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방지용 상품 및 식료품 수요 급증하고 온라인 식품몰 이용 급증
코로나19 종료 후 눌렸던 소비심리 해방되며 럭셔리 및 비필수재 수요 증가
위기 대응 방식이 ‘뉴 노멀’ 이후의 기업 위상 좌우

[이미지 출처=베인앤드컴퍼니]

글로벌 컨설팅 기업 베인앤드컴퍼니(Bain&Company)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소비재 기업의 대응 전략 보고서’를 24일 발표했다.

베인은 소비재 기업의 코로나19 위기 대응 방안을 세 단계로 나눠 제시하고, 현재 미국과 대부분 유럽 국가가 속한 2단계인 ‘본격확산’ 단계가 지나면 점차 정상적인 상황으로 회복되는 ‘뉴 노멀(New Normal)’이 도래한다고 정의했다.

이와 함께 지금은 무엇보다 ‘코로나19 전담 대응팀’ 구성이 시급하다고 제안하며, 위기 상황일수록 소비자들은 기업의 대응을 주시하는 만큼 과감한 결단과 사회적 공감으로 진정한 리더십을 발휘할 때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전염병이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를 ‘팬데믹(pandemic)’, 즉 전염병 경보단계 중 가장 높은 ‘최고 위험 단계’로 규정했다.

이렇듯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전 산업군에 걸쳐 코로나19 위기 대응이 최우선 과제가 됐다. 특히 중장기적으로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소비재 기업들은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응한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재난방지용 상품 및 식료품 수요 급증하고 온라인 식품몰 이용 급증

베인은 소비재 기업의 대응전략을 제시하기에 앞서 코로나19가 발병한 중국, 현재 가장 빠른 확산속도를 보이고 있는 이탈리아 사례를 통해 코로나19가 소비재 기업에게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코로나19가 소비재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품 카테고리별로 다르다.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는 카테고리는 마스크, 손 소독제 등 감염 방지 용품으로 이들 카테고리는 수요가 급증하며 공급 부족과 이로 인한 잦은 품절 현상을 보이고 있다. 영유아식과 상온 식자재 등 일상 식료품 역시 가정 내 식료품 비축 욕구가 높아지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반면 유제품, 청량음료 등의 기호 식품은 단기적으로 수요가 감소했으며, 화장품, 명품, 제과, 주류 등 비필수재 및 럭셔리 카테고리는 수요가 대폭 감소하는 현상을 보였다.

유통 채널별 영향을 살펴보면, 사재기 수요 및 가정 내 소비 증가로 슈퍼마켓, 대형마트 등 전통 오프라인 식료품 채널의 판매량이 증가하며, 소비자가 외출 및 타인과의 접촉을 꺼리면서 온라인 식품채널 매출이 급증했다.

반면 외출 자제 및 격리 생활자 증가로 온-트레이드(on-trade: 식당과 같이 즉시 소비가 이루어지는 채널) 매출은 대폭 하락했다.

베인앤드컴퍼니의 유통 및 소비재 부문 강지철 파트너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상품 수요의 급증 및 급감 현상은 소비재 기업들에게 극심한 긴장감과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있다”며 “기업들은 생산은 물론, 배송 및 유통, 고객 및 거래처 관리, 마케팅 접근방식 등 기존 전략을 전사 차원에서 빠르게 재조정해야만 하는 긴급한 상황에 처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종료 후 눌렸던 소비심리 해방되며 럭셔리 및 비필수재 수요 증가

코로나19가 진정된 후에는 카테고리별로 수요 변화 및 회복 양상도 다를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사태 확산 시기 수요가 급증한 ‘재난대비’ 품목 경우 사태 종료 후에는 수요가 급감하며, 건강 위생 용품 등 사재기가 일어난 일부 생활 필수품도 같은 양상이 예측된다.

유아 용품이나 식료품과 같이 불안감으로 인해 사재기가 발생한 카테고리는 사태 종료 직후 곧 안정적인 회복이 예상되며,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타격을 입은 기호 상품과 비필수재 및 명품 카테고리는 위기 종료 후 눌렸던 소비심리가 반등하며 매출이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위기 대응 방식이 ‘뉴 노멀’ 이후의 기업 위상 좌우

베인앤드컴퍼니는 코로나19 발병부터 확산, 회복에 이르는 세 단계별로 나타나는 현상을 분석하고, 각 지역별 단계에 맞는 기업의 대응방안을 주문했다.

먼저 1단계인 ‘코로나19 발병’ 단계 경우 이미 전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진행 중이다. 아직 수많은 사람들이 감염된 상태는 아니므로 평범한 일상생활이 지속된다. 그러나 일부 필수재에 한해 사재기 현상이 시작되므로 해당 카테고리 기업은 수요 급증에 신속히 대비해야 하며, 반대로 비필수재 기업 경우 수요 감소에 적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

2단계 ‘본격 확산’ 단계는 바이러스가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시기로 현재 미국과 상당수 유럽 국가가 2단계에 해당한다. 각국 정부에서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격리, 휴교, 공공장소 폐쇄 등의 제한적 조치를 취하기 시작한다. 이로 인해 노동력 부족 등 공급망 차질이 발생한다.

