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위험으로부터 우릴 보호해주고, 우리의 자유를 더 확대시켜준다!”

[책만나] 언컨택트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이 이슈가 되면 가장 타격을 입는 업종이 숙박, 여행업계인데, ‘야놀자’가 바로 그에 해당되는 회사다. 일반인들이 ‘코로나 모텔’을 찾으면서 위기를 극복할 방법을 찾듯, ‘야놀자’ 같은 회사로서도 접촉에 대한 불안이 커져 언컨택트가 확산되는 것에 대한 대비와 모색이 필요하다. ‘야놀자’와 제휴를 맺고 있는 모텔, 호텔 같은 숙박업계의 대비가 필요한 것이다. 언제든 다시 생길 수 있는 이슈가 전염병이다. 대비된 위기는 위기가 아니라고 했으니, 숙박업계로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도 대비는 필요한 것이다. 공간 설계, 동선, 비품, 직원과 손님의 접촉 등의 부분에서 좀더 안전한 개선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우리는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공포스런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 주요 대기업과 정부기관에서 2000회 이상의 강연과 비즈니스 워크숍을 진행한 트렌드 전문가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은 그의 저서 [언컨택트]를 통해 위의 내용처럼 야놀자 같은 기업들의 사례로 들며 “이번 위기는 경제위기뿐 아니라 일자리의 위기이자 소득의 위기, 노후의 위기, 정치의 위기 등 사회 전체를 뒤흔드는 전방위적 위기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에도 전염병의 위기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사회 전반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언컨택트’가 중요한 키워드이자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언컨택트(Uncontact)는 비접촉, 비대면, 즉 사람과 직접적으로 연결되거나 접촉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김용섭 소장은 “언컨택트는 단순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니라 ‘불안하고 편리한’ 시대에 우리가 가진 욕망이자, 미래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메가 트렌드”라고 말한다.

올해 4월 신간 '언컨택트'의 저자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 [이미지=유튜브 화면캡쳐]

“타인과의 대면과 접촉을 피할 수 있고 줄일 수 있다면, 피하고 줄이는 게 ‘언컨택트’다. 무조건적인 단절이 아니라, 피하고 줄여도 아무런 지장이 없도록 만드는 것이 언컨택트 기술이자 서비스의 방향이다. 기술적 진화의 목적은 위험 회피와 안전 지향과도 연관이 있다. 기술이 위험으로부터 우릴 보호해주고, 이를 통해 우리의 자유를 더 확대시켜준다. 결국 언컨택트는 우리가 가진 활동성을 더 확장시켜주고, 우리의 자유를 더 보장하기 위한 진화 화두다. 비대면의 위상이 높아지는 계기는 기술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가진 욕망의 문제다.”

 

김용섭 소장은 이처럼 심도있게 언컨택트 현상을 분석하며 “사회가 바뀌고 문화가 바뀌는 것도 결국 우리가 가진 욕망이 바뀌어 우리가 필요로 하는 대로 변화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언컨택트는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 비대면과 무인 거래의 ‘언택트(Untact) 마케팅’이 유통의 트렌드임을 제시하면서 처음 사용되기 시작했다. 김 소장은 “대전환을 맞이한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 그 지각변동의 중심에 언컨택트가 있다”고 전한다.

 

코로나19는 ‘방아쇠’일 뿐, 컨택트에서 언컨택트로의 거대한 흐름은 이미 예견되어 있었다!

 

“나만의 아지트를 만드는 사람들도 늘었다. 요즘 동네 책방이나 카페, 북카페 등을 아지트를 만드는 차원에서 시작한 이들이 꽤 있다. 취향도 과시하고 사람들과도 어울리기 위해서다. 물론 본업은 따로 있다. 이건 일종의 ‘도심 월든’이다. 고립된 산속이 아니라 도시에서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변화가 생기면서 나온 일이다. 무조건적 연결에서 호의적이자 선택적 연결로, 그리고 선택적 단절을 거쳐 무조건적 단절로 이어진다면, 우린 지금 선택적 단절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바로 언컨택트 사회의 본격적인 시작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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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적 단절' 시대가 바로 언컨택트 사회의 본격적인 시작이다. [이미지 출처=경향신문]

