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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들의 안정된 삶 위에 뿌리내린 커피나무, '네스프레소'
농부들의 안정된 삶 위에 뿌리내린 커피나무, '네스프레소'
  • 한주원 기자
  • 승인 2020.10.06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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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커피국가'였던 짐바브웨, 무가베의 철권통치로 농부의 76%는 빈곤층 돼
농부들의 안정된 삶을 먼저 지원해 커피와 농가를 동시에 살리는 '리바이빙 오리진'프로그램
농가의 희망을 발판 삼아 커피를 전하는 기업, 네스프레소

점심시간이다. 배부르게 점심을 먹고 난 당신의 손에 있는 것은? 아마 커피 한 잔일 것이다. 우리에게 캡슐커피, 커피머신으로 친숙한 '네스프레소'는 내전 속 신음하던 짐바브웨 지역사회의 커피농가에 희망을 선사한 기업이다.

네스프레소는 철권통치로 무너진 커피농가를 되살리는데에 집중했다. 출처:네스프레소

'완벽한 커피국가'에서 아프리카 최빈국이 된 짐바브웨

짐바브웨는 50여 년 전만 해도 지금의 짐바브웨가 아니었다. 빅토리아 폭포, 그레이트 짐바브웨 등 세계자연유산이 많아 ‘아프리카의 스위스’로 불렸고, 식량 수출이 많아 ‘아프리카의 식량 바구니(Bread basket)’로도 불렸다.

짐바브웨는 한때 아프리카의 최강국이었지만 지금은 아프리카 최빈국 중 하나로 손꼽힌다. 총리제를 폐지하고 대통령이 되어 2017년까지 30년 넘게 짐바브웨를 통치했던 로버트 무가베의 철권통치의 결과였다. 외국 자본을 막고 기업을 몰수하는 통제노선으로 관광도 농업도 망가졌다.

마구잡이로 돈을 찍어내면서 2008년 79억 퍼센트의 초인플레이션을 초래해 결국 짐바브웨의 경제가 완전히 붕괴되었다. 그 결과 주민들은 빵 한 덩이를 사려고 수레에 돈을 잔뜩 싣고 가야만 했다.

무가베는 2017년 쿠데타로 축출되었지만 그 수십 년 동안 인구의 대부분이던 농부들의 76퍼센트는 빈곤층, 23퍼센트는 극빈층으로 전락했다. 농부들은 커피나무를 베어 땔감으로 쓸 수밖에 없었 고, 커피농장은 황폐해졌다. 달콤하고 진한 초콜릿 향으로 유럽인들이 사랑했던 짐바브웨 커피가 사라진 것도 이때다

1980년대만 해도 짐바브웨는 연 1만5,000톤 규모의 원두를 생산했지만 커피농장이 몰수되고 시설이 파괴되면서 지금은 겨우 400~500톤 정도만 생산하고 있다.

영국 커피전문 매체 《퍼펙트 데일리 그라인드》는 짐바브웨는 한 때 ‘완벽한 커피국가’였지만 역사가 개입하면서 완전히 다른 나라가 되었다고 전했다. 이때 등장한 기업이 우리가 커피 CF로 한 번씩은 들어보았을 법한 '네스프레소'다. 

짐바브웨의 지역문제를 해결하며 창출한 가치를 농가와 공유하는 네스프레소. 출처:네스프레소

농부들의 안정된 삶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커피를, REVIVING ORIGINS

네스프레소는 짐바브웨의 상황을 보고 커피 농부도, 대대로 재배해오던 커피도 살리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농부들의 안정된 삶이 보장되어야 좋은 품질의 커피 생산도 지속가능하다는 취지의 '리바이빙 오리진' 프로그램이다.

2003년부터 네스프레소는 AAA 지속가능 품질 프로그램을 만들어 300명이 넘는 농학자를 파견해 재배기술을 가르치고, 가공시설을 지어주었다. 뿐만아니라 생산된 원두는 더 비싼 가격에 구매하고, 농부의 노후를 위해 퇴직연금까지 지급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여기서 공동체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를 비즈니스 모델에 내재화한 네스프레소의 전략이 돋보인다. 단순히 사회공헌활동이 아니라 기업활동을 하는 것 자체로 농부들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농부들과 함께 가치를 창출하고 나누는 구조를 설계한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네스프레소는 짐바브웨 커피농가에 대한 기초조사부터 시작했다. 농민들의 73퍼센트는 가난에 허덕이면서도 커피농사는 꺼렸다. 묘목을 심고 수확하기까지 5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당장 생활이 막막한 이들은 선뜻 농사를 시작하기 어려웠다.

커피 생산량이 줄어드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네스프레소는 이들이 커피농사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했다. 네스프레소는 커피농가를 살리기 위해 품질기준에 부합하는 원두의 95퍼센트를 구매했고, 판매처에 대한 안정성과 지속성이 보장되자 농부들은 새로 묘목을 심기 시작했다.

네스프레소는 농학자들을 파견해 가지치기, 솎아내기, 세척과 탈곡 등의 기술을 전수했고 커피 가공시설도 세웠다. 그 결과 농부들은 더 많은 커피를 네스프레소에 판매하면서 돌고 도는 선순환이 시작되었다.

네스프레소는 100%재활용이 가능한 알루미늄 커피캡슐을 사용함으로 지속가능한 좋은 커피를 만들고자 한다 . 출처:네스프레소

이렇게 불모의 땅을 꿋꿋하게 지켜온 짐바브웨 농부들의 땀과 열정을 담아 네스프레소는 최근 새로운 커피를 출시했다. 지속가능한 커피에 대한 인식이 높은 18개국에서만 출시했으며, 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워낙 피폐한 땅이어서 부족한 수확량으로 인해 아직 이들 커피의 생산량은 많지 않다. 하지만 네스프레소의 목표는 이 새 제품을 조만간 상시 제품으로 출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가장 빠른 길은 공동체부터 재건해 희망을 재건하고 이로써 그 땅의 커피를 재건하는 것이라 판단했다. 향후 5년간 114억 원을 농부들의 삶 개선에 집중 투자하려는 이유다.

사회적인 가치와 공적 유익을 지향하는 네스프레소의 활동은 고난과 역경을 겪은 짐바브웨의 농민들에게 희망이라는 꽃을 피웠다. 짐바브웨의 사례에서 지역 개발과 함께 농부들의 안정된 삶을 기반으로 한 네스프레소의 커피사업이 불러온 희망을 다시 한 번 기억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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