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 하기 전 듣는 것이 우선
사람은 이해 받을 때 듣는다

글. 이동운(본코칭 연구소 대표)

상사 입장에서 부하직원을 보면 항상 해줄 이야기가 많다. 하지만 자칫하면 ‘잔소리’로 듣기 쉽다. (잔소리란 ‘옳은 이야기를 기분 나쁘게 하는 것’ ‘ 소 귀에 경 읽기’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방랑벽을 잠재운 사례

홍 팀장의 이야기이다. 어릴 때부터 유난히 활동적이었던 그는 잠시도 가만히 있지를 못했다. 초등학교 시절, 종종 세수도 생략하고 집을 나섰다. 하지만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깨끗이 씻고 옷도 갈아입은 후 집 밖으로 나갔다. 어린 소년이었던 그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어둠이 깔리는 골목을 거니는 것이었다. 이렇게 거닐다가 마지막으로 가는 곳은 뒷동산이었다. 이곳에서 동네를 내려다보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어렸을 땐 저녁 일과의 범위가 동네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 범위는 집에서 멀어졌다. 한곳에 정착을 하지 못하는 그를 보며 주위에서는 근심스러운 시선을 보내기 시작했다.

 성인이 된 홍 팀장은 어느 날 스승을 만나러 갔다. 자신의 방랑벽에 대한 고민을 상담하기 위해서였다. 늦은 가을, 산속의 밤은 생각보다 일찍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어두운 길을 헤매느라 약속한 시각은 훌쩍 지나 있었다. 홍 팀장은 가까스로 약속한 장소에 도착했다. 어둠이 내린 숲속의 조그만 집에서 스승과 단둘이 앉았다.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홍 팀장은 고민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부터 있었던 방랑벽과 자신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서 한참을 이야기했다. 묵묵히 들어주던 스승은 이야기가 끝났을 때 나지막이 말했다.

 "집에 가만히 있어."

 많은 사람에게 수없이 들었던 이야기이지만 이때만큼 ‘가만히 있어!’라는 말이 마음에 와닿은 적은 없었다. 스승의 진심 어린 경청이 홍 팀장에게 이야기를 들을 준비를 하도록 한 것이다.

 부하직원을 보고 무언가 말하기 이전에 이야기를 충분히 듣는다면 잔소리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야기를 듣는 직원 입장에서는 상사가 나를 충분히 이해한 후에 하는 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말하기 전에 먼저 듣자. 사람은 이해받을 때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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