2020년 전 세계는 언컨택트의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를 맞이했다. 김용섭 소장은 위와 같은 예를 들며 “코로나19는 트리거(trigger, 방아쇠)일 뿐, 컨택트에서 언컨택트로의 거대한 흐름은 이미 예견되어 있었다”며 “우린 지금 컨택트 사회에서 언컨택트 사회로 전환되는 시점에 살고 있고, 이 대전환으로 우리의 생활 방식과 문화, 비즈니스까지 바뀔 수 있다”고 예고하고 있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언컨택트를 유통과 소비 분야에서만 주목했다면, 이젠 범위를 더 확장시켜 우리의 일상에서부터 라이프스타일, 소비, 유통은 물론이고 산업적 진화와 기업의 업무 방식, 인맥과 사회적 공동체, 종교, 정치, 문화 등 전방위적으로 확장된 언컨택트 트렌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 소장은 “지금 시기, 우리가 생각해야 할 가장 중요한 트렌드 화두는 언컨택트가 사회를 어떻게 바꾸고, 우리의 욕망과는 어떻게 연관되며, 비즈니스에선 어떤 기회와 위기를 줄지 다양한 이슈들을 통해서 들여다 보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동안의 역사가 오프라인에서의 연결과 교류를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인류를 진화시켜왔다면, 이젠 온라인에서의 연결과 교류를 오프라인과 병행시키는 방향으로 진화되고 있다. 언컨택트는 단절이 아니라 컨택트 시대의 진화인 것이다. 우리가 더 안전하고, 더 편리하고, 더 효율적으로 연결되기 위해서 사람이 직접 대면하지 않아도 연결과 교류가 되는 언컨택트 기술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결국 언컨택트 사회가 되어도 우리의 공동체는 유효하다. 우리가 사회적 동물이란 것도 유효하다. 다만 사회적 관계를 맺고 교류하고 연결되는 방식에서 비대면ㆍ비접촉이 늘어나고, 사람 대신 로봇이나 IT 기술이 사람의 자리를 일부 채울 수 있다.”

언컨택트 사회에서는 사회적 관계를 맺고 교류하고 연결되는 방식에서 비대면ㆍ비접촉이 늘어나고, 사람 대신 로봇이나 IT 기술이 사람의 자리를 일부 채울 수 있다. [이미지 출처=ZOOM]

위와 같이 김 소장은 결국 “지금 우리가 맞고 있는 언컨택트라는 거대한 메가 트렌드는 결국 우리가 키운 욕망의 진화인 셈”이라며 “언컨택트는 서로 단절되어 고립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계속 연결되기 위해서 선택된 트렌드”라고 분석한다. 기술적 발전, 산업적 발전, 사회적 발전은 결국 인간의 발전된 욕망을 채우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 결국 우린 모두는 컨택트와 언컨택트를 넘나들며 좀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연결되며 살아가고 싶은 것이고, 이런 욕망은 갑자기 나온 게 아니라 아주 오래전부터 쌓여오고 발전되어 온 흐름이라는 설명이다. 즉, 지금 우리가 맞은 언컨택트는 과거 시점에서 보면 ‘예고된 미래’였던 셈이다.

 

‘접촉 없이’ 소통하고자 하는 ‘대전환기’를 제대로 알고 대처하는 자가 불안과 위험의 시대에 기회를 잡는다!

 

“집단주의적 문화가 퇴조하고 개인주의적 문화가 부상했다. 이런 시대 우리가 느슨한 연대를 얘기하는 것은 ‘변화된 욕망’ 때문이다. 혼자 사는 시대라서 오히려 새로운 연대가 필요해진 것이다. 고립되고 외롭고 싶은 게 아니라, 혼자 사는 것을 기본으로 두고 필요시 사람들과 적당히 어울리고 싶은 것이다. 혼자와 함께의 중간지점, 즉 혼자지만 가끔 함께가 되는, 서로 연결되긴 했지만 끈끈하진 않은 느슨한 연대인 것이다. 이런 욕망을 받아들인 사람들에게 사람과의 관계는 과거와 같을 수 없다. 끈끈함이 주는 친밀함에는 서로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갈등도 동반된다.”

언컨택트 시대의 인간관계는 혼자와 함께의 중간지점, 즉 혼자지만 가끔 함께가 되는, 서로 연결되긴 했지만 끈끈하진 않은 느슨한 연대다. [이미지 출처=제일기획 블로그]

이처럼 김 소장은 “언컨택트를 통해 인간관계에서 나타나는 갈등과 스트레스를 회피하려는 욕망과 맞닿아 있는 것”이라며 “당연했던 것이 당연하지 않게 되는 시점에 우린 선택을 해야 한다”고 전한다. 그는 또 “사람과 사람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관계가 가지는 장점은 일부 취하되, 그런 연결이 주는 부담스러움이나 복잡함은 덜어내겠다는 태도가 ‘느슨한 관계’를 만들어냈다”며 “집단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다소 이기적인 태도로 보이지만, 개인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태도”라고 분석한다. 결국 이건 개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사회적 선택이라는 주장이다.

 

불안과 위험의 시대, 결국 우리는 더 편리하고 안전한 컨택트를 위해 언컨택트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우리가 가진 연결과 접촉의 방식이 바뀌는 것일 뿐, 우린 앞으로도 계속 사람끼리 연결되고 함께 살고 일하는, 서로가 필요한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세상을 이해하는 건 우리 모두의 숙제이고, 당연한 것이 더 이상 당연하지 않게 될 때, 위기와 기회는 동시에 찾아온다”며 “컨택트에서 언컨택트로, 접촉 없이 소통하고자 하는 일상의 대전환기를 맞은 이때, 낯설고 혼란한 세상의 변화를 제대로 알고 이 흐름을 받아들여 대처하는 자가 이 불안과 위험의 시대에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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