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원'은 '대상'이라는 기업브랜드의 하위브랜드인 패밀리브랜드
기업브랜드도 아니고 개별브랜드도 아닌 브랜드는 패밀리브랜드일 가능성이 커
패밀리브랜드는 '사업부형', '수평형', '수직형'으로 구분 가능

<청정원>을 기업브랜드라고 알고 계신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아마도 비슷한 구조를 가진 <풀무원>이 기업브랜드로 존재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청정원>은 <대상>이라는 기업브랜드의 하위브랜드인 패밀리브랜드입니다.

실제로 예전에는 <청정원> 제품 패키지 상단에는 <대상>이라는 이름과 로고가 쓰여져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대상>브랜드가 패키지 뒷면으로 숨어버렸더군요.

청정원은 기업브랜드가 아니다? (출처=네이버 쇼핑)
청정원은 기업브랜드가 아니다? (출처=네이버 쇼핑)

20년 전 청정원 브랜드전략 컨설팅을 할 때부터 지금까지 이 오해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인데 하나는 대상그룹이 기업브랜드 광고를 하지 않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소비자들이 식품을 구입할 때 패키지를 자세히 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늘 구매하는 제품이어서 더욱 그럴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이번엔 패밀리브랜드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아쉽게도 패밀리브랜드에 대한 정의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20년 전에 제가 내린 패밀리브랜드에 대한 정의로 설명 드리겠습니다.

패밀리브랜드란 동일한 범주(카테고리) 내에 모자(어머니와 자식)관계의 브랜드를 갖거나, 상이한 범주(카테고리)에 동일한 아이덴티티를 가지는 브랜드입니다. 

그런데 제가 20년 전에 내린 정의에도 빠진 게 있습니다. 사업부 브랜드(Business Brand)도 패밀리브랜드에 넣어야 합니다. 

사실 패밀리브랜드를 구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기업브랜드도 아니고 개별브랜드도 아닌 브랜드를 패밀리브랜드로 규정하는 것입니다.

제가 연구한 패밀리브랜드는 사업부형  패밀리브랜드(Business Brand 줄여서 BB), 수평형 패밀리브랜드(Horizontal Family Brand, 줄여서 HFB), 수직형 패밀리브랜드(Vertical Family Brand, 줄여서 VFB)로 3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기업브랜드도 아니고, 개별브랜드도 아니면 '패밀리브랜드'이다. (출처=이미지투데이)
기업브랜드도 아니고, 개별브랜드도 아니면 '패밀리브랜드'이다. (출처=이미지투데이)

사업부형 패밀리브랜드(Business Brand 줄여서 BB)는 하나의 독립된 형태의 이름으로 사용되며 향후 분리 독립이 목적이므로 가능한 기업브랜드와의 연계를 강하게 가져가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업부형 패밀리브랜드는 형태는 개별브랜드처럼 보이기에 많이 헷갈리기도 합니다. 3M의 <Imation>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3M의 사업부 브랜드였다가 지금은 계열사가 되었습니다. 국내에서는 <한샘>의 <퍼시스>,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의 예가 대표적입니다.

수평형 패밀리브랜드(Horizontal Family Brand, 줄여서 HFB)는 상이한 범주(카테고리)에 동일한 아이덴티티를 가지는 브랜드입니다.

하나의 아이덴티티로 복수의 상이한 카테고리를 운영하기에 아이덴티티의 일관성유지가 핵심이고 동일 컨셉을 유지합니다.  기업브랜드 소속의 유통브랜드들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마트>의 <자주>라던지 <CU>의 <헤이루>같은 브랜드가 해당됩니다. HFB는 아이덴티티전략과 VMD가 핵심입니다.

특히 VMD가 중요한 이유는 다양한 제품을 하나의 이름과 아이덴티티 아래에서 운영해야 하므로 제약조건들이 많아서입니다.

수직형패밀리브랜드(Vertical Family Brand, 줄여서 VFB)는 동일한 카테고리 내에서 수직적 개별브랜드(자 브랜드)를 가지는 모브랜드입니다.

모자관계(모브랜드와 자브랜드 관계)를 유지하는 모브랜드 위치의 브랜드입니다. VFB는 브랜드형태가 두 개 이상이 노출되는 상황이라 브랜드그래픽이 중요합니다.

모브랜드와 자브랜드 간의 보증정도, 시각적 노출 방법등 고려할 사항이 많아집니다. 여기에 기업브랜드 보증까지 가세하면 상황은 아주 복잡해집니다. 그래픽디자이너가 브랜드 그래픽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써야 할 브랜드입니다. 예를 들자면 <청정원 햇살담은 조림간장>, <쉐보레 말리부>등이 있습니다.

이렇듯 현실에서의 패밀리브랜드는 훨씬 복잡합니다. <청정원>은 수직적 패밀리브랜드이지만 향후 수평적 패밀리브랜드나 사업부 브랜드로 바뀌어도 크게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더 나아가 대상이 인수한 <종가집>과 함께 기업브랜드로 분사되어 나와도 될 듯합니다.

다시 한번 말씀 드리자면 <청정원>은 기업브랜드가 아니라 패밀리브랜드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식품영역에서 기업브랜드 역할을 맡고 있는 패밀리브랜드라고 하는게 더 바람직한 표현일 겁니다.

<청정원>이 기업브랜드가 될 날을 기다리며 20년전 함께 동고동락했던 <청정원>의 밝은 미래를 기대해 봅니다.

글쓴이 메타브랜딩 CBO 사장 박항기

※ 사업부형 패밀리브랜드를 BFB로 쓰지 않은 이유는 다른 분류법에서 기업브랜드와 패밀리브랜드 사이에사업부브랜드를 두고 Business Brand라고 쓰는 경우가 있어서 새로 용어를 만들지 않고 BB로 표기하였습니다.

*본 기사는 ’박항기의 브랜드 칼럼’ 글입니다. 본 글은 박항기 대표의 순수 지적 산물이므로 인용 시에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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