽방상담소와 손잡고 요리도구 현물 협찬을 했다.

‘오늘 뭐 먹지?’로 유명한 쿠캣은 최근 코로나19로 격리된 사회소외계층을 위해 가정간편식(HMR) 제품을 기부했다. 사진은 이문주 쿠캣 대표. [출처=쿠캣 홈페이지]

폴햄으로 유명한 에이션패션은 대구 봉사 의료진에게 기능성 의류를 보냈다. 방호복을 착용해 땀 흘리는 의료진에게 필요한 냉감 기능 인견내의와 선별 진료소와 외부에 근무하는 의료진에게 필요한 천연보습 효과 발열내의 등 활동성이 좋은의류 2억원어치를 전달했다.

 

디지털 마케팅 전문기업 퓨쳐스트림네트웍스도 수분보충제 ‘링티’ 약 2억원 상당을 대구경북 지역 보건소, 병원 의료진에 전달했다. 링티는 생수 500ml에 한 포를 넣어 흔들어 마시는 형태로 간편하게 수분 충전이 가능한 제품이다.

 

대선주조는 방역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알코올 품귀 현상을 안타깝게 보고 소주 주조원료인 알코올 약 80t을 부산·대구 지역에 기부했다. 대선주조가 전달하는 알코올 주조원료는 주류 제조용 주정을 희석한 것으로 방역 소독에 사용된다. 대선주조 대표는 “사태가 안정화될 때까지 모든 손실을 감수하고 추가로 알코올 주조원료를 공급할 계획”이라며 “부산 외에도 대구 북구청에 알코올 주조원료를 전달한 것처럼 관련 도움을 요청할 시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45개 프랜차이즈 기업들도 6만3000개 가맹점들과 함께 고통 분담…삼성?LG 등 대기업들도 백억대 지원과 연수원 치료센터로 제공 등 솔선수범

명륜진사갈비는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국 522개 가맹점의 월세 한 달분을 대신 내주기로 했다. [이미지 제공=명륜진사갈비]

프랜차이즈 기업들도 가맹점과 고통 분담에 나서고 있다. 명륜진사갈비는 522개 가맹점의 월세 한 달분을 대신 내주기로 했다. 총 23억원 규모다. 이디야는 2700여 가맹점 로열티를 2개월간 면제하고, 원두 한 박스와 세정제·마스크 등 방역 물품을 지속 공급하고 있다. 지원 금액 규모는 총 20억원에 달한다. 더본코리아는 한신포차, 홍콩반점0410, 빽다방 등 14개 브랜드 1330여 가맹점에 2개월간 로열티를 면제하고 주요 식자재 공급가를 인하하며, 임시 휴업 가맹점의 폐기 식자재 비용을 본사가 부담하기로 했다.

 

역전할머니맥주는 151개 전 가맹점에 현금 200만원 등 총 10억원 상당을 지원한다. 투썸플레이스도 1001개 전 가맹점에 현금 100만원씩 지원키로 했다. CU와 GS25, 세븐일레븐은 확진자 방문 점포의 신선식품(도시락 등) 폐기 비용을 모두 본사가 떠안기로 했다. 또 각각 생활안정자금 대출 지원, 확진자 방문 점포의 휴점 시 긴급 판촉예산 지원, 대구·경북 지역에 생수 등 생필품 최대 30% 할인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이미 코로나19 극복에 동참하는 ‘착한’ 프랜차이즈가 전국에 45곳 정도며, 지원받는 가맹점은 6만3000개 가량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들도 발 벗고 나섰다. 삼성그룹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대구·경북 지역 병원의 병상 부족 사태가 심각해지자 영덕 소재 연수원을 치료센터로 제공했다. 또한 의료인력 부족이란 소식에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삼성창원병원 등 3개 병원의 의사와 간호사 등 전문인력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은 지난 2월 26일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의료용품과 생필품 등을 포함해 총 300억원도 긴급 지원한 바 있다.

삼성그룹은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300억원 긴급지원과 연수원 치료센터 제공 등을 시행 중이다. [이미지 출처=뽐뿌]

LG그룹도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에 따른 대구·경북 지역의 병상 부족 사태 해결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550실 규모의 경북 지역 기숙사와 연수원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한다. 총 383실 규모의 구미 LG디스플레이 기숙사와 167실 규모의 울진 LG생활연수원이 비교적 경증 환자들이 격리된 상태에서 의료진의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치료센터로 사용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SK그룹도 각각 50억원을 지원하는 등 기부를 통해 도움을 주고 있다。

 

접촉없는 ‘언택트(untact)’ 산업 소비 확산…인터넷으로 방송·영화·교육 등 각종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OTT 서비스 ‘급 부상’

 

코로나 사태로 소비 행태도 변화 돼 급변하며 산업계의 지형도도 바뀌고 있다. 특히 ‘언택트(untact)’ 산업이 뜨고 있다. 언택트란 접촉(contact)을 뜻하는 콘택트에 언(un)이 붙어 ‘접촉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첨단 기술을 활용해 판매 직원이 소비자와 직접적으로 대면하지 않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감염 등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이런 언택트 문화가 일상화되며 온라인 콘텐츠와 배달, 건강·위생용품 관련 산업들의 소비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 산업에서는 OTT(Over The Top Service, 인터넷을 통해 방송 프로그램·영화·교육 등 각종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뜨고 있다. 토종 OTT 플랫폼 왓챠플레이에 따르면 지난 2월 1~2일 역대 주말 시청분수 최고치를 기록했다. 설 연휴 기간을 제외한 직전 주말과 비교했을 때 14.6%가량 증가한 수치다. 특히 지난 1월 30일 확진자가 영화관을 방문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영화 팬들이 OTT를 이용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토종 OTT 플랫폼 '왓챠플레이' [이미지 출처=IT동아]