3단계인 ‘회복 및 그 이후’는 점차 정상 생활로 돌아오는 시기로 코로나19에 어떻게 대응했느냐에 따라 기업의 시장 내 위치와 고객 관계가 달라질 것이다. 또한 소비 패턴 및 지출 목록에 큰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코로나19 리스크 대응을 위한 9가지 액션플랜
1. ‘코로나19’ 전담 대책팀 구성하고, 자율 권한을 부여한다.
2. 직원보호를 최우선 순위로 삼는다
3. 생산계획 및 재고 현황을 신속하게 점검, 조율한다.
4. 협업 강화, 주문 최소 물량제 실시 등 물류 유연성을 확보한다.
5. 고객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수요 변화에 대응한 협상 전략을 구사한다.
6. 마케팅 채널 전략 조정하고 고객에게 전달하는 콘텐츠와 메시지를 재정비한다.
7. 현금 흐름과 자본을 철저히 관리하고, 인수합병 움직임을 주시한다.
8. 소비자, 임직원, 정부 등 시장 이해 관계자와의 커뮤니케이션 및 협력을 강화한다.
9. 비즈니스적 이해관계를 넘어선 사회적 공감을 적극 표현한다.
 
◇기간별 포스트 코로나 계획

1. 단기 계획 : 업무환경 재정비하고 3개년 계획 재수립하라
 
- 3단계인 ‘회복 및 그 이후’에 진입하면 기업들은 직원들의 업무 복귀를 환영하고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전의 태세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일상 업무 수준으로 회복되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으나 기업은 건강한 업무환경 구축과 지속을 우선순위로 삼고 유통업체 및 공급업체와 협력하여 필요한 추가 조치를 취하도록 한다.
- 3단계 ‘회복’은 2020년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함을 의미한다. 연초의 목표, 예산, 전망을 재검토하고, 핵심활동에 중점을 둔 3개년 계획을 재수립하도록 한다.
- 비상대책팀을 포함해 위기관리에 투입된 자원과 인력을 서서히 줄이되 코로나19를 통해 얻은 교훈이 무엇인지 정리하는 작업을 반드시 거친다.

2. 중장기 계획 : 공급망 관리 위한 콘트롤 타워 구축하고 디지털화 가속화하라

-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장기적 역량 구축의 기폭제, 즉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위기를 더욱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계기로 활용한다.
- 위기 상황에도 대응이 가능한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해 추가 공급원을 파악하는 한편, 자동화 수준을 높이고, 생산처를 다변화한다. 특히 이번 위기를 통해 재고 분산의 필요성이 강하게 드러났는데 이를 위해서는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
- 공급망 전체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콘트롤 타워를 구축한다. 위기시 정확한 예측 및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정보가 실시간으로 통합돼 가시성을 확보한다.
- ‘신 유통(new retail)’ 전략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이를 통해 각 기업이 자체적인 판매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옴니채널의 선두주자가 되는 데 전환점이 될 것이다.
- 판매 채널 전략을 재수립한다. 이 과정에서 유통단계를 더욱 축소함으로써 민첩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이 때 고객 및 유통사 네트워크를 면밀히 분석해 반드시 가져가야 할 관계를 우선순위에 둔다.
- 디지털화를 가속화한다. 이커머스부터 모든 업무 영역에 이르기까지 디지털 역량을 구축하는 동시에 스마트 업무방식을 확대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한다.

결론 - 결정적 리더십 발휘할 때

현재 코로나19는 글로벌 차원에서 여전히 확산일로에 있으며, 이로 인해 다발적인 2차 영향이 나타나는 등 소비재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앞으로 적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에 걸쳐 그 영향이 지속될 전망이므로 모든 소비재 기업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대응과 공조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지속가능한 공급력, 물류 유연성, 디지털 역량을 확보하고 환경변화에 따른 유통채널 전략을 점검하며, 갈수록 진화하는 고객과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비상계획 수립부터 신속한 대응, 지속적인 학습, 환경 적응 및 커뮤니케이션까지 기업의 위기관리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 무엇보다 직원, 고객, 협력업체 안전이 최우선이며 이는 앞으로도 계속 유지해야 할 가치로 삼아야 할 것이다.

직원은 물론, 고객, 투자자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지금과 같은 위기상황에 해당 기업이 어떻게 반응하고 대응했는지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다.

강지철 파트너는 “과감한 결단으로 도전을 받아들이되, 단기 이익보다 사람을 중시하며,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한 사회적 공감을 적극 표현하며 지금이야말로 진정한 리더십을 발휘할 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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