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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스비'는 왜 무조건 대학생만 채용할까?
'삭스비'는 왜 무조건 대학생만 채용할까?
  • 한주원 기자
  • 승인 2020.09.25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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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밀러스빌대학 캠퍼스 한 카페, 사장, 매니저, 바리스타, 캐셔 모두 재학생이 맡아
창업자 닉 베이어, "고객과 함께 나이를 먹는 기업이 목표"
대학생의 고용창출과 더불어 사회에는 건강한 구성원(졸업생)을 꾸준히 배출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밀러스빌대학교 캠퍼스의 한 카페는 사장도 재학생, 매니저와 바리스타, 캐셔 모두 재학생이다. 손님들은 선배가 운영하는 가게에서 동기가 내려주는 커피를 마시고 수업을 들으러 간다. 친근하지 않은가? 이곳은 미국의 커피회사 삭스비의 밀러스빌대학교 매장이다.

대학 내 삭스비는 운영부터 바리스타 업무까지 대학생이 도맡는다.
대학 내 삭스비는 운영부터 바리스타 업무까지 대학생이 도맡는다.

삭스비 9개 매장, 대학 재학생들이 직접 운영

삭스비는 미국에 27개 매장을 가지고 있는데, 이중 절반이 대학교 캠퍼스에 있다. 본사 개입 없이 재학생들에게 운영을 맡기고 있으며, 재학생들이 직접 사장이나 매니저가 되어 가게를 경영한다. 2016년 1개 매장당 매출은 평균 100만~150만 달러(약 11억~16억 원)을 기록했다. 

원래 이곳은 2009년 한 번 망했던 회사였다. 창업자 닉 베이어는 “커피 체인이 유행이라고 비전 없이 덜컥 창업한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커피에 대한 애정이 별로 없었죠. 그런 사람이 카페를 하겠다고 나섰으니 얼마나 바보 같은가요”라고 말했다. 

회사가 한 투자회사에 인수된 뒤 창업자 닉 베이어는 사업방향을 새로 짰다. 고객과 함께 크는 회사가 되자는 것. 흔한 말 같지만 여기서 함께 큰다는 것은 실제로 고객과 나이를 같이 먹으면서 더 끈끈한 관계가 되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대학생들에 주목했다. 대학시절부터 삭스비의 커피를 좋아한다면 사회 진출해서도 삭스비를 찾을 수 있겠는 생각이었다. 그는 2015년부터 매출의 일부를 학교에 주는 방식으로 대학 캠퍼스에 매장을 열었다. 

특히 대학생들이 삭스비에 친밀감을 느끼도록 캠퍼스의 커피가게 운영은 재학생들에게 모두 맡겼다. 선후배, 동기가 경영하는 카페. 대학생들의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친밀감'을 핵심 가치로 접근했다. 대학 캠퍼스에 매장을 내는 것도 ‘고객과 함께 나이를 먹으면서 더 끈끈한 관계를 맺자’는 경영 방침에 따른 것이다. 삭스비의 27개 매장 중 3분의 1이 대학 안에 있다. 

삭스비 매장 내부 모습
삭스비는 '고객과 함께 나이를 먹으면서 더 끈끈한 관계를 맺자'라는 경영 방침을 가지고 있다.

학생은 사회진출 전 경영을 경험할 기회를 얻어

캠퍼스 내 매장은 점장부터 매니저, 바리스타까지 모두 대학생이다. 삭스비는 카페를 운영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로부터 사업계획서를 받고 심사를 거쳐 점장을 선정한다. 점장과 수석매니저로 선발된 학생들은 10주 동안 삭스비에서 경영 마케팅 회계 등을 교육받는다. 이후 학교로 돌아가 자신들과 함께 일할 직원 30여 명을 모집해 매장을 운영한다. 삭스비 본사 직원들은 일주일에 세 번 매장을 방문해 점검하고 학생들은 매출 등 실적에 따라 보너스를 받는다. 

베이어는 “캠퍼스 내 삭스비에서 커피를 마시던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한다고 생각해보십시오. 그들은 스타벅스를 지나쳐 대학 때부터 가던 삭스비로 들어갈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CEO부터 바리스타까지 팀이 짜이면 실제 운영에 들어가는데, 본사 직원은 일주일에 세 번 매장을 방문해 간단한 점검만 한다. 학생들은 어려운 점이 있으면 본사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지만 성과에 대한 책임은 재학생이 져야 한다. 기대 이상의 수익을 올리면 추가 보너스를 받는다. 학생들에게는 사회진출 전에 자기 사업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삭스비는 커피를 통해 고객에게 '기쁨'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
삭스비는 커피를 통해 고객에게 '기쁨'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

약 363억원의 매출... 학창시절부터 신뢰를 쌓아 함께 커가는 것이 목표

삭스비의 CEO 닉 베이어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에겐 쉽게 잊을 수 없는 게 있습니다. 학창시절 먹은 커피와 토스트가 바로 그것이죠. 우리 목표는 이들이 사무실에서도 삭스비를 반갑게 맞아주는 것입니다. 학창시절부터 신뢰를 쌓아 함께 커가는 것, 그래서 대형 커피브랜드에 밀리지 않는 가치를 얻는 것이 우리의 최종 목표입니다.” 

베이어는 직원들에게 '환대'를 강조한다. 친절한 서비스로 고객에게 기쁨을 주는 것이 삭스비의 사명이라는 말이다. 그는 늘 직원들에게 밝은 미소로 고객을 대하라고 강조한다. 이런 생각에 따라 베이어는 자신만의 직원 채용 기준을 갖고 있다. 사교적이고, 꼼꼼하며, 잘 훈련된 사람을 뽑는다는 것이다. “라테를 만드는 법은 누구나 배울 수 있다. 그러나 자연스럽게 미소 짓는 법은 가르칠 수 없다.”는 말에 그의 인재관이 들어 있다.

삭스비는 ‘돈을 버는 것 이상의 가치를 사회에 제공해야 한다'는 원칙을 따르고 있다. 그래서 삭스비는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3000만 달러(약 363억 원)가 넘는 매출을 올렸으며, 대학생들의 고용창출을 만들어 내고 이를 통해 사회진출 전에 자기 사업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결과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등이 꾸준히 배출해내고 있다.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 삭스비에서 기업과 고객이 함께 시너지를 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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