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한 벌 생산에 드는 환경비용에 대한 결론...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
파타고니아늬 슬로우패션: 튼튼하고 질 좋은 옷을 생산해 수선해가며 오래 입을 수 있도록

'Don't buy this jacket(이 재킷을 사지 마라)'. 2011년 블랙프라이데이, 패션 브랜드 파타고니아가 《뉴욕타임스》에 개제한 광고다. 옷을 파는 회사가 옷을 사지 말라니 이 얼마나 도발적인 카피인가. 그것도 미국 리테일시장에서 가장 빅시즌이라는 블랙프라이데이에 말이다. 

파타고니아의 'Don't buy this jacket' 광고. 출처: 파타고니아
파타고니아의 'Don't buy this jacket' 광고. 출처: 파타고니아

"깊게 생각하고 적게 소비하세요."

파타고니아는 이 세상을 우리 아이들이 좀 더 살만한 곳으로 만들고 싶은 기업이다.

“재킷이든 어떤 것이든 사기 전에 깊게 생각하고 적게 소비하기를 바란다.”

이 광고에 사용된 R2재킷을 생산하려면 많은 자원이 소모된다. R2재킷 한 벌을 생산하는 데에 물 135리터가 소비되는데, 이는 45명이 하루 3컵씩 마실 수 있는 양이다. 원산지에서 창고까지 배송 과정에서는 20파운드 가까이 되는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이는 완제품 무게의 24배에 해당한다. 창고로 오는 길에 이 재킷 무게의 3분의 2만큼 쓰레기가 버려진다. 보다시피 R2 재킷은 친환경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자원을 소모하고 있다.

옷 한 벌을 소비할 때의 환경 파괴에 집중한 파타고니아는 원료를 재활용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파타고니아는 모든 제품을 재활용하기 위해 고객들에게  더이상 입지 않게 된 자사 제품을 다시 매장으로 보내라고 권고한다. 고객들은 자신이 입던 파타고니아 제품이 소각되거나 땅에 매립되어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고 재활용된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파타고니아는 폐제품에서 나오는 오리털을 재활용하고 겉면의 재질도 재활용해 매우 훌륭한 옷을 만들어 낸다. 여기서 훌륭한 옷이란 오래 입는, 튼튼한 옷을 의미한다.

파타고니아는 튼튼하고 오래 입는 옷을 만들어 버려지는 옷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파타고니아는 튼튼하고 오래 입는 옷을 만들어 버려지는 옷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출처: 파타고니아

진심을 담은 '슬로우패션' 철학

이들의 철학은 슬로우패션이다. 튼튼하고 질이 좋은 옷을 만들어 고객이 오래 입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패스트 패션을 추구하는 비즈니스 제품 사이클의 일반적인 통념과는 다른 콘셉트이다. 빠른 재구매 사이클을 통해 수익 창출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이들의 철학은 자사 제품의 중고품을 다루는 온라인 사이트를 운영하는데서 더욱 확실히 들어난다. 

사후 서비스 부문에서도 마찬가지로 파타고니아의 철학이 반영되어 있다. 파타고니아는 북아메리카 지역에서 가장 큰 수선 시설을 갖추고 있고 별도로 수선 키트도 판매하고 있다.

시장은 통념적으로 더 많은 제품을 팔아야 더 많은 수익을 거둔다는 공식을 가지고 있지만 파타고니아는 더 많은 옷을 사는 것은 환경에 이롭지 않다는 것을 주장하며 자신들의 뜻에 동참하는 고객을 찾는다. 이러한 파타고니아의 노력에 공감하는 고객들은 강력한 커뮤니티를 형성하면서 높은 브랜드 충성도를 보인다.

파타고니아의 파격적인 광고와 철학에 누군가는 ‘위선적’이라고 했고 누군가는 ‘고도의 상술 혹은 마케팅’이라고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하지만 파타고니아의 제품을 오래 쓰고 덜 버리게 하는 시스템에 고객은 진실성을 느낀다. 그렇기에 40년의 세월을 우직하게 진심으로 지켜온 파타고니아가 파타고니아가 그 재킷을 사지 말라고 해도 소비자에게는 그 말이 말장난이나 상술로 보이지 않는다. 

파타고니아는 소비자들에게 환경보호를 위한 투표를 독려한다.
파타고니아는 소비자들에게 환경보호를 위한 투표를 독려한다. 출처: 파타고니아

장사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믿는다. 내가 진심으로 고객을 대할 때, 내 진심이 목소리에서, 손짓에서, 눈빛에서 모두 드러나고, 결국 진심이 전달된다. 수시로 연락해 진심으로 내 안부를 물어 봐주는 사람들을 떠올려보면 그 진심을 느낄 수 있다.

점점 시대가 빠르게 변하는 세상이다. 인스턴트식품은 신속하고 자극적으로 우리의 입맛을 만족시킬지 모르지만 천천히 여유를 갖고 먹는 건강한 밥상은 다른 느낌을 준다. 밥 한 공기를 짓기 위해 뜸을 들이고 불을 지피고 기다리는 그 시간. 진심이 전달되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하지만 진심은 결국 통하는 법이다. 건강한 밥상처럼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기업들이 우리의 삶을 밝게 비쳐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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