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사례들의 키 포인트는 ‘자율성’ 보장과 ‘협업툴’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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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재택근무에 돌입하는 중소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지금처럼 재택근무가 폭넓게 적용된 경우는 처음이어서 많은 중소기업들이 업무 효율성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회사 밖 공간에서 일하는 시스템이 아직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조직 관리가 제대로 안 되거나, 일의 집중도가 떨어지고 직원 간 소통이 원활하지 못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들에게 코로나19 이슈를 제외 하더라도 재택근무는 자연스런 흐름으로 밀려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자율적으로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 중 한국의 중소기업에도 재택근무의 모범 사례가 될 만한 몇 개의 국내외 기업들이 일하는 방식과 꿀팁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20년째 전직원이 원격근무를 하면서도 동종업계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는 회사가 있다

 

미국의 온라인 협업도구 개발사 ‘베이스캠프’는 20년째 전직원 원격근무를 하고 있는 회사다. 베이스캠프는 지난 1999년 창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줄곧 전직원 원격근무 방침을 고수해오고 있다. 베이스캠프는 또한 원격근무뿐만 아니라 직원들에게 최대한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경영 기법으로 더 유명한 회사이기도 하다.

베이스캠프의 공동 창업자 & CTO인 데이비드 하이네마이어 핸슨. [이미지 출처=https://dareyourself.net/2641]

베이스캠프의 경영진들은 회사의 지출 항목에서 눈을 떼지 않고, 겉치레보다는 회사가 벌어들이는 수익으로 회사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는 점을 끊임없이 강조한다. 베이스캠프가 원격근무를 시행하게 된 것도 불필요한 경비를 절감하고자 하는 시도 중의 하나로 도입된 것이었다.이같은 노력으로 베이스캠프는 동종 업계 기업들 중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한 도시나 나라가 아닌 전 세계를 대상으로 훌륭한 인재를 뽑을 수 있다는 가능성과 개개인에게 최대한의 자율성을 보장할 때 이들의 생산성이 가장 향상된다는 믿음 역시 베이스캠프가 원격근무 제도를 고수하는 이유다. 회사 관계자는 “우리에게 있어 중요한 주제는 삶의 질이며, 자신의 업무 시간을 스스로 조정하고 자신의 업무 장소를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라며 “이것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다. 그리고 사람들은 자신이 행복할 때 훨씬 더 훌륭하게 업무를 수행해 낸다”고 설명한다.

 

워드프레스의 개발사 오토매틱은 채용 과정에서부터 원격근무가 적용된다. 특히 개발 부서의 경우 인터뷰 전 과정이 채팅 및 시험 과제 수행으로만 이루어진다. 어지간해서는 지원자와 면접관 사이에 단 한 차례의 전화 통화도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얼굴이나 목소리 등에서 면접관이 자신도 모르게 가질 수 있는 편견을 아예 없애겠다는 의도다.

오토매틱의 창업자 매트 뮬렌웨그(33)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

오토매틱 CEO 매트 뮬렌웨그는 “우리와 함께 일하기 위해서는 채팅창에서 원활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 정도의 사람이면 된다”며 “중요한 것은 그가 업무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내느냐다”고 전했다. 오토매틱은 이런 식으로 400여명의 전직원이 현재까지 원격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리고 전세계 인터넷 웹사이트의 약 20%는 바로 이들이 전세계 각지 재택 근무지에서 개발하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만들어진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관리도구 개발사인 버퍼의 경우는 좀 다른 방식이다. 버퍼는 정식 채용 전 약 한 달 간 지원자가 영상통화 등을 통해 다른 팀원들과 의사소통하고 협업해 보도록 독려한다. 이는 지원자가 원격근무에 적합한지 아닌지를 알아보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독립적인 업무 처리 능력, 철저한 일정 관리, 면대면이 아닌 상황에서도 원활한 의사 소통 등과 같이 원격근무에서 좀 더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자질이 있다”고 설명한다.

 

“‘조직 캘린더’?‘그룹 대화방’ 기능 등으로 업무의 흐름 놓치지 않고 수시로 아이디어 공유하죠”

 

국내 중소기업 중에서도 성공적인 재택근무 제도를 시행중인 사례가 있다. 라인웍스를 서비스하는 웍스모바일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특히 임산부 등 일부 각별히 주의가 필요한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권장하고 있다. 웍스모바일의 사업 기획 업무를 당당하는 직원 A씨(가명)는 “팀원과 커뮤니케이션이 잦은 직무이기 때문에 재택근무가 불편할 것 같은지만 실제로는 업무에 큰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재택근무 중 라인웍스로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하는 모습. [이미지 출처=https://line.worksmobile.com/kr/blog/200225/]

A씨는 우선 드라이브로 업무 자료를 관리해 왔기 때문에 재택근무 시에도 필요한 데이터에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동료의 자리 비움 상황에 대해서는 조직 공유 캘린더로 확인하고, 업무 커뮤니케이션은 평소처럼 팀원과 메시지, 메일로 수시로 주고받고 있다. 미팅 시에는 라인웍스 음성/화상 회의 기능으로 참여할 수 있어 놓치는 미팅도 없다.

 

A씨는 “회사 클라우드 저장소로 언제 어디서든 PC와 모바일로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다”며 “PC 탐색기는 로컬 저장소와 사용성이 유사하여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렇게 드라이브 사용이 습관화되니, 재택근무를 하게 되어도 업무 자료 접근에 문제가 없었다는 것. A씨는 “재택근무 시 팀원들과 커뮤니케이션도 ‘조직 캘린더’ 기능과 ‘그룹 대화방’ 기능 등을 통해 원활하게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직 캘린더’ 기능으로 A씨는 사무실 밖에서도 동료가 현재 어디서 무슨 업무 중인지를 쉽게 알 수 있다. 또한 특정 팀원과 대화가 필요할 경우, 전화해서 시간이 되는지 일일이 확인할 필요 없이 캘린더를 보고 비는 시간에 메시지를 보내 커뮤니케이션을 편리하게 하고 있다.