또 다른 OTT 플랫폼 웨이브(WAVVE) 역시 사용량이 늘었다. 코로나19 이슈 이후 한 달 동안 신규 회원 45만명, 일평균 1만6000명 이상이 가입하며 연중 성수기인 이전 한 달과 비슷한 수를 유지했다. 코로나 이슈가 가입자 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회사의 자체 분석이다. VOD 시청률도 상승세다. 영진위 ‘온라인 상영관 박스오피스’ 집계 결과 2월 10~16일 VOD 이용 건수는 122만4400건을 기록했다. 이용시간도 이전 기간에 비해 2배나 더 늘어났다.

 

반면 영화관에는 사람이 없다. 작품 개봉도 미뤄지고 있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밀폐된 공간에서 일정 시간 머물러야 하는 영화관 특성 때문에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한 고객들이 극장을 외면했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월 24일 기준 일일 관객 수는 7만7071명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77%나 줄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바이러스 사태로 인한 대인접촉 기피 현상이 영화 산업의 하락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사태 장기화로 외부 활동이 줄어들면서 실내 콘텐츠 소비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교육 분야에서도 이러한 경향은 나타난다. 사람 간 접촉이 많은 대형 학원 대신 집에서 수강하는 온라인 교육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온라인 교육 전문기업 에스티유니타스의 토익 준비생이 주로 듣는 ‘영단기’, 공무원 준비생이 수강하는 ‘공단기’ 수강생은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30%,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집에서 쉽게 조리하는 ‘밀키트’와 가정간편식 시장 소비도 급증…집에서 커피?차 즐기는 ‘홈카페’ 시장도 커져

[이미지 출처=서울경제TV]

외부 출입을 자제하게 된 소비자들이 몰려드는 밀키트(손질된 식재료와 레시피가 담겨와 집에서 쉽게 조리 가능한 제품)와 HMR(가정간편식) 산업도 인기가 높다. 밀키트 전문기업 프레시지에 따르면 지난해 대비(2월 17~23일 기준) 밀키트 판매량은 121.8%나 증가했다. 인기 제품은 전년대비 147% 증가세를 보였다. 이미 성장세를 타고 있던 HMR 시장에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치면서 소비자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SSG닷컴도 코로나19 사태가 급변한 2월 19~23일 HMR·레토르트·즉석밥 등의 제품 판매가 전주 대비 168%나 증가했고 밝혔다. 전월 대비 매출은 무려 222%나 증가했다. 관련 전문가는 “그간 특별식 중심이던 밀키트 수요가 코로나 사태로 반찬·찌개 등 일상식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마트 방문 등 외출을 꺼리는 소비자가 일상식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집에서 커피나 차를 즐기는 ‘홈카페’ 시장도 뜨고 있다. 홈까페 업체인 브이프레소코리아의 온라인으로 주문 가능한 ‘베트남 핀커피 세트’ ‘브라운 클래식’ 등 가정용 제품은 전년 대비 매출이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생용품?건강기능식품 등 생존위한 소비재 산업도 상승세…뷰티·외출 관련 제품 소비는 줄어

[이미지=CU제공]

코로나 사태로 집 밖으로 나가는 일이 줄어들면서 외부 활동에 필요한 소비는 줄이는 대신, 위생·건강 관련 소비재 산업의 소비는 상승세다. 특히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와 비교했을 때 위생용품·건강식품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한 달간과 메르스가 유행한 같은 기간 상품 매출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이번 마스크 매출이 67.6% 더 높아졌다. 회사 관계자는 “메르스보다 코로나에 소비자들이 올해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손 세정제(30.2%)·비누(21.9%)·가글용품(18.9%) 등의 위생용품 매출은 메르스 때보다 크게 늘어났다.

 

건강기능식품 매출도 크게 늘었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 매출 신장률이 864.7%에 달했고, 한방 음료 등 기능성 음료 매출도 20.6%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감염병이 유행하면서 면역력에 주목하기 시작한 소비자들이 홍삼·유산균·비타민 등이 함유된 건강기능식품을 많이 찾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홈쇼핑의 건강기능식품 판매 방송. [사진=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도 프로폴리스·홍삼·유산균·비타민 등 건강식품 주문금액이 137% 증가했다고 밝혔다. 건강보조제품 온라인 유통기업 아이허브도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비타민C·프로바이오틱스 등 면역체계 카테고리 제품군의 지난 1월 국내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52% 급증했다고 전했다.

 

반면 뷰티·외출 관련 제품 소비는 줄었다. 롯데홈쇼핑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파운데이션·메이크업 베이스 등 색조화장품 매출은 31.6% 감소했다. 가방·시계·목걸이 등 명품·주얼리 상품 매출도 14% 줄었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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