라인웍스의 조직캘린더 기능 활용 모습. [이미지 출처=https://line.worksmobile.com/kr/blog/200225/]

A씨는 또 ‘그룹 대화방’을 이용해 업무 내역을 효율적으로 관리한다. 그는 “사무실에서 구두로 협의한 내용은 그룹 대화방에서 공유하여 히스토리를 관리하고 있다”며 “주요 이슈는 ‘노트’에 게시글로 등록하여 댓글로 토론을 한다. 결국 재택근무를 하더라도 업무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며, 함께 수시로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무 대화 중 이미 지나 영상 등 화면을 보여주면서 의견을 교환할 때에는 오히려 구두로 협의할 때보다 더 커뮤니케이션이 명확한 편이다. A씨는 “PC 화면을 캡처해 ‘그리기’ 기능으로 중요 포인트를 표시하거나, ‘GIF’로 움직이는 화면 형태로 보여줄 수 있다”며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도 직접 화면으로 보여주면서 상세하게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멀리 떨어져 있어도 의사 전달을 명확히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구글이 2년간 5000명의 직원들 인터뷰한 결과, “재택근무는 동일한 사무공간에서 일하는 것만큼 효과적”…5가지 재택근무 팁은?

 

재택근무를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 구글은 한국에서 재택근무를 처음 시도하는 중소기업들을 위해 성공적인 재택근무 팁들을 소개한다. 구글 피플 애널리틱스(People Analytics)팀이 2년 동안 5000명 이상의 직원들과 인터뷰를 통해 다양한 시간대에 각기 다른 장소에서 일하는 동료들과 어떻게 협업하고 있는지를 연구한 결과, 생산성 측면에서 재택근무는 동일한 사무공간에서 일하는 것만큼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아래는 구글이 연구를 통해 추천하는 재택근무의 5가지 주요 팁이다.

실제로 구글 직원의 전체 1/4은 재택근무를 한다고 한다. [이미지 출처=https://smartaedi.tistory.com/150]

잡담 늘어놓으며 친밀감 쌓기

먼저 팀원 간에 잘 연결이 돼야 생산성이 나오기 때문에 연결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집에서만 일하면 굉장히 외로워지고 활동이 없어질 수 있다. 서로 사생활을 노출하는 등의 방식으로 친밀감을 형성하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사람들끼리 서로 대화하는 원칙을 세울 필요가 있다. 화상으로 팀 미팅을 시작할 때 스몰토크(small talk)를 하는 게 좋다. 주말에 뭘 했는지부터 시작해서 점심에 뭐 먹을 건지, 재택근무 해서 냉장고가 빨리 빈다든지 등 함께 웃고 친밀감이 형성됐을 때 업무 주제로 넘어가면 심리적인 안정감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일례로 30분 미팅을 하면 길게는 10분까지도 사적인 이야기만 해도 나머지 20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의사결정 방식 등 팀 규칙 정하기

팀 규범은 사실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일할 때 더 중요한 요소다. 의사소통을 할 때 어떤 방식으로 할 지, 어떤 경우 이메일을 쓰고 어떤 경우 채팅을 쓸 지 등 공통의 규범을 명확하게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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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결정 방식을 정하지 않으면 이후 업무 과정에서 결정된 내용을 모르는 팀원이 발생하고 팀원들이 뿔뿔히 흩어져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일주일에 몇 번 만나서 시간을 가질 지, 어떨 때 팀 전체로 하고 어떨 때 소규모로 할 지, 결정되면 공유는 어떻게 할 지 등을 정하는 게 중요하다.

 

팀원 간 일정 공유해 업무 시간을 분명히 하기

일과 사생활의 경계를 설정하는 것이다. 쉽지 않지만 서로가 함께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다. 흔히 하는 방식이 구글스프레드를 통해 각자의 스케줄을 공유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칸에 한 시간씩 나눠 내게 연락해도 되는 시간을 초록색, 안 되는 시간을 다른 색으로 칠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팀원들끼리 서로 배려하는 기회가 되면서 스스로도 일정을 상기시킬 수 있다.

 

해외지사 들과의 글로벌 미팅인 경우 미국?유럽?아시아 등 지역이 모두 만날 수 있는 시간대를 찾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미팅을 녹화해 영상과 회의록 등을 공유할 수도 있고, 큰 미팅일 경우 한 번은 미국과 유럽, 한 번은 미국과 아시아끼리 회의를 하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실제 함께 있는 것처럼 가깝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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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원 중에 소외되는 인원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회의 중 서로 표정이나 행동,몸짓을 읽을 수 있도록 가까이 앉는 게 좋다. 상대방에게 웃어주고, 대답해주는 등 반응을 활발히 하면서 실제 물리적으로 같이 있을 때와 비슷한 환경을 구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서로 돌아가면서 말할 기회를 줘야 한다. 누군가 표정에 변화가 있으면 ‘무슨 하고 싶은 얘기 있느냐’고 불러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업무 공간은 사무실처럼

집에 있더라도 업무에 맞는 물리적인 환경을 조성하면 좋다. ‘이곳이 오피스 공간’이라는 것을 뇌에 인지시키는 것이다. 이를 인식하는 게 굉장한 임팩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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